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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알렌'에 해당되는 글 21건
2014. 10. 22. 13:03

데이비드 알렌은 새로운 책 Making it All Work에서 제어와 관점 두개의 축을 이야기합니다. GTD v1.0과 v2.0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관점의 적용입니다. 이전 버전에서 관점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관심의 지평선(Horizons of Focus)라고 이야기 했었지요. 활주로(Runway)가 나오고 10,000피트, 20,000피트 등으로 높이에 따라 관심의 대상을 다르게 설정했습니다. 


GTD v2.0에서 말하는 관점(Perspective)은 관심의 지평선을 확대및 세밀화한 결과입니다. 잠시 복습을 하면 높은 정도의 제어/낮은 정도의 제어 그리고 높은 정도의 관점/낮은 정도의 관점에 따라 네개의 영역으로 나눌수 있다고 했습니다. (GTD v2.0 #3 - 제어와 관점, 두개의 축 참조). 제어도 잘 안되고 관점도 제대로 정립안되어 있을 때 (예: 프로젝트 초기 단계),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희생자가 될 수도 있고 반응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관점이 잘 정립이 되어 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막연한 느낌이야 들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답을 다루는 것이 GTD v2.0의 '관점'입니다. 


우선 생각해야할 관점을 여섯개로 나눕니다. 다음 할일, 프로젝트, 관심 영역 및 역할, 목적과 목표, 비전, 의미와 원칙 이렇게요. 그리고 각 관점별로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어떻게 생각을 담아 둘건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리뷰하고 개입해야 하는지를 말합니다. 


비전을 말하고 의미와 원칙을 말하지만 GTD v2.0은 여전히 Bottom-Up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의 Top-Down 접근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각 관점의 높이입니다. 알렌은 가장 처음 관심을 두어야 하는 다음 할일(Next Actions)을 활주로라고 부릅니다. 그다음 관점인 프로젝트는 10,000 피트, 다음 관점인 관심영역 및 역할은 20,000 피트 이런 식이죠.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공중에 뜨는 겁니다. 활주로에서 이륙해야 10,000피트, 20,000피트에 이를 수 있듯이 먼저 가장 기본적인 다음 할일들을 정리해야 마음을 더 높은 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말이지요.


이 높이를 보고 단순히 다음 할일을 정리하고, 프로젝트->관심영역 순으로 차례대로 정리한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비행기도 올라갔다 내려오고, 필요에 따라 고도를 조정하듯이 관점의 높이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다음 할 일들을 다 정리해놓고 프로젝트 리스트를 보다 보니 새로운 할 일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비전의 관점으로 오년후 십년후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다가 시작해야할 프로젝트가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 제어의 다섯가지 행동이 순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관점도 마찬가지 입니다. 


관점의 종류


1. 다음 할 일 (Next Actions)


말 그대로 눈 앞에 보이는 당장 해야할 구체적인 일들입니다. 제어 부분에서 포착과 명확화를 거친 후 정리를 하면 다음 할 일 리스트가 만들어 집니다. 두리뭉실한 일이 아니라 생각없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이지요. 그게 바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다음 할 일'의 관점에서 다룰 분야입니다. 


이때 물어야할 질문은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이지요. 다음 할 일들은 매일 리뷰하고 순서에 따라 실행해야 합니다. GTD를 사용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번씩 리스트를 보게 되지만, 최소한 한번은 다음 할 일 리스트를 점검하고 무엇을 실행할지 결정해야겠지요. 


2. 프로젝트 (Projects)


프로젝트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것 그대로입니다. 한개 이상의 행동을 필요로 하는 일이지요. 예를 들어 여행 계획 짜기, 리포트 작성 등을 생각하면 됩니다. 관리를 위해서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년 이하인 일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 이상 걸린다면 일년 단위로 세분화 시키는게 좋습니다. 물어야할 질문은 '어떤 일을 마무리해야하나'입니다. 일을 생각할 때 연구, 완성, 구현, 디자인, 해결 등의 단어가 나온다면 프로젝트 관점의 대상으로 보면 됩니다. 


구현은 프로젝트 리스트를 만들고 각 프로젝트 별로 구체적 할 일을 리스트에 담으면 좋습니다. 각 프로젝트 리스트의 첫번째 할 일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입니다. 자동으로 '다음 할 일'의 대상이 되지요. 프로젝트의 리뷰는 최소 매주 한번은 하는게 좋습니다. 진행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태스크를 변경하거나 추가/삭제할 수 있습니다. 


3. 관심 영역 및 역할 (Areas of Focus and Responsibility)


이 단계부터는 구체적인 행동보다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넘어갑니다. 관심 영역 및 역할은 각자 어떤 모자를 쓰고 있나를 생각하면 됩니다. 제 경우를 보면 저는 남편이고 아버지입니다.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이고, 교회에서는 집사요 대학생들의 멘토입니다. 또한 저는 블로거이고 아마추어 사진가이기도 합니다. 물어야할 질문은 어떤 일이나 혹은 어떤 역할을 유지해야 하는가 입니다. 


우선 관심 영역 및 역할을 나열해야겠지요. 각 영역별로 정의를 내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직무내역(Job Description)을 작성해보는 거죠. 그리고 영역별로 구체적인 관심 내용을 정리합니다. 체크리스트나 마인드맵이 좋겠지요. 예를 들어 저는 아내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매일, 매주, 매달 할 일을 작성한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이 관점의 리뷰는 매달 한번씩은 하는게 좋겠지요. 변화가 없더라도 한번씩 점검하면 무심히 넘어가고 있던 점들이 보일 수 있으니까요. 


4. 목적과 목표 (Goals and Objectives)


프로젝트가 일년 이하에 완성할 일이라면 '목적과 목표'에서 다루는 건 몇년 걸려 이루어야 할 장기적 프로젝트라 할 수 있습니다. 물어야할 질문은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가?'입니다. 예를 들어,졸업 논문 작성, CPA 자격증 획득, 빚 청산하기 등을 생각할 수 있지요. 


우선 어떤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나열해봅니다. 그리고 각 목표별로 아웃라인도 만들어보고 하부 프로젝트의 리스트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더 팬시하게 하려면 프로젝트 플랜을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마인드 맵으로 대체할 수도 있구요. '목적과 목표' 관점의 리뷰는 최소한 일년에 한번 정도는 해야합니다. 연초에 한번, 여름 휴가때 한번 정도가 좋지 않을까 싶네요. 


5. 비전 (Vision)


이제 방향과 이상을 생각할 때입니다. 이런 걸 생각해볼 수 있지요. 내가 성공한다면 (성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어떤 모습일까? 아니면 쉽게 5년후 어떤 모습으로 있기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원하는 비전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개인 차원의 비전이 있을 수도 있고, 조직 차원의 비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직이라면 '어떻게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지요. 


여기부터는 어떻게 구현하고 관리할지 좋은 답은 없습니다. 간단한 리스트일 수도 있고, 대략 기술한 아웃라인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비전과 다음에 다룰 의미와 원칙을 담아 사명선언서(Mission Statement)를 작성하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에서 소개한 사명선언서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소 일년에 한번, 혹은 중요한 변화(졸업, 결혼, 이직 등)가 있을 때 한번씩 들여다 보며 삶의 방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6. 의미와 원칙 (Purpose and Principles)


"왜"라는 질문을 할 때입니다. 나는 왜 프로젝트 A를 하고 있나. 왜 나는 박사를 따려고 하나 등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묻는 순간입니다. 더불어 꼭 지켜야할 원칙이나 가치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에서 제시한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 의미와 원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전과 마찬가지로 리스트나 아웃라인, 혹은 자기사명서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리뷰 시기도 마찬가지지요.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 우리는 의미와 원칙을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9.11이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 삶의 의미를 물었다고 하지요. 


마지막으로 여섯가지 관점을 요약한 표를 작성해 봤습니다. 각 관점에 대해 익숙해지면 이 표만 봐도 되도록 만들어 봤습니다...만 아직 부족하네요 ^^ 계속 보완해나가겠습니다. 








2014. 10. 12. 12:26

GTD 혹은 나아가 시간/행동 관리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상황에 치여서 사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제어하며 사는 겁니다. 더불어 상황을 제대로 제어하려면 단기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는 관점도 가져야 합니다. 한마디로 GTD v2.0은 제어와 관점, 그 두개의 축의 조화로운 운영입니다.


GTD v2.0 생활에 적용하기


GTD의 세부사항을 보기 전에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예로서 제가 GTD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설명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사용하는 GTD 어플은 ToDo Cloud입니다. ToDo Cloud에 대해서는 이후에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0. 회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 커피를 한잔 빼는 일입니다 ^^ 커피를 들고 모니터 앞에 앉아 ToDo Cloud의 웹버전으로 갑니다. iPhone이나 iPad에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입력량이 클 때는 웹버전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1. 매일 반복되는 태스크로 Daily Review를 설정했습니다. 5개의 서브태스크가 있습니다. 먼저 마음 속에 있는 해야할 일을 다 입력하고, 휴대용 Inbox를 점검하고, 이메일 Inbox를 점검하고, 보이스메일을 점검합니다. (GTD v2.0의 Capturing에 해당합니다.)


2. Inbox안에 담긴 태스크를 하나씩 처리합니다. (Daily Review의 서브태스크중 하나입니다.) 할 일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는 태스크를 변경하거나 서브태스크를 만듭니다. 그리고 분류를 합니다. 제 ToDo Cloud에는 4개의 리스트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Next, Repeating, Reference, Someday입니다. 해야할 일중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 예를 들어 자동차 할부금 납부 같은 일은 Repeating으로 분류되고 그 밖의 다른 일은 Next에 담습니다. 그리고 참조 자료는 Reference, 당장 하지 않을 일은 Someday에 담습니다. (GTD v2.0의 Clarifying과 Organizing에 해당합니다.)   


2.1 GTD는 Context를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집, 전화, 사무실 등의 Context를 설정하면 집에 있을 때 집 Context가 설정된 일에만 신경쓰면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Context에 신경을 덜 쓰게 되더군요. 그건 보통의 업무가 5~6시간 걸리는 일이고 서브태스크를 설정할 필요가 없기에 태스크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또 Due Date를 설정하기에 그날의 태스크가 10개 정도로 정리되기에 굳이 Context를 나눌 필요가 없는 겁니다. 작은 일을 많이 처리해야하는 직업이라면 Context를 사용할 필요가 있겠지요.     


3. Next에 있는 일을 처리합니다. 이 리스트는 수시로 봅니다. ToDo Cloud에 알람을 설정해 아침 10시, 오후 4시에 리스트를 다시 보게도 해놨습니다. (GTD v2.0의 Engaging에 해당합니다.)


4. 수시로 태스크를 정리합니다. Next로 분류했지만, 당장 못할 거라는 걸 알면 미련없이 Someday로 바꿉니다. 불필요한 태스크는 지웁니다. 빠진게 있으면 추가합니다. (GTD v2.0의 Reflecting에 해당합니다.)


5. 분기별로 Perspective Review라는 태스크가 생기도록 설정했습니다. 이때 관점을 달리하며 제 상황을 분석합니다. 당장 급한 일중 처리 못한 일, 단기/중기 프로젝트, 제 역할을 감당하기에 필요한 일, 목표와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을 점검하고 필요한 태스크를 만듭니다. 


6. 반년에 한번씩 서랍/서류정리 태스크가 생깁니다. 말 그대로 주변 정리입니다. GTD의 Full Sweep을 반년에 한번씩 하자는게 목적인데, 사실 게으름에 잘 못합니다. 그래도 매번 이 태스크를 보면 최소한 몇군데는 정리를 합니다.    


GTD 제어 프로세스


보통 GTD라고 말하면 GTD의 5단계(Collect, Process, Organize, Review, Do)를 말합니다. 하지만 위의 예에서 보이듯이 GTD 5단계는 순서대로 실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단계보다는 5가지 행동이라고 보는게 적절합니다. 그러면 그 다섯가지 행동을 조금더 자세히 설명할까 합니다. 이후에 나오는 내용은 전에 쓴 GTD 따라잡기 #1의 내용을 기반으로 GTD v2.0에 맞게 변경한 것입니다.  

 

사람들 마음에는 보통 미뤄놨던 일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속삭이지요. 그 중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해야지"하는 마음을 먹었었기 때문에 계속 신경을 쓰게 하는 일도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지요. 중요한 일인데 그냥 머리 속에 담아두고만 있기도 합니다.


GTD의 기본 전제중 하나는 사람의 머리는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많은 것을 기억할수록,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전화번호를 듣고, 어딘가에 기록하기 전까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 되내어본 경험이 있는 분은 동감할 것입니다.

"해야하는데 하지 못한 일"을 "열린 고리 (Open Loop)"라고 부릅니다. GTD의 첫번째 원칙은 모든 열린 고리를 머리에서 꺼내어 외부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두가지의 목적이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데로 기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생각이 섞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누구와 통화하면서 프로젝트 세부 계획을 세운다고 해보세요.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머리속에 간직하고 있으면 그걸 피할 수가 없지요.

두번째 원칙은 그렇게 꺼낸 "열린 고리"들을 믿을 수 있는 시스템에 담고 규칙적으로 검토하며 처리하는 것입니다. 처리를 할 때는 한번에 한가지 생각만 합니다. 이를 위해 열린 고리를 외부에 기록합니다. 효과적인 처리를 위해 GTD는 다음의 다섯가지 행동을 제안합니다. 그 다섯가지 행동을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그런데 GTD는 처리방법이지 형식이 정해져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종이 폴더와 이면지만으로 구현할 수도 있고, ToDo Cloud 혹은 Pocket Informant로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검색을 해보면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GTD를 구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효과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1. 포착 (Capture)

모든 열린고리를 포착하는 행동입니다. 열린고리는 사방에 널려있습니다. 카드청구서, 동창회 초청 이메일, 청첩장, 책상에 싸여있는 서류들... 그리고 머리속에 맴도는 생각들. 이 모든 것을 모읍니다. 포착하고 모으는 것 이외 다른 것은 아직 하지 않습니다. 다만 버려도 되면 과감하게 버립니다. 

이를 위해 수집함(Inbox)이 필요합니다. 먼저 실제 물건을 담기 위한 상자가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다 담습니다. 정리안된 서류도 넣고, 부피가 큰 건 종이에 항목을 적어서 넣구요. 처음 회사와 집에 있는 정리안된 서류들을 수집하니 라면상자로 두개는 족히 나오더군요. 몇년동안 들쳐보지 않았던 곳은 포기한 상태였는데도 그렇습니다. 

물리적 수집이 끝나면, 머리속의 생각을 담습니다 (Mind Sweep). 생활의 각 영역(회사, 가족, 개인, 취미 등등)을 점검하며 "이거 해야하는데" 하는 것이 있으면 다 적습니다. 몇년 미룬 계획부터 오늘 아침 일어난 일까지. 알렌이 제시한데로 종이하나에 생각하나씩 적어 물리적 수집함에 담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ToDo Cloud의 Inbox에 담습니다.  

2. 명확화 (Clarify)

수집함에 모아논 열린고리들을 하나씩 꺼내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합니다. 두가지 지켜야할 원칙이 있습니다. 1) 순서대로 한번에 하나씩.  2) 수집함에서 꺼낸 것은 다시 집어넣지 않는다. 

명확화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뭔가 해야할 일이 있는가?"입니다. 열린 고리에 대해 할 일이 없다면 갈 수 있는 곳은 세군데입니다. 1) 버린다 2) 참고항목(Reference)으로 철해둔다 3) 아직은 때가 아닐 경우 Someday/Maybe로 보낸다.

뭔가 할 거리가 있는 경우, 당장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합니다. 하나 이상의 행동을 필요로 한다면 프로젝트로 바꿉니다. 

GTD는 해야할 일이 2분내에 끝난다면 바로 해버리라고 제안합니다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아무리 짧은 시간이 걸려도 신경이 분산되기에 일 처리는 나중에 하는 걸 좋아합니다. 


다음에 물을 질문은 그 일이 내가 할 일인가입니다. 내가 할 일이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넘깁니다. 


3. 정리 (Organize)

어떤 행동들은 명확화를 거치며 정리가 됩니다. Someday/Maybe나 Reference가 그렇지요. 아직 남은 열린고리에 대해 물을 질문은 언제/어디서입니다. 이에 따라 Due Date나 Context를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세부 리스트를 만들어 정리합니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모든 정리를 마칩니다. 나중에 상황에 맞는 목록을 보고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요. 알렌은 일주일에 한번만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정리 단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거지요. 


GTD에서는 Context에 따른 설정을 제안합니다. @Computer/@집/@교회/전화/@OnLine등으로 처하게 될 상황에 따라 나누는 거지요. 분명 Context를 사용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분류 방법은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계속 자신의 방법을 검토하며 효과적인 정리 방법을 찾는게 필요합니다. 


4. 반영 (Reflect)

열린 고리들을 믿을만한 외부시스템에 모두 기록을 한 후에, 자주 검토하며 실행합니다. 아무리 정리를 잘해도 들여다 보지 않으면 실행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언제든 볼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나 플래너가 잇점이 있습니다. 


반영은 양쪽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정리된 태스크 목록을 보고 해야할 일을 수행하기도 하고, 상황에 맞게 저장된 태스크를 수정하기도 합니다. 또한 하루에 몇번씩 태스크를 검토하는 것 이외에 주간이나 월간, 혹은 분기별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반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알렌은 주간 검토(Weekly Review)를 제안합니다. 시간도 금요일 오후 점심 먹고 나서가 가장 좋다고 하네요. 일주일의 기억이 남아있으면서, 아직 처리 못한 것이 있으면 남은 몇시간내에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5. 참여 (Engage)

GTD v1.0과 v2.0의 가장 큰 차이는 참여 (Engage)입니다. 전에는 실행(Do)라고 불렀지요. 해야할 일을 단순히 실행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말처럼 단순한 것은 아닙니다. Do에서 Engage로 명칭을 바꾼 것은 현실적 차이를 인식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선순위를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고려하는 것도 달라졌습니다. 


참여란 포착및 명확화를 거쳐 정리된 태스크을 수행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순서대로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처한 상황의 여건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전략적 관점으로 어느 일이 중요한지 바라봅니다. 

2) 제한되는 요소를 생각합니다.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인가? 시간은 충분한가? 힘은 있나를 봅니다. 

3) 태스크를 그 상황에서 수행할지 아니면 추가적인 명확화 과정을 거칠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래 그림은 GTD 프로세스를 Making it All Work에 맞추어 발전시킨 것입니다. 여기서 가지고 왔습니다. 조금 복잡해서 오히려 이해에 방해를 줄 수도 있지만, 제 설명을 참조하시고 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


원래 계획은 관점 프로세스의 전체적 설명까지 담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양이 꽤 되네요. 관점 프로세스는 다음번에 설명하겠습니다. 




2013. 3. 8. 07:24

새로운 제품 개발을 맡아 기분좋게 일을 했습니다. 팀원도 좋고 분야도 해오던 분야라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프로젝트로 발령이 납니다.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잘 안되다 보니 소방수로 차출된거죠. 과정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큰 뜻을 품고 달려듭니다. 경험을 살려 한번 잘 해보겠다구요. 그런데 생각대로 안됩니다. 팀원들도 흩어져있고 프로젝트 범위도 명확치않고... 통제가 안됩니다. 그래도 어떻게 해보려고 밤낮을 매달려 하나 하나 손을 댑니다. 그러면 좀 질서가 잡힐까 해서요. 그런데도 잘 안됩니다. 결국은 지쳐버렸습니다.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제어도 안되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살다보면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눈앞에 닥친 일도 잘 안되는 상황. 혹은 계획은 좋은데 제어가 잘 안되거나, 혹은 닥치는대로 일은 해나가는데 계획이 명확하지 않는 경우. 반면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구체적인 계획을 차근히 이루어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정말 기분 좋지요. 그런데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낼까요? 

제어(Control)와 관점(Perspective)

데이비드 알렌은 Making it All Work에서 효과적인 삶을 살기 위한 두개의 축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제어(Control)와 관점(Perspective)입니다. 제어와 관점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지지만 서로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차기년도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회의를 준비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의실 예약, 출장오는 사람들의 숙소및 차량, 회의 중간의 간식까지 신경써야할 것이 많습니다. 관점을 가지기 위해서는 제어가 필요한 거지요.  

제어와 관점이라는 관점에서 개인이나 조직의 행동을 바라보면 꽤나 흥미로운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데이비드 알렌의 책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알렌은 자기관리 매트릭스 (Self-management matrix)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저는 CP 차트(Control-Perspective Matrix)라고 부를까 합니다.  



차트에서 보는 것처럼 한축은 관점, 다른 한축은 제어의 정도입니다. 왼쪽 밑이 낮은 관점, 낮은 제어이고 오른쪽 위는 높은 관점, 높은 제어를 나타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뜻은 큰데 상황이 제어가 안될 때가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둘다 너무 좋거나 둘다 너무 안좋은 상황도 있습니다. 

효과적인 삶을 살려고 할 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관점도 높게 가지고 제어도 잘 될 때입니다. 차트에서 선장&사령관이라 표시한 부분이지요. 그런데 다른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또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에 처하게 되구요. 중요한 건 현재 어디에 처해있는지 인식하고 선장&사령관으로 옮겨가는 겁니다. 

희생자 (Victim) 혹은 반응자 (Responder)

뭘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일들이 정돈도 안될 때 희생자 모드에 빠지기 쉽습니다. 분주하게 살지만 책상에는 처리할 서류가 쌓여있고 읽지 않은 이메일도 몇백개입니다. 그렇다고 내년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계획도 없는. 폭풍속에서 끌려다니는듯한 삶입니다. 스트레스도 엄청나고 어쩌면 우울증이 닥칠지도 모릅니다. 너무 오랫동안 이 상태로 살다보면 자신이 희생자로 산다는 것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사는게 그렇지'하며 체념합니다. 

하지만 이상황에 처한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문제를 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다는 구태의연한 문구가 사실로 이루어지느냐 아니냐는 문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로켓은 발사후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연료를 잘못된 길로 갈 때 올바른 길로 가도록 수정하는데 쓴다고 합니다. 이런 피드백 시스템이 특히 낮은 관점, 낮은 제어의 상황에 닥쳤을 때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이 문제인지 테이블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신경쓰이게 하는 모든 열린 고리를 다 드러내놓고 차근 차근 해결해나가는 겁니다. 그럴때 희생자가 아닌 반응자로 어려운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혼란 유발자 (Crazy Maker) 혹은 비전 제시자 (Visionary) 

생각은 멋지고 뛰어난 비전을 제시하지만 실제 일하는 것 보면 정돈되지 않은 사람을 가끔 봅니다. 구체적으로 성과물을 만들어내지도 못하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제시함으로 다른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죠. 그럴때면 꼭 반대에서 원칙이 중요하다 질서가 필요하다 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 그러면 비전을 이해못하는 멍청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지요. 이렇게 높은 관점을 가지고 있지만 제어는 낮은 사람은 혼란 유발자가 됩니다. 조직을 흔들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어에 비해 높은 관점을 가진 것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큰 회사나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은 거의 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고 비전을 가다듬지만 그것을 직접 이루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비전 제시자입니다. 이렇게 혼란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제어가 필요합니다. 최소한 발등의 불은 꺼놓고 나서 한단계 더 나아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마이크로 매니저 (Micro Manager) 혹은 구현가 (Implementer) 

혼란 유발자든 비전 제시자든 높은 관점을 가진 사람 반대편에서 규칙을 강조하는 사람은 종종 이 영역에 있습니다. 관점은 낮지만 제어는 잘 하는. 부정적인 모습으로는 마이크로 매니저의 모습이죠.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원칙을 세워놓고 그게 지켜지지 않으면 모든게 잘못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를 하려합니다. 제어를 잘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탁구 같은 운동을 보면 긴장해서 탁구채를 너무 꽉 잡으면 오히려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제어를 못하게 되지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듯이 제어만 신경쓰고 높은 관점을 가지려 하지 않으면 애만 쓰고 결과는 안좋을 수 있습니다. 

반면 어느 곳에든 규칙을 만들고 이루어 내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혼란한 상황을 제어하는 사람이 필요하지요. 비전을 무시하고 규칙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현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제어해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마이크로 매니저가 아니라 구현가가 됩니다.      

선장 (Captain) & 사령관 (Commander)

가장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명확한 비전과 목적을 가지고 구체적인 계획을 차근히 이루어 나가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낭비 없이 모든 노력이 효과적으로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모든 자기계발이 이루려는 이상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지요. 칙센트미하이가 말하는 '몰입'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습이 자동차의 크루즈 콘트롤처럼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그냥 앞으로 나가는 거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첫째, 현상황을 그냥 유지하는 것으로는 발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이게 더 중요한데) 그렇게 유지하며 가려고 해도 놔두지를 않기 때문입니다. 짐콜린스의 Good to Great에 여러 회사들이 거론됩니다. 모두 뛰어난 비전을 구체적으로 구현하여 획기적인 성장을 이루었던 회사들입니다. 선장 & 사령관의 영역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중 적지않은 회사가 이미 역사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현실이 변하기에 관점을 조정하거나 다시 한번 제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걸 못하는 순간 희생자가 되어버립니다. 

제어와 관점 그리고 GTD

앞에서 말한 CP차트의 사분면을 MBTI의 성향테스트처럼 사람의 특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MBTI의 성향도 시간과 상황에 따라 바뀌지만 CP차트의 영역은 전혀 고정되지 않은 것입니다. 한 사람이 한 순간에 삶의 영역에 따라 다른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선장&사령관으로 있지만, 집에서는 희생자가 되어 어쩔줄 몰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한 영영에서도 다른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처음에 나온 예처럼 큰뜻을 가지고 달려들지만 현실은 제어가 안됩니다 (혼란 유발자). 그러다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손을 대며 바로잡으려 합니다 (마이크로 매니저). 이도 저도 안되어 지쳐 떨어집니다 (희생자). 이렇게 상황에 따라 CP차트의 다른 영역으로 이동해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희생자에서 벗어나 선장&사령관이 될 수 있을까요? 우선 민감하게 현실을 봐야합니다 (반응자). 당장 처리할 것이 무엇인지 문제는 무엇인지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하나씩 해결해갑니다. 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구현가). 그리고 팀과 프로젝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여러 관점에서 검토하고 비전과 목표를 세웁니다 (비전 제시자). 마침내 프로젝트는 제자리에 들어서고 성공적으로 진행이 됩니다 (선장 & 사령관). 

바로 이게 GTD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GTD는 선장 & 사령관이 된 후 그 자리에 머물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럴 수 있다는 가정도 안합니다. 오히려 모두가 순간적으로 희생자, 혼란 유발자, 혹은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 수 있다 생각하고 어떻게 거기서 선장 & 사령관이 될 수 있는가 길을 제시하려는 것이 GTD의 목적입니다. 고요함을 유지하다가 주위의 세밀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적절한 반응을 보이고 다시 언제 그랬냐는듯 원래 평상심으로 돌아가는 물과 같이 고요한 마음(Mind Like Water)이 GTD의 지향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 머리속에 숨어 CPU를 갉아먹는 모든 열린 고리를 외부로 끄집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게 GTD 프로세스의 시작이지요. 다음번에는 제어와 관점에서 제어를 담당하는 GTD 프로세스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할까 합니다. 제목은 'GTD in a Nutshell' 입니다. 

추신1: 지난번에는 Control과 Perspective를 통제와 시각으로 번역했습니다. 그런데 맘에 안들어 고민하다 제어와 관점으로 바꾸었는데 더 나은가요? 이럴 때 번역이 참 어렵다는 걸 실감합니다.

추신2: 이전에 썼던 GTD 따라잡기의 내용을 재활용하려는 얄팍한 마음으로 ㅡ.ㅡ GTD 따라잡기 v2.0으로 시리즈 제목을 정했는데 쓰다보니 재활용은 10% 정도 밖에 안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지난번에는 8회만에 끝냈는데 이번에는 20회 정도 갈듯합니다. 너무 오래 걸리더라도 기다려주세요 ^^ 



2013. 3. 3. 14:16

GTD의 성공

2001년 GTD의 등장 이후 사람들의 GTD에 대한 환영은 대단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블로그가 GTD를 다루었고 데스크탑과 웹 솔루션을 거쳐 셀수 없을 정도의 모바일 솔루션이 생겼습니다. 와이어드 잡지에서 GTD가 "정보사회의 새로운 컬트"라고 소개할 정도였죠. 인기는 아직도 식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아마존의 '시간관리' 분야에서 2위를 달리고 있더군요. 

관심이 가는 모든 '열린 고리'를 적어놓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실천하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방법론이 왜 이리 인기를 끌었을까요? 그 이유를 파악하는 건 GTD이해에 중요한 열쇠를 차지합니다. Making it All Work에서 데이비드 알렌은 자신이 만든 GTD의 성공원인을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1. 무엇보다 방법론이 먹혔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었고 논리적이었다. 
  2. GTD는 누구나 어떤 상황에든 사용가능한 툴을 사용해서 구현할 수 있었다.
  3. GTD가 해결하는 문제를 사람들이 알아봤다. 그리고 문제와 그에 대한 이해는 갈수록 커져갔다.
  4.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단계의 사고방식과 GTD는 맞아 떨어졌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첫번째와 두번째라 생각합니다. 일단 방법론이 먹혔습니다. 실제 GTD를 성공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처음 단계인 '수집'을 하며 정리안된 것들 다 모으고, 머리에 담겨있던 해결되지 않은 일들을 꺼집어 내어 적는 것만으로도 뭔가 더 정리된듯 생각하게 되니까요. 

무엇보다 GTD는 많은 사람들의 상황에 맞았습니다. GTD와 비교되는 프랭클린 시스템의 경우, 비전, 가치, 목표, 사명과 같은 거창한 그림을 먼저 그리고 나서 큰 뜻을 품고 매일의 태스크를 적어봅니다. 그런데 바쁜 일상에서 이 태스크들을 계획대로 해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전은 거창하게 새웠는데 직장가서 하는 일은 상사 뒤치닥거리이다 보니 그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지고 결국 비전은 개나 줘버려 이렇게 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GTD는 비전이니 가치니 이런 말 없이 일단 눈 앞에 보이는 일에 주목합니다. 미뤘던 일과 당장 급한 일에 집중해서 처리하는게 목표이지요. 그래서 'CEO 레벨은 프랭클린, 그 밑은 다 GTD'라는 말이 나오는 거지요 ^^ 이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는 됩니다.

또한 GTD는 특정 제품에 연결되어 있는게 아니라 누구나 상황에 맞게 구현할 수 있는 생각의 원리라는 것도 환영받은 이유였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종이와 펜만 가지고도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아니면 GTD를 구현한 툴을 사용하더라도 각자 필요에 맞게 변경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GTD는 컨텍스트를 사용하라 가르치는데 정작 컨텍스트는 사용자가 상황에 맞게 설정하면 되니까요. 수집->처리->정리->리뷰->실행으로 이어지는 방법론은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적용할 수 있기에 각자 상황에 맞는 방법론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GTD는 정보기술에 익숙한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 상황을 알렌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정보기술이라는게 결국 '게으르게 살기 위한' 기술인데 GTD가 그런 면에 부합하다는 겁니다. 복잡한 머리를 단순화 시키고, 상황이 닥치면 생각할 필요없이 실행하는게 GTD의 목적이니까요. 

GTD의 진화 - Making it All Work

GTD가 대단한 성공을 했지만 이에 대한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단 GTD가 그럴듯한데 막상 적용하려니 헷갈리는 겁니다. 이건 처음 책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죠. 예를 들어 두번째 단계인 '처리'에서 시간이 필요한 것을 따로 분류하라고 해놓고 3단계 정리에서 Someday/Maybe에 역시 나중에 처리할 항목을 정리하라고 이야기하는 것 5단계 실행에서 뜬금없이 여섯단계로 나뉘어 할 일을 구분해서 생각하자고 이야기하는등 읽는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방향성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알렌은 처음 책에서 Bottom-up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는 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하나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죠. 이는 Top-down을 이야기하던 기존의 프랭클린 시스템과의 결정적인 차이였습니다. 

GTD와 프랭클린 시스템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엉뚱한 지도를 가지고 헤맬 때의 좌절감과 목적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비효과적일 것인가를 한번 상상해 보라! 당신이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자신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 또 두배 정도의 속도로 노력한다고 하자. 그러나 이같은 노력은 당신을 단지 엉뚱한 장소로만 더 빨리 데려갈 뿐이다. <중략> 그러나 문제는 당신이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는 행동이나 태도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잘못된 지도가 문제인 것이다. (일곱가지 습관, p30) 

만약 어떤 그룹의 사람들 전체가 표준화된 수집 방법을 100% 적용한다면 (참고: ‘GTD를 적용한다면’이라 해석해도 무방함), 그들은 잘 조직된 배를 젓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그 배가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아니 타야할 배에 제대로 탔는지조차 확실한 것은 아니다. 다만 타고 있는 배가, 가고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효과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Getting Things Done, p235) 

스티븐 코비는 방향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소용없다고 하는데 데이비드 알렌은 GTD가 일단 빨리 가게는 해주는데 방향은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일개미에게 맞는 방법론이라는 비판도 받았죠. 사다리를 타고 열심히 올라갔는데 '여기가 아닌가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초기 GTD의 한계를 인식하고 또 이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서 새로 GTD를 정립한게 Making it All Work입니다. 이전에 비해 GTD v2.0이라고 불릴만큼 중요한 변화들이 있었지요. 

1. GTD 단계별로 새로운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GTD의 다섯 단계는 수집(Collect) -> 처리(Process) -> 정리(Organize) -> 검토(Review) -> 실행(Do)입니다. 알렌은 그동안 깊어진 생각을 반영해 포착(Capture) -> 명확화(Clarify) -> 정리(Organize) -> 반영(Reflect) -> 참여(Engage)라는 새로운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정리'빼고는 다 바꾼 거지요. 저는 새로운 이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각 단계가 왜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더 명확해졌구요. 단계별 설명도 이전의 헷갈리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되어있습니다.

2. Bottom-up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Bottom-to-Top까지 확장되었습니다 
GTD는 Bottom-up 방법론입니다. 그건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영역을 더 넓혔지요. Making it All Work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Control과 Perspective입니다. Control은 기존 GTD의 연장입니다. 닥친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요. Perspective는 GTD에서 잠깐 언급한 여섯개의 지평선(Six Horizons)를 확장한 겁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초점입니다. 바닥('Next Action')에서 출발해 꼭대기('Purpose and Principles')까지 시야를 확장합니다.

알렌은 거듭 주장합니다. 일단 닥친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데 비전이나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할 수는 없다구요. 당장 이번달 말에 돌아오는 수표 결제를 못하는 회사가 회의에서 앞으로의 10년 계획을 논하자면 제대로 의논이 이루지겠냐는 거지요. 그래서 알렌은 현재 상황을 통제(Control)하는 것을 먼저 이야기하고 이후에 어떻게 생각의 지평(Perspective)을 넓혀가느냐를 이야기합니다. GTD에서 시작해 코비가 이야기한 비전과 가치의 영역까지 넘보는 거지요. 그래서 기존의 GTD는 Making it All Work에서는 반 정도의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제(Control)와 시각(Perspective)은 새로운 GTD에서는 중요한 관점을 제공합니다. 다음번에는 통제와 시각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2013. 2. 13. 22:02
1. 정시 퇴근은 포기했습니다. 오늘내로 보고서를 부장에게 보내야 합니다. 전쟁 치르듯 보고서를 메일로 보내고 나니 책상은 서류로 덮혀있네요. 자료 찾느라 들치다 보니 정리는 엄두가 안납니다. 전철 안에서 며칠전 받은 운전면허 갱신 통지서가 생각납니다. 책상 어딘가에 있겠지 내일 찾자 하지만 내일도 분명 같은 날의 반복일겁니다. 고객전화 한통이면 아침에 세운 계획이고 뭐고 비상에 빠질테니까요.
2. 아이들 방 창고에 풀지 않은 박스가 하나 있습니다. 작년에 이사하면서 당장 쓰지 않을 것 같지만 버리긴 아까울 것 같아 창고에 놔뒀는데 벌써 일년이 되었습니다. 창고를 열고 그 박스를 볼 때마다 정리해야지 하는 마음은 들지만 시간이 안나 놔두고 있었던 거죠. 잊고 살고 싶지만, 창고 근처만 가도 생각이 납니다. "너 저 박스 언제 정리할거야???" ㅡ.ㅡ
익숙한 모습인가요? 잘 정리된 삶을 살고 싶지만 맘은 원이로되 현실은 거리가 좀 있지요 ㅡ.ㅡ 반면 우리 모두 바라는 모습은 아마 이런 걸겁니다.  
3. 스마트폰에 알람이 뜨네요. '캐피탈 그릴 예약'. 결혼 2주년 기념일이 3주 남았습니다. 비싸서 못가봤지만 너무 맛있다는 식당이 그 주간에 특별행사를 한다는 걸 어제 듣고 적어논 태스크입니다. 식당 웹사이트에 들어가 예약을 하니 다시 업무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직장과 @온라인 두개의 컨텍스트를 보니 일단 오늘 마무리할 보고서가 보이네요. 한참 작업중에 부장님 전화가 옵니다. 지난주 마무리한 프로젝트 후속 조치를 내일 아침 이야기하잡니다. 태스크 관리 프로그램을 열어 두가지 태스크를 적습니다.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 리뷰하기', '프로젝트 후속 미팅 안건 생각하기'. 두 태스크는 일단 '인박스'리스트에 들어갑니다. 나중에 정리하면서 '넥스트'리스트로 옮기겠지요. 프레젠테이션 파일은 '레퍼런스' 폴더에 저장해 놨기에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리뷰는 퇴근하기 전에 하면 될 것 같고 안건은 퇴근 지하철에서 생각하면 될듯 합니다. 컨텍스트는 각각 @오프라인과 @어디서나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달력을 열어 아침 미팅을 기록합니다. 그 시간에 옆팀 동료와 만나 지금 하는 프로젝트 관련 미팅이 잡혀있네요. 동료보다 부장이 더 중요하지요. 미팅 시간을 한시간 늦춥니다. 시간변경요청 메일이 갈겁니다. 또 알람이 뜨네요. 다음 미팅까지 10분 남았네요. 아까 하던 보고서를 다시 시작하자니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보고서 마지막에 아까 생각하던 내용을 짧게 적고 닫아버립니다. 태스크 리스트를 보니 @온라인에 '사내강의 신청하기'가 있네요. 인트라넷을 열어 신청하니 5분이 남았습니다. 커피 하나 뽑아서 들어가려고 여유있게 일어납니다 ^^
매일 퇴근할 때 보면 원래 계획했던데로 지나간 날이 별로 없습니다. 항상 뭔가가 생기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맨날 불끄기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꾸준히 잘 지킨다면 바쁘지만 세번째 시나리오처럼 정돈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잘 갖추어져 있으면서 꾸준히 잘 지키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말이죠. GTD가 바로 그런 믿을만한 시스템입니다. 

GTD는 Getting Things Done의 약자입니다. 데이비드 알렌이 2001년에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지요. 소개된지 이미 12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인기는 시들지 않은듯 합니다. 아니 시간이 지나며 더 숙성되었다고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GTD를 사용해 정리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GTD를 사용하는지 살펴보기 전에 먼저 GTD의 기본철학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GTD는 두가지 중요한 원칙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억하지 말자"와 "생각은 한번만 하자" 

거의 모든 사람이 마음 한구석에 미뤄놨던 일이 자리를 잡고 앉아 계속 속삭이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중요하지도 않은 일인데, 한번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나서는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지요. 중요한 일인데 그냥 머리 속에 담아두고 정작 생각나야 할 때는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GTD의 기본 주장은 사람의 머리는 사람의 머리는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겁니다. 기억과 생각이 같은 머리를 나눠서 쓰기에 기억하는게 많아질수록,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전화번호를 듣고, 어딘가 기록하기 전까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 되내어본 경험이 있는 분은 동감할 것입니다 ^^;;

"해야하는데 하지 못한 일"을 데이비드 알렌은 "열린 고리 (Open Loop)"라고 부릅니다. GTD의 첫번째 원칙은 모든 열린 고리를 머리에서 꺼집어내서 외부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열린 고리를 머리 속에 담아 두고 있으면 그만큼 생각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 전화해야하는데 생각을 하면서, 중요한 미팅에 참가한다고 해보세요. 두가지 생각이 영향을 주겠지요. 기억하려 애쓰면 생각하기 힘들어집니다. 기억할 건 머리에서 끄집어내 외부 장치에 적어놓으면 온전히 생각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GTD의 두번째 원칙은 그렇게 꺼낸 "열린 고리"들을 검토하고 정리해서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하기 위한 겁니다. 데이비드 알렌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일주일에 한번만 생각을 한다"라구요. 기억에 남아 신경 쓰이게 하는 일들을 다 꺼집어내고,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새로운 일들을 하나의 상자에 다 몰아넣고는 하나씩 꺼집어내어 처리를 합니다. 이건 오늘 해야돼. 이건 중요하지 않으니 버려. 이건 혹시 모르니 저장해두자.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컨텍스트를 정합니다.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일, 집에서 할 일, 아니면 전화를 걸 일. 그렇게 정리를 하면 각 상황별로 해야할 일을 꺼집어내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시간 운전을 시작하기 전에 @전화 아니면 @어디서나 컨텍스트를 가진 일들을 봅니다. 운전하면서 전화를 하기도 하고, 구상도 합니다.    

특별한 것 없죠? 해야할 일 다 적고 어떻게 처리할지 정리한 다음, 실행하면 되는 겁니다. 다음번에는 이런 상식적인 시스템을 왜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Getting Things Done의 GTD와 Making it All Work의 GTD는 어떻게 다른지도 소개하려합니다. 

추가1: 요즘 좀 바쁘네요. 블로깅할 시간을 못찾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GTD를 필요로 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추가2: 원래 제목을 "GTD 따라잡기 v2.0" - 이렇게 하려 했는데 좀 번잡하네요. 그냥 GTD v2.0으로 하겠습니다 ^^




2013. 2. 13. 07:35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GTD에 대한 책을 하나 쓰는 겁니다. 2008년 GTD 따라잡기 시리즈를 쓴 이후 거의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제 블로그를 찾는 분의 상당수가 GTD 때문입니다. GTD가 다른 시간관리 방법론에 비해 효과적임을 믿기에 또한 GTD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에 나름대로 정리한 책을 하나 만들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매년 써야지하는 생각만 있었지 실천을 못했습니다. 로스쿨 진학이 큰 원인이었긴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게으름이었죠 ㅡ.ㅡ 이젠 안되겠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를 지어야겠습니다 ^^

GTD를 만든 David Allen은 이후 두권의 책을 더 썼습니다. <준비된 자가 성공한다 ("Ready for Anything")>과 <"Making it All Work">입니다. Ready for Anything은 GTD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습니다. GTD를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는지와 어떻게 효과적인 삶을 살지에 대한 David Allen의 에세이들이니까요. 하지만 Making it All Work는 다릅니다. 서평에서 지적했듯이 Getting Things Done의 부족한 점들을 많이 보완했고, 또한 '어떻게'에만 머무르지 않고 '무엇을' 할 것이가로 시야를 넓혔습니다. 

작년초 Making it All Work 서평을 쓰면서 계획은 GTD 정복하기라는 시리즈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바쁘기도 했지만 기존 GTD 따라잡기 시리즈에 추가로 쓰려니 전체적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던 점도 있습니다. 

생각 끝에 GTD 따라잡기 v2.0을 쓰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개정판이죠. 기존 시리즈의 원고를 바탕으로 Making it All Work의 내용을 추가하고 현재 상황에 맞게 수정 보완하려 합니다. 그리고 시리즈가 완성되면 전체를 PDF로 만들어 이 사이트에서 공유할 계획입니다. 양이야 작겠지만 제 최초의 책이 되겠네요 ^^

마칠 때까지 두달 잡고 있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

  

 



2012. 1. 7. 15:14
Making it All Work
데이비드 알렌 지음 - 펭귄 출판사








데이비드 알렌이 첫 저서 Getting Things Done을 출판한게 2001년입니다. 이 책의 이름을 딴 방법론인 GTD는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아직까지 많은 이들의 시간/행동 관리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후 알렌은 2004년 Ready for Anything이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평은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그의 뉴스레터 내용을 기반으로 엮은 이 책은 사실 첫 저서인 Getting Things Done을 상당부분 반복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GTD 서평에도 밝혔지만 Getting Things Done은 아주 잘 쓴 책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읽는 사람은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지 한번에 알기 힘들었지요. 그래서 제 블로그에 'GTD 따라잡기'라는 제목으로 정리 포스팅을 올렸고 거의 3년이 지난 지금도 GTD는 제 블로그 유입량의 20%~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2008년 Getting Thins Done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고자 알렌은 새로운 책을 냈습니다. Making it All Work입니다. 이 책은 호불호가 엇갈렸습니다. 어떤 이들은 Ready for Anything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다고 불평했고 어떤 이들은 GTD의 이해를 깊게 해준다고 좋아했습니다. 전에 한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제 의견은 전자에 가까웠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생활의 무질서를 오래 용납했다는 최근의 반성과 함께 이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두번째 읽으면서 전에는 스쳐지나갔던 가치를 다시 보게되더군요. 이 책만의 가치가 분명히 있고 또 GTD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하기 위해 이 책의 내용이 꼭 필요하다는 쪽으로 제 의견이 바뀌었습니다.

이 책은 두 가지의 중요한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1. New names for GTD steps
GTD의 다섯 단계는 수집(Collect) -> 처리(Process) -> 정리(Organize) -> 검토(Review) -> 실행(Do)입니다. 알렌은 그동안 깊어진 생각을 반영해 포착(Capture) -> 명확화(Clarify) -> 정리(Organize) -> 반영(Reflect) -> 참여(Engage)라는 새로운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정리'빼고는 다 바꾼 거지요. 저는 새로운 이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각 단계가 왜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더 명확해졌구요.



2. Not just 'Bottom-up', but 'Bottom-up to-Top'
GTD는 Bottom-up 방법론입니다. 그건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영역을 더 넓혔지요. Making it All Work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Control과 Perspective입니다. Control은 기존 GTD의 연장입니다. 닥친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요. Perspective는 GTD에서 잠깐 언급한 여섯개의 지평선(Six Horizons)를 확장한 겁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초점입니다. 바닥('Next Action')에서 출발해 꼭대기('Purpose and Principles')까지 시야를 확장합니다.


아쉽게도 아직 번역서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새로운 GTD시리즈를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제목도 'GTD 따라잡기'에서 한발자욱 더 나간 'GTD 정복하기'로 정했습니다 ^^

2012년을 맞이하여 새로이 GTD 시리즈를 시작하는 건 더 많은 분들이 효율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누구보다도 저를 위한 것입니다. 정리하고 포스팅하는 과정에 더 깊이 이해하고 나름대로 실천방안을 찾을테니까요.




2010. 4. 17. 00:48
음... 오랜만에 글을 쓰다보니 제목짓는 것부터 어렵네요 ㅡ.ㅡ 포스팅의 성격이 단순히 책 소개만 하는게 아니라 그 책들을 어떻게 포지셔닝해서 읽을지에 대한 내용인데 그걸 표현하기가 쉽지 않네요.

'일곱가지 습관'이 한국에 소개되면서 자기계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생길 때부터 개인적으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을 위해서였지요. 제가 워낙 게으르고 문제로부터 도망가고 싶어하는 성격이기 때문입니다. 

'자기계발'의 범주에 해당하는 책은 꽤 많습니다. 리더쉽, 공부/독서법, 혹은 대화법등도 포함시킬 수 있지요. 폭을 좁게 잡아 흔히 자기계발이라 한다면 보통 시간관리 혹은 행동관리를 말합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가져온 분야이기도 하구요.

시간관리혹은 행동관리 분야에 꽤나 좋은 책이 많습니다. 그중에 다섯권을 골라봤습니다. 각자 좋은 책이기도 하지만 그 책들을 벌려놓고 서로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보다 총체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별로 강한 부분, 약한 부분이 있을텐데 약한 부분에 관해 어떤 책이 도움이 될까에 대한 답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어떤 문제이든지 물어봐야할 중요한 질문들이 있습니다. '무엇(What)'과 '어떻게(How)'입니다. 그리고 더 들어가 '왜(Why)'를 물어봐야합니다. 'What'은 방향성입니다. 어디로 향해야할지, 무엇에 집중해야할지를 묻는 것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해야 헛수고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방향만 잡는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효과적으로 목표에 접근하는게 필요합니다. 'How'도 필요합니다. 

'What'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책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이라 생각합니다. Top-down approach의 정답이라 할까요? 책 전반에 걸쳐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방향입니다. '너 지금 맞게 가고 있니?'라는 질문이지요. 개인의 승리를 말하는 첫번째부터 세번째 습관(주도적이 되라,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 먼저하기)은 성장을 위해 잊지 말아야할 원칙들입니다. 일곱번째 '톱날 갈기'와 더불어서요. 스티븐 코비는 일곱가지 원칙에 기반한 많은 책들을 썼습니다. 시간관리에 집중한 '소중한 것을 먼저하기'와 '일곱가지 습관대로 살기'. 코비의 아들이 쓴 '십대들을 위한 일곱가지 습관'등도 같이 읽어두면 일곱가지 습관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방향성에 대해 전반적인 답을 제시한 것이 일곱가지 습관이라면 그 답을 찾기 위한 방법론으로는 '80/20 법칙' 일명 파레토 법칙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통계나 시장분석에 사용하던 파레토 법칙을 자기 계발로 끌어들인 사람이 리처드 코치입니다. 몇권의 책이 번역되어 있는데 그 중 개인의 영역에 집중한 '나만의 80/20 법칙 만들기'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80'의 효과를 볼 수 있는 '20'이 무엇인지를 목적, 경로, 그리고 행동의 영역에 적용하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일곱가지 습관이 Top-down의 대표라면 Bottom-up의 대표는 역시 GTD입니다. 데이비드 알렌의 'Getting Things Done'은 제 블로그에 이미 여러번 소개를 했기에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GTD는 'How'에 집중되어 있는 방법론입니다.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게다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일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책의 구성이 좀더 체계적이었으면, 방법론을 더 효과적으로 설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한 책이 최근에 나왔습니다. 'Making It All Work'라는 책인데 아직 번역은 안되었습니다. 첫 책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을 보완한 것이기에 GTD를 이해하는데 도움은 되지만, 70% 정도가 'Getting Things Done'과 중복인게 불만입니다. 저라면 새로 책을 내지 않고 GTD의 개정판을 냈을텐데 말입니다.

어떻게 하는지 알더라도 매일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루려는' 습관 때문이지요. GTD에서도 언급하지만 '우유를 사야한다고 적어놓는 것과 가게에 들어가서 그걸 기억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게 'The Now Habit'입니다. (이런. 이 책은 당연히 번역되어 있겠지 싶었는데 아직 번역본이 없네요. 출판일 하시는 분 혹시 이 글 보시면 번역판 내시기 바랍니다. 좋은 책입니다. 시장성 충분하구요. 여름 방학 동안 제가 번역 알바도 할 수 있다는... ^^ 추가: '돌돌'님이 알려주셔서 이 책이 '미루는 습관 지금 바꾸지 않으면 평생 똑같다'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돌돌님 감사합니다 ^^) 이 책은 어려운 문제를 앞에 두고 사람들이 자연스레 '미루기'를 선택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문제긴 문제이되 죄책감을 느낄게 아니라는 거지요. 그리고는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앞에 소개한 책들은 상당부분 서로 중복되어 있습니다만 각자 집중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서로 연관지어 보완해 생각하면 도움이 됩니다. 한권만으로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줄 수는 없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았습니다. '왜'라는 문제지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야하나. 그냥 대강 대강 되는데로 살면 안되나 하는 질문입니다.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왜 '성장'해야 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제가 가장 추천하는 책은 스콧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입니다. 정신과의사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왜 사람이 성장해야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왜 유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하는지. 왜 종교적 맹신을 던져 버려야 하는지. 등등. 성장하지 않으려는 '게으름'이 '죄'라고까지 이야기를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권더 언급할 책이 있습니다. 'Honorable Mention'이라고 할까요?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입니다. 이 책은 성장한 사람이 자기계발을 충분히 이루었을 때, 충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때 느끼는 희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하지만 그런 몰입은 다른 책들이 제시하는 성장이 없이는 이룰 수 없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쓰다 보니 열권 넘게 책을 언급을 했습니다. 다 좋은 책이고 도움이 되는 책들이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실천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들이 제시하는 좋은 방법론을 생활에 실천하며 '아직도 가야할 길'을 열심히 달려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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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4. 01:48
GTD를 사용하고 GTD에 대한 글을 올린지도 벌써 2년이 되어갑니다. 아직도 제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중상당수는 GTD를 검색하다 들르시는 분들입니다. GTD에 대해 쓴 글 덕분에 '고수 ^^'라는 소리도 듣고 가끔씩 GTD 관련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요즘 데이비드 알렌의 새 책 Making it All Work를 읽으면서 새로 느낀 것도 있고 해서 GTD 관련 글을 새로 올릴까 합니다. 시작은 Q&A입니다. 최근에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포스팅으로 엮어 봤습니다. 

Q: Trigger Point와 Context는 연관이 있나요? Trigger Point와 Context를 어떻게 mapping할 수 있을까요? 

저는 Trigger Point와 Context를 mapping하지 않습니다. Trigger Point는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꼼꼼히 챙기며 생각나게 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역할이나 삶의 여러가지 영역으로 나뉘어지지요. GTD의 Context는 실행을 위한 것입니다. 시간과 힘이 있을 때 어느 상황에 처해있는가 물리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정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mapping을 하려다보면 더 애매하게 만들거 같습니다. Trigger Point의 역할은 inbox안에 task를 만들어내는데까지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프로젝트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핸드폰을 구입하는 경우 "친구에게 모델 추천받기" ->"가격및 대리점 조회"->"방문해서 구입" 이렇게 세개의 sub action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프로젝트로 해야할까요? 

일단 GTD 기준으로 하면 답은 '예'입니다. 말씀하신 핸드폰 구입은 프로젝트입니다. GTD의 프로젝트는 보통 회사에서 말하는 프로젝트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하나의 action으로 완수할 수 없는, 두개 이상의 sub action이 필요한 경우 모두 프로젝트라 부릅니다. 

Sub action으로 나누는 기준은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기준은 Context입니다 (아마 알렌이 이렇게 이야기를 했을 것 같습니다만... 책에서 읽었던 건지 제가 생각한 건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ㅡ.ㅡ) Context가 다르면 다른 action이라 생각하는게 좋습니다. 전화걸어서 할 수 있는 일과 직접 방문하는 일은 다르니까요.

하지만 이런식으로 일을 세분화하다보면 프로젝트가 너무 많아집니다. 그래서 적당히 조절하는게 필요합니다. 늘상 하던 일이고 머리속에 하나의 일로 정착되어 있는 경우 Context가 다른 일이 섞여있더라도 하나의 action으로 잡아도 무방하다 생각합니다.

Q: Inbox에서 next action으로 어떻게 넘어가나요? 

Inbox안에 있는 해결 되지 않은 stuff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GTD에서 가장 중요한 스텝입니다. 보통 GTD의 flow chart를 보며 순서대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오히려 헷갈릴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사용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GTD 프로세스 자체가 명확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 특히 프로젝트 관련해서 헷갈리게 만들어 놨지요.

저는 요즘 이렇게 평면적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신경써야 할 일인가? 아니면 삭제. 조만간 할 수 있는 일인가? Someday or Reference. 2분내에 할 수 있나? 바로 처리. 남한테 시킬 수 있나? Delegate. 그렇지 않은 일은 모두 미룹니다(defer).

그런데 이 '미룬'다는 용어가 별로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일을 바로 처리 안한다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GTD에서 이 용어가 의미하는 것은 처리(Process) 과정에서 해결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일 자체를 미룬다는 것이 아닙니다. 정리와 리뷰를 거처 이후에 실행한다는 의미입니다. Defer까지 살아남은 일들만 Next action 혹은 Calendar에 기록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action으로 처리할 수 없는 경우에 프로젝트로 다루면 되구요.

도움이 되셨나 모르겠습니다. 다른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다음 포스팅에 답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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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24. 14:25
산나님Inuit님이 올해 읽은 책을 정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연말이 되어 올해를 돌아보는 의미로 게다가 포스팅 거리도 떨어지다 보니 저도 동참을 합니다. 생각해 보니 최근 몇년간 올해만큼 책을 적게 읽은 해가 없는 듯 합니다. 학습에 책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무엇하느라 책읽기를 게을리 했는지... 많이 반성이 됩니다. 내년에는 매주 한권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겠습니다 ^^;; 어쨋거나 얼마 안되는 책중에서 추려낸 ㅡ.ㅡ 2008년 베스트 5입니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 - 10점
정민 지음/태학사

2007년에 다산 선생을 만났다면, 2008년에는 연암을 엿보고자 시도했던 해입니다. 그래봐야 책 두권 (비슷한 것은 가짜다, 열하일기) 읽은 게 다였지만, 그래도 연암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민 선생의 정성스런 해석과 해박한 주석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조선시대 지식인의 삶과 사상은 아직도 큰 관심으로 남아있습니다. 2009년에는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나는 학생이다 - 10점
왕멍 지음, 임국웅 옮김/들녘(코기토)

아직도 읽고 있는 책이지만 올해가 가기전에 끝낼 것이므로, 그리고 당연히 올해 베스트 5에 들어갈만 하므로 여기에 선택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혁명에 가담, 정권의 부침을 경험한 노작가가 후배들에게 권하는 글은 문장마다 힘이 실려 있습니다. 그의 인생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다 하더라도, '나는 학생'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정체성에 대한 고백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 10점
고든 맥도날드 지음, 홍화옥 옮김/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십여년만에 다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세번째 읽은 것이고 개정판으로는 처음입니다. 기독교인으로서 단순히 종교적인 열심만이 아닌 가치있고 정돈된 삶을 살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입니다. 실패의 경험만큼 그리고 지속적인 성찰과 단련만큼 깊어진 고든 맥도날드의 교훈은 나도 그러한 질서 정연한 삶을 살고 싶다는 긍정적 욕심을 갖게 만듭니다.



2008년 제 블로그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GTD였습니다. 프랭클린 시스템의 Top Down과는 다른 Bottom Up 방식의 시간/행동 관리 방식으로 저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병호 번역의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번역판은 절판이고 또 번역상 문제가 있다는 평이 있어 원서를 추천합니다.


칼의 노래 - 10점
김훈 지음/생각의나무

평소 경영/자기계발/리더십 관련된 책만 보던 저에게 문학에 대한 재미를 일깨워준 책입니다. 더불어 좋은 문장을 쓴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김훈의 모든 책을 구해서 읽고 싶었지만 올해는 칼의 노래남한산성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내년에도 꾸준히 김훈의 책은 읽어야할 책 목록에서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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