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17. 01:23
[조직을 말한다]
"캐롤. 기술 심사 위원회 좀 소집해줘. 다음번 신기술을 어떻게 결정할지 의논좀 하게"
"결정할 방법을 의논할 미팅을 어떻게 소집해야 하나 미팅을 통해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몇사람 불러서 부장님이 그 질문에 답하는걸 도와드릴까요? 음... 아마도 필요할 것 같네"
회사 생활에 회의란 빠질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다. 부서가 다양해지고, 하는 일도 복잡해지면서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사람, 여러 부서간의 협의가 필요하다. 잘 진행된 회의는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충분한 준비를 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과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알차게 진행된 회의는 서로의 시간을 절약해 주고, 커다란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설사 내가 생각한데로 흘러가지 않았고, 다른 사람 의견에 설득되었다고 하더라도 팀 전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그것만으로 좋은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회의 자체가 시간 낭비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준비되지 않은 회의. 정확한 목표가 없는 없는 회의. 결정권자가 없이 겉도는 회의 등등. 어떤 경우에는 바쁜 사람들을 불러 놓고 사흘간 회의를 하고 내린 결정이, 얼마 되지 않아 뒤집히거나 아니면 무관심 속에 묻혀버리기도 한다. 회의에 대한 농담은 참 많다. "일하기 싫거나 할 일이 없으면 회의를 소집하라", "회의를 계속하다보니 회의주의자가 되어버렸다"
왜 미팅이 아까운 시간으로 전락해 버릴까? 왜 미팅이 생산적으로 흐르지 않을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니저가 할 일은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을 사용해 결정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책임과 권한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권한은 가지려 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더 문제겠지.
예를 들어 프로젝트 매니저란 프로젝트의 각 단계에서 필요한 결정사항들이 뭔지를 알고, 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그만한 지식과 결단력이 필요한 자리이다. 그런데 그런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매번 사람들을 불러 모아 집단으로 결정을 내릴려고 한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없는 미팅이 많아지고, 빨리 끝낼 수 있는 일을 오래 끌게 되는 거라 생각한다.
내 주위에 필요없는 회의가 많다. 아니면 내가 만드는 회의가 시간낭비가 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 그것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가 살펴봐야겠다. 누구든지, 특히 매니저는 자신의 영역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다. 갈수록 그런 책임감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 그래서 시간이 아까운 미팅은 더 늘어나는 것 같고...
'조직을 말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딜버트] 사람이 기계랑 똑같나? (0) | 2007.09.04 |
---|---|
차별화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2) | 2007.08.29 |
[딜버트] 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나 (0) | 2007.08.08 |
Actor, Manager, Leader (0) | 2007.08.08 |
[딜버트] 열린 마음으로 의견 듣기 (0) | 2007.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