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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7. 15:03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길면서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쓴 정우성 변리사는 윤락근 변리사와 함께 <특허전쟁>을 썼습니다. 특허전쟁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가기에 그 책의 후속이라 할 수도 있지만 다루는 주제는 사뭇 다릅니다. 전작이 제목과는 달리 특허에 대한 개론적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면, 이 책은 본격적으로 기업간에 특허전쟁을 다룹니다. 그 중심 내용은 삼성과 애플의 최근 3년간의 대규모 소송입니다. 


저자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을 단지 두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글 대 반구글 진영의 대결로 이해를 합니다. 나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그리고 모바일 산업을 발달로 인한 시대 흐름의 결과라는 시각을 제공합니다. 


이 시각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오라클이 구글 동맹에 대항하기 위해 특허를 통한 공격을 했고, 이중 애플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제조사를 대상으로 삼았고, 이에 따라 삼성과의 소송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구글대 반구글의 그림을 보지 않고 삼성과 애플의 시각으로 임해 여러 나라로 전선을 확장하고 표준특허라는 강력해보이는 무기로 애플을 압박해 조기에 협상을 끌어내려 했지요. 하지만 싸움은 삼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피할 수 없기에 날카로울 거라 생각했던 표준특허라는 무기가 오히려 무딘 칼이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반면 애플은 효과적으로 소송전을 이끌어 갔구요. 


한창 소송이 진행되는 2012년에 쓰여진 책이기에 애플대 삼성 대결의 결과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싸움이 저자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도 않았구요. 그럼에도 이 책이 제공하는 폭넓은 시각은 특허가 현대 비즈니스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해하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허에 몸담는 입장에서 저자가 자세히 쓰지 않았지만 행간에서 읽혀지는 법리적 다툼을 읽는 줄거움도 쏠쏠했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저자는 특허전쟁이라는 창을 통해 미래를 예측합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특허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라는 세밀한 시각도 같이 하기에 살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이 책이 쓰여진 후 2년 사이에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때만 해도 주목할 필요가 없었던 중국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중이고, 잊혀졌던 LG가 회복했습니다. 삼성과 애플은 싸움을 멈추었고, 새로운 분야에서의 격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흘러가든 특허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합니다. 


잘 쓰여진 책입니다. 특허를 개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특허전쟁>을 권하고, 비즈니스 안에서의 특허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한가지 불만이라면 아무리 책 판매를 위해서라지만 제목이나 부제를 너무 자극적으로 뽑는다는 겁니다. 이 책의 부제는 "글로벌 기업의 음모..."인데 전혀 그런 내용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