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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26. 22:28
2. 논쟁하기

어느 조직이든, 그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좋은 조직이란 그 목적을 전체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하는 조직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같은 방향성을 공유한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회사도 이익 창출과 사회 공헌이라는 공동의 목적를 가지고 있지만, 그 목적을 이루기위해 어느 시장에 진출할지, 어떻게 마케팅을 할지, 혹은 개발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등등 의견차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거기다가 회사가 어찌되든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려는 이기주의와 아무생각 없이 단순히 멍청하기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가 섞이다보면, 거의 매일 크든 작든 의견차를 조정해야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어서 옳바른 결정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리더로서 인정을 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자기 일은 잘할지 몰라도 리더쉽은 부족한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맙니다. 여기서 단순히 목소리가 큰 사람과 의견차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바른 결정으로 이끄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지적해야합니다. 적지 않은 경우 목소리 큰 사람이 토론을 이끌어 가는 경우가 있지만, 그게 꼭 바른 결정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목표는 토론이나 논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구요.

특히 앞에서 말한데로 자기 몫보다 10%씩 더하다 보면 토론을 넘어서 논쟁에 끼어들 가능성이 많습니다. 내가 10%를 더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영역을 건드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회사생활 하다보면 의견차이로 논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도 회사 생활하면서 많은 논쟁을 해왔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상황에서 논쟁에 참여하면서 제가 깨달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2.0 먼저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확신이 들어야하고, 또 실제로 옳아야 합니다

일단 옳아야합니다.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논쟁을 시작하지 마십시요.  

MBA 수업을 들을 때 "12명의 화난 사람"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열두명의 배심원이 살인사건의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11명의 사람은 피고인 젊은 흑인(아니면 히스패닉?)이 그랬을 거라고 단정을 합니다. 하지만 한명이 그 결정에 의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하나 하나 다른 사람을 설득해나가서 결국 무죄판결이 나게 만듭니다. 그 영화를 보며 강사는 그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설득해 나갔느냐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이야기했습니다. 흥분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확신에 먼저 질문을 던진다, 먼저 한명의 동조자를 만든다 등등... 그런 토론의 기술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흥분한 다른 11명을 설득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옳았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게 과연 옳은 것일까요? 대부분의 경우 의견차가 있을 때, 각자가 다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때는 옳다고 확신을 하더라도, 그것이 장기적으로 혹은 결과적으로 옳다고 어떻게 장담을 할 수 있을까요?

한번에 내릴 수 있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원래 목적으로 돌아가서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 주장대로 하는 경우 누가 이익을 보는가를 생각합니다. 내 주장의 유일한 수혜자가 나인 경우는 일단 의심을 합니다. 내가 과연 옳은 것인지. 나의 욕심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손해를 볼 수는 없지요. 다산 정약용이 자신의 큰 아들 학연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세상에는 두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이라는 저울이며, 다른 하나는 이익과 손해라는 저울이다. 이 두개의 저울에서 네가지 등급이 생겨난다. 최상은 옳은 것을 지키면서도 이익도 얻는 것이다.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를 입는 것이고, 그 다음은 그른 것을 추구하여 이익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최하는 그릇것을 추구하다 해를 입는 것이다."

논쟁을 이길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자신이 최상 혹은 두번째 위치에라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릇된 경우 최하의 선택(그른 것을 추구하다 손해를 보는 것)을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옳은 쪽에 설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두가지 기억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최근에야 이걸 느끼고 있습니다. 전에는 '나만이' 옳았습니다. 저와 다른 사람은 다 '틀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와 다르다라고 먼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내가 틀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제 주장을 점검합니다.

두번째로, 자신의 의견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A라고 의견을 냈었지만, 그리고 그 것이 옳은 의견이라고 확신했었지만, 최종 결과는 A+일 수도 있고, A-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B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결론이 나온다고 해서 내가 진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새로이 얻게 되는 정보나 다른 사람의견에 대해 머리 한편에서는 계속 분석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2.1 잘못한 경우 가장 빨리 잘못을 시인한다


회사 생활은 장기전입니다. 사람의 인상도 하루 이틀 사이에 다 결정되는 것은 아니구요. 자신이 포함된 토론이나 논쟁에서 무조건 자기 생각대로 이끌어야하고 또 그렇게 안되는 경우는 온갖 수단을 다해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조정할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하듯이 논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일단 옳아야 합니다. 세상에 가장 바보 같은 일이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이런 저런 말을 갖다대며 우기는 겁니다.

목소리 높여서 한번은 넘어갈지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소극적이였다면 다들 큰 목소리 내는 사람 의견대로 한번 해보지... 얼마나 잘하나 두고 보자 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는 권위를 내세워 아랫사람을 누를 수도 있습니다. 상하관계가 유지되는 한 계속 그렇게 할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회사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이런 사람들 오래 못간다는 것입니다. 당장 눈 앞에서는 굴복할지 몰라도 그 사람들 마음속에는 상대에 대한 무시하는 감정이 남아있게 되어 있습니다.

흔히 대화의 기술로 이야기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가는(manipulate) 사람이 있습니다. 주제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것을 억지로 갖다 붙인다던지, 의미를 애매모호하게 만들어서 상대방이 내 의견을 들어주는구나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그렇게 해서 논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기술로 논쟁에 이긴 것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마음을 얻지는 못합니다.

저는 어느 때든 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바로 사과합니다. "내가 잘 못 알았다" "내 의견보다 더 좋은 의견이 있다" "다시 목적을 생각하니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좋겠다"라구요. 논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억지로 이길 생각을 버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걸 잘 못하는게 또 사람 심리지요.

2.2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확실히 이해한다

잘못함에도 목소리 높여 우기는 것 못지 않게... 상대방 말하는 거 이해하지 못하고 엄한 걸로 논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면 금방 티나게 됩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게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고객이 가지고 있는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팅에서 A고객과 있었던 모든 역사를 끄집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혹은 B라는 의견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과거에 경험이 있었던 P랑 똑같겠거니 가정하고 무조건 틀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대방 의견을 반박하더라도 먼저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요점정리하면서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인정할 부분이 있음 그 부분은 인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가 말하는 부분이 이런 점에서는 좋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나가면 일단 상대방도 방어 자세를 조금은 풀게 되어있습니다.

근데 중요한 건... 상대방 의견을 제대로 완전하게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척하는 것은 안통합니다. 상대방 의견을 내 목소리로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해하는 척하는데 실제로 이해못하는 경우 "동의해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는 거지" 하고 완전히 다른 소리를 하는 경우는 더 큰 역효과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2.3 반박을 할 때는 매정하게 확실히... 하지만 인간적은 공격은 금물

의견이 다를 때는 확실하게 그 차이를 밝히고 반박을 해야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다른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 의견이 틀렸다고 말할 때는 어디가 틀렸는지, 내 의견은 상대방 의견에 비해서 어떤 부분이 좋은지 명확하게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아예 논쟁을 시작하지 말아야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좀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매정하게 하는 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침착해야합니다. 논쟁을 할 때 흥분하는 사람은 100% 집니다. 큰 목소리로 그 모임을 압도했더라도 논쟁에는 진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상대방의견을 충분히 이해하고 내가 '옳은'곳에 서 있는 경우에는 실제 논쟁은 쉬워집니다. 목적에 대해서 방법에 대해서 그리고 결과적으로 고객과 회사에 어떤 이익이 있는가를 짚고 넘어가면 이야기는 쉽게 됩니다.

말로 하는 논쟁도 중요하지만 이메일로 하는 논쟁은 더 중요합니다. 말로 하는 경우에 비해서 이메일을 쓸 때는 상대방 의견을 분석할 시간과 제 주장을 가다듬을 시간이 충분합니다. 그리고 기록에 남기 때문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메일이 중요할 수록 보내기 전에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메일 하나에 상대방이 대응할 몇가지수 정도는 미리 커버해야합니다. 아예 대응할 엄두를 못내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말로 할때든, 이메일로 할때든 논쟁의 당사자 이외에 지켜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내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합니다. 사전작업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이메일의 경우는 메일을 받는 사람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너무 "떠벌리는" 즉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다 포함해서 보내면 설사 내가 옳더라도 안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인신공격은 절대로 금물입니다. 마사토시의 아버지가 말한대로 "예의 바름보다 뛰어난 공격은 없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냉정하면서도 예의 바르게 문제점에 대해서만 지적을 해야합니다. 서로 의견차이가 있다고 해서 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를 깨는 것은 개인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말투나 어감입니다. 최대한 냉정하게.. 문제점에 대해서만...

근데 이렇게 나오면 흥분해서 나오는 사람들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한 두가지 경우의 사람들이지요. 자기가 틀렸다고 알고 있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우기거나, 혹은 문제나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요.

상대가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인간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최대한 예의있게 대해주셔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 저 사람은 회사에 없는 것이 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공개적으로 확실히 눌러버려야 합니다.

* 밑줄 친 부분이 1년쯤 전에 이글을 썼을 때 제 생각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느끼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예의바름은 지켜야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상대방이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느끼면 참관인들도 그렇게 느낍니다. 예의바름을 버릴 경우에는 내가 옳더라도 상대방과 같은 부류로 떨어지고 맙니다. 어떤 경우에도 예의바름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만큼 효과적인 공격법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