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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13. 19:05

이메일 얼마나 받으세요? 전 좀 많이 받는 편입니다. 회사 메일로 받는게 하루에 150개에서 200개 정도 되니까요. 제가 보내는 메일은 대략 50개 정도 됩니다. 일단 양이 많다보니 며칠만 신경 안쓰면 바로 잔뜩 밀려버립니다. 휴가 땜에 일주일 안보면 천단위로 넘어가지요. 저희 회사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 읽는 것은 포기하고 열지 않은 메일을 잔뜩 쌓아놓고 지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 5% 정도는 전체 공지 혹은 회사 카드에서 온 것처럼 제목만 봐도 나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30%는 관련 부서의 메일이라 최소한 내용이 뭔지 봐둘 필요는 있고, 나머지는 제 일과 직접 관련이 있습니다. 전에는 이메일을 읽고 바로 바로 처리했습니다. 열고나서 처리 안하면 하루만 지나도 잊어버리고 일에 구멍이 생기기 때문에 그걸 방지하기 위해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없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오십통 정도 쌓여있는데 다 처리하려면 두세시간 후딱 지나갑니다.

요즘은 이메일에도 GTD의 원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밀리지도 않고, 필요한 처리를 다 할 수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GTD툴이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아웃룩을 사용한다면 Jello.Dashboard 강추입니다. 이메일에서 바로 태스크로 전환시킬 수 있으니까요. 제 경우는 회사가 로터스 노츠를 쓰기에 좀 불편하긴 합니다. 노츠에 추가로 아웃룩을 띄워놓고 메일 처리를 하니까요.

GTD의 시작은 수집입니다. GTD Flow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네요. 제일 먼저 이메일을 보고, '나와 상관이 있는가?',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이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절대로 지켜야할 원칙은 바로 응답하고자 하는 욕구를 누르는 것입니다. 처리 작업은 GTD의 기본 플로우와 같습니다. 지우거나, 나중에 보기 위해 Follow-up Flag를 달거나, 정리를 위해 다른 폴더로 옮겨 놓습니다. 행동을 취해야 하는 메일의 경우는 처리방법은 두가지 중의 하나입니다. 답장을 쓰는데 1분이 안걸린다 확신될 때만 바로 답을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Outlook의 GTD 툴에 해야할 행동을 적습니다. "OT101의 스코프 리뷰" 뭐 이런 식으로요. 이런식으로 처리하면 메일 하나에 평균 30초 이상을 안씁니다. 최대한 빨리 무엇을 해야할지만 적어놓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나면 그다음은 일반 GTD 프로세스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작성된 태스크는 다른 태스크와 섞여 다시 한번 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블랙베리를 쓰면서부터는 상당한 수의 메일을 블랙베리로 처리합니다. 이 경우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블랙베리에서는 태스크를 만들기가 불편합니다. 대신 후속작업이 필요한 메일을 Follow Up이라는 폴더로 옮겨 버립니다. 이메일을 다 처리하고 나서는 Follow Up폴더로 가서 하나씩 하나씩 처리를 합니다. 한번 처리가 끝났기에 이번에는 중요도에 따라 선택해서 처리합니다.

이메일을 철해놓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분류를 잘해놓다 보면, 원하는 폴더로 갈때까지 몇번 드릴다운을 해야되기에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제 경우에는 현시점에 활동이 벌어지는 일에 대한 폴더를 가장 상위에 만들어 놓습니다. 그렇게 함으로 폴더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지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폴더채 옮겨서 분류작업을 해버리면 됩니다.

이렇게 적고 나니 모든 메일을 다 차곡차곡 분류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많은 메일을 기본 Inbox에 그냥 쌓아놓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 아니면 분류 안하고 그냥 보관합니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GTD를 사용하고 나서는 미루어 놓는 메일은 없다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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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13. 04:54

데이비드 알렌은 그의 책에서 '수면과도 같은 마음 (mind like water)'을 이야기했습니다. 평소에는 고요하게 있다가도 주위의 작용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 처음의 잔잔함으로 바로 돌아가는 그런 마음이지요. GTD의 목적이 바로 이런 수면같은 마음을 얻기 위한 것입니다.

요즘 제 마음을 돌아보면 수면 같기는 커녕, 완전 롤러코스터입니다. 청룡열차, 팔팔열차 뭐 이런게 시시하다 할만 하지요 ^^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낮과 밤으로 계속 되는 일에 몸과 마음이 다 잡혀 있었다고 할까요. 좀 시간이 남으면 남편으로, 아버지로 해야할 일들이 널려 있고… 이래 저래 블로그에 들어올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정신을 좀 가다듬고자 머리비우기를 다시 열심히 했습니다. GTD를 계속 사용해왔지만 자잘한 방청소로는 어느새 머리 속에 자리잡고 끄집어 내지 않은 생각들이 많더라구요. 대청소한다는 생각으로 다 꺼집어내고 나니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지금 맡은 일 끝내기 전에는 여유가 많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블로그에 들어올만큰 엉망이지는 않을 듯 합니다 ^^

그나 저나 몇달만에 다시 온 인도의 인터넷은 여전히 느리군요. 이래서 사진이라도 하나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ㅡ.ㅡ



2008. 10. 27. 13:03
격동과 혼란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미국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한 외부적인 압박과 사립학교에 가고 싶은 아이를 지원해야한다는 내부적인 압박으로 인한 경제적인 중압감. 회사 안에서 한단계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과 평생 해야할 일을 회사 밖에서 찾아야 할 것 같은 갈등. 정작 하고 싶은 일은 이중 어떤 것과도 연관이 없는 것이라는 좌절과 그럼에도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감당해야할 몫에 대한 부담감. 더구나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일이 많은 만큼 자신에 대한 실망은 더 커져만 갔다.

혼란스럽고 어려울 때는 정말 중요한 것을 찾게되는 걸까? 어제 오늘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계속받게 되었다.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디에 소망을 두고 있는지. 결정적으로 나는 누구인지. 정체성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린다. 그렇기에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그래서일까? 입으로 말은 해왔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버렸던 나의 정체성. 내가 당면한 문제에는 직접적 해결책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그 문제가 다시 나를 사로잡았다.

아마도 이번주는 그것과 다시 씨름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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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4. 07:16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혹은 '우선순위에 따라 행동하라'... 시간관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일곱가지 습관'이 출판되기 전에는 시간관리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것 같습니다. 플래너도 94년 미국 출장 중에 처음으로 접했었구요.

요즘은 시간관리에 대한 관심이 워낙에 커져서 방법론에 관한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해야할 일을 분류한 후에 우선순위에 따라 일하는 '세번째 습관'의 적용 방법은 상식이라 할 수 있지요. 프랭클린 플래너를 쓰는 분들도 많이 있구요. 하지만 방법론이나 테크닉의 발전에 비해 실제 생활에서의 효과는 따라가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바쁘기만 하고 열매가 없는 것에 힘들어하지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원칙은 참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지요. 플래너에 그날 해야할 일을 적고 A1, B2 표시를 해놔도 하루 이틀 반짝할지 몰라도 며칠 지나면 원래로 돌아갑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아직도 '하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세번째 습관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소중한 것을 먼저' 하는건데 말입니다. 그런면에서 이 습관이 세번째에 나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두번째 습관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는 무엇이 소중한 것인가를 알게 해줍니다. 첫번째 습관 '주도적이 되라'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할 수 있는 능력을 줍니다. 안다고 모두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기에 세번째 습관이 '개인의 승리'의 완성입니다.

이후 스티븐 코비는 세번째의 관점에서 일곱가지 습관을 재조명한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First Things First)'라는 책을 씁니다. 상당한 부분이 '일곱가지 습관'과 중복되는듯 하나 효과적인 시간관리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기에 이 책 역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세번째 습관의 철학을 알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큰 돌, 중간 크기 돌, 작은 자갈, 모래, 그리고 물이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에 가장 많이 넣을 수 있는 방법은 큰돌부터 모래까지 크기에 따라 넣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물을 붓습니다. 두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교훈인 "작은 공간에라도 무언가 집어넣을 수 있다 (짜투리 시간의 활용)"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은 것(모래)을 먼저 넣는다면 정작 큰 돌을 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큰 돌(소중한 것)을 먼저 담아야 합니다. (Franklin Planner Software의 Big Rock은 이 이야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어떤 일이 소중한지, 어디에 집중을 해야할지 결정하는 패러다임으로 코비는 (유명한) 다음의 시간 매트릭스를 제안합니다.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만들어내는 일은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Q2에 몰려있다는 발견은 정말 탁월한 통찰입니다.


그런데 하나 더 생각해야할 것은 시간 사용을 생산과 생산능력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씀으로 얻어지는 직접적 결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사용함으로 얼마나 생산능력을 키우느냐를 생각한다면 Q2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생산능력에 대한 투자는 대부분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으니까요.

재밌는 것은 데이비드 알렌이 GTD에서 했던 '시간을 관리할 수는 없다. 다만 행동을 관리할 뿐이다.'라는 말을 스티븐 코비가 일곱가지 습관에서 같은 의미로 했었다는 겁니다. "... 우리는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관리해야 하긴 때문이다. 만족이란 기대와 실현에 좌우된다. 그런데 기대(곧 만족)는 우리의 영향력의 원 안에 놓여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영향력의 원안에 있는) 가장 소중한 일을 먼저 하는 것입니다.

GTD vs. Franklin System에서 말했듯이 세번째 습관은 Top-Down 접근 방법입니다. GTD가 매일의 급한 삶을 정돈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여줌에도 GTD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노를 저어야 목표에서 멀어질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소중한 것을 알고 (두번째 습관), 그것을 먼저 할 수 있는 통제력을 가지며 (첫번째 습관), 마침내 실행할 수 있는 (세번째 습관)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럴때 '개인의 승리'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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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9. 13:51
고든 맥도날드의 저서 <인생의 궤도를 수정할 때>에는 레오나드 마이클즈의 일기가 인용되어 있습니다.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미국의 작가 레오나드는 세 번에 걸친 이혼과 자식들과의 이별을 경험하며 스스로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어떤 낯선 자를 관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을 가리키면서) 나라면 결코 행하지 않을,
결코 말하지 않을 것을 행하고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이 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내가 바로 그 남자라고 결론짓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일들을 돌아보면) 후회할 일을 하고 있을 때에는 꼭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내가 지금 잘못하고 있지. 이렇게 하면 안되지. 내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닌게 분명해. 속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면서도 내 몸과 내 입은 내가 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 제 스스로에게 충분히 실망할만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안되지 하면서도 타성에 젖어, 혹은 게으름에 그날 그날을 흘려보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쳤다 핑계를 대면서요. 하지만 제 스스로는 압니다. 제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요. 문제는 저 자신에게 충실하지 못할 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더 쉽게 준다는 것입니다. 작은 일에 제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한다면, 더 큰 일에 대해서도 같은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관성의 원리라고 할까요?

득도의 경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항상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충실함도 습관인가 봅니다. 훈련이기도 하구요. 내가 관찰하는 그 사람(나 자신)이 항상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충실하게 해나가는, 부끄럽지 않은 그런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해 꾸준히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