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D는 이 방법의 '교주'라 할 수 있는 데이비드 알렌의 주장처럼 Bottom-up 방식입니다. 그 의미는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세세한 것은 나중에 생각하는 Top-down 방식과는 접근 방법이 완전 반대라는 것이지요. 바닥부터 먼저 정돈하고 위로 올라간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GTD는 Top-down의 대표적 시간 관리법인 프랭클린 시스템과 많이 다릅니다.
한가지 부연하자면 제가 프랭클린 시스템이라 부르는 것은 프랭클린 플래너의 기본 원칙과 스티븐 코비의 일곱가지 습관을 합쳐서 말하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는 별도로 존재했었지만, 스티븐 코비가 프랭클린 플래너에 합류하며, 회사 이름도 바꾸고 서로의 방법을 혼합하여 시너지를 추구했기 때문에 이제는 "프랭클린 시스템 = 일곱가지 습관"이라 할 정도로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게 된 근간에는 기존의 프랭클린 시스템이나 스티븐 코비의 일곱가지 습관 모두 Top-down 방식이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GTD와 프랭클린 시스템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엉뚱한 지도를 가지고 헤맬 때의 좌절감과 목적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비효과적일 것인가를 한번 상상해 보라! 당신이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자신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 또 두배 정도의 속도로 노력한다고 하자. 그러나 이같은 노력은 당신을 단지 엉뚱한 장소로만 더 빨리 데려갈 뿐이다.
<중략> 그러나 문제는 당신이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는 행동이나 태도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잘못된 지도가 문제인 것이다. (일곱가지 습관, p30)
만약 어떤 그룹의 사람들 전체가 표준화된 수집 방법을 100% 적용한다면 (참고: ‘GTD를 적용한다면’이라 해석해도 무방함), 그들은 잘 조직된 배를 젓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그 배가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아니 타야할 배에 제대로 탔는지조차 확실한 것은 아니다. 다만 타고 있는 배가, 가고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효과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Getting Things Done, p235)
일곱가지 습관은 김영사의 1994년판을 그대로 인용했고, GTD는 제 나름대로 번역했습니다.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스티븐 코비는 방향이 맞지 않다면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없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반면 데이비드 알렌은 GTD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을 합니다.
GTD를 처음 대했을 때, 제가 받았던 인상도 비슷했습니다.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때 그때 적용할 수 있는 잔기술만 가르친다고 할까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확실히 GTD는 '효율적'으로 살게는 하겠지만, '효과적'으로 살게 해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알렌이 주장하는 것처럼 Bottom-up 방식의 장점이 있습니다. 활주로 레벨(Runway level)의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고 나면, 좀더 자신감도 생기고 또 그에 따른 시간 여유도 생깁니다. 그러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생각이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게 되지요. 알렌은 이 효과를 강조합니다. Bottom-up에서 Bottom만 강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Bottom->Up의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접근 방향은 다르지만, Top-down에서도 비슷한 요구사항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멋지고, 가치있고, 게다가 실천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세워놓고도,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해서 결국 공수표만 날리게 됩니다. 계획이 멋있더라도, 이를 실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지요. 알렌의 말대로 "실제 구현 단계의 일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한, Top-down 관리는 좌절감만 생기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Top-down과 Bottom-up은 서로 충돌하기보다는 보완해야하는 관계입니다. 일곱가지 습관이 멋지고 가치있는 목표를 세우게 해준다면, GTD는 이를 가능케 합니다. 당장 닥치는 급한 일에만 신경쓴다면 혹시나 잘못 잡은 인생의 방향 위에 애만 쓸 수도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가끔은 큰 그림으로 돌아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적용하는 GTD와 일곱가지 습관의 시너지 효과입니다.
1. 수집(Collect) 단계에서 가치, 자기 사명, 그리고 역할을 생각한다.
전에 한번 언급했지만, GTD의 실행(Do) 단계에서 언급된 '6단계 고도에 따른 시각차이'는 오히려 수집단계에 더 어울립니다. 여기서 가장 높은 단계(5000+ feet for Life)에서 바라 보는 것이 바로 Top-down의 시각이라 할 수 있지요. 열린 고리를 수집하면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좀더 멀리 바라보며 무엇을 해야하나, 어떻게 살아야하나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랭클린 시스템의 구체적 성과물, 즉 가치, 자기 사명서, 그리고 역할등을 활용한다면 도움이 됩니다.
2. 정돈(Organize)를 하면서 큰 바위들을 먼저 심어놓는다.
GTD에서는 정돈단계에서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실행시 상황, 가능한 시간등을 보며 할 일을 선택하지요. 하지만 상식적으로 모든 열린고리들을 동일한 가치로 다루는 것도 불합리한 점이 있습니다. 일곱가지 습관에서 말하는 '큰 바위(Big rock)'에 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자칫 쉬운 일만 처리하고 정작 중요한 일은 안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달력을 사용합니다. 알렌은 달력을 '신성하게' 여겨서 정말 시간과 날자가 중요한 경우에만 달력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큰 바위라 생각할 일이라면 이를 위해 시간을 할당하고 꼭 그 시간에 지키도록 최선을 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반부터 3시까지는 Weekly Review를 위한 시간이라고 달력에 기록을 해놨습니다. 다른 예로 GTD와 일곱가지 습관을 오랜 기간 적용한 Bruce Keener는 '!Focus'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를 보면 정돈 단계에서부터 중요한 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고려할 항목들(Trigger List)를 Top-down으로 구성한다.
제가 수집을 위해 사용하는 '고려할 항목들(Trigger List)'은 역할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알렌이 말한 여섯단계의 시각과 함께, 제가 가치로 삼고 있는 것들, 제 사명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목록을 주간 리뷰에서 사용을 합니다. 저는 주간 리뷰를 GTD의 수집-처리-정돈-리뷰까지 포함하는 작은 GTD 사이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려해야할 항목이 당장 급한 일들 뿐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까지 포함하고 있으니까, 자연스레 제 생활을 점검하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GTD와 프랭클린 시스템은 접근 방법이 다릅니다. 하지만 역할만 잘 나눈다면, 시간 관리의 두가지 원리를 잘 조화시킬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스케줄을 만들때, Top-down과 Bottom-up의 두가지를 사용하며 몇번 수정작업을 해야하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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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가 말한 것은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Top-down의 원리가 구체적으로 적용되어 나타난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면서 GTD를 적용하게 되면 여러가지 안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Top-down과 Bottom-up은 역할을 잘 나누어 같이 사용할 때 효과적일 수 있지만, 프랭클린 플래너처럼 Top-down의 원리로 다 구현되어 있는 시스템은 GTD와 충돌이 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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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장 장치가 필요합니다. 저장 장치는 서류등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보관하는 것과, 다음에 해야할 일등 비물리적인 것을 저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메일이나 음성 사서함등도 다 저장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 수집함
수집함은 GTD의 출발점입니다. 첫 단계인 ‘수집’에서 모든 ‘열린고리’를 수집함에 넣는 것으로 GTD 프로세스가 시작됩니다. 요즘은 생활이 복잡해지면서, ‘열린고리’가 존재하는 영역도 다양해졌습니다. 빠짐없이 수집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활하는 영역을 파악하고, 각 영역에 맞는 수집함을 만들어야합니다.
일단 서류등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가 있어야겠지요. 저는 회사와 집에 하나씩 큰 서랍 하나를 골라서 INBOX라고 레이블을 붙여놨습니다. (레이블은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설명이 뒤에 나옵니다.) 그리고 모든 처리안된 문서를 여기에 집어넣습니다. 가족들도 다 알고 있기에, 편지가 오면 바로 이 박스에 넣습니다. 제자리에 있지 않다 생각되는 물건들도 일단 여기에 넣어놓지요.
머리속에 있는 열린 고리를 기록할 수집함도 필요합니다. 크게 종이에 적는 것(예: 플래너)과 전자적으로 적는 것(예: 아웃룩)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든지 상관은 없습니다. 이른바 대학노트라 불리우는 줄쳐진 공책도 좋고, 돈좀 들여 몰스킨도 괜찮습니다. 어떤 사람은 백지에 하나씩 적어 종이폴더에 넣어 관리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뒤에 해야할 정돈및 리마인더 설정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전자솔루션이 잇점이 있습니다.
이메일의 경우, 이메일 프로그램 자체가 수집함이 됩니다. 데이비드 알렌도 이메일은 그대로 놔두는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이메일에 의존하는 정도가 커짐에 따라, 이메일만을 사용해 GTD를 구현하는 GTDer들이 들어나고 있습니다.
>> 정돈 결과 저장 장치
수집 되어진 열린 고리들을 처리하면서 그 결과들이 저장이 됩니다. 처리 단계에서 크게 분류가 되고, 정돈 단계에서 더 세분화되어집니다. 이 결과를 어딘가에 저장을 해야합니다.
처리(Process)단계에서 생길 수 있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1 참조). 쓰레기통, 참조파일(reference), Someday/Maybe, 위임 (Delegate), 달력, 그리고 다음 행동 목록등입니다. 그리고 정돈(Organize)단계를 거치고 나면, 위임된 항목들은 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Waiting For" 카테고리로 분류가 됩니다, 또 다음 행동 목록은 상황에 따라 여러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서 관리가 됩니다. (이해가 아직 안되시죠? 다음이나 그 다음에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를 종합하면 크게 다음의 세가지 저장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이후 참조를 위한 것들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 (예. 서류함)
2. 날자가 중요한 항목들을 기입할 달력
3. 카테고리로 목록을 분리해서 관리할 수 있는 도구
여기에 데이비드 알렌이 제안하는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43 Folder라고 불리는 Tickler File입니다.
1. 참조 항목 보관 공간
당장 무언가 행동을 해야할 필요는 없지만 나중에 참고로 사용할 것들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서류함이 한가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알렌은 종이폴더를 제안합니다. 세부항목별로 종이폴더를 하나씩 만들어서 가나다순(혹은 알파벳순)으로 정리해 보관하는 겁니다. 종이폴더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동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재배치도 쉽구요. 폴더에 레이블러로 필요할 때마다 레이블을 붙여서 쓰면 보기도 좋습니다 ^^;; 만약에 저처럼 hanger를 써야하는 경우는 종이폴더에 레이블을 붙여서 hanger에 넣으라고 제안합니다. 워낙 제가 이런 말을 잘듣는지라 ^^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해놓고 나니 뿌듯하네요.
전자문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폴더관리를 잘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목적은 “필요할 때 최소한의 노력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기회가 되면 나중에 더 자세한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2. 달력
달력은 날자 혹은 시간이 중요한 일들을 기록하는 곳입니다. 알렌은 달력을 ‘신성한’ 장소로 여기라고 제안합니다. 달력에는 꼭 시간과 날자가 중요한 항목만 적습니다. 그리고 달력에 기록한 일은 어떻게든 꼭 처리를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시스템이 흐트러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말에 동의합니다.
참고로 GTD의 바탕에 깔려있는 철학 중의 하나가 각 도구의 목적을 분명히 해서 그 목적을 철저히 지키는 것입니다. 만들어만 놓고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어느새 머리속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따로 ‘열린고리’들을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GTD의 목적에 위배가 되지요. 시스템을 만드는 의미가 없어지는 겁니다.
구현이야 종이달력이나 전자달력 모두 좋습니다. 제 경우는 아웃룩의 달력을 사용합니다.
3. 목록 관리 장치
위에서 말한대로 카테고리별로 목록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면 뭐든 좋습니다. 고객관리(CRM)툴을 사용해서 GTD를 구현한 사람도 봤습니다 ^^;; '흑묘백묘'라고 할까요? 프로세스를 구현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우선 종이기반의 솔루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이플래너를 변형해서 사용하거나, 몰스킨처럼 단순한 노트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자적인 솔루션이 났다고 생각합니다. 행동을 관리하다 보면, 진행상황에 따라, 카테고리가 달라져야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 회사 찾기”라는 프로젝트의 첫번째 항목이 “아무개에게 자문 구하기”라고 한다면, 이 행동은 처음에는 Call 카테고리에 있다가 전화를 하고 나면 답이 올 때까지 “Waiting For”에 있게 되고, 답을 받고나면 내용을 “투자회사 어카운트 만들기”로 수정해서 “@OnLine” 카테고리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생각할 때 그때 그때 쉽게 변경할 수 있는 전자솔루션이 더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기에 각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될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웃룩의 Task로 관리하고 이를 팜과 연동시켜 사용합니다. 팜에서는 Agendus를 사용하지요. GTD에서 제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task에 due date를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맥이라면 정진호님이 소개해주신 Things가 인기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도구 중에는 RTM (Remember the Milk!)을 많이 쓰는 것 같더군요. 다양한 기능과 Gmail과의 연동등으로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는 메일만으로 GTD를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카테고리 혹은 폴더관리를 지원하는 여러개의 메일 어카운트가 필요하지요. 이에 대해서도 나중에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만, 급하신 분들은 다음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iPhone의 기본어플과 Yahoo! 메일을 사용해 GTD를 구현하였습니다. 메일을 통한 GTD 구현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Tickler File (일명 43 폴더)
저에게 아픈 기억이 있는 ㅡ.ㅡ 크레디트 카드 청구서를 예로 들어봅니다. 청구서가 편지로 왔습니다. 날자를 보니 아직 3주가량 시간이 있습니다. 이를 기록하기 위해 달력에 가서 해당날자에 “XX 카드 지급”이라 적습니다. 그리고 청구서는 서류함의 해당 폴더에 집어넣습니다. 이래도 되기는 한데 이중으로 관리한다는 “아주 작은” 불편함이 있습니다.
알렌은 달력의 개념과 서류함의 개념을 조합해 이럴 때 아주 편리한 ‘43폴더’라는 것을 제안합니다. 43폴더는 월별 12개의 일별 31개의 폴더로 되어 있습니다. 그림을 참조하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앞에 말한 카드를 5월 3일날 지급해야한다면, 5월 3일이 오늘부터 한달내에 있다면 3일 폴더에 청구서를 넣습니다. 한달 이상 남아있다면 5월에 넣으면 되구요.매일 그날에 해당하는 폴더를 열어봅니다. 뭔가 있다면 처리를 합니다. 그리고 그 폴더를 다음달, 바로 전 날자의 폴더 다음에 넣습니다. 13일 폴더를 처리했다면 12일 다음으로 이동하는 것이지요. 이 방법으로 항상 오늘 기준 앞으로 한달만큼의 일별폴더가 있는 것입니다. 매달 첫날이 되면 해당 달의 폴더를 열어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처리합니다.
43폴더는 종이를 된 서류나 편지를 많이 다루어야하는 경우 굉장히 유용합니다. 미국 상황에는 잘 들어맞지요. 하지만 전자화가 훨씬 더 많이 된 한국 상황에는 유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 수집을 도와주는 도구
수집은 한마디로 기록입니다. 열린고리를 기록하는데 도와주는 도구는 모두 유용하지요. 예를 들어 포스트잇, 메모수첩, 핸드폰의 쪽지 기능등 다양한 도구가 있습니다. 이메일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수집함이자 수집 도구입니다.
운전을 많이 하시는 분은 소형녹음기(혹은 녹음가능한 핸드폰)도 유용합니다. 저도 운전을 꼭 하고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 얼마전에 조그만 디지탈 녹음기를 구입했습니다. (옆의 사진에 있는 겁니다. 손에 꼭 들어오는게 사진과 달리 꽤나 귀엽습니다 ^^;;) 옆자리에 놔두고 생각날 때마다 녹음을 합니다. 그리고 회사나 집에 도착해서 듣고 다른 곳에 기록을 하지요. 50불이 아깝기는 했지만, 이를 사용해 한시간을 벌 수 있다면 본전은 이미 뽑는다 생각하는 심정으로 과감히 투자했습니다 ^^;;
>> 저장을 도와주는 도구
종이 폴더는 앞에서 언급했기에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알렌은 종이폴더와 더불어 레이블러를 적극 추천합니다. 종이테이프를 넣고, 타이프를 쳐서 바로 레이블을 만들어주는 기계죠. 제가 사용하는 것은 사진에 보여지는 브라더 PT-1880 입니다.
모든 일에 Fun factor가 있습니다. 즐거우면 일이 힘들지 않게 되지요. 레이블러를 사용해 레이블을 만들어 붙이면서 알렌이 fun factor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정리하는게 즐겁더군요 ^^;; 손으로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깨끗이 정리가 되어 있기에 보기좋기도 하구요.
서류 이외의 것들을 정리할 수 있는 서랍장 같은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할 일이라는게 꼭 서류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서랍마다 레이블을 붙여야죠 ^^;
>> 그리고 또 하나...
GTD를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또 하나는 “강력한 의지”입니다. 제 경우, GTD를 충분히 제대로 구현하기까지 일주일 정도가 걸렸습니다. 아직도 100% 적용했다고 할 수도 없구요. 회사와 집에 있는 서류를 다 모아서 폴더만들어 정리하는 데만 열시간은 넘게 걸렸을 겁니다. 머리 속에 있는 모든 생각들을 기록하고, 분류하는 것도 오래 걸렸구요. 솔직히 이것만 하는데도 지칩니다. 하다가 중간에 마치지 않을려면 어느 정도 끈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 정리하고 나니까 제 자신이 대견합니다 ^^;;; 아직 실행이라는 단계가 남았지만, 전보다 조금은 더 나아졌다는 기분이 드니까요.
>> 도구에 과감히 투자하라
“책읽는 엄마의 보석창고”의 김정수님이 올린 "시간 투자법"의 서평을 보니, 황금시간 만들기 원칙의 첫번째가 “시간을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더군요. 그 말에 적극 동감합니다. 갈수록 시간이 소중하기에 그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투자를 해야겠지요. 하지만 여기서의 투자는 효과에 대한 투자입니다. 무조건 돈을 많이 쓴다고 효과가 더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에게는 50불짜리 녹음기나 150불짜리 녹음기나 제가 얻는 것은 똑같기 때문입니다.
GTD를 적용해본다는 것, 또 이를 위해 여러가지 장치나 도구를 준비하는 것. 이 모두가 투자라 생각합니다. 결과가 좋다면야... 그 정도 투자 할만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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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회사에 송금하는 것을 잊어버려 (미국에는 자동으로 돈빼가는 카드회사가 별로 없다) Late Fee를 냈다.
해야할 일인데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ㅡ.ㅡ;;;
혹시 해야할 일을 빠뜨리지는 않았는지... 당분간 하루에도 열번씩 점검해야겠다.
...
난 아직 멀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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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지하실이 있습니다. 3년전에 이사를 하면서 당장 쓸 것 같지 않은 박스들을 지하실에 가져돠놨습니다 .그래도 아예 안쓰는 것은 아니기에 가끔 지하실에 내려가 물건을 찾아야합니다. 몇달이 지나지 않아 열린 박스들로 널리게 되었습니다. 몇년째 방치하고 나니 지금은 아주 가관입니다. 이사오고 한달쯤부터 "지하실을 정리"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 이후로 3년이 다 되어갑니다. 요즘은 지하실에 잘 안갑니다. 정리안된 거를 보면 스트레스 받고, 또 정리하자니 들일 노력을 생각하니 까마득합니다. 그래서 잊고 살고 싶지만, 지하실 근처만 가도 생각이 납니다. "너 지하실 언제 치울거야???" ㅡ.ㅡ
거의 모든 사람의 경우 마음 한구석에는 미뤄놨던 일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계속 속삭입니다. 실제로는 중요하지도 않은 일인데, 한번 "해야지"하는 마음을 먹었었기 때문에 계속 신경을 쓰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지요. 중요한 일인데 그냥 머리 속에 담아두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머리는 기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많은 것을 기억할수록,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전화번호를 듣고, 어딘가에 기록하기 전까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 되내어본 경험이 있는 분은 동감할 것입니다 ^^;;
"해야하는데 하지 못한 일"을 데이비드 알렌은 "열린 고리 (Open Loop)"라고 부릅니다. GTD의 첫번째 원칙은 모든 열린 고리를 머리에서 꺼집어내서 외부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두가지의 목적이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데로 기억하기 위해 힘을 쓰지 않게 합니다. 그리고 생각이 섞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누구에게 전화해야하는데 생각을 하면서, 중요한 계획을 세운다고 해보세요. 그러면 둘다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머리속에 간직하고 있으면 그걸 피할 수가 없지요.
GTD의 두번째 원칙은 그렇게 꺼낸 "열린 고리"들을 규칙적으로 검토하며 처리를 하는 것입니다. 처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한번에 한가지 생각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열린 고리를 외부에 기록하는 것이구요. 처리를 위해 GTD에서 제시하는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사실 이 프로세스가 GTD라 할 수도 있습니다.
GTD의 프로세스는 다섯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뒤의 단계를 알아야 앞단계를 이해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설명을 하고 다음 글에서 자세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GTD는 처리방법이지 형식이 정해져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겁니다. 종이 폴더와 A4 용지로만 구현할 수도 있고, (제 경우처럼) 팜과 아웃룩으로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검색을 해보면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GTD를 구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효과가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1. 수집(Collect)
말 그대로 모든 열린고리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열린고리는 사방에 널려있습니다. 카드청구서, 동창회 초청 이메일, 청첩장, 책상에 싸여있는 서류들... 그리고 머리속에 맴도는 생각들. 이 모든 것을 모으는 것입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수집은 하되 아직 처리는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단 보자마자 버려도 되겠다는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버립니다.
이를 위해 수집함(IN-BOX)이 필요합니다. 가상의 공간이 아니라 실제 상자가 필요하지요. 여기에 모든 것을 다 담습니다. 정리안된 서류도 넣고, 부피가 큰 건 종이에 항목을 적어서 넣구요. 저 같은 경우, 회사와 집에 있는 정리안된 서류들을 수집하니 라면상자로 두개는 족히 나오더군요. 몇년동안 들쳐보지 않았던 곳은 포기한 상태였는데도 그렇습니다.
물리적 수집이 끝나면, 머리속에 있는 생각들을 쓸어 담습니다 (Mind Sweep). 삶의 전 영역 (회사, 가족, 개인, 취미 등등)에 걸쳐 점검하며 마음속에 "이거 해야하는데" 하는 것이 있으면 다 적습니다. 몇년 미룬 계획부터 오늘 아침 일어난 일까지. 알렌이 제안하는 것은 머리속에 있는 할일도 종이 하나에 한가지씩 적어 수집함에 넣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 생각되지만, 저는 그냥 아웃룩에 바로 입력했습니다. 다 적고 나니 182개가 되더군요 ㅡ.ㅡ
처음에 하는 수집은 꽤나 오래걸립니다. 제 경우 수집에만 네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에 대해 수집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일하는 공간에만 적용하고 집은 그대로 놔두면 안됩니다.
2. 처리 (Process)
처리는 GTD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수집함에 모여진 것들을 하나씩 처리합니다. 두가지 지켜야할 원칙이 있습니다. 1) 위에서부터 한번에 하나씩. 2) 수집함에서 꺼낸 것은 다시 집어넣지 않는다.
처리단계에서 가장 먼저 뭍는 질문은 "이게 뭔가?" "뭔가 실행할 거리가 있는가?"입니다. 실행할 거리가 없는 아이템의 경우 갈 수 있는 곳은 세군데입니다. 1) 버린다 2) 참고항목으로 철해둔다 3) 아직은 때가 아니고 숙성(Incubation)시켜야할 경우 Someday/Maybe로 보낸다.
뭔가 할 거리가 있는 경우, 바로 다음에 "실제적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합니다. 만약 하나 이상의 행동을 필요로 한다면 프로젝트로 등록합니다.
다음 행동이 2분내에 처리할 수 있다면 바로 해버립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일이 내가 할일인가 묻고, 아니면 가차없이 다른 사람에게 떠넙깁니다 ^^;;; 그런 행운이 없다면 특정한 날이나 시간에 해야하는 행동이면 달력으로 아니면 다음 행동 목록(Next Action List)에 기록합니다.
3. 정리 (Organize)
어떤 행동들은 처리단계에서 정리가 마치어집니다. 달력에 기록하는 것이나 Someday/Maybe가 그렇지요. 하지만 보통의 경우 정리안된 많은 항목들이 남게 됩니다. 이를 적절히 분류하고 리마인더를 설정합니다.
다음행동목록을 분류할 때의 요령은 나중에 실행하기 쉽게 하는 것입니다. 목표를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실행단계에서 목록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선택해서 수행하면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구요. 이를 위해 일/가족/친구등의 역할에 따른 분류가 아닌 @Computer/@집/@교회/전화/@OnLine등으로 상황에 따른 분류를 합니다. 이게 왜 효과적인지는 실행단계의 설명을 보시면 수긍하실 것입니다.
4. 검토 (Review)
적어놓고 잊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주기적으로 검토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팜을 사용하기에 틈나는데로 검토를 합니다.
데이비드 알렌은 추가로 주간검토(Weekly Review)를 제안합니다. 시간도 금요일 오후 점심 먹고 나서가 가장 좋다고 하네요 ^^;;; 일주일의 기억이 남아있으면서, 또 처리 못한 것이 있으면 남은 몇시간내에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검토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 시간은 수집-처리-정리-검토의 네단계를 다 수행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처음 하는 대규모의 수집 이후에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소규모 수집이라 할 수 있지요.
5. 실행 (Do)
검토까지 다 거치고 나면 이제 실행하면 됩니다. 그럼 무슨 일을 할까요? 달력에 있는 (그날 혹은 그시간에 꼭 해야하는) 항목이 가장 우선권이 있겠지요. 그리고 나서 다음행동목록을 봅니다. 무엇을 할까 선택하는 기준이 재미있습니다.
1)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인가? 집에서 해야할 일을 회사에서 할 수는 없지요. 운전중이라면 전화 정도는 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황을 가장 먼저 봐야합니다.
2) 시간은 충분한가? 10분 뒤에 회의가 시작된다면 그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일밖에 못합니다.
3) 힘이 있나? 피곤해 죽겠는데 장기 계획을 수립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기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고릅니다.
4)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우선순위는 맨 마지막에 나옵니다 ^^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프랭클린 플래너의 방법과 많이 다르죠? 처음에는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올 수도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Bottom-up 방식인 GTD와 Top-down 방식인 프랭클린 시스템을 비교하며 그 둘을 어떻게 조화시킬까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보너스 하나... GTD의 프로세스를 예쁘게 바탕화면으로 만든게 있습니다. 여기서 퍼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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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ing Things Done (Reprint, Paperback) - Allen, David/Penguin Group USA |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 - 데이비드 알렌 지음, 공병호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
GTD(Getting Things Done)를 처음 접한 것은 작년에 한국 팜 유저그룹에 올라온 GTD 요약본을 통해서였다. 그때 받은 느낌은 흥미롭긴 했지만, 너무 단편적인 기술에 집착한다는 것이였다. 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 GTD의 꾸준한 인기는 다시 GTD에 대해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 데이비드 알렌이 쓴 GTD는 2001년 "Getting Things Done"이라는 책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벌써 7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이 책은 아마존에서 64번째로 많이 팔리는 책이며, 자기계발 분야나 시간관리에서는 1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 GTD를 찾아보면 많은 사람들이 GTD를 적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읽은 것은 원서지만 2002년에 (그렇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 ^^) 공병호 박사를 통해 번역이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서평을 보니 좋지 않다는 의견들이 있다. "복잡하다" "겉돈다"며 실망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번역자의 의역이 오히려 헷갈리게 했다는 평도 있지만, 책 자체가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지지가 않았다는게 더 큰 이유일 것이다. 두가지 원인이 있다. 같은 내용이 약간씩 다르게 반복이 되며, 어떤 내용은 안 맞는 위치에 있어 오히려 헷갈리게 한다. 한편, GTD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데, 책에서 그 점을 해결을 안하고 넘어간다.
그럼에도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GTD의 원리가 맘에 들기 때문이다. 원리는 두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 무언가 '해야할 일 (Open Loop)'이라 생각하면, 우리의 머리는 중요성, 남은 기간, 가능성등을 고려하지 않고 똑같은 무게로 취급한다. 그렇기에 그 일들을 머리 밖으로 끄집어내서 믿을만한 장치에 기록해놔야한다. 둘째, 기록을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처리하거나 혹은 재협상해야한다.
알렌은 이 두가지 원리를 적용하여 다섯단계로 이루어진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1. 수집 (Collect) - 모든 Open Loop를 기록한다 2. 처리 (Process) - Open Loop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한다 3. 정리 (Organize) - 적절하게 분류하고 리마인더를 설정한다. 4. 검토 (Review) - 정기적으로 전체를 검토하고 재조정한다. 5. 실행 (Do) - 상황에 맞는 일을 선택해서 실행한다.
이 법칙을 기반으로 책은 세부분으로 나뉘어져서 구성되어 있다. 1장, 2장, 3장에서 GTD애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하며, 기반에 깔려있는 철학을 설명한다. 4장부터 10장에서는 프로세스의 각단계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11장부터 13장은 보완하는 글로 GTD 원칙의 장점을 여러 각도에서 강조한다.
문장 하나 하나는 깔끔하다. 중간 중간 나오는 인용문이나 강조문을 읽는 즐거움도 있다. 그런데 읽고 나니 헷갈린다 ㅡ.ㅡ;;; 막상 적용하려고 하니까 앞뒤가 엉키는 기분이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같은 것을 느꼈나 보다. 그래서 책을 다시 들쳐보고, 운전할 때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어느 부분이 안맞나 생각해 봤다. 내 경우 가장 큰 원인은 수집과 처리, 정리가 섞였기 때문인 것 같다. 기존의 사고 방식은 수집을 하자마자 (할 일이 생각나면), 카테고리에 리마인더까지 설정하는 즉 정리까지 끝내버리는 것이다. 그 생각을 바꾸지 않고 GTD를 적용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책의 내용과 맞지 않으니 헷갈렸던 거다.
방법 자체에서도 충돌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2단계에서 숙성(incubation)이 필요한 것을 따로 분류하라고 해놓고, 3단계에서 someday/maybe를 이야기한다. tickler file을 언제 써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언제 쓸지 헷갈리게 한다. 4단계의 검토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 1~4단계를 다 수행해야하는 weekly review를 이야기한다. 5단계 실행에서 말한, 비행높이에 따른 할 일을 생각하는 프레임은 오히려 1단계의 수집에 더 어울린다. 이런 점들이 GTD의 이해와 적용을 방해하는 점들이다.
그래도 그 차이를 깨닫고, 따라하니 꽤나 명쾌하고 쉽다. 처음 생각은 GTD의 장점을 파악해서, 기존에 사용하는 프랭클린 플래너에 적용해볼까 하는 것인데, 그 생각이 바뀌었다. 요즘은 GTD를 100% 적용하고 있다. 시간은 꽤 걸렸다. 최초 수집및 정리까지 16시간은 족히 걸렸다. 그래도 그 시간이 아깝지가 않다.
GTD는 (책에서 강조하듯) Bottom-up 접근 방식이다. GTD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주로 사람들은 Top-down 방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GTD의 접근 방식에도 장점이 있다. 나중에 자세히 쓰겠지만, GTD의 Bottom-up은 일곱가지 습관의 Top-down과 반대방향에서 접근하지만, 그렇기에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두가지 방식을 조합한다면 최적의 시간관리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할 일이 너무 많아 삶이 피곤한 사람. 다른 시간관리법을 사용해도 별 효과가 없었던 사람. 한번 GTD를 시도해볼만 하다. 단 읽을 때 위에서 말한 점들을 감안한다면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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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컴퓨터 앞에 앉아 뭔가 만들더니 다음의 문구를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자기 방에 붙여놓더군요.
There is success.
There is failure.
There is no in between.
다음부터는 실패하지 않겠다는 녀석의 결심이 가상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세상일이 그렇게 흑백논리는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노력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왕 할거면 꼭 성공할 결심으로 노력하는게 좋겠지"라구요. 실패하면 애쓴 것이 다 물거품이 되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다 헛수고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어쨋든 결심어린 문구에 감동받았습니다. 근데... 이걸 본 아내가 그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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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파트타임으로 MBA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Babson College라는 곳입니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창업(Entrepreneurship)쪽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벤처등 자신의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학교입니다. 방금 찾아보니 Entrepreneurship 부분에서는 13년 연속 1위, 그리고 2007년 전체 순위는 41위(U.S News 기준)라고 하네요. 제가 갈 수 있는 학교중 그래도 가장 네임밸류가 높은 학교이기에 이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원래는 회사를 때려치고 풀타임으로 갈 생각이였습니다. 근처에 아주 좋은 학교들(Harvard & MIT)이 있으니까요. 근데 두가지 땜에 관뒀습니다. GMAT을 700점은 넘겨야되는데 만만치 않더라구요. 저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ㅡ.ㅡ;; 게다가 회사를 관두면 생활이 걱정되었습니다. 벌어놓은 것도 없이 빚지고 공부하자니 너무 큰 모험이더군요. 그래서 결국 파트타임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밤에 학교를 다닙니다. 보통 여섯시반에 시작해서 아홉시반에 끝나지요. 학점수가 많은 (4학점 혹은 5학점) 수업은 토요일 종일 수업도 한두번 끼어 있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중간 중간 있는 팀프로젝트 등 시간이 꽤 많이 필요합니다. 뭐... 준비 제대로 안하고 얼굴에 철판 깔아도 졸업이야 하겠습니다만 ㅡ.ㅡ, C학점 받으면 회사에서 학비도 안대주고, 또 팀원들 보기 창피해서라도 그렇게 못하겠습니다.
수업 마치고 집까지 운전하고 가는 40분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가끔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나'라고 묻게 되지요. 이번 학기 마치면 20학점을 채웁니다. 앞으로 40학점을 더 들어야 합니다. 지금 속도라면 4~5년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작년처럼 출장 많이 다녀 학교를 중단하는 일이 없다는 가정에서요. 그때 되면 제 나이 마흔 다섯인데 MBA가 꼭 필요한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럴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려 애씁니다.
MBA를 시작한 것은 인생에 변화를 주기위해서였습니다. '영역 넓히기'에 간략한 배경이 적혀있지요. 제 인생의 영역을 넓히고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돈을 더 벌거나, 혹은 회사를 차려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거창한 소망('오천명을 먹이는 꿈')도 한몫 했구요. 사실 사업을 시작하는데 MBA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운동 시작하기 전 관련책자를 구해 먼저 읽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제 성격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어쨋든 시작하고 나니 공부는 재미있습니다. 재무회계, 조직이론, 주가 트렌드 분석, Supply Chain, 전략, 시장분석 등등. 많은 것을 배웠고 또 앞으로도 배울 것입니다. 그 배움속에 얻는 것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의 두가지입니다.
첫째, 당연한 원리를 체계적으로 배웁니다. 전략이나 조직이론 같은 거 보면 당연한 말들이 적혀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쟁전략을 위해 고려해야할 사항들은 가격, 품질, 제품의존성, 그리고 유연성입니다. 이거 너무 당연하지 않습니까? ^^;;; 너무 뻔한데도 만약 나보고 직접 정리하라고 한다면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그런 당연한 원리의 이면을 파고 들어가는 법도 배웁니다. 가장 최근에 배운 C2C(Cash to Cash)의 예를 들어볼까요? C2C는 원재료를 구입하는 시점부터 물건을 판매하고 대금을 회수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입니다. 결론은 '이 기간이 짧을수록 좋다'입니다. 당연하지요. 조금의 상식으로도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는 않습니다. C2C를 어떻게 계산해내는가? C2C를 하루 줄이면 얻어지는 경제효과는? C2C를 줄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그에 따른 부작용은? 그럼 어떻게 적용해야할까? 등등. 적용을 위해 생각해야할 것들은 무지 많습니다.
둘째, 판단하는 법을 배웁니다. 신입생이 꼭 거쳐가는 수업이 있습니다. 그 수업의 첫째 질문이 이겁니다. "매니저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인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교수가 원했던 답은 "판단하는 것"이었습니다. "변하는 상황 속에 여러 요소를 감안해서 가장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고, 또 MBA를 통해 배워야할 가장 중요한 것이다"라고 강조를 하더군요. 저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판단은 누구나 다 합니다. 다만 판단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고려하느냐의 능력은 경험과 배움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MBA를 통해 제가 얻고자 하는 것은 '생각의 프레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배운 것을 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한번도 없었습니다. 아직 MBA의 실질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요. 다 마치면 좀 효과를 볼까요? ^^;;;
하지만 비록 힘들고 눈에 보이는 효과가 없더라도 이 길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배우는 것이 재미있고, 또 그 과정을 통해 제 생각이 가다듬어지는 것을 느끼니까요. 십년후, 십오년후 직업적으로 제가 어떤 상황에 있느냐도 중요하겠지만, 그 결과에 상관없이 MBA를 통해 배우는 것이 인생의 장기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배움이란 '발전을 위한 수단'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 여러가지 수단 중에 저는 MBA를 선택한 것 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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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경우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가 '일 자체가 재미없거나 하기 싫음', '실패에 대한 두려움', 혹은 '무엇부터 해야하는지 모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첫째, 일 자체가 재미없거나 하기 싫은 경우, 끝까지 미루는 게 보통 사람의 마음일겁니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가능하다면) 남에게 떠 넘기는 방법입니다 ^^;;; 물론 내가 하기 싫으면 남도 하기 싫어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럴 수 없다면 꾹 참고 해야지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개구리를 먹어치워라" 개구리를 먹는 걸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그 날의 나머지는 더 좋아질 수 밖에 없다는 거지요 ^^;; 하기 싫었던 일을 마쳤을 때의 기쁨을 생각하고 해치워버리라는 겁니다. 또 다른 방법은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예를 들어 부하직원에게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 미팅 약속을 잡고 어떤 것에 이야기할지 미리 언질을 해버리는 겁니다.
둘째,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 두려움을 직면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계획을 세우는 겁니다. 데이비드 알렌은 Getting Things Done에서 '일이 지척거리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할지 명확하게 정의도지 않아서다'라고 지적합니다. 단계별로 할 일이 뭔지, 그리고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정의한다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셋째, 어디에서 시작할지 모르는 경우 미적거리게 됩니다. 이 경우의 해결책도 두번째와 비슷합니다. 큰 일을 조목 조목 쪼개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면 실마리가 생길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일단 뛰어드는 거죠 ^^;;
근데 저를 관찰해 보면 책에서 소개하지 않은 또 하나의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산만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생각이 분산되다보니, 여러가지 일에 동시에 손을 대고, 그러면서 몇가지 일은 자연스레 잊혀져버립니다. 미루려고 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밀려나는 거지요. 거기다 앞의 세가지 원인 중 한두가지가 겹쳐지면, 상태가 심각해집니다. 한정없이 축~ 늘어집니다.
개인적으로 산만함이 심각하다 생각되어 요즘 고치려고 애를 많이 씁니다.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한데 있습니다. 실천하지 않아서 문제지요. 그건 미루지 않고 바로 "지금" 해버리는 겁니다. 읽지는 않았지만 이런 책이 있더군요. "The Now Habit: A Strategic Program for Overcoming Procrastination and Enjoying Guilt-Free Play".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 가지 않나요? '바로 지금' 해버리는 것을 습관화시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제 아내에게 배울게 있습니다. 플래너다 뭐다 하면서 요란을 떨어도 저는 빠뜨리는게 수두룩한데, 아내는 수첩의 달력 하나 가지고도 모든 걸 관리합니다. 생각나면 미루지 않고 바로 해버리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혹시 미루는 습관 가지고 계신 분. 왜 그런지 원인을 생각해 보시고, 바로 "지금"의 원칙을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훨씬 나아지는 것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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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의 Top 3를 뽑는다면 항상 들어가는 하버드 MBA는 MBA course 뿐만 아니라, 출판사인 HBS로도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HBR(Harvard Business Review)은 비즈니스 관련 정기간행물 중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출판사에서 펴내는 여러가지 시리즈중 Business Essentials이 있습니다. 경영/관리/리더십/전략등의 분야에 대해 필수적인 사항을 잘 요약해놓은 시리즈입니다. 특정 분야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려 할 때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인력관리에 대한 책 말고는 번역되어 있는게 없더군요. 갈수록 비즈니스 서적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누군가 이 시리즈를 소개해도 괜찮은 장사가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
이 시리즈에서 시간관리를 다루었다는게 흥미가 생겨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시간관리는 예전부터 자기계발의 중요한 분야입니다. 시간관리만 전문적으로 다룬 책도 꽤 많고, 또 많은 자기계발 서적에서 시간을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시간관리를 개인적인 영역에서 다루고 있지요. 출발점이 자기계발이니까요. 이번에 소개하는 이 책이 다른 점이라면, 기본적인 공통원칙에서 출발하기는 했지만, 시간관리를 회사나 조직의 관점에서 봤다는 것입니다.
시간관리의 기본원칙이라면 목표확립, 시간 소비 패턴 체크, 우선순위 조정, 시간 낭비 요인 제거등을 들수 있지요. 이 책도 그런 기본적인 원칙에서 출발을 합니다. 관련서적 한두권 읽었다면 좀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만, 제 경우에는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을 다시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
1장 목표를 가이드로 사용하자 (Use Goals as a Guide)
2장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 (How you spend your time)
3장 시간계획 수립 (Scheduling your time)
4장 시간 도둑들 (Time robbers)
등을 통해 앞에서 이야기한 시간관리의 기본 원칙들을 설명합니다. 물론 단지 원칙만 나열하는게 아니라 풍부한 예와 함께 제시됩니다. 그 기반위에 조직 차원에서의 시간관리를 설명합니다.
5장 권한 위임을 통해 시간을 만들자 (Delegation)
6장 보스가 시간 도둑일 때 대처법 (The time-wasting boss)
7장 시간관리의 개인적인 면 (The personal side of time)
8장 회사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What companies can do to help)
를 통해 조직의 입장에서 시간관리를 바라봅니다. 기존의 시간관리가 개인적인 면에서 바라본 것이였든데 비해 7장에서 '개인생활의 시간 활용도 중요하다'라는 점에서 개인적인 면을 다루는 것이 책의 관점을 잘 드러낸다 할 수 있습니다. 보스가, 명확한 목표를 안준다거나 불필요한 미팅을 자꾸 함으로, 시간을 자꾸 뺐는다면 어떻게 해야하나도 재밌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미국문화에서도 보스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쉽지 않은가 봅니다. 보스의 성격(성깔? ^^)을 잘 파악해서 사용하라 충고하네요 ^^;
책은 단촐합니다. 전체가 120 페이지이고 중간 중간 도표와 별도 박스를 통해 강조와 요약을 잘 해주기 때문에 읽는데 부담은 없습니다. 다만 많은 내용이 자기계발의 관점에서나 관리의 관점에서 이미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셨던 분들에게는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조직의 관점에서 시간관리를 다룬 책이 많이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인사나 혁신등 관련 부서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관련서적을 읽어보지 않은, 시간관리를 새로 시작하려는 직장인에게도 추천합니다. 반면 조직활동을 하지 않는 분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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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글의 내용은 <경쟁력 높이기> 시리즈의 #2 - 토론 혹은 논쟁하기, #3 - 적 만들지 않기에서 제시한 원칙을 전제로 합니다. 회사 내의 모든 일은 단발적인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쌓아놓은 공덕(^^)이 모든 건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싸움"이란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했지만, 그 의미는 의견교환이나 합의가 아닌, 둘중 하나가 꺽여야 끝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6.0 이유, 가치 그리고 목적을 생각해야 합니다
사소한 논쟁이 아니라 싸움이라 불릴 정도면 그에 따른 손해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이유야 어떻든참관인에게 안좋은 이미지를 남기게 됩니다. 지금까지 두번 다른 사람이 회사를 떠나게 만드는 결정적 이유를 제공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솔직히 작정하고 벌인 일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옳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미안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신경쓰이구요.
우선 싸움의 이유가 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익이나 자존심, 아니면 조직을 위해서, 신념, 혹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대신 나서는 것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유에 따라 싸움의 가치가 결정되겠지요. 알량한 자존심을 위한 것이라면 관두는게 좋습니다. 개인의 이익이라면 계산을 해봐야겠죠.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싸움인지. 조직의 이익을 위한 신념 때문이라면 싸워볼만 합니다. 방법만 좋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으니까요. 편드는 싸움은 조심스럽긴 합니다.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내 편이니까 돕는다'는 것은 적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옳아야 한다'는 겁니다. 상대방이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참 힘든 싸움이 됩니다. 일단 내 스스로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요.
꿈을 이루어주는 한권의 수첩을 쓴 구마가이 마사토시의 말이 생각이 납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싸움이 생기지 않도록 압도적으로 뛰어난 것이 가장 좋다." 월등히 뛰어나고 항상 옳기에 굳이 싸울 필요가 없다면 가장 좋겠지요 ^^;;;
6.1 조직 내의 싸움은 상대방과 하는게 아닙니다
주먹으로 치고 받는 물리적인 싸움이 아닌 이상, 싸움은 상대방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관중 그리고 심판을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 정도도 안되는 싸움이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어떤 사안이든지 심판이 있고, 훈수꾼이 있습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람들이 있고 구경꾼도 있습니다. 누가 누군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들이야 대부분 참여를 할 겁니다. 구경꾼은 적을수록 좋습니다. 나를 지지해줄 사람이 훈수꾼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꼭 참가를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권자입니다. 싸움을 끝낼 사람을 설득시키는 것이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
대세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싸움을 한다고 상대방의 주장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인신 공격하는 것은 그보다 못한 하수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옳음'에 있음으로 (혹은 그렇게 보임으로) 상대방이 자연히 '그름'의 영역에 있도록 몰아넣는 것입니다. 구경꾼, 훈수꾼, 그리고 심판으로 하여금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끝입니다. 상대방이 설득 당하던 말던, 대화에서는 중요하지만, 싸움에서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6.2 이메일을 친구로 삼아야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업무가 이메일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렇기에 이메일을 최대한 활용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메일의 특징을 알아야합니다. 대화 혹은 회의가 가지지 못하는 장점을 이메일은 가지고 있습니다.
이메일은 한방향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내가 쓰는 이메일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방이 개입할 수 없습니다. 주장하고 싶은 것을 근거부터 시작해 차곡 차곡 결론까지 쌓아놀 수 있습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경우는 그렇게 못하지요. 언제든 상대방이 치고 들어올 수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 글이 말보다 승합니다. 그렇기에 이메일을 더 선호합니다 ^^;;;
이메일의 경우 언제든 참가자를 더할 수도 뺄 수도 있습니다. 이메일을 통해 논쟁이 계속될 때, TO와 CC 리스트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잘 봐야 합니다. 상대방이 누구를 빼고, 누구를 더했는지 모르고 계속 가다보면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나를 지지해줄 훈수꾼이 있으면 추가해야합니다. 결정권자가 혹시 빠져있는지도 봐야합니다. 필요없는 구경꾼은 상대방의 양해를 구하고 빼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필요없는 사람은 빼도 되지 않겠냐? 하면 상대방도 반박안합니다.)
'누구'를 '언제' 넣느냐에 한가지 정답은 없습니다만, 생각을 많이 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몇가지 주의해야할 점은 있습니다. 무작정 사람을 추가하는 것은 마이너스입니다. 조직에는 체계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 보면 갑자기 조직의 최고 책임자를 CC에 넣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제가 단계를 타고 올라가면 그 사람에게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만, 갑자기 점프를 하면 안됩니다. 다 때가 있는 것이지요. 사안과 상관없는 사람은 (나를 지지해줄 것 같아도) 집어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건 그 사람도 곤란하게 하는 일입니다.
주장을 적을 때는 항상 반론을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내 주장이 옳다고 해도 한두가지 단점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냥 놔두면 공격당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상대방이 지적할 것 같은 단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 해결할 수 없다면 그 이유를 같이 적어버리십시요. 그렇다고 너무 완벽하면 재미 없습니다. 메이저한 두세가지만 해결하고 마이너한건 놔두십시요. 두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을 스스로 지적함으로서 생각을 많이 하고 내린 결론이라는 것을 강조하게 됩니다. 또한 상대방에게 마이너한 것만 남겨주어 공격을 포기하게 하거나, 혹은 그 단점을 지적하더라도 관중으로 하여금 '별거 아닌 것을' 트집잡는다라는 인상을 주게 만듭니다.
이메일을 보내는 시간도 영향을 줍니다. 사람들이 괜히 밤 늦~게, 아니면 일요일 아침에 메일을 보내는게 아닙니다 ^^;; 물론 너무 티나게 하면 부작용 생깁니다.
마무리는 '내가 한다'라는 생각으로 이메일을 쓰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내가 쓴 메일이 마지막일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쓴 메일안에 문제, 해결방안, 장점, 단점, 행동사항 등이 적혀있어 '문제끝'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면 됩니다. 혹은 조금 부족했던 점이 있다면 그 점을 사과합니다. 그럼에도 의견 자체는 옳다는 것을 강조하고 발전적인 의견을 제시하면서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 다음에는 상대방이 뭐라 하던 이미 맥이 빠지게 되어있습니다. 조금 치사하지만 ^^ 할 말 다 써놓고 '메일이 너무 길어진다. 회의를 통해 이야기하자'라고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관중이 다 대화에 참가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들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내가 적은 글입니다. ^^;;
마지막으로 이메일의 주독자는 싸움의 상대방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구경꾼, 훈수꾼, 그리고 심판이 무엇을 생각할지 항상 염두에 두고 메일을 써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조직 내의 싸움은 상대방과 하는 것이 아닙니다.
6.3 대화의 목적은 의사 소통입니다
제 경우 회의나 대화를 통해서는 별로 논쟁이나 싸움을 해본 것 같지가 않습니다. 직접 만나서는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습니다. (흠... 그렇다면 모든 것을 숨어서 꾸민다는 이야기가 되나요? ㅡ.ㅡ) 그건 미국인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으로 말보다는 글이 편해서일 수 있지만, 대화의 목적은 대립보다는 소통이라 생각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메일에서는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더라도 직접 만나서는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려 애씁니다. 거듭 말하듯이 싸움은 빨리 끝낼수록 좋으니까요.
근데 꼭 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인 대화였지만 'F'자 들어가는 소리도 들어봤습니다 ㅡ.ㅡ;; 그래도 제가 꼭 지키려는 원칙은 있습니다. 흥분하지 말자는 겁니다. 만고불변의 법칙이지요. 흥분하면 집니다. 분위기를 장악할 수 있어도 흥분함으로 다른 사람의 입을 막는 사람은 결국 지는 겁니다. 제 보스로부터 'F' 단어를 들었을 때도, 저는 웃으며 설득을 했습니다. (뭐 항상 그런 평정심을 유지한 것은 아닙니다만 ㅡ.ㅡ) 그리고 원래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애씁니다. 논쟁하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본질에서 자꾸 벗어나는 사람 있습니다. 얼버무리며 제가 제시한 문제에서 멀어지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처음으로 돌아가기를 요구합니다. 밑에서도 말하지만 결과 없는 문제 제기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6.4 싸움의 수준을 항상 유지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인신공격은 가장 낮은 수입니다. 상대방 개인이 아니라 상대방의 주장을 공격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내 주장이 '옳다'고 인식시키는 겁니다. 패거리를 지어 공격하는 것도 보기 안좋습니다. 상대방이 수준 낮게 나온다고 나까지 낮아질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비열하게 나오면,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싸움은 이긴 겁니다. 단기전도 중요하지만, 장기전이 훨씬 중요합니다. 큰 싸움을 이기기 위해서는 항상 싸움의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 원칙을 다 지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일로 인한 논쟁이 인간관계를 해친 적도 있습니다. 인간적인 부족함이겠지요. 그렇기에 이 원칙의 소중함을 압니다. 싸우더라도 상대방을 존중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를 위한 겁니다.
이 말들을 항상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나와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다', '제3의 대안은 항상 있다'
6.5 한번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합니다
사소한 논쟁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논쟁이야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지만 싸움은 다릅니다.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시작했으면 가시적인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말만 꺼내놓고 유야무야하는 것은 더 안좋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실없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내가 끝내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도망 못가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불리하면 그냥 덮어버리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 더 강하게 나갑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거나, 아니면 다음 싸움에 이로운 판세를 만들어놓지 않고서는 끝내서는 안됩니다.
결과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싸우는 행위'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나요? 노이즈만 만들 뿐이지. 효과가 없다면 아무리 내가 옳다고 하더라도 자기 만족 밖에 안됩니다. 그럴거면 아예 시작을 안하는게 백배 났습니다.
***
오랜만에 세줄요약을 합니다
첫째, 조직내의 싸움은 상대방과 하는게 아니라 관중과 심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둘째, 이왕 시작한 것,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끝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왠만하면 싸우지 말고 사이 좋게 지냅시다. ^^
추가)
근데 저 싸움 잘 안합니다. 저를 직접 아는 분들은 제가 이런 글을 썼다면 잘 이해 못하실 겁니다. 저 원래 부드러운 사람입니다. ^^;;;
***
경쟁력 높이기 #1 - 영역넓히기
경쟁력 높이기 #2 - 토론 혹은 논쟁하기
경쟁력 높이기 #3 - 적 만들지 않기
경쟁력 높이기 #4 - 한 발자욱 더 나갈 준비
경쟁력 높이기 #5 - 이끌며 나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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