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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31. 17:06

연말을 맞아 2008년 한해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참조하며 올 한해 어떻게 지냈나를 간략하게 적어봤습니다.

#1.
올해의 시작은 일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맡던 일을 내려놓고 다음 일을 맡기까지 예정에 없던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여유가 있어 좋기는 했지만, 약간의 불안감과 약간의 욕심에 저에게 주어졌던 휴식기를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습니다만 덕분에 저 자신을 돌아볼 기회는 있었습니다.

#2.
즐겁던 여유는 봄날씨와 더불어 사라졌습니다. 한번도 안해본 분야의 일을 새 동료, 새 보스와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유럽에 출장도 다녀왔습니다. 덕분에 멋진 식당에도 가보구요.

#3.
큰 아이는 13세 생일 이전에 SAT에서 좋은 점수를 맞아 특별 프로그램에 들어가고자 애를 썼습니다. 아깝게도 10점 차이로 실패했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4.
3월 16일 한RSS로 제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이 100분이 넘었습니다. 글 올리는 것에 은근히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12월 31일 현재 323분이 한RSS로, 154분이 구글리더로 구독해주고 계십니다 ^^ 얼마나 많은 분이 구독하시는가에 신경쓰는 이유는 이 블로그를 계속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기 때문입니다.

#5.
신앙에 대한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었습니다. '내려놓음'을 읽고 적은 이 일종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6.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기 위해 데이비드 알렌의 Getting Things Done을 읽고 GTD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7.
중간에 일이 한차례 바뀌었습니다. 포지셔닝하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이전에 하던 일과 비슷한 성격이라 비교적 쉽게 그리고 평온하게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8.
여름에 큰 아이 여름캠프겸 가족여행으로 워싱턴에 다녀왔습니다. 여행기를 위해 사진을 많이 찍어왔습니다만... 동굴 관람기 하나 올려놓고 중단되었습니다 ㅡ.ㅡ

#9.
8월까지 하던 일에 사람이나 방향이나 혼잡하던 것 정리하고 이제 일할만 하다 싶으니까, 다른 일에 소방수로 투입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로 부랴부랴 온갖 난관을 거쳐 인도 출장을 감으로 올해 네번째 일을 시작했습니다 ㅡ.ㅡ

#10.
그때 이후로 정말 정신 없이 지냈습니다. 중국에 한번 인도에 다시 한번 출장을 다녀왔고, 집에 있어도 낮과 밤으로 일을 계속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회사 전체에서 정책적으로 미는 새로운 분야이기에 나름대로 사명감도 있었고, 또 커리어 상으로도 좋은 기회라 생각되었습니다.

#11.
열심히 일했고 또 팀 전체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기는 했지만, 새로 만난 보스와의 갈등과 더불어 함께 보이는 리더십의 무능력은 앞으로 진로에 대한, 그리고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켰습니다.

#12.
애쓴 보람도 없이 회사내의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사람들이 제가 하던 일에 투입이 되었습니다. 경제가 안좋다 보니 다른 쪽에 일이 없어져 다들 하이에나처럼 이 분야로 몰려든 겁니다. 제 선에서 하던 일들을 (제가 하기로 내정되어 있던 일까지 포함해서) 디렉터급에서 다 가져가더군요. 그 이야기는 힘들여 만들어놓은 승진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ㅡ.ㅡ

#13.
미국 회사에 있다보면 외국인으로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제가 있는 회사에서는 디렉터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단계 성장을 위해 노력을 하고 또 기반을 닦아놨는데, 이렇게 없어지고 나니 허탈감에 의욕이 안생깁니다. 모두들 몰려와 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보면서 도데체 내가 왜 저 사람들을 도와야 하나 생각도 들고요.

#14.
미국경제의 부실은 모기지에서 시작되었답니다. 모기지를 기반으로 크레딧을 올리고 또 올려서 부실채권의 총액은 모기지의 총액보다 몇백배라구요. 회사 동료가 저보고 모기지라고 하더군요.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 도움이 필요하지만, 결국 공은 그 사람들이 가져갈 거라구요 ㅡ.ㅡ 그렇게 그냥 놔두지야 않겠지만, 정치에 힘을 쓰는 것이 제 취향에 맞는 일은 아니기에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15.
결론은 올해 마지막날... 제 마음은 그리 편치 못합니다 ㅡ.ㅡ 내년의 지향을 靜心如水(정심여수)라 삼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주위 환경은 제가 원하던데로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까이꺼 조금 늦게 가면 어떻습니까. 기분 좀 상했지만 잊어버리고 또 새롭게 시작해야겠습니다.

#16.
2008년 마지막이 이제 몇시간 안 남았네요. 이제 2008년은 잊어버리고 2009년을 생각해야겠습니다. 모든 분들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고, 계획하시는 모든 일들 순조로히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원하는 방향으로 (큰 걸음으로 ^^) 두걸음씩 전진하는 2009년이 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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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30. 02:38
저와 제 블로그를 소개한다는 목적으로 쓴 글이 있습니다. 일년이 지난 후 제 생각이나 환경이 달라졌기에 업데이트를 합니다. 연말이라 그런지 자꾸 제 주변의 것들을 정리하게 되네요. 블로그에서도 마찬가지구요.

너무 많이 공개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신비주의가 더 낳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 그래도 혹시 알고 싶으신게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1. 이름?
이름은 이 재호입니다. 한자의 뜻을 풀이하면 '하늘의 재상'입니다.

2. 닉네임?
'쉐아르'를 몇년째 사용하고 있습니다. 쉐아르는 히브리어로서 뜻은 '남은자'를 말합니다. 세태에 물들지 않고 뜻을 굽히지 않는 사람을 뜻하지요. 남은자를 뜻하는 히브리어가 여러개 있습니다만 쉐아르가 가장 제가 원하는 뜻에 가까운듯 합니다.

3. 나이?
2008년 12월 29일 현재 만 41세입니다.

4. 고향?
서울. 하지만 서울을 고향이라 여기기엔 너무 삭막한듯 하여 아버지가 자라신 평양을 고향이라 말하고 다닙니다.

5. 학교?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대학교 & 대학원을 나왔습니다. Babson College에서 part-time으로 MBA를 다니고 있지만, 너무 많은 출장으로 인해 지금은 휴학중입니다. 어쩌면 짤렸을 수도 있습니다 ㅡ.ㅡ

6. 직장생활?
'93 삼성데이타시스템 '95 한연테크 '99 Brooks Automation '07 Applied Materials
하지만 회사를 바꾼 것은 삼성을 나올 때뿐 그 이후는 계속 회사가 팔려서 이름만 바뀐 경우입니다.

7. 사는 곳?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보스톤이 있는 메사츄세츠주의 앤도버라는 동네입니다.

8. 미국에는 왜, 언제 갔는가?
미국 회사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어 1998년에 한연테크 소속으로 Brooks Automation으로 일년계약으로 일하던중, Brooks가 한연을 사버렸습니다. 선택권이 주어져 일단 미국에 남겠다고 한게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9. 가족?
두살 어린 아내, 열세살짜리 아들, 그리고 열살짜리 딸이 있지요.

8. 하는 일은?
현재 하는 일은 개발조직을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가끔 프로젝트도 뛰고, 고객도 만나고 합니다. 순수 관리는 제 일의 30%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9. 직업적인 관심분야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제 조직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서로 격려하고 노력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또한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요구를 분석해서 제품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에 관심이많습니다.

10. 직업적인 꿈이 있다면?
오천명을 먹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지는 오천명을 먹이는 꿈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11. 개인적인 관심분야
글쓰기. 사진찍기. 영적인 문제 해결하기

12. 이런 그럴듯한 것들 말고 ^^ 관심 있는 것은?
제 아내가 저보고 안건드리는게 없다고 하더군요 ㅡ.ㅡ;;; 요즘은 글쓰기와 사진찍기가 시간 남을 때 하는 일의 대부분이지만, 이외에도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합니다. 음악도 좋아합니다. 가끔 기타도 치구요.

13.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전에는 공포영화와 홍콩영화를 집중해서 봤지만, 요즘은 괜찮다 평듣는 영화를 찾아보는 정도이지요. 판타지, SF, 그리고 스릴러물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4. 게임은?
컴퓨터 게임 때문에 대학원을 방출되다시피 졸업했지만 ㅡ.ㅡ;;; 요즘은 보드게임, 카드게임등의 unplugged game을좋아합니다. 미국에 가고 싶었던 이유가 Magic the Gathering이라는 카드게임을 원없이 하고 싶어서 였다죠?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가끔 아이들이랑 같이 Wii를 할 때 빼고는 게임에 손을 못댑니다.

15.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제 마음을 담은 문장입니다.

"글을 쓰는 것은 창조의 행위요. 사진을 찍는 것은 발견의 행위이다. 글을 쓰며 사진을 찍는 삶... 그삶을 바라며 살아간다"

16. "영적인 문제 해결하기"라면 종교는 있는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개신교회를 다녔습니다. 한때는 성직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을 정도로 열심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17. 그렇다면 지금은 아닌가?
작년 올해 신앙에 대한 고민을 계속 했습니다. 종교가 인간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은 흔들렸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영적인 고민을 "쉐아르의 영적여행"이라는 블로그에 담았었지요. 그 고민을 최근에 정리했습니다. 저는 항상 크리스찬이었고, 앞으로도 크리스찬이고 싶습니다. 그런 정체성의 확립을 이 고백에 담았습니다.

18. Future Shaper! 라는 블로그 제목은... 무슨 뜻인가?
여기 설명이 있습니다.

19. 이 블로그의 방향은?
처음에는 자기계발에 관련된 글만 담고자 시작했습니다. 주제별로 다른 블로그를 운영하려고 했었죠. 그런데 여러개 관리하기도 쉽지 않고 해서 제가 만들어내는 모든 글을 담는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주된 방향은 자기계발, 경제/경영, 그리고 마케팅이 될 것입니다만 가끔 쓰고 싶은 다른 글들도 적을 생각입니다.

20. 이 블로그 말고 자신을 표출하는 방법은?
사진을 담기 위한 블로그가 하나 있습니다만 요즘 업데이트를 안하고 있다죠?



2008. 12. 29. 12:27
2008년 한해 147개의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이 글이 올해 148번째의 공개 포스팅입니다. 평균 일주일에 세개가 약간 안되네요. 한 해를 정리하면서 올해 올렸던 포스팅중 베스트 7를 골라봤습니다. Inuit님처럼 댓글이 많이 달린 글을 골라볼까 하다가 너무 많이 따라하는듯 하여 ^^ 예전처럼 제 맘에 가장 남는 포스팅을 선택했습니다.

닌텐도의 역습 - 발상의 전환 & 고슴도치 컨셉
닌텐도 Wii와 DS의 성공을 발상의 전환 그리고 Good to Great의 고슴도치 컨셉으로 설명한 글입니다. 제가 다음 블로거뉴스에 세번에 한번 꼴로 발행을 하는데, 유일하게 메인에 걸려서 트래픽 폭탄을 안겨주었던 글이지요. 마케팅이나 전략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있지만, 공들여 케이스 분석을 해본 적은 이 글이 처음입니다. 이후에도 몇개 손을 댄 글이 있지만 게으름에 완성을 못했네요. 내년으로 넘어가려나 봅니다 ㅡ.ㅡ

[크리스찬들에게 고함] 잘못된 목회자를 비판하자
자정능력을 잃어가는 한국 교회에 대한 비판이며 제 나름대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애썼던 글입니다.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빛을 잃은 한국 교회에 대한 우려는 제 오래된 고민입니다. 아직도 교회의 변화는 요원한듯 합니다만, 변화가 필요함을 인식한 사람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은 그대로입니다. 크리스찬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재인식을 계기로 해당 영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경쟁력 높이기 #6 - 싸움의 기술
논쟁이 아닌 싸움이라 불릴만한 직장내의 다툼에 대한 글입니다. '직장인 살아남기'가 시리즈의 원래 제목이듯,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경험과 생각들을 영역넓히기, 토론하기, 적 만들지 않기, 다음 단계 준비하기, 이끌며 가기등의 주제로 적은 글의 연장이지요. '미래 빚어가기' 시리즈가 '무엇'에 중점을 두는 글이라면 '경쟁력 높이기'는 '어떻게'에 중점을 둔 글들입니다.

[왜] 사진을 찍는가?
제가 하는 일의 의미를 한번쯤 되집어 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깅MBA에 대한 의미를 정리했습니다. 그 다음이 사진입니다. 사진은 가장 중요한, 블로깅을 제외하고는 유일하다 할 수 있는, 취미입니다. 평생 같이 할 것이고, 언젠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전시회를 여는 것이 소망 중 하나입니다. 사진은 평소에 보기 힘든 세상을 발견하기 위한 행위라는 제 생각을 그동안 찍었던 사진 몇장을 곁들여 올렸습니다.

GTD 따라잡기 #1 - 원리 그리고 프로세스
GTD를 처음 접하면서 혼란스러웠던 부분을 정리한 'GTD 따라잡기' 시리즈의 총론이 되는 포스팅입니다. 올 한해 제 블로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제는 GTD였을 것입니다. 지금도 GTD 때문에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 꽤 되니까요. 시간/행동 관리는 능률적인 삶을 위해서 필수적인 것입니다. 시간을 아껴 쓴다고 반드시 삶이 나아진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생활이 엉망이면서 성공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칼의 노래 - 김훈을 생각하다
이 글은 칼의 노래의 서평이 아닌 김훈에 대한 평입니다. 김훈은 제게 처음으로 문장의 힘을 알게해 준 작가입니다. 그의 문장이 너무나 색다르기에 나름대로 흉내를 내어봤습니다. 길이는 짧지만 오랫동안 생각하고 공을 들인 포스팅입니다. 문체 훔치기는 이후 남한산성의 서평에도 적용해봤습니다만,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칼의 노래 포스팅에 더 잘 담겨져있습니다.

靜心如水- 물과 같이 고요한 마음
2008년 연말 격물치지님으로 시작해 진행된 사자성어 릴레이는 한해를 돌아보며 2009년을 준비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흔이면 불혹의 나이라 하였는데, 불혹은 커녕 롤러코스터같은 격동의 시기를 보내는 제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서, '물과 같이 고요한 마음'을 2009년의 지향으로 삼았습니다.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다시 본래의 고요함으로 돌아가는 수면과 같은 마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돌이켜 보면 2008년에도 블로그를 통해 생각을 가다듬고, 블로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많은 좋은 분들과 교류를 맺은 것은 너무나 큰 축복입니다. 다시 한번 올 한해 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또 구독하여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이런 인사 드린다고 이 포스팅이 올해 마지막 포스팅은 아닙니다 ^^)


추신:
혹시 인상 깊었던 글이었는데 이번 리스트에 들어가 있지 않다면 알려주세요.
어떤 글을 좋아하시는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일종의 선호도 조사라 할까요? ^^





2008. 12. 28. 16:22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를 읽고 있다.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학생'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관리, 작가, 농부의 생활을 했지만 그중 어느것도 자신을 제대로 규정하지 못하며, 돌이켜 보건데 그는 항상 학생으로 살아왔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학생'이라 단정짓는 그의 단호함이 부러웠다.

내가 무엇인가하는 고민 뒤에 이 책을 읽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를 '무엇'으로 규정할 것인가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아직 살아온 날 못지 않게 남은 날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에 대한 정의에는 지금까지 삶에 대한 고백도 있겠지만, 이후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의지의 부분도 있다. 지금까지의 길을 정리하는 것임과 함께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겠다는 결단이다.

나는 엔지니어인가 질문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오랫동안 엔지니어로서의 삶을 살았다. 엔지니어 특히 프로그래머가 좋았고, 평생 그 길을 가고자 미국에 건너왔다. 하지만 계기가 있어 엔지니어보다는 매니저의 삶을 선택했다. 엔지니어링 마인드는 항상 가지고 살겠으나 엔지니어라 부르기에는 실제 기술에서 너무 떨어져있다. 나는 엔지니어가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매니저인가? 그렇게 부르기에는 아직 매니저로 보낸 시간이 전체 인생에 비해 짧다. 그리고 지금 계획하는 일이 성공한다면 또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남은 생애 무엇을 할지 모르기에 매니저라 부르기도 힘들다.

나는 작가인가? 글과 사진을 좋아하고 언젠가 글과 사진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소망이 있으나, 작가라 부르기에는 시간과 경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적지 않은 관심을 쏟기는 하나, 주업에 비하면 우선 순위는 한참이나 밑이다. 나는 작가는 아니다.

40년 남짓한 인생중, 18년을 학교 생활을 했고, 미국에 와서도 MBA다 뭐다 하면서 3년 넘게 학교를 다녔으니 '학생'이라 나를 규정할 수 있을 법 하다. 평생 공부하며 살겠다는 것이 내 주장이기도 하니 '나 학생이다' 선언할 수 있겠으나... 뽀대가 안난다. 따라하는 것은 왠지 캥긴다 ㅡ.ㅡ

그러다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5학년 때 교회에 발을 들인 이후 30년 가까이 내가 크리스찬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간 진리를 확인하고 싶어 신을 부정하고자 노력한 적도 있었고, 지금도 성경의 모든 것을 이성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내 생각 근본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이 떠났던 적이 없다. 한국 기독교의 썩어 있는 모습울분을 쏟는 이유도 '내가 크리스찬'이기 때문이다.

나는 절대선이 있다고 믿으며 또한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인정한다. 또한 세상에는 내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존재함을 경험하여 알고 있다. 세상은 신을 빼고 설명할 수도 있지만, 과학적 가설의 조합보다 절대선을 통한 설명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절대선이 존재할 때, 귀결점은 인격신이라는 논리에 찬성한다. 인격신이 존재한다면, 그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때 인류에 평화와 소망을 주길 원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인격신에 가장 근접한 모습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여호와라는 결론을 내렸다. (충분한 비교가 없었기에 기독교 안에만 구원이 있다라고 단정짓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독교가 가장 쉽고 확실한 길임을 믿는다.)

나는 기독교에서 제시하는 구원관을 믿는다. 예수의 오심과 죽으심, 부활하심이 거대한 시나리오에 맞추어진 꼭 필요한, 그러면서도 참으로 감사한 사건임을 믿는다. 그 예수의 가르침이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임을 믿으며, 더불어 그에게는 단지 '좋은 선생'을 넘어선 신적 초월성이 있음도 믿는다. 그를 따라가며 '거룩'해지는 것이 내 삶의 목표이며 그게 내가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임을 믿는다.

그렇다. 나는 크리스찬이었고, 크리스찬이며, 앞으로도 크리스찬으로서 살아갈 것이다. 그게 나의 정체성이다. 그가 열심히 살라 하였기에 나는 내 직업에 충실할 것이고, 그가 거룩하라 하였기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가 사랑하라 하였기에 내 가족과 이웃을 사랑할 것이며, 그가 남을 도와주라 하였기에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애쓸 것이다. 그가 희생을 보여주었기에 나도 희생을 치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도록 그를 닮아갈 것이다. 지금까지 부족했기에 앞으로 더 열심을 낼 것이며, 또한 도움을 청할 것이다.

나는 크리스찬으로서의 내가 좋다. 그리고 그 사실이 참으로 감사하다.






2008. 12. 28. 04:31

연말을 맞이하여 한 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책에 이어 이번에는 영화입니다. 원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어째 올 해는 영화쪽도 성적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절대적으로 편수가 적네요 ㅡ.ㅡ 그리고 어떤 영화는 2008년에 개봉된 영화가 아닌 것들도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제가 2008년에 본 영화들 중에서 골랐습니다.
(적고 보니 한국 영화는 한편도 안들어가있다는... 내년에는 한국 영화 좀 열심히 봐야겠습니다 ^^)


어거스트 러시 (August Rush)

하루밤의 사랑. 그로 인해 태어나고 버려진 아이. 그 가족이 음악으로 결국 다시 만나게 된다는 현대판 동화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흐르는 사랑이라는 주제도 좋았지만, 이 영화의 최대의 미덕은 음악이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특히 주연을 맡은 프레디 하이모어의 기타연주(그 연주법을 뭐라 부르던데 잊어 버렸습니다)는 한동안 손 놓고 있었던 기타에 대한 제 열정을 다시 불태웠습니다....만 금방 꺼졌습니다 ㅡ.ㅡ 어거스트의 과도한 천재성이 몰입을 방해하긴 했지만, 마지막 지휘를 마치고 돌아보는 프레디의 미소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습니다.



쿵푸팬더 (Kung Fu Panda)

Nobody였던 인물이 Somebody가 되어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드림웍스가 애니메이션으로 그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기본은 하지 않겠습니까? ^^ (이제는 서구인들에게도 새롭지 않은) 쿵후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목소리만으로 끝나지 않은 배우들이었습니다. 미리 알아서인지 몰라도 잭블랙이, 더스틴 호프만이, 안젤리나 졸리가 만화속 캐릭터에 겹쳐져 보이더군요. 재밌었습니다. '비밀이란 결국 너 마음속에 있다'라는 상투적인 교훈을 여기에도 끌어들였다는 것이 한가지 불만입니다.



깔호나호 (Kal Ho Naa Ho)

2009년 후반부에는 인도 영화에 빠져 살았습니다. 여러편의 인도 영화를 보았습니다. 옴샨티옴, 또다 삐야르 또다 매직, 돈과 같은 수작들이 있었습니다만 그중 최고의 작품으로 (2003년도에 만들어진) 깔호나호를 선택합니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이지요. 자세한 내용은 전에 올린 리뷰를 참조하세요.


다크 나이트 (Dark Night)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2008년 베스트 영화를 뽑는다면 어느 리스트에든 들어가 있을 다크 나이트입니다. 저야 배트맨의 골수 팬이라 졸작이라는 배트맨&로빈도 재미있게 보는지라, 당연히 다크 나이트는 너무나 즐겁게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공포와 두려움은 배트맨도 최대 무기로 사용하는 건데 영화에서는 그 부분이 살아나지 못한게 아쉽더군요. 조커의 '순수한 악'에 가리워졌다고 할까요? 어쨋거나 다음번 배트맨은 누가 만들든 부담 듬뿍 안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브뤼즈에서 (In Bruges)

비행중에 본 영화인데 정말 '예상치 못한 수확'이었습니다. 우연히 저지른 실수 때문에 고뇌하는 킬러 레이, 그를 도와주는 또 다른 킬러 켄, 그리고 이를 용납못하는 보스 해리를 중심으로 레이의 연인으로 발전하는 클로이, 난장이 배우 지미, 클로이의 전 남자 친구 에이릭 등의 극단적이지만 주위에 있을 법한 인간의 모습들이 담겨있습니다. 세상 살이 마음대로 안되는 답답함이 허탈한 조크 속에 펼쳐지지요. 특히 콜린 파렐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적극 추천입니다. 그 특유의 약간 똘아이 같은 미치기 직전인듯한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