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친구이자 은사님의 아들이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쓰실지 매우 궁금"하다며 릴레이를 넘겼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표현이더군요. 그래서 전에 같은 릴레이를 했었지만 또 적어봅니다. 그때는 영어로 쓰여졌거나 번역된 책만을 대상으로 했었지요. 이번엔 한글로 쓰여진 책도 포함하니 책 선택이 달라지네요.
이런 릴레이 안 좋아하는 분도 있지만, 전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책 선택을 보면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여기 소개하는 10권의 책이 지금 제 모습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마도 10%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책별로 왜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 조금씩 적어봅니다. 순서는 (100% 정확하진 않겠지만) 읽었던 순서입니다.
2007년에 썼던 나를 만든 다섯권의 책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1. 삼국지 - 나관중
중학교 시절 삼국지를 처음 읽었습니다. 정비석판이었죠. 다음에 박종화판을 읽었습니다. 잠시 식었던 애정을 되살린건 코에이의 삼국지 게임입니다. 오~랜 시간을 삼국지 인물들과 보냈죠. 이후에 이문열판을 여러번 읽고 요코하마 미츠테루의 삼국지도 두번 읽었습니다. 다음번엔 황석영판을 보고 싶네요.
삼국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사람 사는 원리들의 모든 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면 세상사의 모든 모습들이 다 보이는 듯 합니다. 의리가 있고, 정치가 있고, 무협이 있고, 권모술수와 지략이 넘쳐납니다. 중간 중간 사람 사이의 정과 사랑도 보이구요. 몇년에 한번씩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2. 끝없는 이야기 - 미카엘 엔데
책을 좋아하지만 매력없는 왕따 바스티안은 서점에서 발견한 책을 몰래 가지고 와서 숨어 읽다가 환상계를 만납니다. 환상계 안의 아트레유의 모험을 따라가던 바스티안은 왕녀의 이름을 만들어 주면서 환상계의 위험을 구하고 스스로 환상계에 들어갑니다. 자신을 잃어버린 위험을 겪지만 결국 현실로 돌아오지요. 아트레유가 지어준 왕녀의 이름은 '어린 달님'입니다. 너무 예쁘지 않나요?
제 상상력의 팔할은 미카엘 엔데에서 왔습니다. 모모부터 당시 한국에 소개된 미카엘 엔데 책을 열심히 찾아서 읽었죠. 고 2때 읽은 끝없는 이야기는 현실 부분과 환상 부분을 다른 색으로 인쇄했던 초판입니다. 무슨 이유엔지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초판처럼 다른 색으로 인쇄한게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상상력이 없어진 현실의 각박함도 인간을 위협하지만, 땅을 디디지 않고 꿈 속에만 살면 자아를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끝없는 이야기는 이 메시지를 따듯한 은유로 풀어냅니다.
여러번 소개한 고든 맥도날드의 책입니다. 외면적인 면이나 행동적인 면이 아닌 내면세계라 지칭한 영적인 부분을 다스리는 것을 강조하지요. 내면의 영역을 동기부여, 시간사용, 지혜와 지식, 영적인 힘, 회복(휴식)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서 어떻게 질서를 유지하며 성장해나갈지 깊이 있는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대학시절 활동한 IVF에서 이책은 필독도서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를 깨달은 건 30살 즈음이었습니다. 여러 문제로 참 힘든 시절을 보낼 때 이 책을 통해 다시 마음을 정돈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전에 개정판을 읽었고, 최근 시작한 북클럽을 통해 새로이 읽고 있습니다.
4. 영혼의 자서전 - 니코스 카찬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카찬차키스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자신의 이야기에 약간의 환상을 섞어넣었죠. 원제는 "크레테인에게 보고"입니다. 크레테 사람인 자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군데에 머물지 않고 평생 모험을 했던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책을 읽으며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게 하지요. 최고의 번역 하면 이 책이 거론될만큼 번역도 좋습니다.
카찬차키스는 한 곳에 머무는 것은 퇴보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마음이 동한 저는 십년마다 직업을 바꾸며 살겠다 결심했고, 아내와의 첫 만남에서 그 생각을 말했습니다. 참 철없어 보이는 그 말이 신선했다고 하네요. 저와의 만남을 이어간 한 원인이 되었구요. 결국 제 결혼은 이 책의 덕을 좀 본 셈입니다 ^^ 그러니 아직 짝을 못찾으신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5. 소명 - 오스 기니스
부름 받았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각자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기니스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도록 부름받기 전에 먼저 어떤 존재가 되도록 부름받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대학원 시절, 공부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방황할 때, 신학교를 가야하나 고민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도피성입니다. 그 마음을 돌리는데 스승님으로 모시는 목사님의 충고와 이 책의 통찰이 결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년에 다시 한번 읽었는데 역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6.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 스티븐 코비
자기계발서의 고전이지요. 이 책을 처음 접한게 94년이였습니다. 앞에서 말한 30살 즈음 참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 맥도날드의 책과 함께 저를 붙잡아준 하나의 버팀목이 일곱가지 습관이었습니다.
삶을 주도하라.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상호 이익을 추구하라. 이해시키기전에 이해하라. 시너지를 만들어라. 삶의 각 영역을 단련하라. 이렇게 일곱개의 습관은 처음에는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일곱가지 습관은 많은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실제적인 원리입니다. 이후에 나오는 자기계발서의 여러 주장들은 일곱가지 습관에 기반을 두고 있지요. 원칙 중심의 삶. 영향력의 원/관심의 원, 방향의 중요성, 감정은행 등등. 이책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궁무진합니다.
개인적으로 "성공하는..."이라는 제목이 불만입니다. '성공'이라는 말이 편향된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원어 그대로 "효과적인..."이나 "성숙한..." 같은 제목이 더 맞는듯 합니다.
7. Good to Great - 짐 콜린스
번역판 제목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입니다. 원제의 의미를 상당히 축소시키는 제목이라 마음에 안듭니다. 일곱가지 습관이 개인에 대한 원칙이라면 Good to Great는 기업에 대한 원칙입니다. 하지만 꼭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라 같은 원칙은 누구나 기억해야할 원칙이지요.
이 책을 쓴 짐 콜린스는 방법론 정립에 뛰어난 사람입니다. 이 책의 대상 회사를 선택할 때, 15년간 주식 수익률이 시장 평균 혹은 이하였다가, 변화를 거친 이후 15년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최소 세배이상 되는 회사들만 고른 후 성장하지 못한 다른 회사들과 비교를 합니다. 그리고 성장한 회사들의 원칙을 방향이나 아이디어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현실을 직면하라. 잘하는 일을 근본으로 삼아라. 원칙을 지키는 문화를 가져라. 기술에 끌려가지 말고, 목적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라. 처음에는 힘들지만,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 변화는 지속된다 등으로 표현합니다.
미국에서 평범한 프로그래머로 살던 제게 이 책은 더 넓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머물던 조직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고, 문제를 개선해서 더 멋진 조직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구요. 관리자로, 이후 변호사로 진로를 바꾸는 시초가 된 책입니다. 마음의 씨앗은 영혼의 자서전이 뿌렸구요.
라디오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기독교를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기독교 최고의 지성 루이스는 기독교 안의 여러 교파들을 가로지르는 (카톨릭을 포함해서) 가장 근본적인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이 책에서 정리하였습니다.
2007년 초부터 2009년 중반까지 영적인 구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결론이든 달게 받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부정하고 출발한 그 시간. 무신론자들의 책을 찾아서 읽으며, 질문하고 답을 찾았습니다. 신앙을 떠날 수 있었던 그 시간을 정리해준 책이 순전한 기독교 입니다. 왜 기독교가 아름다운 종교인지, 왜 기독교가 확실한 답인지 이 책은 알려줍니다.
이 책은 다산을 '지식경영인'이라 규정하며, 그가 어떻게 이런 놀라운 업적을 남길 수 있는가를 지식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합니다. 하지만 지식경영을 넘어 다산의 일생과 그의 저작, 그리고 당시 학자들까지 아우르며 다산의 학문과 철학을 재창조해서 보여줍니다. 이 책을 지은 정민은 다산의 지식경영방법을 사용해서 이 책을 지었다고 하더군요.
이 책을 읽고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롤 모델이 아쉬운 세상이다. 한때는 정직함과 명석함으로 존경받던 사람들이 세월이 흐르며 변질되고 퇴보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다. ,,, 하지만 여기 다산선생이 있다. 200년전 강진 땅의 유배 생활 속에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학문의 정열을 불태웠던 다산.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한, 그러면서도 가족과 제자들에 대한 정을 놓지 않았던 정말 멋진 사람. 그가 새로운 롤 모델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막 넘쳐납니다.
10. 칼의 노래 - 김훈
책을 적게 읽는 편이 아니었지만, 제 독서는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주로 종교, 경영, 인문이었고, 소설을 읽어도 장르소설만 읽었습니다. 추리소설과 판타지를 읽었죠. 이른바 세계명작을 싫어했습니다. 그랬던 제게 언어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소설이 칼의 노래입니다. 한국문학에 '벼락같이 쏟아진 축복'이라는 이 책은 제게도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벼락같이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 이후 해마다 다섯권 이상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고뇌하는, 하지만 어떤 때는 감정이 전혀 없는듯한 이순신의 모습을 통해, 김훈은 세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단어 하나를 고르려고 며칠 고민한다는 김훈의 문장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의 스타일을 따라 몇 편을 글을 쓰고 제 문장에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지요.
마지막으로 이전에 한글 책을 제외하고 선택한 열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1. The Road Less Traveled - M. Scott Peck
2. Mere Christianity - C.S. Lewis
3. Ordering Your Private World - Gordon MacDonald
4.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 Stephen R. Covey
5. Getting Things Done - David Allen
6.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 Luo Guanzhong
7. Good to Great - Jim Collins
8. Report to Greco - Nikos Kazantzakis
9. The Never Ending Story - Michael Ende
10. The Lord of the Rings - J.R.R. Tolk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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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 - 정우성 지음/에이콘출판 |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길면서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쓴 정우성 변리사는 윤락근 변리사와 함께 <특허전쟁>을 썼습니다. 특허전쟁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가기에 그 책의 후속이라 할 수도 있지만 다루는 주제는 사뭇 다릅니다. 전작이 제목과는 달리 특허에 대한 개론적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면, 이 책은 본격적으로 기업간에 특허전쟁을 다룹니다. 그 중심 내용은 삼성과 애플의 최근 3년간의 대규모 소송입니다.
저자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을 단지 두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글 대 반구글 진영의 대결로 이해를 합니다. 나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그리고 모바일 산업을 발달로 인한 시대 흐름의 결과라는 시각을 제공합니다.
이 시각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오라클이 구글 동맹에 대항하기 위해 특허를 통한 공격을 했고, 이중 애플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제조사를 대상으로 삼았고, 이에 따라 삼성과의 소송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구글대 반구글의 그림을 보지 않고 삼성과 애플의 시각으로 임해 여러 나라로 전선을 확장하고 표준특허라는 강력해보이는 무기로 애플을 압박해 조기에 협상을 끌어내려 했지요. 하지만 싸움은 삼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피할 수 없기에 날카로울 거라 생각했던 표준특허라는 무기가 오히려 무딘 칼이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반면 애플은 효과적으로 소송전을 이끌어 갔구요.
한창 소송이 진행되는 2012년에 쓰여진 책이기에 애플대 삼성 대결의 결과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싸움이 저자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도 않았구요. 그럼에도 이 책이 제공하는 폭넓은 시각은 특허가 현대 비즈니스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해하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허에 몸담는 입장에서 저자가 자세히 쓰지 않았지만 행간에서 읽혀지는 법리적 다툼을 읽는 줄거움도 쏠쏠했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저자는 특허전쟁이라는 창을 통해 미래를 예측합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특허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라는 세밀한 시각도 같이 하기에 살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이 책이 쓰여진 후 2년 사이에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때만 해도 주목할 필요가 없었던 중국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중이고, 잊혀졌던 LG가 회복했습니다. 삼성과 애플은 싸움을 멈추었고, 새로운 분야에서의 격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흘러가든 특허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합니다.
잘 쓰여진 책입니다. 특허를 개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특허전쟁>을 권하고, 비즈니스 안에서의 특허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한가지 불만이라면 아무리 책 판매를 위해서라지만 제목이나 부제를 너무 자극적으로 뽑는다는 겁니다. 이 책의 부제는 "글로벌 기업의 음모..."인데 전혀 그런 내용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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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링에 관한 세권의 이북을 읽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정식 출판한 건 아니고 아마존의 개인출판을 이용한 것 같더군요.
<Keep a Journal: The Basics>는 싼 맛($0.99)에 샀는데, 싼게 비지떡이 한국에서만 통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더군요. 저널 쓸 때 사용할 수 있는 형식을 소개한다며 자유형태 혹은 리스트나 아웃라인 등을 쓸 수 있다는, 굳이 저널링과 관련없는 내용을 겉멋을 잔뜩 들여 써논 책입니다. 싸더라도 비추.
<The Four Methods of Journal Writing>은 저널링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이해하고, 나아가 회고록(memoir)을 쓸 수 있는 단계별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The Artist's Way에서 소개한 모닝페이지를 첫단계로, 의미 분석을 위주로 하는 저널링, 미래 지향적인 Invention Journaling을 거쳐 회고록을 쓰는 마지막 단계를 설명합니다. 분량이 적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글쓴이가 뉴에이지에 빠진 사람이라 뉴에이지적 요소가 다분합니다.
<The Ultimate Guide to Journaling>은 나쁘지는 않지만 제목만큼 Ultimate하지는 않습니다. 저널링의 의미와 목적을 다루고, 다양한 주제로 저널링을 할 수 있게 주제를 다양하게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아직 가야할 길, 신체중 마음에 안드는 부분, 꿈 이야기, 감사 목록 등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며 글을 써보기를 제안합니다. 또한 그림을 사용하는 저널링도 다룹니다. 그렇게 다양한 주제로 저널을 쓰는 목적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지요. 저널 쓰기가 그게 그거 같아질 때 한번씩 들추어 새로운 주제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저널링(Journaling)에 해당하는 한국말이 뭘까요? 일기보다는 광범위한 글쓰기인데 마땅한 말이 없네요. '수기'라 번역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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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상상하고 실행하라>를 읽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비밀일기를 쓴다"라는 부제가 말하듯, 이 책은 기록을 통해 꿈을 이루는 것을 다룬 '순수' 자기계발서입니다.
이런 종류의 성공이나 동기부여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잘 보지 않습니다.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아서요. 그런데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일기쓰기'에 관한 책인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ㅡ.ㅡ 일기를 다루긴 합니다만, 그저 기록의 일부로서 '열심히 적자' 수준이네요.
전달하는 메시지는 "성공하는 사람은 기록하는 사람이다. 5년후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을 일기에 적고 매일 꿈을 형상화 하며 매일을 기록해나가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겁니다. 자기계발서의 전형적인 메시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메시지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LG CNS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HP를 거쳐 지금의 아이파트너즈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말하는 형상화를 통해 꿈을 이루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일기를 통해 꿈을 이룬 여러 사람의 사례를 말합니다. '노트 한권만 지속적으로 잘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도 자기계발은 저절로 실행된다'라구요.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자극은 받았습니다. 기록을 좀더 체계적으로 해야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계발서를 소비하는 사회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항상 개선의 여지는 있으니까요.
이북으로 읽어 책이 얼마나 두꺼운지 모르겠지만 300페이지는 넘을 것 같네요. 그래도 쉽게 읽힙니다. 다만 같은 내용이 계속 반복(중언부언의 수준까지)되어 좀 더 짜임새있게 에디팅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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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공부의 시작으로 송인규 목사의 <죄 많은 이 세상으로 충분한가>를 읽었습니다. 40쪽 남짓의 소책자이기에 읽는데 얼마 걸리지는 않았지만 느낌은 크네요.
아직도 판매를 하고 있더군요. 요즘도 IVFer 필독서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가진 책의 인쇄 날짜를 보니 88년이네요. 아마 그 해에 구입했을 겁니다. 어느새 2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럼에도 책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을 얼마나 극복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 기독교가 느낄 부끄러움을 나누어 가집니다.
겉으로 보기에 저자가 지적하는 이원론은 극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사회와 문화 전반에 걸쳐 기독교가 미치는 영향은 25년전에 비해 월등히 커졌습니다. 교회는 더 이상 교회안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이 더 하나님 나라에 가까워졌는가 하면 오히려 반대 같네요. 세계관이라는 이름하에 세상에 영향을 미치려 했지만, 좋은 영향이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하박국의 비전 - 대저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하리라(2:14) - 이 우리 각자와 전 교회의 비전이 되도록 하자"라구요. 하지만 이 선언 앞에 가슴이 뛰기보다 '안될거야'라는 마음이 드는 것이 단순히 '패배주의' 때문 같지는 않습니다. 25년전 품었던 비전이 나와 교회에서 어떻게 스러져갔는지를 경험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요. '죄 많은 이 세상'이지만 동시에 '영원한 가치의 이 세상'을 만드신 그 분의 선한 뜻을 바라보고 그 계획에 동참합니다.
작은 책이지만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실천을 위해 알아야할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지요. 기독교 세계관이란 용어가 생소한 모든 이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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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Quiet -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를 읽었습니다. 내향성이 무엇인지, 어떠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등 여러 시각으로 내향성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부제는 세상은 외향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세상을 움직이는 건 내향성이라고 말하는 듯 하지만, 그 정도로 내향성을 찬양만 하는 책은 아닙니다 ^^
케인은 현 사회(특히 미국 사회)가 왜 외향성을 강조하게 되었는지, 그로 인해 내향성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내향성이 '문제'가 아닌 타고난 '특성'임을 밝히고, 내향성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실험 결과를 이야기합니다. 내향성이 가진 좋은 점을 계속해서 언급하기에 읽다 보면 속으로 '그래 좋은 건 너 다 가져'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는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온 내향성의 반격이라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케인은 내향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가 문제야. 너는 변할 필요 없어라는 무책임한 말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내향성인 사람과 외향성인 사람이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 내향성 자녀가 외향성이 강조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또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내향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음도 강조합니다.
저자인 케인 스스로 내향적인 여성으로 협상 변호사도 하고 대중 강연도 하는 외향적인 일을 했기에 내향성과 외향성에 대해 깊은 이해를 보여줍니다.
사실 완전히 내향성인 사람도 완전히 외향성인 사람도 없습니다. 내향성을 테스트하는 20개 문항에 완전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 그렇다 하는 '순수' 내향성과 20개 문항 모두 절대로 아니라고 답할 순수 외향성 그 사이 어디쯤에 모두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향성과 외향성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에 훌륭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 내향적인 성격에 마이너로 미국에 살면서 아이들을 키운 경험 때문에 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쉽습니다. 성격이나 문화적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내 방법을 너무 강요하지 않았나 후회가 됩니다.
이 책 정성스레 잘 썼습니다. 분량의 15%에 가까운 성실한 각주를 보면 케인이 내향성의 장점을 제대로 가지고 있구나 알 수 있습니다. 내향성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지만, 스스로 어떤 사람인가 점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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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날드 클럭의 <영혼의 일기>를 다시 읽었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90년대 후반에 이 책을 구입해서 읽었을겁니다. 최근에 일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꺼내어 다시 읽었는데 역시 처음 때와 같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개정판 제목인 <영혼의 일기와 영적 성숙>이 말해주듯 이 책은 일기를 통한 영적 성숙에 관한 책입니다. 150쪽 남짓의 적은 분량임에도 여러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기의 유익이 무엇인지 어떻게 일기 쓰기를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는지 등 일기 자체에 대한 내용이 앞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목표와 시간 관리, 삶을 되돌아보기 등의 영적 성숙을 위한 다양한 조언들이 뒷부분에 있습니다.
그런데 뒷부분이 앞부분에 비해 급히 쓴 티가 너무 납니다. 내용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마감에 쫓겨 요점만 정리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개정판에서는 개선이 되었나 궁금하네요.
일기라는게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모두에게 유익한 것이지만, 이 책은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쓰여졌습니다. 영적으로 성숙하기를 원한다면 일기 쓰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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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으로 사는 인생 - 폴 투르니에 지음, 정동섭 옮김/IVP |
폴 투르니에의 <모험으로 사는 인생>을 읽었습니다. "인생은 하나님이 지휘하시는 모험이다!"라는 부제로 삶과 신앙을 모험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바라봅니다.
인간은 원천적으로 모험을 원함을 설명하고, 삶에서 나타나는 성공과 실패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가치있는 모험을 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합니다. 우리 삶을 모험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투르니에는 묵상을 제안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살피면 살필수록 그만큼 행동을 적게 한다. 적게 행동할수록 그들이 해야 할 바를 알아내는 것이 어렵게 된다. 그들은 쓸데없이, 심지어 하나님에게까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따져 묻지만 거의 대답을 얻지 못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멈춰 서 있을 때가 아니라 뭔가 하고 있을 때 우리를 인도하시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움직이지 않는 자동자의 방향을 잡을 수 없는 것과 같다.
여러번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나아간다면 우리가 설사 잘못된 방향으로 가더라도 하나님이 방향을 틀어주신다. 하지만 가만히 멈추어 서 있다면 하나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이 방향이다 싶으면 주저없이 나아가라."
폴 투르니에의 책을 읽다 보니 발견한 글귀와 비슷하기에,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은 아닌가 보다 싶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
가끔 보면 '나의 갈 길을 모르오니' 하며 주저 앉아 있는 친구들을 봅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정말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싶어서 살펴보는 건지, 아니면 게으름인지 분간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어쨋든 일단 움직여야하지요. 다만 민감하게 반응을 살피면서 방향을 조정해나가면 되는 겁니다.
많이 밑줄 치고 많이 끄덕였습니다. 현재의 내가 아닌 무언가 다른 모습이 되기를 원하는 욕구는 왜 생기는지, 어떻게 더 나은 나를 만들어내는 모험을 해나갈지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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