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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가지 습관'에 해당되는 글 11건
2014. 10. 22. 13:03

데이비드 알렌은 새로운 책 Making it All Work에서 제어와 관점 두개의 축을 이야기합니다. GTD v1.0과 v2.0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관점의 적용입니다. 이전 버전에서 관점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관심의 지평선(Horizons of Focus)라고 이야기 했었지요. 활주로(Runway)가 나오고 10,000피트, 20,000피트 등으로 높이에 따라 관심의 대상을 다르게 설정했습니다. 


GTD v2.0에서 말하는 관점(Perspective)은 관심의 지평선을 확대및 세밀화한 결과입니다. 잠시 복습을 하면 높은 정도의 제어/낮은 정도의 제어 그리고 높은 정도의 관점/낮은 정도의 관점에 따라 네개의 영역으로 나눌수 있다고 했습니다. (GTD v2.0 #3 - 제어와 관점, 두개의 축 참조). 제어도 잘 안되고 관점도 제대로 정립안되어 있을 때 (예: 프로젝트 초기 단계),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희생자가 될 수도 있고 반응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관점이 잘 정립이 되어 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막연한 느낌이야 들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답을 다루는 것이 GTD v2.0의 '관점'입니다. 


우선 생각해야할 관점을 여섯개로 나눕니다. 다음 할일, 프로젝트, 관심 영역 및 역할, 목적과 목표, 비전, 의미와 원칙 이렇게요. 그리고 각 관점별로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어떻게 생각을 담아 둘건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리뷰하고 개입해야 하는지를 말합니다. 


비전을 말하고 의미와 원칙을 말하지만 GTD v2.0은 여전히 Bottom-Up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의 Top-Down 접근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각 관점의 높이입니다. 알렌은 가장 처음 관심을 두어야 하는 다음 할일(Next Actions)을 활주로라고 부릅니다. 그다음 관점인 프로젝트는 10,000 피트, 다음 관점인 관심영역 및 역할은 20,000 피트 이런 식이죠.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공중에 뜨는 겁니다. 활주로에서 이륙해야 10,000피트, 20,000피트에 이를 수 있듯이 먼저 가장 기본적인 다음 할일들을 정리해야 마음을 더 높은 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말이지요.


이 높이를 보고 단순히 다음 할일을 정리하고, 프로젝트->관심영역 순으로 차례대로 정리한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비행기도 올라갔다 내려오고, 필요에 따라 고도를 조정하듯이 관점의 높이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다음 할 일들을 다 정리해놓고 프로젝트 리스트를 보다 보니 새로운 할 일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비전의 관점으로 오년후 십년후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다가 시작해야할 프로젝트가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 제어의 다섯가지 행동이 순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관점도 마찬가지 입니다. 


관점의 종류


1. 다음 할 일 (Next Actions)


말 그대로 눈 앞에 보이는 당장 해야할 구체적인 일들입니다. 제어 부분에서 포착과 명확화를 거친 후 정리를 하면 다음 할 일 리스트가 만들어 집니다. 두리뭉실한 일이 아니라 생각없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이지요. 그게 바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다음 할 일'의 관점에서 다룰 분야입니다. 


이때 물어야할 질문은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이지요. 다음 할 일들은 매일 리뷰하고 순서에 따라 실행해야 합니다. GTD를 사용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번씩 리스트를 보게 되지만, 최소한 한번은 다음 할 일 리스트를 점검하고 무엇을 실행할지 결정해야겠지요. 


2. 프로젝트 (Projects)


프로젝트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것 그대로입니다. 한개 이상의 행동을 필요로 하는 일이지요. 예를 들어 여행 계획 짜기, 리포트 작성 등을 생각하면 됩니다. 관리를 위해서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년 이하인 일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 이상 걸린다면 일년 단위로 세분화 시키는게 좋습니다. 물어야할 질문은 '어떤 일을 마무리해야하나'입니다. 일을 생각할 때 연구, 완성, 구현, 디자인, 해결 등의 단어가 나온다면 프로젝트 관점의 대상으로 보면 됩니다. 


구현은 프로젝트 리스트를 만들고 각 프로젝트 별로 구체적 할 일을 리스트에 담으면 좋습니다. 각 프로젝트 리스트의 첫번째 할 일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입니다. 자동으로 '다음 할 일'의 대상이 되지요. 프로젝트의 리뷰는 최소 매주 한번은 하는게 좋습니다. 진행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태스크를 변경하거나 추가/삭제할 수 있습니다. 


3. 관심 영역 및 역할 (Areas of Focus and Responsibility)


이 단계부터는 구체적인 행동보다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넘어갑니다. 관심 영역 및 역할은 각자 어떤 모자를 쓰고 있나를 생각하면 됩니다. 제 경우를 보면 저는 남편이고 아버지입니다.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이고, 교회에서는 집사요 대학생들의 멘토입니다. 또한 저는 블로거이고 아마추어 사진가이기도 합니다. 물어야할 질문은 어떤 일이나 혹은 어떤 역할을 유지해야 하는가 입니다. 


우선 관심 영역 및 역할을 나열해야겠지요. 각 영역별로 정의를 내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직무내역(Job Description)을 작성해보는 거죠. 그리고 영역별로 구체적인 관심 내용을 정리합니다. 체크리스트나 마인드맵이 좋겠지요. 예를 들어 저는 아내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매일, 매주, 매달 할 일을 작성한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이 관점의 리뷰는 매달 한번씩은 하는게 좋겠지요. 변화가 없더라도 한번씩 점검하면 무심히 넘어가고 있던 점들이 보일 수 있으니까요. 


4. 목적과 목표 (Goals and Objectives)


프로젝트가 일년 이하에 완성할 일이라면 '목적과 목표'에서 다루는 건 몇년 걸려 이루어야 할 장기적 프로젝트라 할 수 있습니다. 물어야할 질문은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가?'입니다. 예를 들어,졸업 논문 작성, CPA 자격증 획득, 빚 청산하기 등을 생각할 수 있지요. 


우선 어떤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나열해봅니다. 그리고 각 목표별로 아웃라인도 만들어보고 하부 프로젝트의 리스트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더 팬시하게 하려면 프로젝트 플랜을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마인드 맵으로 대체할 수도 있구요. '목적과 목표' 관점의 리뷰는 최소한 일년에 한번 정도는 해야합니다. 연초에 한번, 여름 휴가때 한번 정도가 좋지 않을까 싶네요. 


5. 비전 (Vision)


이제 방향과 이상을 생각할 때입니다. 이런 걸 생각해볼 수 있지요. 내가 성공한다면 (성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어떤 모습일까? 아니면 쉽게 5년후 어떤 모습으로 있기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원하는 비전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개인 차원의 비전이 있을 수도 있고, 조직 차원의 비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직이라면 '어떻게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지요. 


여기부터는 어떻게 구현하고 관리할지 좋은 답은 없습니다. 간단한 리스트일 수도 있고, 대략 기술한 아웃라인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비전과 다음에 다룰 의미와 원칙을 담아 사명선언서(Mission Statement)를 작성하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에서 소개한 사명선언서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소 일년에 한번, 혹은 중요한 변화(졸업, 결혼, 이직 등)가 있을 때 한번씩 들여다 보며 삶의 방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6. 의미와 원칙 (Purpose and Principles)


"왜"라는 질문을 할 때입니다. 나는 왜 프로젝트 A를 하고 있나. 왜 나는 박사를 따려고 하나 등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묻는 순간입니다. 더불어 꼭 지켜야할 원칙이나 가치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에서 제시한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 의미와 원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전과 마찬가지로 리스트나 아웃라인, 혹은 자기사명서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리뷰 시기도 마찬가지지요.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 우리는 의미와 원칙을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9.11이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 삶의 의미를 물었다고 하지요. 


마지막으로 여섯가지 관점을 요약한 표를 작성해 봤습니다. 각 관점에 대해 익숙해지면 이 표만 봐도 되도록 만들어 봤습니다...만 아직 부족하네요 ^^ 계속 보완해나가겠습니다. 








2014. 10. 19. 05:34

페이스북 친구이자 은사님의 아들이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쓰실지 매우 궁금"하다며 릴레이를 넘겼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표현이더군요. 그래서 전에 같은 릴레이를 했었지만 또 적어봅니다. 그때는 영어로 쓰여졌거나 번역된 책만을 대상으로 했었지요. 이번엔 한글로 쓰여진 책도 포함하니 책 선택이 달라지네요. 


이런 릴레이 안 좋아하는 분도 있지만, 전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책 선택을 보면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여기 소개하는 10권의 책이 지금 제 모습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마도 10%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책별로 왜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 조금씩 적어봅니다. 순서는 (100% 정확하진 않겠지만) 읽었던 순서입니다. 


2007년에 썼던 나를 만든 다섯권의 책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1. 삼국지 - 나관중 


중학교 시절 삼국지를 처음 읽었습니다. 정비석판이었죠. 다음에 박종화판을 읽었습니다. 잠시 식었던 애정을 되살린건 코에이의 삼국지 게임입니다. 오~랜 시간을 삼국지 인물들과 보냈죠. 이후에 이문열판을 여러번 읽고 요코하마 미츠테루의 삼국지도 두번 읽었습니다. 다음번엔 황석영판을 보고 싶네요. 


삼국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사람 사는 원리들의 모든 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면 세상사의 모든 모습들이 다 보이는 듯 합니다. 의리가 있고, 정치가 있고, 무협이 있고, 권모술수와 지략이 넘쳐납니다. 중간 중간 사람 사이의 정과 사랑도 보이구요. 몇년에 한번씩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2. 끝없는 이야기 - 미카엘 엔데 


책을 좋아하지만 매력없는 왕따 바스티안은 서점에서 발견한 책을 몰래 가지고 와서 숨어 읽다가 환상계를 만납니다. 환상계 안의 아트레유의 모험을 따라가던 바스티안은 왕녀의 이름을 만들어 주면서 환상계의 위험을 구하고 스스로 환상계에 들어갑니다. 자신을 잃어버린 위험을 겪지만 결국 현실로 돌아오지요. 아트레유가 지어준 왕녀의 이름은 '어린 달님'입니다. 너무 예쁘지 않나요?  


제 상상력의 팔할은 미카엘 엔데에서 왔습니다. 모모부터 당시 한국에 소개된 미카엘 엔데 책을 열심히 찾아서 읽었죠. 고 2때 읽은 끝없는 이야기는 현실 부분과 환상 부분을 다른 색으로 인쇄했던 초판입니다. 무슨 이유엔지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초판처럼 다른 색으로 인쇄한게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상상력이 없어진 현실의 각박함도 인간을 위협하지만, 땅을 디디지 않고 꿈 속에만 살면 자아를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끝없는 이야기는 이 메시지를 따듯한 은유로 풀어냅니다. 


3.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 고든 맥도날드 


여러번 소개한 고든 맥도날드의 책입니다. 외면적인 면이나 행동적인 면이 아닌 내면세계라 지칭한 영적인 부분을 다스리는 것을 강조하지요. 내면의 영역을 동기부여, 시간사용, 지혜와 지식, 영적인 힘, 회복(휴식)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서 어떻게 질서를 유지하며 성장해나갈지 깊이 있는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대학시절 활동한 IVF에서 이책은 필독도서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를 깨달은 건 30살 즈음이었습니다. 여러 문제로 참 힘든 시절을 보낼 때 이 책을 통해 다시 마음을 정돈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전에 개정판을 읽었고, 최근 시작한 북클럽을 통해 새로이 읽고 있습니다. 


4. 영혼의 자서전 - 니코스 카찬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카찬차키스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자신의 이야기에 약간의 환상을 섞어넣었죠. 원제는 "크레테인에게 보고"입니다. 크레테 사람인 자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군데에 머물지 않고 평생 모험을 했던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책을 읽으며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게 하지요. 최고의 번역 하면 이 책이 거론될만큼 번역도 좋습니다. 


카찬차키스는 한 곳에 머무는 것은 퇴보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마음이 동한 저는 십년마다 직업을 바꾸며 살겠다 결심했고, 아내와의 첫 만남에서 그 생각을 말했습니다. 참 철없어 보이는 그 말이 신선했다고 하네요. 저와의 만남을 이어간 한 원인이 되었구요. 결국 제 결혼은 이 책의 덕을 좀 본 셈입니다 ^^ 그러니 아직 짝을 못찾으신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5. 소명 - 오스 기니스 


부름 받았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각자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기니스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도록 부름받기 전에 먼저 어떤 존재가 되도록 부름받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대학원 시절, 공부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방황할 때, 신학교를 가야하나 고민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도피성입니다. 그 마음을 돌리는데 스승님으로 모시는 목사님의 충고와 이 책의 통찰이 결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년에 다시 한번 읽었는데 역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6.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 스티븐 코비 


자기계발서의 고전이지요. 이 책을 처음 접한게 94년이였습니다. 앞에서 말한 30살 즈음 참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 맥도날드의 책과 함께 저를 붙잡아준 하나의 버팀목이 일곱가지 습관이었습니다. 


삶을 주도하라.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상호 이익을 추구하라. 이해시키기전에 이해하라. 시너지를 만들어라. 삶의 각 영역을 단련하라. 이렇게 일곱개의 습관은 처음에는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일곱가지 습관은 많은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실제적인 원리입니다. 이후에 나오는 자기계발서의 여러 주장들은 일곱가지 습관에 기반을 두고 있지요. 원칙 중심의 삶. 영향력의 원/관심의 원, 방향의 중요성, 감정은행 등등. 이책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궁무진합니다. 


개인적으로 "성공하는..."이라는 제목이 불만입니다. '성공'이라는 말이 편향된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원어 그대로 "효과적인..."이나 "성숙한..." 같은 제목이 더 맞는듯 합니다. 


7. Good to Great - 짐 콜린스 


번역판 제목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입니다. 원제의 의미를 상당히 축소시키는 제목이라 마음에 안듭니다. 일곱가지 습관이 개인에 대한 원칙이라면 Good to Great는 기업에 대한 원칙입니다. 하지만 꼭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라 같은 원칙은 누구나 기억해야할 원칙이지요. 


이 책을 쓴 짐 콜린스는 방법론 정립에 뛰어난 사람입니다. 이 책의 대상 회사를 선택할 때, 15년간 주식 수익률이 시장 평균 혹은 이하였다가, 변화를 거친 이후 15년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최소 세배이상 되는 회사들만 고른 후 성장하지 못한 다른 회사들과 비교를 합니다. 그리고 성장한 회사들의 원칙을 방향이나 아이디어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현실을 직면하라. 잘하는 일을 근본으로 삼아라. 원칙을 지키는 문화를 가져라. 기술에 끌려가지 말고, 목적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라. 처음에는 힘들지만,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 변화는 지속된다 등으로 표현합니다. 


미국에서 평범한 프로그래머로 살던 제게 이 책은 더 넓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머물던 조직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고, 문제를 개선해서 더 멋진 조직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구요. 관리자로, 이후 변호사로 진로를 바꾸는 시초가 된 책입니다. 마음의 씨앗은 영혼의 자서전이 뿌렸구요. 


8. 순전한 기독교 - C.S. 루이스 


라디오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기독교를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기독교 최고의 지성 루이스는 기독교 안의 여러 교파들을 가로지르는 (카톨릭을 포함해서) 가장 근본적인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이 책에서 정리하였습니다. 


2007년 초부터 2009년 중반까지 영적인 구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결론이든 달게 받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부정하고 출발한 그 시간. 무신론자들의 책을 찾아서 읽으며, 질문하고 답을 찾았습니다. 신앙을 떠날 수 있었던 그 시간을 정리해준 책이 순전한 기독교 입니다. 왜 기독교가 아름다운 종교인지, 왜 기독교가 확실한 답인지 이 책은 알려줍니다. 


9.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정민 


이 책은 다산을 '지식경영인'이라 규정하며, 그가 어떻게 이런 놀라운 업적을 남길 수 있는가를 지식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합니다. 하지만 지식경영을 넘어 다산의 일생과 그의 저작, 그리고 당시 학자들까지 아우르며 다산의 학문과 철학을 재창조해서 보여줍니다. 이 책을 지은 정민은 다산의 지식경영방법을 사용해서 이 책을 지었다고 하더군요. 


이 책을 읽고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롤 모델이 아쉬운 세상이다. 한때는 정직함과 명석함으로 존경받던 사람들이 세월이 흐르며 변질되고 퇴보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다. ,,, 하지만 여기 다산선생이 있다. 200년전 강진 땅의 유배 생활 속에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학문의 정열을 불태웠던 다산.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한, 그러면서도 가족과 제자들에 대한 정을 놓지 않았던 정말 멋진 사람. 그가 새로운 롤 모델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막 넘쳐납니다. 


10. 칼의 노래 - 김훈 


책을 적게 읽는 편이 아니었지만, 제 독서는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주로 종교, 경영, 인문이었고, 소설을 읽어도 장르소설만 읽었습니다. 추리소설과 판타지를 읽었죠. 이른바 세계명작을 싫어했습니다. 그랬던 제게 언어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소설이 칼의 노래입니다. 한국문학에 '벼락같이 쏟아진 축복'이라는 이 책은 제게도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벼락같이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 이후 해마다 다섯권 이상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고뇌하는, 하지만 어떤 때는 감정이 전혀 없는듯한 이순신의 모습을 통해, 김훈은 세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단어 하나를 고르려고 며칠 고민한다는 김훈의 문장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의 스타일을 따라 몇 편을 글을 쓰고 제 문장에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지요. 


마지막으로 이전에 한글 책을 제외하고 선택한 열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1. The Road Less Traveled - M. Scott Peck 

2. Mere Christianity - C.S. Lewis 

3. Ordering Your Private World - Gordon MacDonald 

4.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 Stephen R. Covey 

5. Getting Things Done - David Allen 

6.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 Luo Guanzhong 

7. Good to Great - Jim Collins 

8. Report to Greco - Nikos Kazantzakis 

9. The Never Ending Story - Michael Ende 

10. The Lord of the Rings - J.R.R. Tolkein




2010. 4. 17. 00:48
음... 오랜만에 글을 쓰다보니 제목짓는 것부터 어렵네요 ㅡ.ㅡ 포스팅의 성격이 단순히 책 소개만 하는게 아니라 그 책들을 어떻게 포지셔닝해서 읽을지에 대한 내용인데 그걸 표현하기가 쉽지 않네요.

'일곱가지 습관'이 한국에 소개되면서 자기계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생길 때부터 개인적으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을 위해서였지요. 제가 워낙 게으르고 문제로부터 도망가고 싶어하는 성격이기 때문입니다. 

'자기계발'의 범주에 해당하는 책은 꽤 많습니다. 리더쉽, 공부/독서법, 혹은 대화법등도 포함시킬 수 있지요. 폭을 좁게 잡아 흔히 자기계발이라 한다면 보통 시간관리 혹은 행동관리를 말합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가져온 분야이기도 하구요.

시간관리혹은 행동관리 분야에 꽤나 좋은 책이 많습니다. 그중에 다섯권을 골라봤습니다. 각자 좋은 책이기도 하지만 그 책들을 벌려놓고 서로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보다 총체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별로 강한 부분, 약한 부분이 있을텐데 약한 부분에 관해 어떤 책이 도움이 될까에 대한 답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어떤 문제이든지 물어봐야할 중요한 질문들이 있습니다. '무엇(What)'과 '어떻게(How)'입니다. 그리고 더 들어가 '왜(Why)'를 물어봐야합니다. 'What'은 방향성입니다. 어디로 향해야할지, 무엇에 집중해야할지를 묻는 것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해야 헛수고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방향만 잡는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효과적으로 목표에 접근하는게 필요합니다. 'How'도 필요합니다. 

'What'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책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이라 생각합니다. Top-down approach의 정답이라 할까요? 책 전반에 걸쳐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방향입니다. '너 지금 맞게 가고 있니?'라는 질문이지요. 개인의 승리를 말하는 첫번째부터 세번째 습관(주도적이 되라,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 먼저하기)은 성장을 위해 잊지 말아야할 원칙들입니다. 일곱번째 '톱날 갈기'와 더불어서요. 스티븐 코비는 일곱가지 원칙에 기반한 많은 책들을 썼습니다. 시간관리에 집중한 '소중한 것을 먼저하기'와 '일곱가지 습관대로 살기'. 코비의 아들이 쓴 '십대들을 위한 일곱가지 습관'등도 같이 읽어두면 일곱가지 습관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방향성에 대해 전반적인 답을 제시한 것이 일곱가지 습관이라면 그 답을 찾기 위한 방법론으로는 '80/20 법칙' 일명 파레토 법칙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통계나 시장분석에 사용하던 파레토 법칙을 자기 계발로 끌어들인 사람이 리처드 코치입니다. 몇권의 책이 번역되어 있는데 그 중 개인의 영역에 집중한 '나만의 80/20 법칙 만들기'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80'의 효과를 볼 수 있는 '20'이 무엇인지를 목적, 경로, 그리고 행동의 영역에 적용하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일곱가지 습관이 Top-down의 대표라면 Bottom-up의 대표는 역시 GTD입니다. 데이비드 알렌의 'Getting Things Done'은 제 블로그에 이미 여러번 소개를 했기에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GTD는 'How'에 집중되어 있는 방법론입니다.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게다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일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책의 구성이 좀더 체계적이었으면, 방법론을 더 효과적으로 설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한 책이 최근에 나왔습니다. 'Making It All Work'라는 책인데 아직 번역은 안되었습니다. 첫 책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을 보완한 것이기에 GTD를 이해하는데 도움은 되지만, 70% 정도가 'Getting Things Done'과 중복인게 불만입니다. 저라면 새로 책을 내지 않고 GTD의 개정판을 냈을텐데 말입니다.

어떻게 하는지 알더라도 매일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루려는' 습관 때문이지요. GTD에서도 언급하지만 '우유를 사야한다고 적어놓는 것과 가게에 들어가서 그걸 기억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게 'The Now Habit'입니다. (이런. 이 책은 당연히 번역되어 있겠지 싶었는데 아직 번역본이 없네요. 출판일 하시는 분 혹시 이 글 보시면 번역판 내시기 바랍니다. 좋은 책입니다. 시장성 충분하구요. 여름 방학 동안 제가 번역 알바도 할 수 있다는... ^^ 추가: '돌돌'님이 알려주셔서 이 책이 '미루는 습관 지금 바꾸지 않으면 평생 똑같다'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돌돌님 감사합니다 ^^) 이 책은 어려운 문제를 앞에 두고 사람들이 자연스레 '미루기'를 선택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문제긴 문제이되 죄책감을 느낄게 아니라는 거지요. 그리고는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앞에 소개한 책들은 상당부분 서로 중복되어 있습니다만 각자 집중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서로 연관지어 보완해 생각하면 도움이 됩니다. 한권만으로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줄 수는 없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았습니다. '왜'라는 문제지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야하나. 그냥 대강 대강 되는데로 살면 안되나 하는 질문입니다.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왜 '성장'해야 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제가 가장 추천하는 책은 스콧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입니다. 정신과의사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왜 사람이 성장해야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왜 유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하는지. 왜 종교적 맹신을 던져 버려야 하는지. 등등. 성장하지 않으려는 '게으름'이 '죄'라고까지 이야기를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권더 언급할 책이 있습니다. 'Honorable Mention'이라고 할까요?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입니다. 이 책은 성장한 사람이 자기계발을 충분히 이루었을 때, 충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때 느끼는 희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하지만 그런 몰입은 다른 책들이 제시하는 성장이 없이는 이룰 수 없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쓰다 보니 열권 넘게 책을 언급을 했습니다. 다 좋은 책이고 도움이 되는 책들이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실천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들이 제시하는 좋은 방법론을 생활에 실천하며 '아직도 가야할 길'을 열심히 달려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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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20. 16:08
아이들이 클수록 의사 소통이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내 딴에는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어도 어떤 때는 그냥 훈계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고민하다가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미국에서 자란지라 어려운 한글은 못 읽습니다. 그래서 편지는 영어로 씁니다만 ㅡ.ㅡ  기록을 위해 한글 버전을 제 블로그에 올립니다.

=============================================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너희들을 보면서 아빠는 참 기쁘다. 어릴적 사진에 담긴 귀여운 모습으로 평생 내곁에 있을 것 같던 너희들이 어느새 훌쩍 커버렸다는 것에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너희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낀단다.

지금이 너희들에게는 중요한 시기야. 고등학교가 지나고 나면 너희들은 성인으로 취급될 거야. 스스로 판단하고 세상을 살아가야할 나이가 되는 거지. 그때는 엄마 아빠가 너희 삶에 간섭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을거야. 그때는 너희들을 놓아주어야겠지.

그렇기에 학생 때에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너희 때의 판단과 선택이 어쩌면 평생을 따라다닐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그래서 너희들이 무엇을 듣고 생각하는가가 정말 중요한거야.

그런데 세상에는 잘못된 메시지들이 넘쳐나고 있어. 너희들의 감정만 건드리고, 귀만 솔깃하게 하는 메시지들 말이야. 겉으로는 좋은 말 같지만 잘 못 받아들여지면, 혹은 깊이 파고들어가면 너희들을 잘 못 인도할 그런 말들. 미안하지만 그게 잘못된 메시지라는 것을 알기에는 너희들은 아직 어리단다. 그게 아빠는 걱정되는 거야. 어떻게 하면 너희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가르쳐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세상을 바로 분별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지.

하지만 아빠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할 수도 없어. 너희들이 로보트처럼 내 말을 따르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너희 스스로 판단하고 너희 스스로 일어서기를 바라지. 그래서 고민끝에 이 편지를 쓰기로 한거야. 편지를 통해 너희 성장에 도움이 될 중요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어. 앞으로 얼마나 이 편지를 쓰게 될지는 몰르지만,  이 편지가 너희에게 도움이 되는 한, 또 내가 너희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남아있는한 계속 쓰고자 한단다.

그럼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먼저 너희가 조심해서 들어야할 메시지 몇가지를 알려주고 싶어. 나이키의 유명한 광고문구 있지? "Just do it!" 이 문구를 볼 때 어떤 느낌이 드니? 가슴이 뛰지 않니? 내가 뭔가 할 수 있고, 나는 특별한 것 같고 그런 생각 들지 안하? 그리고 이 말은 어때? "너 자신이 되라"  이 말을 들으면 나는 다른 사람과는 달라. 남의 말은 들을 필요없어. 내 스스로가 되는 것이 중요해. 이런 생각이 들거야.

사실 이 메시지들은 중요한 거란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것, 그리고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있게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은 중요한 메시지다. 하지만 이 메시지들을 잘못 받아들이면, 안 좋은 결과가 생긴단다. 무조건 해라. 너 스스로가 되어라. 이 말들에는 너의 본능을 따라라.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너가 너 스스로의 주인이다. 너가 하고 싶은 것이 옳은 것이다. 아무도 너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을 들게 만들거든. 세상은, 특히 이런 메시지들을 좋아하는 상품의 광고들은 너희로 하여금 즉흥적이고 본능에 충실하게 만들려고 한단다. 그게 자기들에게 유리하니까.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나 삶의 중요한 가치등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당장 떠오르는 감정에 충실하게 만들려고 하는 거야.

감정에 충실하고 본능에 따라서만 움직인다면 사람은 동물과 다를 것이 없을꺼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너희는 알잖아. 사람으로 하여금 동물보다 훌륭하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는 자각(Selfawareness)야. 아빠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거야. 자각. 혹은 자기 인식.

한번 눈을 감아봐. 그리고 조금 기다리면서 마음을 조용하게 만들어봐. 쉽지는 않을 거야. 여러가지 생각도 날테고, 그런데 생각을 다 없앨 필요는 없어. 그냥 조용히 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한번 지켜봐. 마음을 둘로 나눈다고 생각해. 이것 저것 생각하는 너가 있고, 그런 너를 관찰하는 또 다른 너. 무슨 이야긴지 알겠니.

이렇게 스스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자기인식이야.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거지. 이게 없으면 세상의 규칙이나 도덕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지. 왜냐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고 싶어 하거든. 당장 편한 것을 찾는게 본능이야. 하지만 그런 본능을 거부하고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해주는 것이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가 해주는 일이야. 내 안에 있는 관찰자의 역할이지. 이게 없다면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은 커녕, 미래를 위한 준비 같은 것도 생각할 수 없을거야.

너희들이 학교 다니고, 공부하고 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 알아. 당장 놀고 싶기도 하고, 또 즐겁게 지내고 싶기도 하고.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지루한 책읽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을 거야. 머시멜로우 이야기를 보면서 그대로 살고 싶었지만, 살다보면 항상 그렇게 열심히 사는게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렇기에 다시 한번 너희 스스로를 관찰하면서 살기를 바라는 거야. 감정에 충실한 것이 좋기는 하지만 거기서 끝나면 안돼. 너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왜 생각하는지 한걸음 더 나아가 관찰해보기를 바래. 그리고 너가 진정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는 생각과 비교하는 거지.

이때 중요한 게 원칙이야. 감정을 원칙과 비교하는 거지. 너희들이 읽은 일곱가지 습관에서 강조하는 '원칙 중심의 삶'이 바로 이거야. 이에 대해서는 다음번 편지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자.

처음 편지에서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한 것 같아 조금 걸리네? ^^ 어른들 아니 아빠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을 너희들한테 부탁하는 것도 미안하고. 그래도 너희들이 꼭 알기를 원하는 중요한 거니까 적는거야.

삶을 살아가는 것만 생각하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야. 그런데 즐겁게 사는 것은 좀 어려워. 되든데로 살면 십중팔구 즐겁게 못 살거든. 그런데 그보다 어려운게 뭔지 아니. 그건 '잘' 사는 거야. 바르게, 훌륭하게 사는 것. 나는 너희들이 '잘' 살기를 바래. 또 나도 너희에게 그런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원하고.

2009년 8월 20일
사랑하는 예한과 예지에게, 아빠가





2009. 7. 25. 08:58
사명선언서(Mission Statement)를 처음 작성한 때가 7년전입니다. 사명선언서는 스티븐 코비의 일곱가지 습관 중 두번째 습관인 "마지막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라"에서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후 생각이 바뀌거나 상황이 바뀌면 수정을 했지만 처음 버전에서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주 시간 여유가 있어 제 가치를 점검하며 약간 바꾸었기에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아직 아이들이 한글 읽는 것에 서툰지라 사명선언서는 영어로 작성합니다. 번역해서 올릴까 하다, 게으름에 그냥 올립니다. 문법 잘못 쓴 거 있음 이해해주시길... ^^

추가) 아참... 그리고 이 사명서는 어떻게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ㅡ.ㅡ

I believe God has a plan for me. Knowing and living the plan will make best of me.

I will be a person with integrity, diligence, and a great vision. I will be a role-model to my family. My body, my money, my talent, my time, and my family are what God asks me to take care of. I am a steward.

I take my responsibility as spouse and father, satisfying my family’s needs to live, to love, to learn, and to leave the legacy. I create healthy and loving relationship in my family. I will be always sincere to my family. I raise my kids based on God's Words. I support them to have integrity, to find own mission, and to contribute to the world.

I help others with my talent, time, and money all the time. I set my standard of living. If I have surplus income, all of it will be used to help someone who needs help.

I do not excuse myself for being at wrong side, even though everyone else does. I will be against the tides, if neces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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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4. 07:16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혹은 '우선순위에 따라 행동하라'... 시간관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일곱가지 습관'이 출판되기 전에는 시간관리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것 같습니다. 플래너도 94년 미국 출장 중에 처음으로 접했었구요.

요즘은 시간관리에 대한 관심이 워낙에 커져서 방법론에 관한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해야할 일을 분류한 후에 우선순위에 따라 일하는 '세번째 습관'의 적용 방법은 상식이라 할 수 있지요. 프랭클린 플래너를 쓰는 분들도 많이 있구요. 하지만 방법론이나 테크닉의 발전에 비해 실제 생활에서의 효과는 따라가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바쁘기만 하고 열매가 없는 것에 힘들어하지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원칙은 참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지요. 플래너에 그날 해야할 일을 적고 A1, B2 표시를 해놔도 하루 이틀 반짝할지 몰라도 며칠 지나면 원래로 돌아갑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아직도 '하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세번째 습관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소중한 것을 먼저' 하는건데 말입니다. 그런면에서 이 습관이 세번째에 나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두번째 습관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는 무엇이 소중한 것인가를 알게 해줍니다. 첫번째 습관 '주도적이 되라'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할 수 있는 능력을 줍니다. 안다고 모두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기에 세번째 습관이 '개인의 승리'의 완성입니다.

이후 스티븐 코비는 세번째의 관점에서 일곱가지 습관을 재조명한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First Things First)'라는 책을 씁니다. 상당한 부분이 '일곱가지 습관'과 중복되는듯 하나 효과적인 시간관리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기에 이 책 역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세번째 습관의 철학을 알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큰 돌, 중간 크기 돌, 작은 자갈, 모래, 그리고 물이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에 가장 많이 넣을 수 있는 방법은 큰돌부터 모래까지 크기에 따라 넣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물을 붓습니다. 두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교훈인 "작은 공간에라도 무언가 집어넣을 수 있다 (짜투리 시간의 활용)"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은 것(모래)을 먼저 넣는다면 정작 큰 돌을 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큰 돌(소중한 것)을 먼저 담아야 합니다. (Franklin Planner Software의 Big Rock은 이 이야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어떤 일이 소중한지, 어디에 집중을 해야할지 결정하는 패러다임으로 코비는 (유명한) 다음의 시간 매트릭스를 제안합니다.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만들어내는 일은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Q2에 몰려있다는 발견은 정말 탁월한 통찰입니다.


그런데 하나 더 생각해야할 것은 시간 사용을 생산과 생산능력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씀으로 얻어지는 직접적 결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사용함으로 얼마나 생산능력을 키우느냐를 생각한다면 Q2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생산능력에 대한 투자는 대부분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으니까요.

재밌는 것은 데이비드 알렌이 GTD에서 했던 '시간을 관리할 수는 없다. 다만 행동을 관리할 뿐이다.'라는 말을 스티븐 코비가 일곱가지 습관에서 같은 의미로 했었다는 겁니다. "... 우리는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관리해야 하긴 때문이다. 만족이란 기대와 실현에 좌우된다. 그런데 기대(곧 만족)는 우리의 영향력의 원 안에 놓여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영향력의 원안에 있는) 가장 소중한 일을 먼저 하는 것입니다.

GTD vs. Franklin System에서 말했듯이 세번째 습관은 Top-Down 접근 방법입니다. GTD가 매일의 급한 삶을 정돈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여줌에도 GTD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노를 저어야 목표에서 멀어질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소중한 것을 알고 (두번째 습관), 그것을 먼저 할 수 있는 통제력을 가지며 (첫번째 습관), 마침내 실행할 수 있는 (세번째 습관)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럴때 '개인의 승리'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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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6. 11:19
스티븐 코비의 일곱가지 습관은 크게 세가지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 세개의 습관이 개인에 관한 것이고, 다음 세개의 습관은 사람과 사람간의 대인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마지막 습관은 다른 여섯 습관을 지탱하기 위한 보완하는 습관입니다. 일곱가지 습관은 개인이 작용에 대한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능력을 훈련함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고 주위 환경에 휩쓸릴 수 밖에 없다면 자신을 계발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사고하고 선택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두번째 습관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두번 창조됩니다. 첫번째는 마음에서, 두번째는 물질적으로 창조됩니다. 두번째 습관은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첫번째 창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무엇이든 시작하기 전에 최종 결과가 무엇일지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최종결과를 생각하는 것은 방향을 잡기 위해서 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관리는 어떤 일을 바르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리더십은 바른 것을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두번째 습관의 바로 '바른 것'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How보다는 What의 문제라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 What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작게는 조금있다 시작하는 회의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인가, 길게는 내 인생의 마지막 날에 어떤 삶으로 기록되고 싶은가를 생각해야합니다. 물론 어떤 것이든 만들어 낼 수는 있습니다.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매진하는 것은 하루 하루 되는데로 살아가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 '타짜'의 첫회를 봤습니다. 죽어가는 고니 아빠가 고니에게 이렇게 유언하더군요. '너는 지지 마라. 너는 이겨라.' 그 말 자체는 귀한 것이로되, 그 말이 도박꾼으로서의 삶에 적용된다면 뭔가 잘못된 것일 겁니다. '죽을 힘 다해 최고의 도박사가 되겠다'라는 것이 진정 바른 쪽으로 사다리를 걸어놓은 것이라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질문은 어떤 방향이 정말 가치있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가족을 위해서, 배우자를 위해서,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혹은 인류의 번영을 위하거나 신의 영광을 위해? 하지만 어느 것에든 삶의 무게중심을 한쪽에 둘 때 다른 쪽이 소홀해지는 것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코비는 '원칙중심'의 삶을 제안합니다. 삶의 원칙을 세우고 살아간다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잡힌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그렇다면 나의 원칙은 무엇이어야할까는 아직도 고민되는 문제입니다. 자기 사명서는 그런 삶의 원칙을 돌아보고 정립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요즘 다시 자기사명서를 검토하며 제 삶의 원칙이 가치있는 것인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일로 분주하고 당면한 문제들로 인해 휩쓸리는 생활을 하기 쉬운 세상입니다. 이럴 때 마지막이 어떠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는 두번째 습관은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해 꼭 필요한 습관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절실하게 듭니다.


2008. 4. 23. 00:06

GTD는 이 방법의 '교주'라 할 수 있는 데이비드 알렌의 주장처럼 Bottom-up 방식입니다. 그 의미는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세세한 것은 나중에 생각하는 Top-down 방식과는 접근 방법이 완전 반대라는 것이지요. 바닥부터 먼저 정돈하고 위로 올라간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GTD는 Top-down의 대표적 시간 관리법인 프랭클린 시스템과 많이 다릅니다.

한가지 부연하자면 제가 프랭클린 시스템이라 부르는 것은 프랭클린 플래너의 기본 원칙과 스티븐 코비의 일곱가지 습관을 합쳐서 말하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는 별도로 존재했었지만, 스티븐 코비가 프랭클린 플래너에 합류하며, 회사 이름도 바꾸고 서로의 방법을 혼합하여 시너지를 추구했기 때문에 이제는 "프랭클린 시스템 = 일곱가지 습관"이라 할 정도로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게 된 근간에는 기존의 프랭클린 시스템이나 스티븐 코비의 일곱가지 습관 모두 Top-down 방식이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GTD와 프랭클린 시스템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엉뚱한 지도를 가지고 헤맬 때의 좌절감과 목적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비효과적일 것인가를 한번 상상해 보라! 당신이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자신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열심히, 부지런히, 두배 정도의 속도로 노력한다고 하자. 그러나 이같은 노력은 당신을 단지 엉뚱한 장소로만 빨리 데려갈 뿐이다.

<중략> 그러나 문제는 당신이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는 행동이나 태도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잘못된 지도가 문제인 것이다. (일곱가지 습관, p30)


만약 어떤 그룹의 사람들 전체가 표준화된 수집 방법을 100% 적용한다면 (참고: ‘GTD 적용한다면이라 해석해도 무방함), 그들은 조직된 배를 젓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배가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아니 타야할 배에 제대로 탔는지조차 확실한 것은 아니다. 다만 타고 있는 배가, 가고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효과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Getting Things Done, p235)

일곱가지 습관은 김영사의 1994년판을 그대로 인용했고, GTD는 제 나름대로 번역했습니다.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스티븐 코비는 방향이 맞지 않다면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없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반면 데이비드 알렌은 GTD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을 합니다.

GTD를 처음 대했을 때, 제가 받았던 인상도 비슷했습니다.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때 그때 적용할 수 있는 잔기술만 가르친다고 할까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확실히 GTD는 '효율적'으로 살게는 하겠지만, '효과적'으로 살게 해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알렌이 주장하는 것처럼 Bottom-up 방식의 장점이 있습니다. 활주로 레벨(Runway level)의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고 나면, 좀더 자신감도 생기고 또 그에 따른 시간 여유도 생깁니다. 그러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생각이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게 되지요. 알렌은 이 효과를 강조합니다. Bottom-up에서 Bottom만 강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Bottom->Up의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접근 방향은 다르지만, Top-down에서도 비슷한 요구사항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멋지고, 가치있고, 게다가 실천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세워놓고도,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해서 결국 공수표만 날리게 됩니다. 계획이 멋있더라도, 이를 실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지요. 알렌의 말대로 "실제 구현 단계의 일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한, Top-down 관리는 좌절감만 생기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Top-down과 Bottom-up은 서로 충돌하기보다는 보완해야하는 관계입니다. 일곱가지 습관이 멋지고 가치있는 목표를 세우게 해준다면, GTD는 이를 가능케 합니다. 당장 닥치는 급한 일에만 신경쓴다면 혹시나 잘못 잡은 인생의 방향 위에 애만 쓸 수도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가끔은 큰 그림으로 돌아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적용하는 GTD와 일곱가지 습관의 시너지 효과입니다.

1. 수집(Collect) 단계에서 가치, 자기 사명, 그리고 역할을 생각한다.

전에 한번 언급했지만, GTD의 실행(Do) 단계에서 언급된 '6단계 고도에 따른 시각차이'는 오히려 수집단계에 더 어울립니다. 여기서 가장 높은 단계(5000+ feet for Life)에서 바라 보는 것이 바로 Top-down의 시각이라 할 수 있지요. 열린 고리를 수집하면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좀더 멀리 바라보며 무엇을 해야하나, 어떻게 살아야하나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랭클린 시스템의 구체적 성과물, 즉 가치, 자기 사명서, 그리고 역할등을 활용한다면 도움이 됩니다.

2. 정돈(Organize)를 하면서 큰 바위들을 먼저 심어놓는다.

GTD에서는 정돈단계에서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실행시 상황, 가능한 시간등을 보며 할 일을 선택하지요. 하지만 상식적으로 모든 열린고리들을 동일한 가치로 다루는 것도 불합리한 점이 있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에서 말하는 '큰 바위(Big rock)'에 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자칫 쉬운 일만 처리하고 정작 중요한 일은 안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달력을 사용합니다. 알렌은 달력을 '신성하게' 여겨서 정말 시간과 날자가 중요한 경우에만 달력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큰 바위라 생각할 일이라면 이를 위해 시간을 할당하고 꼭 그 시간에 지키도록 최선을 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반부터 3시까지는 Weekly Review를 위한 시간이라고 달력에 기록을 해놨습니다. 다른 예로 GTD와 일곱가지 습관을 오랜 기간 적용한 Bruce Keener는 '!Focus'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를 보면 정돈 단계에서부터 중요한 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고려할 항목들(Trigger List)를 Top-down으로 구성한다.

제가 수집을 위해 사용하는 '고려할 항목들(Trigger List)'은 역할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알렌이 말한 여섯단계의 시각과 함께, 제가 가치로 삼고 있는 것들, 제 사명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목록을 주간 리뷰에서 사용을 합니다. 저는 주간 리뷰를 GTD의 수집-처리-정돈-리뷰까지 포함하는 작은 GTD 사이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려해야할 항목이 당장 급한 일들 뿐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까지 포함하고 있으니까, 자연스레 제 생활을 점검하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GTD와 프랭클린 시스템은 접근 방법이 다릅니다. 하지만 역할만 잘 나눈다면, 시간 관리의 두가지 원리를 잘 조화시킬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스케줄을 만들때, Top-down과 Bottom-up의 두가지를 사용하며 몇번 수정작업을 해야하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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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가 말한 것은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Top-down의 원리가 구체적으로 적용되어 나타난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면서 GTD를 적용하게 되면 여러가지 안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Top-down과 Bottom-up은 역할을 잘 나누어 같이 사용할 때 효과적일 수 있지만, 프랭클린 플래너처럼 Top-down의 원리로 다 구현되어 있는 시스템은 GTD와 충돌이 나는 것 같습니다.




2008. 2. 8. 13:51
여러번 적었듯이 일곱가지 습관은 저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제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삶의 원칙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몇년에 한번씩 책을 다시 들쳐보거나, 요약본을 다시 읽어보곤 하지요. 그런데 요즘은 나이가 드는건지 이 습관들이 전에 이해했던 것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일곱가지 습관중 첫번째는 "Be Pro-Active"입니다. 한국어판에는 "주도적이 되라"라고 해석이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습관을 "스스로를 책임지라" 혹은 "앞으로 되어질 일을 예측해 미리 미리 준비하라"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Pro-Active라는 말이 그렇게 이해가 되어집니다. 기다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나서서 상황을 리드하라는 말로 주로 쓰이지요. 나아가 최근에 제가 행동하는 것을 보면 이 습관을 "적극적이 되라 (Be Aggressive)"라는 것쯤으로 이해하고 행동한 듯 합니다.

적극적인 것 물론 좋은 일입니다. 상황을 주도하는 것도 그렇구요. 그런데 이 습관을 다시 들여다 보니, 그보다 더 깊은 의미가 담겨있더군요. 머리로 알고는 있었지만, 가슴으로 이해되고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못했던 의미가요.

주도적이 되라는 첫번째 습관은 작용과 반작용 사이에 내가 선택할 수 힘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며 시작합니다. 작용이 주어질 때,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지는 내가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도적이 되라"는 것은 "내 인생은 나의 것"과도 약간 다릅니다.

스티븐 코비는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프랭클은 나치의 유태인 수용소에서 죽을 고생을 하면서도, 외부의 폭력이 자신의 정신세계만은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외부의 작용과 분리되어져 있는 자신을 생각하면서, 반작용에 대한 선택은 그 자신의 몫임을, 그것은 누구도 뺐어갈 수 없는 그의 권리임을 깨닫습니다.

많은 사람이 상황 탓을 합니다. 부모 탓, 못배운 탓, 정부 탓, 그리고 노무현 탓 ^^;; 물론 현상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잘못된 것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도 중요하구요. 하지만 첫번째 습관은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가기를 요구합니다. 상황이 당신 자신을 지배 못하게 만들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고 생각됩니다. 인간의 정신이 단순히 작용-반작용으로 이루어진 물질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사람만이 자신의 생각을 생각할 수 있다고 하던가요? 스티븐 코비는 인간 정신의 특징으로 자아의식, 상상력, 양심, 독립의지를 들고 있습니다. 작용에 대해 정해진 반작용이 아닌 '내가' 선택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힘입니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할 것 같습니다. 나쁜 일을 할지 좋은 일을 할지, 상황과는 관계 없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서든, 때를 기다리며 잠잠하든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무엇이 옳은가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권리는 나에게 있습니다. "이 세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은 결국 핑계에 지나지 않는 거지요.

전에 영향력의 원, 관심의 원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관심을 가지는 (영향을 받는) 영역에 힘을 쏟지 말고,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라는 의미입니다. 첫번째 습관의 중요한 적용입니다.

다시 첫번째 습관을 생각하며 찾아낸 적용은 이것입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할 능력이 있다."  제가 요즘 굉장히 산만하거든요. 30분 이상 한가지에 집중을 못합니다. "난 기본적으로 산만해"가 지금까지 제가 사용한 변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죠. 변명은 변명일 뿐임을 인식하는 것이 첫번째 습관의 시작일 겁니다 ^^


2007. 10. 2. 12:54
어떤이가 말했습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이 오랜 시간을 들여 배운 교훈을 쉽게 얻을 수 있다구요. 몇시간 투자에 몇십년 삶의 정수를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소중한 것이 별로 흔하지 않을 겁니다. 직접 애태우며 수고를 해 얻은 교훈만은 못할 것이지만, 그래도 책을 통해 얻는 간접 경험이 제게는 무척이나 소중합니다.

제게 소중한 책, 지금의 저를 만든 다섯권의 책을 한번 뽑아 봤습니다. 지금의 제 삶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여 그 책들에 미안한 감이 없지 않지만 ㅡ.ㅡ, 그래도 지금 제가 이나마 생각하고 사는 것이 다 그 책들의 도움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다섯권을 뽑아놓고 나니 일부러 그런듯 형태가 있더군요. 네권이 기본이 되는 내용들이고, 한권은 응용에 해당합니다. 다산 선생은 경전이 학문의 기본이요, 역사서는 원칙을 세상에 적용하는 것이라 하시며, 학문을 할 때 기본을 먼저해야 한다 가르치셨습니다. 다섯권 중에 네권이 기본이 되는 내용인지라 다산선생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었다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 네권의 내용도 골고루 인성, 학문, 경제/경영, 정신/영적인 분야로 나뉘어져 있더군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만한 책이지요. 이 책을 처음 접한게 94년이였습니다. 전에 적은대로 대학원 시절을 엉망으로 보내고 방출되다시피 졸업을 해서, 93년에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성숙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결혼을 했습니다 (사고친 것 아닙니다 ㅡ.ㅡ) 이즈음에 일곱가지 습관에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그때는 읽으면서도 깊은 의미를 다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돌이켜 보면, 이후 몇년동안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낼 때에 저를 붙잡아준 하나의 버팀목이 일곱가지 습관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삶을 주도하라.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상호 이익을 추구하라. 이해시키기전에 이해하라. 시너지를 만들어라. 삶의 각 영역을 단련하라. 이렇게 일곱개의 습관은 처음에는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너무 원칙중심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일곱가지 습관은 많은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실제적인 원리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두번째 세번째 원칙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부간의 대화나 자식과의 대화에서는 네번째, 다섯번째 습관이 중요하지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Q2)을 우선적으로 하라는 메시지는 일하면서 정말 잊지 말아야할 원칙이라 생각합니다. 원칙하니 원칙 중심의 삶이 생각나네요. 영향력의 원/관심의 원, 파라다임을 통해 강조한 방향성의 중요성, 감정은행 등등. 이책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궁무진합니다. (사실 다른 네권의 책도 그렇습니다만... ^^)

스티븐 코비가 쓴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First things first)", "8번째 습관 (The 8th Habit)", "일곱가지 습관대로 살기 (Living 7 habits)"등을 보면 일곱가지 습관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더군요.

* 개인적으로 "성공하는..."이라는 제목이 불만입니다. 통속적인 의미의 성공이라는 말이 주는 편향된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부자라는 의미가 아닌 "잘 사는..." 혹은 "제대로 사는..." 이런 식의 제목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원어 그대로 "효과적인..."이 차라리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 (Build to Last)"을 쓴 짐콜린스가 쓴 책입니다. Build to Last가 이미 거대한 기업을 분석한 것이라, 대부분의 회사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평범하던 회사가 뛰어난 회사로 변화된 경우들을 분석하고 쓴 책입니다. 짐 콜린스의 책을 읽어보면 그가 방법론 정립에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이 책에서도 대상이 되는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명쾌합니다. 15년간 주식 수익률이 주식시장 평균 혹은 이하였다가, 변화를 거친 이후 15년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최소 세배이상 되는 회사들만 골랐습니다. 선택된 회사들에는 웰스파고, 질렛, 월그린, 킴벌리클락등 총 11개의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들을 같은 업종의 성장하지 못한 회사들과 비교를 합니다.

이 회사들이 평범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원칙을 제 표현대로 옮겨본다면 이렇게 됩니다. 방향이나 아이디어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현실을 직면하라. 잘하는 일을 근본으로 삼아라. 원칙을 지키는 문화를 가져라. 기술에 끌려가지 말고, 목적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라. 처음에는 힘들지만,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 변화는 지속된다.

일곱가지 습관이 개인에 대한 원칙을 제시했다면, Good to Great는 기업에 대해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 원칙이 꼭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곱가지 습관을 기업에 적용할 수 있듯이, Good to Great의 원칙도 일상 생활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실을 직면하라든가 잘하는 일을 근본으로 삼으라는 원칙은 개인 생활에도 적용이 됩니다.

이 책이 저에게 준 영향은 참 큽니다. 전에 가지고 있던 엔지니어로서의 제한된 생각이 이 책을 통해 확장이 되었지요. 제가 속해있던 조직의 문제점을 이 책을 통해 분명하게 깨닫게 되고, 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제 자신에게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말하는 것 같은 멋진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구요. 그래서 엔지니어에서 관리자로 진로변경을 한 것입니다.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

이 책은 학문적 관점에서의 원칙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최근에 이책에 대한 서평을 썼기에 그 글의 일부를 여기에 옮깁니다.

...

이 책은 다산을 '지식경영인'이라 규정하며, 그가 어떻게 이런 놀라운 업적을 남길 수 있는가를 지식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제목에 불만이 있다. 이 책은 아래에서 지적하겠지만, 지식경영보다 더 많은 점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인 정민교수는 다산의 일생과 다산의 저작, 그리고 당시 학자들의 저작까지 아우르며 다산의 학문과 철학을 재창조해서 보여준다. 그는 다산의 지식경영방법을 사용해서 이 책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다산의 지식경영법을 사용하여 정민이 재창조한 다산의 학문과 철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굳이 '재창조'를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정민교수는 탁월하게 다산의 업적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다산이라면 200년 가까운 훗날, 학문의 후배가 나와 자신의 학문과 철학을 이렇게 명쾌하고 방대하게 정리했다고 하면 너무나 기뻐했을 것이다. (같은 성씨라는 것은 보너스다 ^^) 그 정도로 이 책은 다산의 학문과 철학을 다룬 책이지만, 이전에 정민교수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롤 모델이 아쉬운 세상이다. 한때는 정직함과 명석함으로 존경받던 사람들이 세월이 흐르며 변질되고 퇴보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하나씩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여기 다산선생이 있다. 200년전 강진 땅의 유배 생활 속에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학문의 정열을 불태웠던 다산.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한, 그러면서도 가족과 제자들에 대한 정을 놓지 않았던 정말 멋진 사람. 그가 새로운 롤 모델로 다가왔다. 이런 위대한 스승을 오늘에 되살려 보여준 정민 교수에게 다시 한번 더불어 감사의 말을 전한다.
...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새삼스레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Ordering your private world)

이 책은 기독교 서적입니다. 따라서 모두에게 권하기에는 좀 힘이 들지요. 하지만 책이 주는 교훈은 기독교라는 한정된 영역에 가두어두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기독교 서적에도 반창고 붙이듯 표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십일조 바치면 복받는다 이런 식으로요. 그에 반해 이 책은  내면세계라 지칭한 영적인 부분을 다스리는 것을 강조합니다. 위의 세권과 마찬가지로 원칙을 강조하지요. 하지만 영적이라 해서, "기도 열심히 해라", "성경 열심히 읽어라" 이런 이야기는 없습니다 ^^;;;

고든은 내면 영역을 동기부여, 시간사용, 지혜와 지식, 영적인 힘, 회복(휴식)으로 나누어 꼭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원칙들을 제시합니다. 특히 매장마다 "내면세계가 무질서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으로 주어지는 말들은 마음에 확 다가옵니다. 그 중 몇개를 옮겨 봅니다. "나의 내면세계를 질서 정연한 상태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이러한 질서로운 상태를 지키기로 매일같이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 (반복), 그것은 내가 날마다 지식과 지혜 안에서 성장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 (반복), 그것은 늘 나의 삶의 영적 중심부를 드넓히기로 결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문구들에서 보듯이 이 책은 개인의 결심을 강조합니다. 내면세계의 질서는 그 질서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지요.

* 이 책은 고든 맥도날드라는 멋진 목사님이 쓴 책입니다. 이분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네요.

고든 맥도날드 목사는 보스톤 지역의 그레이스 채플이라는 건강하고 균형잡힌 교회를 담임하고 있었습니다. IVF라는 대학생 선교단체의 총재를 하는등 한마디로 잘 나가는 목사님이였죠. 이 책도 그분이 잘 나갈 때 쓴 책이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바람을 피웠습니다. 얼마나 갔는지 모르지만, 어쨋든 고든은 공적으로 죄를 인정하고 교회를 사임합니다. 그리고 부인과 같이 일년간 칩거하며 뼈저린 반성의 시간을 가집니다. 놀라운 것은 교회가 이렇게 반성하고 있는 고든을 찾아가 다시 교회로 불러들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후 조용하게, 하지만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며 남은 목회기간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했습니다. 바람을 피웠는데 멋있다는게 말이 되냐구요? 당연히 죄는 죄지요. 하지만 한번 저지른 죄에서 회복하는 모습과 또 이를 용납하는 교회의 모습이 참 성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책만 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질서있는 삶을 살 것 같은 인상을 준 고든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에 누구 하나 마음 놓을 수 없다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

삼국지

앞의 네권의 책이 사람 사는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라면, 삼국지에는 그 원리들의 모든 예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긍적적인 예와 부정적인 예 모두요 ^^;;; 삼국지는 황건적의 난과 도원결의부터 진이 오를 멸하고 삼국을 합칠 때까지의 100여년간의 이야기를 기록한 역사소설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면 세상사의 모든 모습들이 다 보이는 듯 합니다. 의리가 있고, 정치가 있고, 무협이 있고, 권모술수와 지략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사람 사이의 정과 사랑도 보이구요.

다른 책에서 나왔던 원칙의 예를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유비나 조조는 자신의 삶을 주도한 사람이였습니다. 유비의 삼고초려는 무엇보다 사람을 중시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주유는 윈/윈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적벽대전에서 수고만 하고 이득은 없었습니다. 제갈공명은 촉나라를 통한 삼국통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했습니다. 진궁은 목표가 명확하지 않기에 조조의 곁을 떠나는 단호함은 보였지만, 의를 모르는 여포의 옆에서 최후를 맞이합니다. 이렇듯 수많은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면면히 들여다 보면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삼국지를 좋아하다 보니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 소설을 접했습니다. 처음 읽은 것은 중학교 때 (확실하진 않지만) 정비석 역이였던 것 같습니다. 원본의 번역이 아니라 일본사람의 삼국지를 번역한 것이기에 다른 삼국지와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월탄 박종화선생의 삼국지를 읽었고, 이문열의 삼국지는 몇번 읽었습니다. 바벨2세의 작가 요코하마 미쓰테루의 만화 삼국지를 두번 읽었고,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도 읽었네요. 그리고 KOEI의 삼국지 시리즈를 아주~ 여러번 끝을 냈구요. ^^;; 삼국지 마니아분들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만... 나름 열심히 읽었다 할 수 있지요.

마지막으로 읽은게 200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랫동안 삼국지를 손에서 놓았습니다. 요즘 새로운 번역본들도 많으니 다시 한번 삼국지를 읽어봐야겠네요. 지금 읽으면 그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글을 마감하며

지금까지 저를 만든 책중 가장 중요한 다섯권을 골라 보았습니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처럼 최근에 읽은 책이 있듯이, 앞으로도 제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줄 중요한 책을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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