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0. 23:33
[그밖에...]
#1.
인도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은 작년 어느땐가 싱가폴 항공의 비행기를 탔을 때였다. 150편 정도의 영화중에는 평소 접하기 힘든 인도나 러시아의 영화도 있었고 호기심에 "Dhoom 2"라는 영화를 선택했다. 코트를 바람에 휘날리며 날아 ^^ 다니는 잘 생긴 도둑과 그를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찰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든 얼굴(당시에는 아직 인도사람 얼굴이 익숙하지가 않았다)과 뜬금없이 등장하는 춤과 노래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결국 30분만 보고 포기하고 말았다.
#2.
인도 영화의 관심은 이번 출장을 계기로 다시 살아났다. 인도로 오는 비행기다 보니, 몇편의 인도 영화를 선택할 수 있었고, 영화속의 춤과 노래 장면만 따로 편집한 것도 있었다. 그렇다. 난 아직 흥겨운 춤과 노래, 즉 보는 즐거움에만 관심이 있었다. 더불어 예쁜 여배우들도 ^^;;
#3.
처음으로 본 인도영화는 크리쉬(Krrish)다. 이른바 인도의 슈퍼맨.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많이 다르다. 이 영화의 주연은 잘 생기고, 춤 잘추고, 연기 잘하고, 게다가 배경까지 빵빵한 리틱 로샨이라는 남자 배우와 2000년 미스 월드 출신의 프리양카 초프라라는 여자 배우다. 아직은 부족한 특수 효과만 빼고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나를 잡은 것은 스토리나 배우가 아니라 춤과 음악이었다. 특히 아래 담은 서커스장에서의 장면은 몇번을 돌려보게 만들었고 그 음악은 며칠을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흥겹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다름. 인도 영화 속의 춤과 노래는 그것을 주고 있었다.
#4.
두번째 본 영화는 옴 샨티 옴(Om Shanti Om)이라는 영화다. 크리쉬가 '인도 영화는 좀 다르구나'하고 느끼게 했다면, 이 영화는 인도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 영화다. 1994년 이후 남우주연상을 일곱번 수상한 샤룩 칸과 맥심 선정 올해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인 디피카 파둑톤이 주연이다. 디피카는 이 영화가 데뷰작인 것 같다.
스타가 되기를 바라는 삼류배우와 그가 사랑하는 최고의 여배우. 두사람의 이야기는 용기와 배반, 환생과 자각, 마지막에는 유령까지 등장하는 동화 속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뻔한듯한 전개이지만 상관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는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춤과 노래도 좋았다. 인도 영화에 대한 풍자도 있고, 설흔명에 가까운 최고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파티 장면도 있다. 그런데 결국 가슴에 가장 다가온 것은 사랑이고 희망이었다. (이 영화는 따로 리뷰를 적을 예정이다.) 스스로 자랑하듯이 사람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점에는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분명히 다른 탁월함이 있다.
#5.
많이 알려진 거지만 인도영화에는 거의 키스 장면이 없다. 키스를 할듯 말듯 하면서도 결국 안한다. 근데 그게 더 사람의 마음을 자극한다. 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나에게 인도영화는 그렇게 다가왔다. 직접적 표현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무엇. 그게 사람들이 인도영화에 빠지는 이유일 것이다.
#6.
두편의 영화로 푹 빠지는 동안, 인터넷을 통한 정보력을 동원해 봐야할 인도 영화 목록을 작성했다. 때마침 이 블로그에 댓글을 남긴 blueclover님이 인도영화를 좋아하시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면 관련된 것만 보인다더니 ^^
크리쉬나 옴샨티옴은 인도 영화의 '정수'는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래도 충분히 좋다.) 또 모든 인도 영화가 웃고 즐기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아쉽게도 내가 거하는 곳에서는 영화를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 떠나기 전에 영화좀 사가야 할텐데 ㅡ.ㅡ
사족) 인도 영화 동호회에서 추천하는 세편의 영화가 있다. 딜세, 데브다스, 칼호나호. 전세계인의 백과 사전 위키피디아에서 이 영화들을 찾아 봤다. 딜세. 주연 샤룩칸. 이 사람 꽤 유명한 배우구나. 데브다스. 주연 샤룩칸. 또야? 칼호나호. 주연 샤룩칸 ㅡ.ㅡ 좀 심하다. 게다가 10년 넘게 극장에서 상영한 '딜왈레...'라는 영화가 있단다. 주연 샤룩칸. 이 정도면 국민배우를 넘어 영화의 신이다. 대단한 건 연줄이 크게 좌우하는 인도 영화계에서 샤룩칸은 자수성가했다는 것. 옴샨티옴을 보면 그럴만 하다 생각이 든다 ^^
#7.
이것 저것 손대기 좋아하는, 그러면서 하나 시작하면 푹 빠져버리는 내가 이제는 인도영화에 손을 댔다. 한달쯤 후에는 인도배우들과 인도영화들을 줄줄 꿰고 있을지도 ^^
어디나 그렇듯이 인도 영화에도 돌멩이들은 있을거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옥석을 가려놨기에 골라보면 된다. 그 영화들이 줄 따뜻함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인도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은 작년 어느땐가 싱가폴 항공의 비행기를 탔을 때였다. 150편 정도의 영화중에는 평소 접하기 힘든 인도나 러시아의 영화도 있었고 호기심에 "Dhoom 2"라는 영화를 선택했다. 코트를 바람에 휘날리며 날아 ^^ 다니는 잘 생긴 도둑과 그를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찰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든 얼굴(당시에는 아직 인도사람 얼굴이 익숙하지가 않았다)과 뜬금없이 등장하는 춤과 노래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결국 30분만 보고 포기하고 말았다.
#2.
인도 영화의 관심은 이번 출장을 계기로 다시 살아났다. 인도로 오는 비행기다 보니, 몇편의 인도 영화를 선택할 수 있었고, 영화속의 춤과 노래 장면만 따로 편집한 것도 있었다. 그렇다. 난 아직 흥겨운 춤과 노래, 즉 보는 즐거움에만 관심이 있었다. 더불어 예쁜 여배우들도 ^^;;
#3.
처음으로 본 인도영화는 크리쉬(Krrish)다. 이른바 인도의 슈퍼맨.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많이 다르다. 이 영화의 주연은 잘 생기고, 춤 잘추고, 연기 잘하고, 게다가 배경까지 빵빵한 리틱 로샨이라는 남자 배우와 2000년 미스 월드 출신의 프리양카 초프라라는 여자 배우다. 아직은 부족한 특수 효과만 빼고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나를 잡은 것은 스토리나 배우가 아니라 춤과 음악이었다. 특히 아래 담은 서커스장에서의 장면은 몇번을 돌려보게 만들었고 그 음악은 며칠을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흥겹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다름. 인도 영화 속의 춤과 노래는 그것을 주고 있었다.
#4.
두번째 본 영화는 옴 샨티 옴(Om Shanti Om)이라는 영화다. 크리쉬가 '인도 영화는 좀 다르구나'하고 느끼게 했다면, 이 영화는 인도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 영화다. 1994년 이후 남우주연상을 일곱번 수상한 샤룩 칸과 맥심 선정 올해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인 디피카 파둑톤이 주연이다. 디피카는 이 영화가 데뷰작인 것 같다.
스타가 되기를 바라는 삼류배우와 그가 사랑하는 최고의 여배우. 두사람의 이야기는 용기와 배반, 환생과 자각, 마지막에는 유령까지 등장하는 동화 속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뻔한듯한 전개이지만 상관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는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춤과 노래도 좋았다. 인도 영화에 대한 풍자도 있고, 설흔명에 가까운 최고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파티 장면도 있다. 그런데 결국 가슴에 가장 다가온 것은 사랑이고 희망이었다. (이 영화는 따로 리뷰를 적을 예정이다.) 스스로 자랑하듯이 사람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점에는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분명히 다른 탁월함이 있다.
#5.
많이 알려진 거지만 인도영화에는 거의 키스 장면이 없다. 키스를 할듯 말듯 하면서도 결국 안한다. 근데 그게 더 사람의 마음을 자극한다. 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나에게 인도영화는 그렇게 다가왔다. 직접적 표현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무엇. 그게 사람들이 인도영화에 빠지는 이유일 것이다.
#6.
두편의 영화로 푹 빠지는 동안, 인터넷을 통한 정보력을 동원해 봐야할 인도 영화 목록을 작성했다. 때마침 이 블로그에 댓글을 남긴 blueclover님이 인도영화를 좋아하시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면 관련된 것만 보인다더니 ^^
크리쉬나 옴샨티옴은 인도 영화의 '정수'는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래도 충분히 좋다.) 또 모든 인도 영화가 웃고 즐기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아쉽게도 내가 거하는 곳에서는 영화를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 떠나기 전에 영화좀 사가야 할텐데 ㅡ.ㅡ
사족) 인도 영화 동호회에서 추천하는 세편의 영화가 있다. 딜세, 데브다스, 칼호나호. 전세계인의 백과 사전 위키피디아에서 이 영화들을 찾아 봤다. 딜세. 주연 샤룩칸. 이 사람 꽤 유명한 배우구나. 데브다스. 주연 샤룩칸. 또야? 칼호나호. 주연 샤룩칸 ㅡ.ㅡ 좀 심하다. 게다가 10년 넘게 극장에서 상영한 '딜왈레...'라는 영화가 있단다. 주연 샤룩칸. 이 정도면 국민배우를 넘어 영화의 신이다. 대단한 건 연줄이 크게 좌우하는 인도 영화계에서 샤룩칸은 자수성가했다는 것. 옴샨티옴을 보면 그럴만 하다 생각이 든다 ^^
#7.
이것 저것 손대기 좋아하는, 그러면서 하나 시작하면 푹 빠져버리는 내가 이제는 인도영화에 손을 댔다. 한달쯤 후에는 인도배우들과 인도영화들을 줄줄 꿰고 있을지도 ^^
어디나 그렇듯이 인도 영화에도 돌멩이들은 있을거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옥석을 가려놨기에 골라보면 된다. 그 영화들이 줄 따뜻함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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