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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11. 22:05
일용품(commodity)이 된다는 건 마케팅 하는 사람에겐 악몽과 같다. 일용품이란 차별화되는 점이 아무것도 없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우유나 시멘트, 혹은 20인치 TV를 말한다. 일용품이 되어버리면 고객이 신경쓰는 것은 딱 한가지다. 제품의 가격. 모든 제품이 다 처음부터 일용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에 PC는 유니크한 아이템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가정이 한대 이상을 가지고 있다. 90%이상이 같은 O/S를 쓰고, 더이상 사람들이 업그레이드할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PC는 이미 일용품이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용품이 되어버린 제품을 가지고도 충분히 차별화를 시킬 수만 있다면 충분한 이익을 만들 수 있다. 시멘트는 건설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쓰여온 것이다. 더이상 특이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멕시코의 시멕스(Cemex)는 시멘트회사들이 배달하는 시간을 잘 지키지 않아 건설회사들이 많은 비용을 낭비한다는 것에 착안해, 업계 평균 34%의 정시배달률을 훨씬 뛰어넘은 98%의 정시배달을 이루었다. 그리고 다른 회사보다 50%이상 높은 이율을 낼 수 있었다.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한정 되어 있겠지만, 다음중 한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 끌리는 디자인
- 뛰어난 성능
- 기술적 새로움
- 신뢰성 혹은 내구성
- 주문하기 편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차별화를 위한 또다른 방법이다. 긍정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듬으로써 고객이 선택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잘 모르는 지역에 도착해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는다고 해보자. 처음 보는 식당들 사이에서 평소에 자주 이용하던 명동칼국수를 발견한다면, 그 식당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그 식당에 가게될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과 같다. 친숙한 브랜드는 소비자로 하여금 쉽게 선택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브랜드는 너무나 깊게 사용자의 인식에 깊게 박혀 영어사전에도 등록이 되었다. 영어권에서는 밴드-에이드(band-aid)나 제록스(xerox)가 그렇고, 한국에서는 미원 혹은 프림같은 브랜드가 있다. 잘 구축된 브랜드는 그 자체가 재산이다. P&G가 질레트를 살때 지불한 57조원의 상당 부분은 질레트라는 브랜드 가격이다.

하지만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실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용자가 알게되면서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미국에서 약국의 역할을 하는 마켓중 가장 큰 곳이 CVS인데 타이레놀 브랜드는 15불인데 CVS 자체 상품은 똑같은 효용에 8불에 팔고 있다. 7불정도의 차이라면 고객이 브랜드를 포기하고 브랜드가 아닌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2007. 8. 11. 00:46
1987년인 걸로 기억이 된다.

내가 가입해 있던 IVF라는 대학생 선교단체의 목요일 모임에 참석을 했다. 그날 따라 매주 말씀을 전하던 고직한 간사님이 아닌 조금 마른듯한 남자가 앞에 나왔다. 박성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자신이 이랜드의 사장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당시 이랜드는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는 윤리적인 그룹이라고 소문이 나며 특히 기독청년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회사이다. 그날 처음으로 박성수가 같은 학교 공대 선배라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 어렵게 이대앞에 옷가게를 만든 사연, 별 밑천도 없이 겁도 없이 옷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하나님의 도움으로 사업이 번창했고 마침내 이랜드라는 회사로 성장한 이야기, 후진국에서는 뇌물을 안주면 일이 성사가 안될 때가 많은데 끝까지 정직하게만 사업을 해왔다는 이야기 등. 당시 나에게는 참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 이야기들이다. 특히 벌써 상당한 크기의 중견회사임에도 자신의 수입은 따로 직접 운영하는 한 매장에서 얻는다는 말에 정말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생겼다. 당시 나를 포함해서 그 단체의 대부분이 원하던 것이 복음의 원리에 입각한 사회 변혁이었기에, 그것을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박성수 선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적이 있다.

1999년이였나? 큰 누나가 살던 동네에 2001 아웃렛이 생겼다.

목사와 사모님인 누나 내외의 차를 타고 2001 아웃렛을 지나면서 매형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랜드가 문제다. 엉뚱한데에 신앙을 갖다붙여서 노동력 착취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옆에서 누나가 이런 이야기도 한다. "2001 아웃렛에 가면 음식들이 순 중국산이다. 기독교 기업이라고 하면서 국산품은 하나도 없고 무조건 싼 거만 들여다가 팔아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내가 봐도 2001 아웃렛의 분위기는 80년대 중반의 산뜻했던 잉글랜드 매장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기독교 기업으로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들고자 하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과는 거리가 먼, 적당한 상권에 싸구려 상품을 가져다가 파는 도때기 시장의 모습이였다. 물건을 사는 사람도 물건을 파는 사람도, 여유나 즐거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2007년 이랜드는 악덕기업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이랜드는 억울할지도 모른다. 더 나쁜 일을 저지르는 회사도 많을텐데, 왜 이랜드만 갖고 그러는지. 몇천명씩 정리하는 기업들도 있을텐데 고작 700명 그것도 비정규직을 임용직으로 바꾼 걸 가지고 이 난리냐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나름대로 뭔가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사탄의 유혹에 빠진 조합원들이 난리를 치고" "잘못된 언론 보도에 휘둘리는 기독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달란트에 불만있는 불성실한 종"의 편을 들고 있다고 불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의 편이 되어주지는 않는다.

법대로 했다지만, 협약서를 회사 편의에 맞추어 위조한게 드러났다. 회사는 계속 성장해 박성수 본인은 83억, 부인은 100억의 주식배당을 받았지만, 노조원은 성과가 좋다고 볼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2004년부터 3년간 1원도 연봉이 오르지 않은 직원도 있다.

얼마전 고속터미널 앞의 뉴코어를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 있는 노조원들의 천막이 있었다. 그 천막위에 전날 방송에서 본 농성중 끌려가던 아줌마의 모습이 겹쳐졌다. 지난해 130억 십일조를 사회에 환원해 주위로부터 복받았다고 인정받는 박성수 장로의 (훈장같은게 달린 이상한 옷을 입고) 웃는 모습은, 200만원만 받았으면 좋겠다며 회사를 떠난 이랜드 직원의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주지는 못할 것이다.

아무리 독하게 군다고 해봐야, 매장에서 물건 팔던 아저씨 아줌마들이다. 옷장사로 시작한 박성수가 그들앞에 나서서 이야기로 풀지 못할 이유가 도데체 무엇인가? 무엇이 무서워서 외국에 머물며 나서지 않는 것인가? 이렇게 대신 불러온 용역업체 직원들과 싸움을 붙여야 하는걸까? 따지고 보면 그네들도 해고당한 사람들과 별반 다를게 없을텐데 말이다.

1987년 어느 목요일 밤에 봤던 박성수와 지금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박성수가 같은 사람이라는게 믿겨지지가 않는다. 도데체 박성수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자신에 대한 교만, 세상 권력에 대한 욕심, 아니면 돈맛이 그를 변하게 만들었나?

분명한건 그가 기독교적 기업이라는 의미를 잘못 이해를 한 것 같다. 기독교적 기업이란 일주일에 한번 쉰다고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M&A과정에서 없어졌지만.) 직원들이 일주일에 한번 QT를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매장의 성공을 기도제목이라 벽에 붙여놓고 같이 기도한다면 이랜드의 하나님은 도데체 무엇인가? 노조는 성경에 없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다면, 재고 상품을 신상품으로 속여파는 것은 성경에서 배운 것일까? 회사의 이익의 10%를 사회에 돌려준다면 그건 잘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랜드가 운영하는 세개의 재단은 12명의 직원이 운영하는데, 6개월 인건비 포함 사무비가 2억 5천만원이였다고 한다. 정말 제대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기는 한건지 의문이다.

알면 알수록, 이랜드는 기독교기업이 아니라, 자신이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착각하는 박성수 개인의 사교집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랜드 윤리경영(www.elandethic.com)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윤리경영이란 "사회가 기업에 가진 윤리적, 법적, 상업적, 공공의 기대를 초월하여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이라 소개한다. "공공의 기대를 초월하는 그 무엇"이 바로 기독교적 가치관이라 주장하고 싶은 듯 하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2005년 9월 20일 이후 회사는 이 사이트를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랜드는 윤리경영을 포기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요즘 이랜드가 하는 일을 보면 딱 그런 생각이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 "노조간부들을 체포하는 것"이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라 "박성수가 무릎꿇고 농성하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역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07. 8. 10. 18:31
2001년도 여름이였다. 다니던 교회의 나이가 비슷해 친구처럼 지내던 집사님과 같이 15시간을 운전해서 시카고에서 열리는 코스타에 참석했다. 코스타는 해외 유학생을 주대상으로 하는 기독교의 수련회이다. 4박 5일의 기간동안 많은 강의를 듣고 도전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시 설교를 하던 김동호 목사님의 "잘 사는 사람"의 정의다.
 
"세상 사람들은 오천명분을 깔고 앉아 혼자 먹는 사람을 잘 산다 하지만, 하나님은 오천명을 먹이는 사람을 잘 산다 여긴다"

그렇다. 오천명을 먹이는 꿈은 이때 생겨났다. 오천명을 먹이는 사람.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오천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렇게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 그럴싸한 꿈이다. 크리스찬의 신앙을 떠나, 세상 살아갈만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목표인 것이다.

그런데 오천명을 먹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 네명은 먹일 수 있다. 좀더 노력하면 은퇴하신 장인 장모님 부양을 할 수도 있겠지만, "먹인다"는 의미가 생활 기반을 마련하여준다라고 해석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턱없이 부족했다.

물론 오천명을 먹이는 일이 꼭 물질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는 영적으로 먹일 수도 있는 것이고, 누구는 기도로 그만큼의 사람들을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는 자선사업으로 오천명을 먹일 수도 있는 것이고...

하지만 나에게 다가온 해석은 오천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였다. 그리고 회사가 그 한가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가 잘 되면 일단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먹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부양하는 가족들도 덩달아 먹일 수 있다. 가족의 평균 구성수가 세명이라 할 때, 천오백명 규모의 회사는 사천오백명을 먹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도 규모의 회사라면 오백명 정도는 구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딱 오천명이다. ^^;;;

근데 말이 천오백명의 회사지...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기반 하나 없는데 천오백명의 회사를 만든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직원 천오백명의 회사라면 매출액이 최소한 1000억 정도는 되어야 한다. NHN이 굉장히 큰 회사이건만 직원수는 천오백명 정도라고 한다. 그정도 규모의 회사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런 꿈을 꾼다. 15년후... 일하는 사람들이 보람을 느끼는 회사, 조직과 사람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회사, 인류의 선한 가치를 실천하는 회사.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렇게 오천명을 먹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NHN이 지금까지 이르는데 8년이 걸렸다. 15년이라면 불가능한 목표도 아닌 것 아닌가?

지금에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가지고 있는 이 꿈이 내 남아있는 인생을 걸만한 목표라는데에는 전혀 의심이 없다.




2007. 8. 8. 19:0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동 테스트 시스템을 마무리 짓기에는 부장님이 맘대로 정해놓은 기간은 말도 안됩니다"
"무작정 열심히 할려고 하지말고, 좀 생각좀 하면서 해봐. 급박한 맘을 가지고, 또 행동에 치중해서"
"아니면 부장님이 다르게 일하실 수도 있잖습니까?" - "이봐! 일을 못끝내는 건 너지 내가 아니야"

직장 상사로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의 하나가 아랫 사람이 실적이 적게 나올 때 너무나 쉽게 그 사람의 태도문제라고 단정짓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이 쉬운 걸 왜 못해. 하려고 들면 다 하는 거 아냐." "자세가 문제야. 요즘 애들은 도데체 욕심이 없어." "까라면 까는 거지. 뭔 핑계야?"

사실 태도에 문제가 있는 사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실적이 안 나오는 경우, 거기에는 수없이 많은 다른 이유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딜버트가 겪는 것처럼, 말도 안되는 납기일이 주어질 수도 있고, 방향은 정해놓고 회사에서 전혀 지원을 안하는 경우도 있구요. 그냥 단순히 "어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딜버트의 상사를 보면서 "저건 꼭 누구 같군"이라 욕만 해 왔지, 나를 그 자리에 앉혀보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내가 상사보다야 헐 낳겠지만 ^^;; 나도 너무 쉽게 모든 것을 태도문제로 단정짓지 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2007. 8. 8. 00:07

어느 조직이든지 구성원들의 역할이 명확히 정의되어 있고,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이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역할의 구분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할 수 있지만, 그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구분이 행위자(Actor), 관리자(Manager), 리더(Leader)의 구분입니다.

이 구분은 대리, 과장등과 같이 사람의 직위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자 하는 일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회사에 갓들어온 신입사원의 경우처럼 100% 행위자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두세가지 역할을 감당합니다. 리더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도 스스로 연설문을 작성한다면 행위자의 역할을 감당한다 할 수 있습니다.

또 세가지의 역할이 칼로 자르듯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가지 일이 두세가지의 역할을 동시에 감당하는 일도 있을 수 있지요. 예를 들어 대통령의 연설은 연설한다는 행위는 개인적인 것이지만, 국가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리더의 일입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세가지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행위자(Actor)란 스스로 어떤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코딩을 하는 일, 자동차 세일즈맨이 고객에게 자동차를 소개하는 일, 배관공이 파이프를 고치는 일등입니다. 순수 낙하산 ^^ 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 행위자로서 사회경력을 시작합니다. 이 역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능력의 뛰어남입니다. 요리사가 요리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거지요.

관리자(Manager)란 다른 사람을 관리하는 역할입니다. 일을 적절히 팀원에게 분배하는 일, 팀원들의 진척상황을 파악해서 외부에 보고하는 일, 문제가 있는 팀원의 사연을 듣고 해결해주는 일 등등. 관리자는 아무래도 현상유지의 의미가 강합니다. 주어진 일을 잘 하고, 팀이 문제없이 잘 굴러가게 하는 것이 관리자의 몫이지요. 이 역할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성실함입니다. '사람'은 관리자의 가장 중요한 재산입니다.

리더(Leader)란 다른 사람을 이끄는 것입니다. 관리자에 비해 리더는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서 한단계 발전시키는 성장의 의미가 강합니다. 정체되어 있는 업무 프로세스의 단점을 개선해 발전시키는 것, 조직의 새로운 미션을 수립하는 일 등등. 리더의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비전입니다. 지금보다는 좀 더 낳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어야하지요. 그리고 동기부여 능력입니다. 자신을 포함, 맡고 있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함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듯이 행위자, 관리자, 리더는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의 사장만 리더이고, 부장, 과장은 관리자, 사원은 행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든지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각 역할의 비중은 다르겠지만요. 예를 들어 회사의 사장이라면 리더쉽 60%, 관리자 30%, 행위자 10%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대리 1년차라면 리더 5%, 관리자 20%, 행위자 75% 정도 되겠지요. 중요한 것은 각자 자리에 걸맞게 각 역할을 수행하는 가 하는 것입니다. 팀을 이끌고 가야하는 팀장이 행위자로서 90%의 시간을 보낸다면 그 팀이 제대로 운영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관리하는 부서를 대상으로 행위자, 관리자, 리더로서의 역량을 평가했습니다. 각자 능력을 점검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맡은 일을 역할별로 구분하는 새로운 관점을 주기 위함이였습니다. 우선 세가지 역할의 비중을 정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팀장인 경우, 행위자 20%, 관리자 30%, 리더 50%라고 역할 배분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각 역할에 대해서 다음의 항목들을 평가했습니다.

행위자 (Actor or Individual)
- 기술적인 뛰어남
- 계획에 맞추어 일을 수행함
- 품질에 대한 기대를 만족함
- 책임감
- 팀내의 협조
- 의사 소통 능력
- 성실함 (integrity)

관리자 (Manager)
- 계획 수립 능력
- 일의 적절한 분배
- 스케줄 관리 능력
- 문제 관리 및 해결 능력
- 상황에 대한 적절한 리포팅

리더 (Leader)
- 자기 계발
-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내는 능력
- 팀원들의 방향을 정해주는 능력
- 팀원들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 주기
- 상사에게 적절한 피드백 주기

세부 항목을 정해서 평가함으로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능력을 잘게 쪼개서 평가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때는 총체적인 평가가 필요하지요. 총체적인 평가와 세부적인 평가가 상호 보완되어야 정당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