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564)
책 그리고 글 (87)
미래 빚어가기 (79)
시간/행동 관리 (44)
조직을 말한다 (16)
마케팅 노트 (14)
짧은 생각들 (33)
사랑을 말한다 (27)
세상/사람 바라보기 (40)
그밖에... (83)
일기 혹은 독백 (85)
신앙 이야기 (24)
음악 이야기 (19)
법과 특허 이야기 (13)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09. 1. 12. 15:58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 8점
조은 지음, 최민식 사진/샘터사

사진 한장이 백개의 문장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도 있다. 사진의 미덕이다. 대상을 그래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무엇이 아닌가, 왜 그런가, 누구를 위해서 그런가, 언제 그런가, 어디에서 그런가를 말할 수도 있는 것이 사진이다[각주:1]. 한장의 좋은 사진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

사진도 글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모양이 있다. 까르띠에 브레송은 결정적 순간(Decisive Moment)을 보여주고, 엔젤 아담스는 자연의 진중함을 보여준다. 로버트 카파는 역사적 순간을 증언한다. 인간이라는 주제에 집중, 삶의 표정을 담는 작가가 있다. 최민식 작가는 그런 작가다.

50년 동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온 최민식 작가의 사진중 97장에 조은 시인이 글을 더하였다.

열장 남짓의 사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람이 대상이고, 그들의 대부분은 "태어날 때부터 배경이 어두움 뿐인 사람들"이다. 갓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어린 여자 아이, 삶에 지친 노동자, 거리의 걸인, 길가에 누워자는 아이와 아버지, 죽은 아들의 사진을 들고 시위의 현장에 선 어머니... 전쟁 후의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부터 2000년대 풍요함 속의 빈곤까지, 그의 시선은 줄곳 소외된 곳, 아파하는 이웃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2009년의 오늘날, 이전 세대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한 현재, 그의 사진을 바라보는 감정은 단순하지 않다. 사진 속에 보이는 사회적 절대빈곤은 사라졌다. 생활수준이나 근무환경은 훨씬 좋아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 더 나은 미래만 바라보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우리들에게 최민식의 사진은 불편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나는 이런 삶이 싫다. 나는 더 나은, 더 풍족한 삶을 살고 싶다. 어느 누가 사진 속의 모습처럼 살고 싶어한단 말인가.

그래도 그의 사진을 보아야하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함이다. 이미 지나간 혹은 주위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지만, 그것은 누군가의 과거였고 누군가의 현재이며, 누군가의 미래일 것이다. 고개를 돌리면 수많은 소외된 이웃이 있다. "절망만을 길어올리는" 체념이 있다. "평생 일으켜 세워야할 삶이 안쓰러운" 아이들이 있다. 상대적 빈곤으로 인해 없는 자들의 겨울은 더 춥게만 느껴진다. 그들의 "내일은 오늘과 달라져야 한다."

최민식은 삶의 저 낮은 곳을 지내온 이들의 시선을 같은 높이에서 잡아냈다.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눈. 어떤 이에게 삶은 참으로 가혹한 것이다. 하지만 그 눈은 나의 눈일 수 있고, 내 친구의 눈일 수 있다. 오늘 아침 스쳐 지나간 그 남자의 눈일 수도 있다. 우리 삶에는 아직 아픔이 있음을, 우리는 서로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 함을, 때로는 고개를 돌려 낮은 곳을 바라봐야 함을 그의 사진은 가르쳐 주고 있다. 사람, 결국 사람이야말로 진정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가족이라는 이웃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만이 어둠을 역전시킨다."
 



  1. 좋은 사진을 찍는 스물한가지 방법 (http://futureshaper.tistory.com/92) [본문으로]


2009. 1. 9. 05:44

#1.

2009년 블로그를 어떻게 꾸려갈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든 블로그가 방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개인미디어가 될 수도 있고, 일기장이 될 수도 있고, 관심가는데로 주제 없이 포스팅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제 블로그에 쌓이는 글이 방향성을 가지기 위해서 매년 주제를 정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특히 올해 제가 하고 싶은 일 중 한가지가 블로그와 연관이 있으니 방향성이 더 중요해집니다.

#2.

올해 미래 빚어가기 블로그의 화두는 시간/행동 관리입니다. 작년에 썼던 GTD관련 글의 연장선입니다. 그리고 같은 주제로 올해 책을 하나 쓸 것을 선언합니다. '미래 빚어가기'라는 제목으로 '평범한 사람을 위한' 자기계발에 대한 대한 책을 오래전부터 구상해왔으나, 아직 부족한게 많습니다. 그래서 시간/행동 관리라는 세부분야를 선택해 먼저 도전할까 합니다.

#3.

제 주위 사람들은 다 아는 건데, 제가 좀 말이 앞섭니다. 이번에도 책 쓰고 나서 블로그에 공개를 하면 될텐데, 일단 선언부터 하지 않습니까 ^^;; 출판사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다 쓰고 나서 보내볼 생각입니다. (즉 아무 생각 없습니다. 일단 부딪혀 보는 겁니다 ㅡ.ㅡ)

#4.

서평을 더 많이 쓰고 싶습니다. 일주일에 하나씩 올리는게 목표입니다. 이전에 읽은 책이라도 이 블로그에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서평을 올리겠습니다.

#5.

시간/행동 관리와 서평이외에도 관심가는대로 자유롭게 쓸 생각입니다. 글쓰기 그리고 '참된 크리스찬 되기' 같은 주제가 되겠지요. 보드게임이나 영화에 대한 리뷰도 있을 테구요.

#6.

블로그는 제게 학습과 소통의 장입니다. 일인 미디어이기도 하구요. 혼자 보는 게 아니라 세상에 내어 놓는 거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제가 필요 이상으로 심각합니다. 글도 좀 무겁구요. 바꿔볼까 생각했습니다만...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 재미는 못 담아도 의미는 담고자 애쓰렵니다.


'일기 혹은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록되지 않은 시간  (11) 2009.01.20
올해 첫 나들이...  (8) 2009.01.19
[연말 특집] 2008년 쉐아르는?  (14) 2008.12.31
Mind Like Roller Coaster  (2) 2008.11.13
나는 누구인가?  (32) 2008.10.27


2009. 1. 7. 11:53
이주간 회사가 셧다운했습니다. 모든 업무가 공식적으로 중단되었지요. 매일 한시간씩 회의가 있었고, 중간 중간 급한 일들을 처리했기에 완전한 휴가는 아니었습니다만, 하루에 세시간 이하는 휴가라 여기기로 했으므로 ㅡ.ㅡ 오랜만에 여유 있는 날을 보낸겁니다. 연말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쳤었기에 단비와도 같은 휴식이었습니다.

셧다운이 시작하기 전에는 꿈이 컸습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런데 돌아보고 나니 별로 이룬게 없습니다. 가족 여행도 안잡아놓고 시간확보를 해놨는데 정작 하려고 했던 건 못하고 계획 없던 일에 시간을 다 써버렸더군요 ㅡ.ㅡ 허송세월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대했던 만큼 효과적으로 시간을 쓰지는 못했습니다.

명상의 원칙이 생각이 났습니다. 흔히들 명상은 머리를 비우는 것이라 말합니다.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고 공허한 상태를 이루라구요. 하지만 무조건 비우기에 대한 경계도 있습니다. 비우기만 하면 오히려 원치않는 것으로 채워진다구요. 비운 이후에는 중요한 가치로 빈 머리를 채우라 말합니다.

시간 사용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무조건 비운다고 좋은게 아니라는 거지요. 평소에 원하던 일을 여유있게 하고자 하는게 목적이었는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비우고 난 후에 채웠어야함을 깨달았습니다. 월요일 오후 한시부터 다섯시까지는 '지하실 청소', 목요일 오전에는 '도서 정리하기' 이렇게 정해놓고 확실히 실행했어야 했습니다. 그런 계획없이 시간 되는데로 하자고 했더니, 비어있는 시간들을 다른 일들이 다 차지해버렸습니다.

시간 활용을 잘 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것을 먼저' 하겠다는 의지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비어있는 공간에 물이 흘러드는 것처럼 비어있는 시간에는 급한 일이 흘러들어갑니다. 중요하든 중요하지 않든 말입니다. 그걸 막기위해서 큰 돌을 박아놨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급해보이지만 중요하지는 않은 일에 시간을 덜 쓸 수 있었을 겁니다.

시간표를 짜야할까 봅니다. 초등학교때 짰던 동그라미를 24칸으로 나누어 매일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책을 읽는 ^^ 그런 시간표는 아니더라도 어느 요일 몇시에는 무슨 일을 하겠다 하는 주간 단위 시간표는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 날 때 기타 연습을 해야지 매일 생각합니다만 결국 못하고 말지요. 그보다는 일주일에 한시간이라도 계획 세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겁니다. 그렇게 큰 바위를 시간표에 콱 콱 박아놔야 겠습니다.

그리고는 가족들에게 보여줄 겁니다. 수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는 아빠 영어공부 시간이니까 양해해달라 요청하면 가족들이 편의를 봐주지 않을까요. 100% 모든 시간을 이런 식으로 다 채울 수야 없겠지만, 정말 중요한 일에는 말이나 생각만이 아닌 실질적인 우선순위를 두어야겠습니다. 의지와 실천은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 간격을 채우는 것은 계획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2009. 1. 5. 13:17
나는 학생이다 - 10점
왕멍 지음, 임국웅 옮김/들녘(코기토)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중용을 요구하고, 가치를 중시하며, 순리를 강조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어느 것 하나 지금까지 배운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다. 역경을 당할 때야말로 "자기를 반성하고, 타인을 원망하지 않으며, 억지로 변명하지 않으며, 가능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작은 집단으로 묶지 말라" 하고 "기쁘게 헤어졌다 기쁘게 헤어지라" 말한다. 세속화를 경계하나 혁명만이 답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이치에서 벗어나는 것 없이 모든 말이 타당하다. 새로운 교훈이나 시대를 뛰어 넘는 해석은 없다.

그럼에도 왕멍의 책은 읽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인생의 세파를 거친 그의 인생 철학에 읽는 내내 가슴 깊은 동의를 하며 기본 원칙에 대한 생각을 다시 가다듬게 된다. 노작가의 말에는 힘이 있다. 귀에 듣기 좋은 미사여구도 아니고, 듣는이의 마음을 계속 찔러대는 야단조도 아니다. 오히려 담담하다 할 수 있는 그의 말에는 그 앞에 무릎꿇고 귀기울이고 싶게 만드는 깊이가 있다. 물론 작가로서의 표현력도 한 몫을 한다.

왕멍은 열한살때 혁명에 투신했다 한다. 책을 쓸 때 그의 나이 예슨여덟. 57년의 시간동안 그는 분별없었을 어린 혁명당원, 혈기 왕성한 젊은 작가, 권력에서 밀려난 유배자, 화려하게 복귀한 작가, 작가회의 부주석, 중앙의회 의원등 정치가의 생활을 살았다.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다 맛보았다고 할까? 해마다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까지 다다른, 그가 정의하는 그 자신은 무엇일까?

왕멍은 스스로를 학생이라 칭한다. 농민도 아니고, 시민도 아니고, 관리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다. 생각의 끄뜨머리에서 발견한 것은 자신은 평생 학생이었다는 것이다. "학생은 그의 신분만이 아니고 그의 세계관이자 인생관이며, 성격과 감정의 세계를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단어였다." "생활을 하나의 큰 책으로 보고, 한권 또 한권의 책을 생활의 지침과 참고로 삼거나 대화와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 학습과 생활이 일치된 삶의 자세인 것이다. 자신을 학생이라 단정짓는 그의 단호함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같은 강물을 두번 건널 수 없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생에 대해 왕멍은 기다림을 논하고, 큰 덕과 큰 지혜를 논하고, 벽을 쌓아놓지 않는 처세를 논하고, 품격을 논한다. 깊이 있는 그의 교훈은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당연히 따라야할 삶의 자세이건만, 세상이 굽었는지 사람이 굽었는지 주위에 그에 따라 사는 이 보기가 쉽지 않다.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비상식적인 세상에서 왕멍이 주는 교훈은 도드라진다.

400페이지 남짓 되는 책에 얼마나 많이 밑줄을 그었는지 모른다. 그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사람의 일생은 곧 연소이다"라는 문장이다. "한 사람은 한 에너지의 발원지이다. 사람의 일생은 곧 연소이다. 즉 에너지의 충분한 방출이다... 빛과 열이 없고, 연소하지도 않는다면, 조금 타다가 불을 끈다면 그것은 유감스럽게도 너무 커다란 고통일 것이다." 왕멍이 말하는 연소는 순간적 뜨거움에 모든 것을 태우고 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신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기다리며, "도전과 초월을 선택하는" 긴 호흡이다. "이것이 나의 인생이고, 나의 가치이며, 나의 선택이고, 나의 쾌락이며, 나의 고통이다. 한평생 진정한 고통을 겪어보지 못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인생을 헛되이 산 것이 아닌가?"라며 당당히 외칠 수 있는 뜨거움이다.

왕멍은 단순히 새 세대가 윗세대를 능가할 것이라 생각지 않아도 "적어도 인간은 발전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러한 발전은 이전 세대의 경험을 통한 교훈이 받아들여지고, 또 발전되어질 때 가능할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으로, 일생을 거진 사회주의에서 보낸 사람으로, 어떤 말은 어색하고 어떤 말은 진부하다. 그럼에도 귀담아 들어야할 "어른"의 이야기가 이 책에는 참 많이 담겨있다. 들을만한 이야기를 듣고, 따를만한 이야기를 따를 때 사람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자주 들추어볼 것 같다.





2009. 1. 4. 09:37
2008년의 마지막 날 마지막 포스팅을 편치않은 마음으로 올렸습니다. 어찌 보면 일년 결산이 원하는데로 이루어지지 않은듯해 서운함이 좀 있었지요.

그런데 2009년 새해가 되어 하루 하루 보내면서 그래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넘칩니다. 아직 저를 필요로 하는 직장이 있고, 주위에 내 가족 아껴주는 이웃이 있고, 또한 나를 사랑하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그래도 나는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을 계속 해봅니다.

기독교인에게는 경건의 시간(Quiet Time: QT)이라 불리는 것이 있습니다. 성경을 잠깐 읽고 묵상한 후, 메시지를 생각해보는 겁니다. 가족들끼리 매일 한자리에 모여 경건의 시간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고 나누는 것도 몇마디 안되지만, 그래도 같은 본문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그 시간이 참 귀합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건가 생각도 많고 보니 올 한해는 가족들에게 더 많은 정성을 쏟게 될 듯 합니다. 이런 가족이 있다는 것. 그 가족이 한방향을 바라본다는 것. 저에게 참으로 큰 위안이 됩니다.

더불어 2008년 (특히 블로그를 통해) 조금은 깊어진 생각. 살아가며 약간 손해본듯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음을 아는 것. 그렇기에 덜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조금 힘들고 원치 않는 상황이 닥치더라도... 여전히 감사하며 살아갈 이유입니다 ^^

'사랑을 말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족과의 대화  (28) 2009.03.05
남편 없다고 투덜거리는 아내를 위해서...  (24) 2009.02.12
아버지의 흔적  (14) 2008.12.19
큰 아이에 대한 몇가지 생각 혹은 자랑  (16) 2008.01.26
떠나 산다는 것 #3  (10) 2008.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