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해다. 이것은 삶의 진리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진리다." M. 스캇 펙은 이 문장으로 그의 명저 '아직도 가야 할 길'을 시작합니다. 삶은 그 자체가 고통스럽습니다. 문제없는 삶은 무덤에나 가서 찾으라고 하지요. 누구나 작든 크든 문제를 안고 삶이라는 길을 걸어갑니다. 부인하고 싶은 현실이지요. 좀 쉽게 살고 싶은데 산다는 것 자체가 고해라니요.
왜 성장해야 할까? 왜 스스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계발해야 할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첫째, 성장은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삶은 원래 힘들다는 이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은 모릅니다. 하지만 "삶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게 되면" 우리는 삶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더 쉽게 삶의 문제에 대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스캇 펙은 말합니다. 끝없이 닥치는 삶의 문제를 직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는 것.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회피하면 문제를 떠안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동기 부여 전문가 웨인 다이어는 말합니다. "불쌍하게 살던가,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라. 무엇을 하든, 결국 너의 선택이다." 잔인하게 들리죠. 이 말에 완전히 동의하지도 않습니다. 아등바등 살지 않는다고 다 불쌍한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음에야 애쓰며 살 수밖에 없지요.
그렇기에 스스로 재촉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모습을 정확히 인식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자족과 감사는 미덕이지만, 포기와 타협은 스스로에 대한 범죄입니다. 목표를 정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다른 이가 해줄 수 없습니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입니다. 스캇 펙은 처한 고충을 극복하기 위해 요구되는 노력보다 불만스러운 현실에 안주하려 하는 게으름은 죄라 말합니다.
둘째,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성장해야 합니다. 배기량이 큰 엔진이 (효율이 같다면) 더 힘센 것이 당연합니다. 같은 무게의 차체라면 더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 계산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성숙할수록 삶의 결과물도 더 좋습니다. 내면의 성품이 외면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스티븐 코비의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원제는 "대단히 효과적인 사람의 7가지 습관"입니다. 코비는 삶의 효과성이 생산/생산능력이라 부르는 두 가지 요소 사이의 균형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틀이 필요합니다. 황금알(생산)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생산능력)를 잃어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자녀와 좋은 관계를 바란다면 평소에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하고, 사람을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다면 평소에 읽고 써야 합니다.
물론 지식이 지혜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계발에 애를 쓴다 해서 모두 탁월한 삶의 결과를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식이나 노력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요. 공부가 좋은 성적을 보장하지 않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성적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공부(노력)를 통해 지식(생산능력)이 축적되어야 좋은 성적(생산)이 나올 수 있습니다. 성장은 아름다운 삶의 열매를 맺기 위해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셋째, 성장할수록 더 멀리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질투가 심합니다. 성공한 사람을 보며 운이 좋아 그랬다느니 성공한다고 행복이 보장되냐며 평가 절하합니다. 자위일 뿐입니다.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치열한 노력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루어낸 사람은 다른 차원으로 삶을 바라보게 됩니다. 최선을 다해 본 사람만이, 그래서 이전보다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불타는 장작을 보며 처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저 나무들이 왜 탁탁 소리를 내는지 안다. 나는 완전히 소모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근육이 파괴되고 다시 복구되는 과정을 통해 근력이 늘어납니다. 그렇게 자기를 파괴하며 성장합니다. 어제의 나를 극복해 한발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성장할수록 더 멀리 보게 됩니다. 가진 모든 것을 던져 끝까지 질주한, 다시 하더라도 더 열심히 못할 것 같은, 그런 완전 소모를 경험한 사람은 자만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애써 평가 절하하지도 않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대충 생긴 데로 살면 안되냐는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달음질만 하는 삶은 피곤합니다. 행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족이라는 말로 게으름을 정당화하면 안됩니다. 만족하지도 않으면서 노력하기 싫어 성장을 거부한다면 그 삶이야 말로 "불쌍한" 삶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 답을 알지요. 성장이 필요한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그리고 움직이면 됩니다. 더 이상 피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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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 '갈매기의 꿈'이라는 소설에 심취하였습니다. 조나단 리빙스턴이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의 이야기지요.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다른 갈매기와는 달리 조나단은 더 높은 수준의 비행을 추구합니다. 결국 갈매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존재가 됩니다. 이 소설의 한 문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자신은] 아직 쓰여지지 않은 숫자가 한계를 갖지 않듯이 완전히 무한한 것이"라는 문장입니다. '아직 쓰여지지 않은 숫자'라는 말이 주는 매혹은 제 성장기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노스트라다무스에 심취했습니다. 97년 7의 달에 공포의 대왕이 온다는 예언을 했죠.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왕족이 신분 차이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합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왕에게 간청하고, 결국 그 사랑을 이루어 냅니다. "나는 운명을 바꿨다"고 말하는 그에게 노스트라다무스는 말합니다. "모든 것은 운명이다.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 운명을 바꾼 것처럼 보이는 그 상황이 애초에 '운명'이었다는 것이지요. 극단적 운명론입니다.
쓰여지지 않은 숫자처럼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낙관론. 애를 써도 이루어질 수 없을 거라는 극단적 운명론. 미래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그렇게 극에서 극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참이 지났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인생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큰 범위에서의 운명은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제 아내를 만난 건 '운명적 사랑'입니다 ^^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것. 운명이겠지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됩니다. 이 나이에 세계적인 바이얼리스트의 꿈을 품고 하루에 열네 시간씩 연습한다고 이루어질까요? 사람마다 정해진 한계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 내에서 세세한 것은 개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제 첫 직업은 프로그램 개발자였습니다. 개발자의 처음 몇 년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십 년 후에는 아직도 주어진 코딩만 하는 사람도 있고, 기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비저너리도 있습니다. (치킨집 주인도 나오겠지요.) 편차가 크지만 같은 출발점에서 도달할 수 있는 자리들입니다.
앞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각이라 할까요? 이제 태어난 아이는 150도 정도 넓은 각도를 본다면, 초등학교 졸업할 때는 90도, 대학교 졸업할 때는 45도 정도로 시야는 좁아집니다. 50이 눈 앞인 저는 한 5도 정도 볼 수 있을까요. 많은 것이 정해졌습니다. 모험을 할 여유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5도 밖에 안 되는 시야지만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을 선택하고 꾸준히 나아갈 때 십 년 후에 도착하는 곳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미래는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또 미래는 내 뜻과 상관없이 선택당하는 것도 아닙니다. 미래는 주어진 한계 내에서 빚어가는 것입니다. 변호사로 인생의 세 번째 라운드를 시작한지 2년이 되어갑니다. 십 년 후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는 저는 모릅니다. 거역할 수 없는 운명도 작용하겠지만, 제가 선택하고 꾸준히 저를 드라이브 해가는 그 방향이 큰 변화를 만들 겁니다.
간절히 우주의 도움을 원한다고 모두가 꿈에 그리는 그런 인생을 살진 못합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빚어낼 인생의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주어진 재료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낼지는 어떻게 빚어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매일 내리는 크고 작은 선택들. 그 선택들로 미래는 빚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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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D 혹은 나아가 시간/행동 관리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상황에 치여서 사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제어하며 사는 겁니다. 더불어 상황을 제대로 제어하려면 단기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는 관점도 가져야 합니다. 한마디로 GTD v2.0은 제어와 관점, 그 두개의 축의 조화로운 운영입니다.
GTD v2.0 생활에 적용하기
GTD의 세부사항을 보기 전에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예로서 제가 GTD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설명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사용하는 GTD 어플은 ToDo Cloud입니다. ToDo Cloud에 대해서는 이후에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0. 회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 커피를 한잔 빼는 일입니다 ^^ 커피를 들고 모니터 앞에 앉아 ToDo Cloud의 웹버전으로 갑니다. iPhone이나 iPad에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입력량이 클 때는 웹버전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1. 매일 반복되는 태스크로 Daily Review를 설정했습니다. 5개의 서브태스크가 있습니다. 먼저 마음 속에 있는 해야할 일을 다 입력하고, 휴대용 Inbox를 점검하고, 이메일 Inbox를 점검하고, 보이스메일을 점검합니다. (GTD v2.0의 Capturing에 해당합니다.)
2. Inbox안에 담긴 태스크를 하나씩 처리합니다. (Daily Review의 서브태스크중 하나입니다.) 할 일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는 태스크를 변경하거나 서브태스크를 만듭니다. 그리고 분류를 합니다. 제 ToDo Cloud에는 4개의 리스트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Next, Repeating, Reference, Someday입니다. 해야할 일중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 예를 들어 자동차 할부금 납부 같은 일은 Repeating으로 분류되고 그 밖의 다른 일은 Next에 담습니다. 그리고 참조 자료는 Reference, 당장 하지 않을 일은 Someday에 담습니다. (GTD v2.0의 Clarifying과 Organizing에 해당합니다.)
2.1 GTD는 Context를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집, 전화, 사무실 등의 Context를 설정하면 집에 있을 때 집 Context가 설정된 일에만 신경쓰면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Context에 신경을 덜 쓰게 되더군요. 그건 보통의 업무가 5~6시간 걸리는 일이고 서브태스크를 설정할 필요가 없기에 태스크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또 Due Date를 설정하기에 그날의 태스크가 10개 정도로 정리되기에 굳이 Context를 나눌 필요가 없는 겁니다. 작은 일을 많이 처리해야하는 직업이라면 Context를 사용할 필요가 있겠지요.
3. Next에 있는 일을 처리합니다. 이 리스트는 수시로 봅니다. ToDo Cloud에 알람을 설정해 아침 10시, 오후 4시에 리스트를 다시 보게도 해놨습니다. (GTD v2.0의 Engaging에 해당합니다.)
4. 수시로 태스크를 정리합니다. Next로 분류했지만, 당장 못할 거라는 걸 알면 미련없이 Someday로 바꿉니다. 불필요한 태스크는 지웁니다. 빠진게 있으면 추가합니다. (GTD v2.0의 Reflecting에 해당합니다.)
5. 분기별로 Perspective Review라는 태스크가 생기도록 설정했습니다. 이때 관점을 달리하며 제 상황을 분석합니다. 당장 급한 일중 처리 못한 일, 단기/중기 프로젝트, 제 역할을 감당하기에 필요한 일, 목표와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을 점검하고 필요한 태스크를 만듭니다.
6. 반년에 한번씩 서랍/서류정리 태스크가 생깁니다. 말 그대로 주변 정리입니다. GTD의 Full Sweep을 반년에 한번씩 하자는게 목적인데, 사실 게으름에 잘 못합니다. 그래도 매번 이 태스크를 보면 최소한 몇군데는 정리를 합니다.
GTD 제어 프로세스
보통 GTD라고 말하면 GTD의 5단계(Collect, Process, Organize, Review, Do)를 말합니다. 하지만 위의 예에서 보이듯이 GTD 5단계는 순서대로 실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단계보다는 5가지 행동이라고 보는게 적절합니다. 그러면 그 다섯가지 행동을 조금더 자세히 설명할까 합니다. 이후에 나오는 내용은 전에 쓴 GTD 따라잡기 #1의 내용을 기반으로 GTD v2.0에 맞게 변경한 것입니다.
사람들 마음에는 보통 미뤄놨던 일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속삭이지요. 그 중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해야지"하는 마음을 먹었었기 때문에 계속 신경을 쓰게 하는 일도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지요. 중요한 일인데 그냥 머리 속에 담아두고만 있기도 합니다.
GTD의 기본 전제중 하나는 사람의 머리는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많은 것을 기억할수록,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전화번호를 듣고, 어딘가에 기록하기 전까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 되내어본 경험이 있는 분은 동감할 것입니다.
"해야하는데 하지 못한 일"을 "열린 고리 (Open Loop)"라고 부릅니다. GTD의 첫번째 원칙은 모든 열린 고리를 머리에서 꺼내어 외부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두가지의 목적이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데로 기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생각이 섞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누구와 통화하면서 프로젝트 세부 계획을 세운다고 해보세요.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머리속에 간직하고 있으면 그걸 피할 수가 없지요.
두번째 원칙은 그렇게 꺼낸 "열린 고리"들을 믿을 수 있는 시스템에 담고 규칙적으로 검토하며 처리하는 것입니다. 처리를 할 때는 한번에 한가지 생각만 합니다. 이를 위해 열린 고리를 외부에 기록합니다. 효과적인 처리를 위해 GTD는 다음의 다섯가지 행동을 제안합니다. 그 다섯가지 행동을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그런데 GTD는 처리방법이지 형식이 정해져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종이 폴더와 이면지만으로 구현할 수도 있고, ToDo Cloud 혹은 Pocket Informant로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검색을 해보면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GTD를 구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효과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1. 포착 (Capture)
모든 열린고리를 포착하는 행동입니다. 열린고리는 사방에 널려있습니다. 카드청구서, 동창회 초청 이메일, 청첩장, 책상에 싸여있는 서류들... 그리고 머리속에 맴도는 생각들. 이 모든 것을 모읍니다. 포착하고 모으는 것 이외 다른 것은 아직 하지 않습니다. 다만 버려도 되면 과감하게 버립니다.
이를 위해 수집함(Inbox)이 필요합니다. 먼저 실제 물건을 담기 위한 상자가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다 담습니다. 정리안된 서류도 넣고, 부피가 큰 건 종이에 항목을 적어서 넣구요. 처음 회사와 집에 있는 정리안된 서류들을 수집하니 라면상자로 두개는 족히 나오더군요. 몇년동안 들쳐보지 않았던 곳은 포기한 상태였는데도 그렇습니다.
물리적 수집이 끝나면, 머리속의 생각을 담습니다 (Mind Sweep). 생활의 각 영역(회사, 가족, 개인, 취미 등등)을 점검하며 "이거 해야하는데" 하는 것이 있으면 다 적습니다. 몇년 미룬 계획부터 오늘 아침 일어난 일까지. 알렌이 제시한데로 종이하나에 생각하나씩 적어 물리적 수집함에 담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ToDo Cloud의 Inbox에 담습니다.
2. 명확화 (Clarify)
수집함에 모아논 열린고리들을 하나씩 꺼내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합니다. 두가지 지켜야할 원칙이 있습니다. 1) 순서대로 한번에 하나씩. 2) 수집함에서 꺼낸 것은 다시 집어넣지 않는다.
명확화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뭔가 해야할 일이 있는가?"입니다. 열린 고리에 대해 할 일이 없다면 갈 수 있는 곳은 세군데입니다. 1) 버린다 2) 참고항목(Reference)으로 철해둔다 3) 아직은 때가 아닐 경우 Someday/Maybe로 보낸다.
뭔가 할 거리가 있는 경우, 당장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합니다. 하나 이상의 행동을 필요로 한다면 프로젝트로 바꿉니다.
GTD는 해야할 일이 2분내에 끝난다면 바로 해버리라고 제안합니다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아무리 짧은 시간이 걸려도 신경이 분산되기에 일 처리는 나중에 하는 걸 좋아합니다.
다음에 물을 질문은 그 일이 내가 할 일인가입니다. 내가 할 일이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넘깁니다.
3. 정리 (Organize)
어떤 행동들은 명확화를 거치며 정리가 됩니다. Someday/Maybe나 Reference가 그렇지요. 아직 남은 열린고리에 대해 물을 질문은 언제/어디서입니다. 이에 따라 Due Date나 Context를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세부 리스트를 만들어 정리합니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모든 정리를 마칩니다. 나중에 상황에 맞는 목록을 보고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요. 알렌은 일주일에 한번만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정리 단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거지요.
GTD에서는 Context에 따른 설정을 제안합니다. @Computer/@집/@교회/전화/@OnLine등으로 처하게 될 상황에 따라 나누는 거지요. 분명 Context를 사용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분류 방법은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계속 자신의 방법을 검토하며 효과적인 정리 방법을 찾는게 필요합니다.
4. 반영 (Reflect)
열린 고리들을 믿을만한 외부시스템에 모두 기록을 한 후에, 자주 검토하며 실행합니다. 아무리 정리를 잘해도 들여다 보지 않으면 실행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언제든 볼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나 플래너가 잇점이 있습니다.
반영은 양쪽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정리된 태스크 목록을 보고 해야할 일을 수행하기도 하고, 상황에 맞게 저장된 태스크를 수정하기도 합니다. 또한 하루에 몇번씩 태스크를 검토하는 것 이외에 주간이나 월간, 혹은 분기별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반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알렌은 주간 검토(Weekly Review)를 제안합니다. 시간도 금요일 오후 점심 먹고 나서가 가장 좋다고 하네요. 일주일의 기억이 남아있으면서, 아직 처리 못한 것이 있으면 남은 몇시간내에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5. 참여 (Engage)
GTD v1.0과 v2.0의 가장 큰 차이는 참여 (Engage)입니다. 전에는 실행(Do)라고 불렀지요. 해야할 일을 단순히 실행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말처럼 단순한 것은 아닙니다. Do에서 Engage로 명칭을 바꾼 것은 현실적 차이를 인식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선순위를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고려하는 것도 달라졌습니다.
참여란 포착및 명확화를 거쳐 정리된 태스크을 수행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순서대로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처한 상황의 여건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전략적 관점으로 어느 일이 중요한지 바라봅니다.
2) 제한되는 요소를 생각합니다.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인가? 시간은 충분한가? 힘은 있나를 봅니다.
3) 태스크를 그 상황에서 수행할지 아니면 추가적인 명확화 과정을 거칠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래 그림은 GTD 프로세스를 Making it All Work에 맞추어 발전시킨 것입니다. 여기서 가지고 왔습니다. 조금 복잡해서 오히려 이해에 방해를 줄 수도 있지만, 제 설명을 참조하시고 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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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관점 프로세스의 전체적 설명까지 담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양이 꽤 되네요. 관점 프로세스는 다음번에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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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상상하고 실행하라>를 읽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비밀일기를 쓴다"라는 부제가 말하듯, 이 책은 기록을 통해 꿈을 이루는 것을 다룬 '순수' 자기계발서입니다.
이런 종류의 성공이나 동기부여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잘 보지 않습니다.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아서요. 그런데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일기쓰기'에 관한 책인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ㅡ.ㅡ 일기를 다루긴 합니다만, 그저 기록의 일부로서 '열심히 적자' 수준이네요.
전달하는 메시지는 "성공하는 사람은 기록하는 사람이다. 5년후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을 일기에 적고 매일 꿈을 형상화 하며 매일을 기록해나가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겁니다. 자기계발서의 전형적인 메시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메시지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LG CNS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HP를 거쳐 지금의 아이파트너즈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말하는 형상화를 통해 꿈을 이루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일기를 통해 꿈을 이룬 여러 사람의 사례를 말합니다. '노트 한권만 지속적으로 잘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도 자기계발은 저절로 실행된다'라구요.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자극은 받았습니다. 기록을 좀더 체계적으로 해야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계발서를 소비하는 사회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항상 개선의 여지는 있으니까요.
이북으로 읽어 책이 얼마나 두꺼운지 모르겠지만 300페이지는 넘을 것 같네요. 그래도 쉽게 읽힙니다. 다만 같은 내용이 계속 반복(중언부언의 수준까지)되어 좀 더 짜임새있게 에디팅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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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Quiet -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를 읽었습니다. 내향성이 무엇인지, 어떠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등 여러 시각으로 내향성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부제는 세상은 외향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세상을 움직이는 건 내향성이라고 말하는 듯 하지만, 그 정도로 내향성을 찬양만 하는 책은 아닙니다 ^^
케인은 현 사회(특히 미국 사회)가 왜 외향성을 강조하게 되었는지, 그로 인해 내향성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내향성이 '문제'가 아닌 타고난 '특성'임을 밝히고, 내향성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실험 결과를 이야기합니다. 내향성이 가진 좋은 점을 계속해서 언급하기에 읽다 보면 속으로 '그래 좋은 건 너 다 가져'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는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온 내향성의 반격이라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케인은 내향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가 문제야. 너는 변할 필요 없어라는 무책임한 말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내향성인 사람과 외향성인 사람이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 내향성 자녀가 외향성이 강조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또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내향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음도 강조합니다.
저자인 케인 스스로 내향적인 여성으로 협상 변호사도 하고 대중 강연도 하는 외향적인 일을 했기에 내향성과 외향성에 대해 깊은 이해를 보여줍니다.
사실 완전히 내향성인 사람도 완전히 외향성인 사람도 없습니다. 내향성을 테스트하는 20개 문항에 완전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 그렇다 하는 '순수' 내향성과 20개 문항 모두 절대로 아니라고 답할 순수 외향성 그 사이 어디쯤에 모두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향성과 외향성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에 훌륭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 내향적인 성격에 마이너로 미국에 살면서 아이들을 키운 경험 때문에 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쉽습니다. 성격이나 문화적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내 방법을 너무 강요하지 않았나 후회가 됩니다.
이 책 정성스레 잘 썼습니다. 분량의 15%에 가까운 성실한 각주를 보면 케인이 내향성의 장점을 제대로 가지고 있구나 알 수 있습니다. 내향성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지만, 스스로 어떤 사람인가 점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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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제품 개발을 맡아 기분좋게 일을 했습니다. 팀원도 좋고 분야도 해오던 분야라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프로젝트로 발령이 납니다.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잘 안되다 보니 소방수로 차출된거죠. 과정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큰 뜻을 품고 달려듭니다. 경험을 살려 한번 잘 해보겠다구요. 그런데 생각대로 안됩니다. 팀원들도 흩어져있고 프로젝트 범위도 명확치않고... 통제가 안됩니다. 그래도 어떻게 해보려고 밤낮을 매달려 하나 하나 손을 댑니다. 그러면 좀 질서가 잡힐까 해서요. 그런데도 잘 안됩니다. 결국은 지쳐버렸습니다.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제어도 안되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살다보면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눈앞에 닥친 일도 잘 안되는 상황. 혹은 계획은 좋은데 제어가 잘 안되거나, 혹은 닥치는대로 일은 해나가는데 계획이 명확하지 않는 경우. 반면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구체적인 계획을 차근히 이루어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정말 기분 좋지요. 그런데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낼까요?
제어(Control)와 관점(Perspective)
데이비드 알렌은 Making it All Work에서 효과적인 삶을 살기 위한 두개의 축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제어(Control)와 관점(Perspective)입니다. 제어와 관점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지지만 서로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차기년도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회의를 준비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의실 예약, 출장오는 사람들의 숙소및 차량, 회의 중간의 간식까지 신경써야할 것이 많습니다. 관점을 가지기 위해서는 제어가 필요한 거지요.
제어와 관점이라는 관점에서 개인이나 조직의 행동을 바라보면 꽤나 흥미로운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데이비드 알렌의 책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알렌은 자기관리 매트릭스 (Self-management matrix)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저는 CP 차트(Control-Perspective Matrix)라고 부를까 합니다.
차트에서 보는 것처럼 한축은 관점, 다른 한축은 제어의 정도입니다. 왼쪽 밑이 낮은 관점, 낮은 제어이고 오른쪽 위는 높은 관점, 높은 제어를 나타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뜻은 큰데 상황이 제어가 안될 때가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둘다 너무 좋거나 둘다 너무 안좋은 상황도 있습니다.
효과적인 삶을 살려고 할 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관점도 높게 가지고 제어도 잘 될 때입니다. 차트에서 선장&사령관이라 표시한 부분이지요. 그런데 다른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또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에 처하게 되구요. 중요한 건 현재 어디에 처해있는지 인식하고 선장&사령관으로 옮겨가는 겁니다.
희생자 (Victim) 혹은 반응자 (Responder)
뭘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일들이 정돈도 안될 때 희생자 모드에 빠지기 쉽습니다. 분주하게 살지만 책상에는 처리할 서류가 쌓여있고 읽지 않은 이메일도 몇백개입니다. 그렇다고 내년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계획도 없는. 폭풍속에서 끌려다니는듯한 삶입니다. 스트레스도 엄청나고 어쩌면 우울증이 닥칠지도 모릅니다. 너무 오랫동안 이 상태로 살다보면 자신이 희생자로 산다는 것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사는게 그렇지'하며 체념합니다.
하지만 이상황에 처한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문제를 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다는 구태의연한 문구가 사실로 이루어지느냐 아니냐는 문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로켓은 발사후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연료를 잘못된 길로 갈 때 올바른 길로 가도록 수정하는데 쓴다고 합니다. 이런 피드백 시스템이 특히 낮은 관점, 낮은 제어의 상황에 닥쳤을 때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이 문제인지 테이블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신경쓰이게 하는 모든 열린 고리를 다 드러내놓고 차근 차근 해결해나가는 겁니다. 그럴때 희생자가 아닌 반응자로 어려운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혼란 유발자 (Crazy Maker) 혹은 비전 제시자 (Visionary)
생각은 멋지고 뛰어난 비전을 제시하지만 실제 일하는 것 보면 정돈되지 않은 사람을 가끔 봅니다. 구체적으로 성과물을 만들어내지도 못하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제시함으로 다른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죠. 그럴때면 꼭 반대에서 원칙이 중요하다 질서가 필요하다 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 그러면 비전을 이해못하는 멍청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지요. 이렇게 높은 관점을 가지고 있지만 제어는 낮은 사람은 혼란 유발자가 됩니다. 조직을 흔들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어에 비해 높은 관점을 가진 것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큰 회사나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은 거의 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고 비전을 가다듬지만 그것을 직접 이루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비전 제시자입니다. 이렇게 혼란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제어가 필요합니다. 최소한 발등의 불은 꺼놓고 나서 한단계 더 나아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마이크로 매니저 (Micro Manager) 혹은 구현가 (Implementer)
혼란 유발자든 비전 제시자든 높은 관점을 가진 사람 반대편에서 규칙을 강조하는 사람은 종종 이 영역에 있습니다. 관점은 낮지만 제어는 잘 하는. 부정적인 모습으로는 마이크로 매니저의 모습이죠.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원칙을 세워놓고 그게 지켜지지 않으면 모든게 잘못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를 하려합니다. 제어를 잘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탁구 같은 운동을 보면 긴장해서 탁구채를 너무 꽉 잡으면 오히려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제어를 못하게 되지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듯이 제어만 신경쓰고 높은 관점을 가지려 하지 않으면 애만 쓰고 결과는 안좋을 수 있습니다.
반면 어느 곳에든 규칙을 만들고 이루어 내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혼란한 상황을 제어하는 사람이 필요하지요. 비전을 무시하고 규칙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현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제어해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마이크로 매니저가 아니라 구현가가 됩니다.
선장 (Captain) & 사령관 (Commander)
가장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명확한 비전과 목적을 가지고 구체적인 계획을 차근히 이루어 나가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낭비 없이 모든 노력이 효과적으로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모든 자기계발이 이루려는 이상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지요. 칙센트미하이가 말하는 '몰입'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습이 자동차의 크루즈 콘트롤처럼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그냥 앞으로 나가는 거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첫째, 현상황을 그냥 유지하는 것으로는 발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이게 더 중요한데) 그렇게 유지하며 가려고 해도 놔두지를 않기 때문입니다. 짐콜린스의 Good to Great에 여러 회사들이 거론됩니다. 모두 뛰어난 비전을 구체적으로 구현하여 획기적인 성장을 이루었던 회사들입니다. 선장 & 사령관의 영역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중 적지않은 회사가 이미 역사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현실이 변하기에 관점을 조정하거나 다시 한번 제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걸 못하는 순간 희생자가 되어버립니다.
제어와 관점 그리고 GTD
앞에서 말한 CP차트의 사분면을 MBTI의 성향테스트처럼 사람의 특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MBTI의 성향도 시간과 상황에 따라 바뀌지만 CP차트의 영역은 전혀 고정되지 않은 것입니다. 한 사람이 한 순간에 삶의 영역에 따라 다른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선장&사령관으로 있지만, 집에서는 희생자가 되어 어쩔줄 몰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한 영영에서도 다른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처음에 나온 예처럼 큰뜻을 가지고 달려들지만 현실은 제어가 안됩니다 (혼란 유발자). 그러다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손을 대며 바로잡으려 합니다 (마이크로 매니저). 이도 저도 안되어 지쳐 떨어집니다 (희생자). 이렇게 상황에 따라 CP차트의 다른 영역으로 이동해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희생자에서 벗어나 선장&사령관이 될 수 있을까요? 우선 민감하게 현실을 봐야합니다 (반응자). 당장 처리할 것이 무엇인지 문제는 무엇인지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하나씩 해결해갑니다. 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구현가). 그리고 팀과 프로젝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여러 관점에서 검토하고 비전과 목표를 세웁니다 (비전 제시자). 마침내 프로젝트는 제자리에 들어서고 성공적으로 진행이 됩니다 (선장 & 사령관).
바로 이게 GTD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GTD는 선장 & 사령관이 된 후 그 자리에 머물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럴 수 있다는 가정도 안합니다. 오히려 모두가 순간적으로 희생자, 혼란 유발자, 혹은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 수 있다 생각하고 어떻게 거기서 선장 & 사령관이 될 수 있는가 길을 제시하려는 것이 GTD의 목적입니다. 고요함을 유지하다가 주위의 세밀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적절한 반응을 보이고 다시 언제 그랬냐는듯 원래 평상심으로 돌아가는 물과 같이 고요한 마음(Mind Like Water)이 GTD의 지향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 머리속에 숨어 CPU를 갉아먹는 모든 열린 고리를 외부로 끄집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게 GTD 프로세스의 시작이지요. 다음번에는 제어와 관점에서 제어를 담당하는 GTD 프로세스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할까 합니다. 제목은 'GTD in a Nutshell' 입니다.
추신1: 지난번에는 Control과 Perspective를 통제와 시각으로 번역했습니다. 그런데 맘에 안들어 고민하다 제어와 관점으로 바꾸었는데 더 나은가요? 이럴 때 번역이 참 어렵다는 걸 실감합니다.
추신2: 이전에 썼던 GTD 따라잡기의 내용을 재활용하려는 얄팍한 마음으로 ㅡ.ㅡ GTD 따라잡기 v2.0으로 시리즈 제목을 정했는데 쓰다보니 재활용은 10% 정도 밖에 안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지난번에는 8회만에 끝냈는데 이번에는 20회 정도 갈듯합니다. 너무 오래 걸리더라도 기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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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D의 성공
2001년 GTD의 등장 이후 사람들의 GTD에 대한 환영은 대단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블로그가 GTD를 다루었고 데스크탑과 웹 솔루션을 거쳐 셀수 없을 정도의 모바일 솔루션이 생겼습니다. 와이어드 잡지에서 GTD가 "정보사회의 새로운 컬트"라고 소개할 정도였죠. 인기는 아직도 식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아마존의 '시간관리' 분야에서 2위를 달리고 있더군요.
관심이 가는 모든 '열린 고리'를 적어놓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실천하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방법론이 왜 이리 인기를 끌었을까요? 그 이유를 파악하는 건 GTD이해에 중요한 열쇠를 차지합니다. Making it All Work에서 데이비드 알렌은 자신이 만든 GTD의 성공원인을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 무엇보다 방법론이 먹혔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었고 논리적이었다.
- GTD는 누구나 어떤 상황에든 사용가능한 툴을 사용해서 구현할 수 있었다.
- GTD가 해결하는 문제를 사람들이 알아봤다. 그리고 문제와 그에 대한 이해는 갈수록 커져갔다.
-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단계의 사고방식과 GTD는 맞아 떨어졌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첫번째와 두번째라 생각합니다. 일단 방법론이 먹혔습니다. 실제 GTD를 성공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처음 단계인 '수집'을 하며 정리안된 것들 다 모으고, 머리에 담겨있던 해결되지 않은 일들을 꺼집어 내어 적는 것만으로도 뭔가 더 정리된듯 생각하게 되니까요.
무엇보다 GTD는 많은 사람들의 상황에 맞았습니다. GTD와 비교되는 프랭클린 시스템의 경우, 비전, 가치, 목표, 사명과 같은 거창한 그림을 먼저 그리고 나서 큰 뜻을 품고 매일의 태스크를 적어봅니다. 그런데 바쁜 일상에서 이 태스크들을 계획대로 해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전은 거창하게 새웠는데 직장가서 하는 일은 상사 뒤치닥거리이다 보니 그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지고 결국 비전은 개나 줘버려 이렇게 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GTD는 비전이니 가치니 이런 말 없이 일단 눈 앞에 보이는 일에 주목합니다. 미뤘던 일과 당장 급한 일에 집중해서 처리하는게 목표이지요. 그래서 'CEO 레벨은 프랭클린, 그 밑은 다 GTD'라는 말이 나오는 거지요 ^^ 이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는 됩니다.
또한 GTD는 특정 제품에 연결되어 있는게 아니라 누구나 상황에 맞게 구현할 수 있는 생각의 원리라는 것도 환영받은 이유였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종이와 펜만 가지고도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아니면 GTD를 구현한 툴을 사용하더라도 각자 필요에 맞게 변경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GTD는 컨텍스트를 사용하라 가르치는데 정작 컨텍스트는 사용자가 상황에 맞게 설정하면 되니까요. 수집->처리->정리->리뷰->실행으로 이어지는 방법론은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적용할 수 있기에 각자 상황에 맞는 방법론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GTD는 정보기술에 익숙한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 상황을 알렌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정보기술이라는게 결국 '게으르게 살기 위한' 기술인데 GTD가 그런 면에 부합하다는 겁니다. 복잡한 머리를 단순화 시키고, 상황이 닥치면 생각할 필요없이 실행하는게 GTD의 목적이니까요.
GTD의 진화 - Making it All Work
GTD가 대단한 성공을 했지만 이에 대한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단 GTD가 그럴듯한데 막상 적용하려니 헷갈리는 겁니다. 이건 처음 책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죠. 예를 들어 두번째 단계인 '처리'에서 시간이 필요한 것을 따로 분류하라고 해놓고 3단계 정리에서 Someday/Maybe에 역시 나중에 처리할 항목을 정리하라고 이야기하는 것 5단계 실행에서 뜬금없이 여섯단계로 나뉘어 할 일을 구분해서 생각하자고 이야기하는등 읽는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방향성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알렌은 처음 책에서 Bottom-up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는 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하나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죠. 이는 Top-down을 이야기하던 기존의 프랭클린 시스템과의 결정적인 차이였습니다.
GTD와 프랭클린 시스템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엉뚱한 지도를 가지고 헤맬 때의 좌절감과 목적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비효과적일 것인가를 한번 상상해 보라! 당신이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자신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 또 두배 정도의 속도로 노력한다고 하자. 그러나 이같은 노력은 당신을 단지 엉뚱한 장소로만 더 빨리 데려갈 뿐이다. <중략> 그러나 문제는 당신이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는 행동이나 태도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잘못된 지도가 문제인 것이다. (일곱가지 습관, p30)
만약 어떤 그룹의 사람들 전체가 표준화된 수집 방법을 100% 적용한다면 (참고: ‘GTD를 적용한다면’이라 해석해도 무방함), 그들은 잘 조직된 배를 젓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그 배가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아니 타야할 배에 제대로 탔는지조차 확실한 것은 아니다. 다만 타고 있는 배가, 가고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효과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Getting Things Done, p235)
스티븐 코비는 방향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소용없다고 하는데 데이비드 알렌은 GTD가 일단 빨리 가게는 해주는데 방향은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일개미에게 맞는 방법론이라는 비판도 받았죠. 사다리를 타고 열심히 올라갔는데 '여기가 아닌가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초기 GTD의 한계를 인식하고 또 이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서 새로 GTD를 정립한게 Making it All Work입니다. 이전에 비해 GTD v2.0이라고 불릴만큼 중요한 변화들이 있었지요.
1. GTD 단계별로 새로운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GTD의 다섯 단계는 수집(Collect) -> 처리(Process) -> 정리(Organize) -> 검토(Review) -> 실행(Do)입니다. 알렌은 그동안 깊어진 생각을 반영해 포착(Capture) -> 명확화(Clarify) -> 정리(Organize) -> 반영(Reflect) -> 참여(Engage)라는 새로운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정리'빼고는 다 바꾼 거지요. 저는 새로운 이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각 단계가 왜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더 명확해졌구요. 단계별 설명도 이전의 헷갈리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되어있습니다.
2. Bottom-up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Bottom-to-Top까지 확장되었습니다
GTD는 Bottom-up 방법론입니다. 그건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영역을 더 넓혔지요. Making it All Work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Control과 Perspective입니다. Control은 기존 GTD의 연장입니다. 닥친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요. Perspective는 GTD에서 잠깐 언급한 여섯개의 지평선(Six Horizons)를 확장한 겁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초점입니다. 바닥('Next Action')에서 출발해 꼭대기('Purpose and Principles')까지 시야를 확장합니다.
알렌은 거듭 주장합니다. 일단 닥친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데 비전이나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할 수는 없다구요. 당장 이번달 말에 돌아오는 수표 결제를 못하는 회사가 회의에서 앞으로의 10년 계획을 논하자면 제대로 의논이 이루지겠냐는 거지요. 그래서 알렌은 현재 상황을 통제(Control)하는 것을 먼저 이야기하고 이후에 어떻게 생각의 지평(Perspective)을 넓혀가느냐를 이야기합니다. GTD에서 시작해 코비가 이야기한 비전과 가치의 영역까지 넘보는 거지요. 그래서 기존의 GTD는 Making it All Work에서는 반 정도의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제(Control)와 시각(Perspective)은 새로운 GTD에서는 중요한 관점을 제공합니다. 다음번에는 통제와 시각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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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들 방 창고에 풀지 않은 박스가 하나 있습니다. 작년에 이사하면서 당장 쓰지 않을 것 같지만 버리긴 아까울 것 같아 창고에 놔뒀는데 벌써 일년이 되었습니다. 창고를 열고 그 박스를 볼 때마다 정리해야지 하는 마음은 들지만 시간이 안나 놔두고 있었던 거죠. 잊고 살고 싶지만, 창고 근처만 가도 생각이 납니다. "너 저 박스 언제 정리할거야???" ㅡ.ㅡ
3. 스마트폰에 알람이 뜨네요. '캐피탈 그릴 예약'. 결혼 2주년 기념일이 3주 남았습니다. 비싸서 못가봤지만 너무 맛있다는 식당이 그 주간에 특별행사를 한다는 걸 어제 듣고 적어논 태스크입니다. 식당 웹사이트에 들어가 예약을 하니 다시 업무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직장과 @온라인 두개의 컨텍스트를 보니 일단 오늘 마무리할 보고서가 보이네요. 한참 작업중에 부장님 전화가 옵니다. 지난주 마무리한 프로젝트 후속 조치를 내일 아침 이야기하잡니다. 태스크 관리 프로그램을 열어 두가지 태스크를 적습니다.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 리뷰하기', '프로젝트 후속 미팅 안건 생각하기'. 두 태스크는 일단 '인박스'리스트에 들어갑니다. 나중에 정리하면서 '넥스트'리스트로 옮기겠지요. 프레젠테이션 파일은 '레퍼런스' 폴더에 저장해 놨기에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리뷰는 퇴근하기 전에 하면 될 것 같고 안건은 퇴근 지하철에서 생각하면 될듯 합니다. 컨텍스트는 각각 @오프라인과 @어디서나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달력을 열어 아침 미팅을 기록합니다. 그 시간에 옆팀 동료와 만나 지금 하는 프로젝트 관련 미팅이 잡혀있네요. 동료보다 부장이 더 중요하지요. 미팅 시간을 한시간 늦춥니다. 시간변경요청 메일이 갈겁니다. 또 알람이 뜨네요. 다음 미팅까지 10분 남았네요. 아까 하던 보고서를 다시 시작하자니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보고서 마지막에 아까 생각하던 내용을 짧게 적고 닫아버립니다. 태스크 리스트를 보니 @온라인에 '사내강의 신청하기'가 있네요. 인트라넷을 열어 신청하니 5분이 남았습니다. 커피 하나 뽑아서 들어가려고 여유있게 일어납니다 ^^
거의 모든 사람이 마음 한구석에 미뤄놨던 일이 자리를 잡고 앉아 계속 속삭이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중요하지도 않은 일인데, 한번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나서는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지요. 중요한 일인데 그냥 머리 속에 담아두고 정작 생각나야 할 때는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GTD의 기본 주장은 사람의 머리는 사람의 머리는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겁니다. 기억과 생각이 같은 머리를 나눠서 쓰기에 기억하는게 많아질수록,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전화번호를 듣고, 어딘가 기록하기 전까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 되내어본 경험이 있는 분은 동감할 것입니다 ^^;;
"해야하는데 하지 못한 일"을 데이비드 알렌은 "열린 고리 (Open Loop)"라고 부릅니다. GTD의 첫번째 원칙은 모든 열린 고리를 머리에서 꺼집어내서 외부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열린 고리를 머리 속에 담아 두고 있으면 그만큼 생각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 전화해야하는데 생각을 하면서, 중요한 미팅에 참가한다고 해보세요. 두가지 생각이 영향을 주겠지요. 기억하려 애쓰면 생각하기 힘들어집니다. 기억할 건 머리에서 끄집어내 외부 장치에 적어놓으면 온전히 생각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GTD의 두번째 원칙은 그렇게 꺼낸 "열린 고리"들을 검토하고 정리해서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하기 위한 겁니다. 데이비드 알렌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일주일에 한번만 생각을 한다"라구요. 기억에 남아 신경 쓰이게 하는 일들을 다 꺼집어내고,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새로운 일들을 하나의 상자에 다 몰아넣고는 하나씩 꺼집어내어 처리를 합니다. 이건 오늘 해야돼. 이건 중요하지 않으니 버려. 이건 혹시 모르니 저장해두자.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컨텍스트를 정합니다.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일, 집에서 할 일, 아니면 전화를 걸 일. 그렇게 정리를 하면 각 상황별로 해야할 일을 꺼집어내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시간 운전을 시작하기 전에 @전화 아니면 @어디서나 컨텍스트를 가진 일들을 봅니다. 운전하면서 전화를 하기도 하고, 구상도 합니다.
특별한 것 없죠? 해야할 일 다 적고 어떻게 처리할지 정리한 다음, 실행하면 되는 겁니다. 다음번에는 이런 상식적인 시스템을 왜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Getting Things Done의 GTD와 Making it All Work의 GTD는 어떻게 다른지도 소개하려합니다.
추가1: 요즘 좀 바쁘네요. 블로깅할 시간을 못찾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GTD를 필요로 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추가2: 원래 제목을 "GTD 따라잡기 v2.0" - 이렇게 하려 했는데 좀 번잡하네요. 그냥 GTD v2.0으로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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