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21. 22:51
[미래 빚어가기]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종종 듣습니다. WCRB라고 클래식 음악 방송인데 하루에 두번 뉴스도 해줍니다. 이 방송에서 오늘 특이한 광고를 들었습니다.
Larry Powell이라는 사람이 나와 자기의 이력을 이야기하더군요. 학부는 뭐였는지 기억은 안나고, Computer Science로 박사를 받은 것만 기억납니다. 어디에서 일을 했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쭉 이야기를 합니다. 들어보니 경력이 대단한 것 같더군요. 마지막으로 이런 이런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에게 연락하라며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남겼습니다. 구직광고였습니다.
미국 경제가 확실히 안좋습니다. 많은 회사가 상당한 감원을 했고, 또 계획중입니다. 사업성이 없으면 부서 자체를 날려버리기에 개인이 능력있다고 항상 살아남는 것은 아닙니다. Larry라는 사람이 실제 얼마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탁월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Larry가 자신의 능력을 강조하며 마지막에 덧붙인 말이 인상이 깊습니다. "이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나의 독특한 (Unique) 방법입니다." 라디오 광고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어쩌면 의외로 가격대비 효과가 괜찮을 수 있다 생각이 들더군요. 수많은 사람이 그 광고를 들었습니다. 내가 사장이라도 이 사람 한번은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해낸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Out-of-Box로 생각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세상입니다 ^^
Larry Powell이라는 사람이 나와 자기의 이력을 이야기하더군요. 학부는 뭐였는지 기억은 안나고, Computer Science로 박사를 받은 것만 기억납니다. 어디에서 일을 했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쭉 이야기를 합니다. 들어보니 경력이 대단한 것 같더군요. 마지막으로 이런 이런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에게 연락하라며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남겼습니다. 구직광고였습니다.
미국 경제가 확실히 안좋습니다. 많은 회사가 상당한 감원을 했고, 또 계획중입니다. 사업성이 없으면 부서 자체를 날려버리기에 개인이 능력있다고 항상 살아남는 것은 아닙니다. Larry라는 사람이 실제 얼마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탁월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Larry가 자신의 능력을 강조하며 마지막에 덧붙인 말이 인상이 깊습니다. "이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나의 독특한 (Unique) 방법입니다." 라디오 광고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어쩌면 의외로 가격대비 효과가 괜찮을 수 있다 생각이 들더군요. 수많은 사람이 그 광고를 들었습니다. 내가 사장이라도 이 사람 한번은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해낸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Out-of-Box로 생각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세상입니다 ^^
'미래 빚어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못된 선택 - 그리고... (12) | 2009.07.07 |
---|---|
Different as Focusing (2) | 2009.05.30 |
Different as Outstanding (10) | 2009.05.02 |
2009년의 지향 - 靜心如水 (물과 같이 고요한 마음) (36) | 2008.12.16 |
아들과의 대화 - 2008.12.01 (24) | 2008.12.02 |
2009. 5. 21. 14:29
[음악 이야기]
굳이 말한다면 나는 과거에 묻혀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는 좋았다느니, 낭만이 있었다느니 하는 말을 들으면 거부감이 든다. 나쁜 기억을 지우고 좋았던 시간만을 기억하고 싶은 심리적 경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힘들었던 모든 일을 지우고, 내 인생을 리셋하고 싶었던 힘든 경험 때문인지는 모른다. 어쨋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과거의 것을 추억하며 회상하는 것은 취향이 아니다.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며 턴테이블을 중고로 들였다. 그리고 십년 넘게 방치해 두었던 LP를 꺼냈다. 제대로 플레이나 될까 의문이었는데, 의외로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20년쯤 전 아직도 어렵던 그 시절, 동네 레코드 가게중 유달리 LP를 싸게 파는 곳이 있었다. 천오백원이었나 삼천원이었나 기억은 안나지만, 다른 곳에 비해 거의 반값 수준이었다.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첫 오디오를 사고, 그 레코드 가게에서 사온 LP를 듣는 시간은 참으로 풍요로웠다.
야사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카잘스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지나간 세월만큼 깊이 있게 들렸다. 이들의 연주는 시디보다는 LP가 어울린다 생각하는 것은 선입견일까? 가끔씩 들리는 틱틱 소리는 보너스다. 반젤리스의 음악도 들었다. 단일 뮤지션으로는 가장 많이 (11장) 음반을 가지고 있을만큼 푹 빠져 살았던 반젤리스다. 예전만큼 전자음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몽롱하듯 즐기던 그의 연주가 아직 싫지는 않다.
가장 반가운 것은 '도시의 그림자'다. 독집 하나 내고 사라진 듀엣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음반을 좋아한다. '이 어둠의 이 슬픔'이나 '타인의 거리'. 센티멘털한 제목과 가사를 들으면 왠지 나를 더 처량하게 만들고 싶어진다. 없는 고독을 끄집어 내어 침잠하고 싶은 욕구라고 할까.
아직도 나는 '옛날이 더 좋았다'는 감상은 거부한다. 그렇다고 잊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 선택해서 기억하든, 기억이 흐려지며 아픔이 사라졌든, 돌아보니 좋았던 순간, 행복했던 기억은 남아있는 것이니까. 그냥 그 순간을 즐기는 것 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것. 그냥 그 뿐이다.
아니다. 솔직히 말해 좁은 방에서 음악을 듣던 20대 초반의 청년을 나는 그리워한다. 행복했던 힘들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이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까?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며 턴테이블을 중고로 들였다. 그리고 십년 넘게 방치해 두었던 LP를 꺼냈다. 제대로 플레이나 될까 의문이었는데, 의외로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20년쯤 전 아직도 어렵던 그 시절, 동네 레코드 가게중 유달리 LP를 싸게 파는 곳이 있었다. 천오백원이었나 삼천원이었나 기억은 안나지만, 다른 곳에 비해 거의 반값 수준이었다.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첫 오디오를 사고, 그 레코드 가게에서 사온 LP를 듣는 시간은 참으로 풍요로웠다.
야사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카잘스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지나간 세월만큼 깊이 있게 들렸다. 이들의 연주는 시디보다는 LP가 어울린다 생각하는 것은 선입견일까? 가끔씩 들리는 틱틱 소리는 보너스다. 반젤리스의 음악도 들었다. 단일 뮤지션으로는 가장 많이 (11장) 음반을 가지고 있을만큼 푹 빠져 살았던 반젤리스다. 예전만큼 전자음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몽롱하듯 즐기던 그의 연주가 아직 싫지는 않다.
가장 반가운 것은 '도시의 그림자'다. 독집 하나 내고 사라진 듀엣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음반을 좋아한다. '이 어둠의 이 슬픔'이나 '타인의 거리'. 센티멘털한 제목과 가사를 들으면 왠지 나를 더 처량하게 만들고 싶어진다. 없는 고독을 끄집어 내어 침잠하고 싶은 욕구라고 할까.
아직도 나는 '옛날이 더 좋았다'는 감상은 거부한다. 그렇다고 잊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 선택해서 기억하든, 기억이 흐려지며 아픔이 사라졌든, 돌아보니 좋았던 순간, 행복했던 기억은 남아있는 것이니까. 그냥 그 순간을 즐기는 것 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것. 그냥 그 뿐이다.
아니다. 솔직히 말해 좁은 방에서 음악을 듣던 20대 초반의 청년을 나는 그리워한다. 행복했던 힘들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이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까?
'음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Climb - Miley Cyrus (6) | 2009.07.24 |
---|---|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10) | 2009.05.29 |
제 오디오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18) | 2009.04.17 |
블라인드 테스트와 개인적 효용 (18) | 2009.03.27 |
요즘 음악 동료 (8) | 2007.10.28 |
2009. 5. 21. 14:00
[그밖에...]
언제부터인가 마네킨을 사진의 소재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전에 올렸던 사진처럼요. 유심히 관찰하면 아름다운 마네킨이 참 많습니다. 그 안에 갇혀있는 "영원한 현재"를 잡고 싶었습니다. 사진이나 마네킨이나 정지된 순간이긴 마찬가지니까요.
얼마전 가족들과 보스톤에 놀러가서 쇼핑을 했습니다. 가족들이 옷을 고를 때 저는 마네킨을 찍었습니다 ^^ 그때 찍은 사진 몇장을 올립니다.
얼마전 가족들과 보스톤에 놀러가서 쇼핑을 했습니다. 가족들이 옷을 고를 때 저는 마네킨을 찍었습니다 ^^ 그때 찍은 사진 몇장을 올립니다.
'그밖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 2주년 기념및 동시나눔 참여 이벤트 (21) | 2009.06.22 |
---|---|
두가지 변화 (16) | 2009.05.28 |
보스톤으로의 가족 여행 (22) | 2009.04.30 |
드레스덴 출장기 #4 - 상처받은 도시 (12) | 2009.04.03 |
드레스덴 출장기 #3 - 트리스탄과 이졸데 (14) | 2009.03.04 |
2009. 5. 21. 00:52
[일기 혹은 독백]
중학교를 멀리 다녔던 적이 있다. 집은 건대옆의 자양동이면서 망우동에 있는 중화중학교를 다녔다. 버스를 타면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82년이었을거다. 어느날 학교를 마친 후, 나는 그 길을 걷기로 했다. 오래된 일이라 왜 그랬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버스비가 없어서였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정말 가난했던 시절이라 그랬을 법 하기도 하다. 아침 저녁으로 버스를 타고 지나던 길이라 친숙했다. 가방을 어깨에 메고, 목을 죄던 호크를 느슨하게 하고 그 길을 걸었다. 네시간 조금 안되게 걸렸다.
요즘과 달리 그때는 작은 가게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자주 발걸음을 멈추고, 버스 창으로 보며 한번 들르고 싶었던 가게들을 구경했다. 문방구 창에 진열되어 있는 플라모델을 보는 것은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시계도 구경하고, 레코드 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만져보고. 인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구간도 있었다. 사람 다닐 길을 점거한 물건들 때문에 차길을 훔치듯 이용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 옆으로 휙휙 지나가던 차들. 우리 애가 그런다면 기겁을 해서 손을 잡아채겠지만, 돌아보니 그 모습마저 정겹다.
세시간쯤 되니 힘이 부친다. 그때쯤 어린이 대공원 후문이었다. 지금은 입장이 무료이지만 당시에는 유료였다. 아마 입장권 살 돈이 있었다면 그날의 걷기는 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대공원을 삥 돌아 건대로 들어섰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호수(일감호였나?) 주위를 느릿 느릿 걷다보니 어느덧 그림자가 길어졌다. 건대 후문을 나서변 바로 집이었다.
전화가 많지 않았던 때다. 연락도 없이 평소보다 몇시간 늦게 도착한 아들 탓에 어머니의 속은 바짝 타 있었다. 때리시지는 않았지만 잔소리깨나 들었었다.
이년전인가? 같은 길을 걸었다. 일요일 오후였다. 시간상 전구간을 걷지는 않았지만, 학교에서 출발해서 한시간 정도 같은 길을 따라갔다. 사진을 즐기던 때라 뷰파인더에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려 애썼다. 그런데, 길은 그대로지만, 모습은 느낌은 달라졌다. 아직도 자잔한 가게들은 남아 있지만 기억에 있는 수선스러움은 없다. 많이 깔끔해졌다고 할까?
세월이 지났으니 그 길도 달라진게 당연하다. 나도 달라졌으니까. 하지만, 82년의 어느날 오랜 시간 걸으면서 떠올렸던 생각들은 지금도 내 몸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이다. 나를 키우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에 봤던 모습이 아니라고, 그때의 그 느낌이 생기지 않는다고 서운해할 이유는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바빠서일게다. 어떤 이유든 속도를 늦출 수 있는 핑계가 있다면 그대로 고맙다. 빠르게 움직이던 움직임을 멈추고, 느리게 돌리면 평소에 보지 못하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즐거움은 남다르다. 속도를 늦추어야만 볼 수 있는 것들.
생각해보니 사진을 소홀히 하던 때부터 걷기를 멈추었다. 점심 시간 틈을 내어 사진기 하나 들고 하던 공원묘지 산책도 요즘은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내 마음이 이렇게 분주한가. 오늘 날씨가 예술이다. 햇살은 따듯하지만, 땀 흘릴 정도는 아니다. 오후에는 오랜만에 사진기를 들고 나서봐야겠다. 오늘은 좀 걷고 싶다.
**
이 글은 Inuit님의 이벤트 '걷고 또 걷기'를 위해 쓰려고 했던 글입니다. 게으름에 분주함에 그만 납기를 놓쳤네요 ㅡ.ㅡ
82년이었을거다. 어느날 학교를 마친 후, 나는 그 길을 걷기로 했다. 오래된 일이라 왜 그랬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버스비가 없어서였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정말 가난했던 시절이라 그랬을 법 하기도 하다. 아침 저녁으로 버스를 타고 지나던 길이라 친숙했다. 가방을 어깨에 메고, 목을 죄던 호크를 느슨하게 하고 그 길을 걸었다. 네시간 조금 안되게 걸렸다.
요즘과 달리 그때는 작은 가게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자주 발걸음을 멈추고, 버스 창으로 보며 한번 들르고 싶었던 가게들을 구경했다. 문방구 창에 진열되어 있는 플라모델을 보는 것은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시계도 구경하고, 레코드 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만져보고. 인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구간도 있었다. 사람 다닐 길을 점거한 물건들 때문에 차길을 훔치듯 이용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 옆으로 휙휙 지나가던 차들. 우리 애가 그런다면 기겁을 해서 손을 잡아채겠지만, 돌아보니 그 모습마저 정겹다.
세시간쯤 되니 힘이 부친다. 그때쯤 어린이 대공원 후문이었다. 지금은 입장이 무료이지만 당시에는 유료였다. 아마 입장권 살 돈이 있었다면 그날의 걷기는 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대공원을 삥 돌아 건대로 들어섰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호수(일감호였나?) 주위를 느릿 느릿 걷다보니 어느덧 그림자가 길어졌다. 건대 후문을 나서변 바로 집이었다.
전화가 많지 않았던 때다. 연락도 없이 평소보다 몇시간 늦게 도착한 아들 탓에 어머니의 속은 바짝 타 있었다. 때리시지는 않았지만 잔소리깨나 들었었다.
이년전인가? 같은 길을 걸었다. 일요일 오후였다. 시간상 전구간을 걷지는 않았지만, 학교에서 출발해서 한시간 정도 같은 길을 따라갔다. 사진을 즐기던 때라 뷰파인더에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려 애썼다. 그런데, 길은 그대로지만, 모습은 느낌은 달라졌다. 아직도 자잔한 가게들은 남아 있지만 기억에 있는 수선스러움은 없다. 많이 깔끔해졌다고 할까?
세월이 지났으니 그 길도 달라진게 당연하다. 나도 달라졌으니까. 하지만, 82년의 어느날 오랜 시간 걸으면서 떠올렸던 생각들은 지금도 내 몸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이다. 나를 키우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에 봤던 모습이 아니라고, 그때의 그 느낌이 생기지 않는다고 서운해할 이유는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바빠서일게다. 어떤 이유든 속도를 늦출 수 있는 핑계가 있다면 그대로 고맙다. 빠르게 움직이던 움직임을 멈추고, 느리게 돌리면 평소에 보지 못하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즐거움은 남다르다. 속도를 늦추어야만 볼 수 있는 것들.
생각해보니 사진을 소홀히 하던 때부터 걷기를 멈추었다. 점심 시간 틈을 내어 사진기 하나 들고 하던 공원묘지 산책도 요즘은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내 마음이 이렇게 분주한가. 오늘 날씨가 예술이다. 햇살은 따듯하지만, 땀 흘릴 정도는 아니다. 오후에는 오랜만에 사진기를 들고 나서봐야겠다. 오늘은 좀 걷고 싶다.
**
이 글은 Inuit님의 이벤트 '걷고 또 걷기'를 위해 쓰려고 했던 글입니다. 게으름에 분주함에 그만 납기를 놓쳤네요 ㅡ.ㅡ
'일기 혹은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만에 보드게임 (8) | 2009.07.12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16) | 2009.05.23 |
가족들과 짤막하게 나들이를 갔다 왔습니다 (14) | 2009.04.25 |
요즘 근황 - 2009년 4월 13일 (22) | 2009.04.14 |
요즘 근황 - 2009년 3월 26일 (16) | 2009.03.27 |
2009. 5. 20. 13:46
날자보다는 요일에 더 신경을 쓰고 살 때가 있다. 요즘이 딱 그렇다. 어제도 월요일을 맞아 일주일의 계획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다 날자를 봤다. 5월 18일이다. 대학교 1학년 '...넘어 ...넘어'를 보고 그 믿겨지지 않는 역사에 울분을 토하던 때가 어느덧 이십여년이 흘렀건만, 5.18 그리고 광주의 의미는 매년 생생히 다가온다. 어쩌면 그 사건을 기억하며 자꾸만 작아지는 시선을 크게 만들고자 하는 내 무의식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회적 모순은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있다는 것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파하는 자들은 지금도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거의 한달동안 관심을 끄고 있었던 한국 소식이 궁금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으며 '다음'을 열었다. 그리고 황석영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황석영, MB, 중도실용... 제목에 쓰여진 생소한 단어의 조합을 보며, 놀라기도 했지만 머리 한편에서는 '황석영 이 사람도?' 하는 나름의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기사를 읽어보니 역시 그랬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구차한 변명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안 좋은 것 한가지는 존경하는 이들의 리스트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때는 내 인생에 좋은 영향력을 끼쳤던 사람들이 어느날 보니 추한 모습으로 변해있는 것이다. 박성수가 그랬고, 김진홍이 그랬다. 하다 못해 조갑제도 내게는 고등학교 시절 '민은 졸이다'라는 책으로 대입을 위한 공부가 다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 사람이었다. 박홍, 김민석, 서경석, 김동길... 한때는 청년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던 사람이다. 하물며 박찬종이나 이인제도 좋은 시선으로 본 적이 있다.
자신의 좋은 의도가 오해받고 있다는 황석영의 말은 자체로 역겹다. 자신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몰랐다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완전 바보임이 분명하다. 소설가 황석영은 바보는 아니었던 것을 생각하면 추하게 늙었거나 늙어가며 멍청해진 것이리라. 하긴 '비명을 찾아서'라는 획기적인 작품을 썼던 복거일이나 '사람의 아들'의 이문열의 지금 모습을 본다면 황석영이라고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는 것이지만.
세상 변해가는 것 모른체 하며 고집 부리라는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유연함을 보일 수 있는, 그럼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멋있게 나이들어가는 그런 지식인이 보고 싶다. 아니다. 자신이 유치하다는 것도 모르고 어떻게든 뜨기위해 짖어대는 '변희재' 같은 인간을 보면 내가 너무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게 분명하다. 머지 않아 '지식인'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혐오단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벌써 그렇게 되었을 지도 모르고.
참 지랄같은 세상이다.
거의 한달동안 관심을 끄고 있었던 한국 소식이 궁금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으며 '다음'을 열었다. 그리고 황석영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황석영, MB, 중도실용... 제목에 쓰여진 생소한 단어의 조합을 보며, 놀라기도 했지만 머리 한편에서는 '황석영 이 사람도?' 하는 나름의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기사를 읽어보니 역시 그랬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구차한 변명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안 좋은 것 한가지는 존경하는 이들의 리스트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때는 내 인생에 좋은 영향력을 끼쳤던 사람들이 어느날 보니 추한 모습으로 변해있는 것이다. 박성수가 그랬고, 김진홍이 그랬다. 하다 못해 조갑제도 내게는 고등학교 시절 '민은 졸이다'라는 책으로 대입을 위한 공부가 다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 사람이었다. 박홍, 김민석, 서경석, 김동길... 한때는 청년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던 사람이다. 하물며 박찬종이나 이인제도 좋은 시선으로 본 적이 있다.
자신의 좋은 의도가 오해받고 있다는 황석영의 말은 자체로 역겹다. 자신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몰랐다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완전 바보임이 분명하다. 소설가 황석영은 바보는 아니었던 것을 생각하면 추하게 늙었거나 늙어가며 멍청해진 것이리라. 하긴 '비명을 찾아서'라는 획기적인 작품을 썼던 복거일이나 '사람의 아들'의 이문열의 지금 모습을 본다면 황석영이라고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는 것이지만.
세상 변해가는 것 모른체 하며 고집 부리라는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유연함을 보일 수 있는, 그럼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멋있게 나이들어가는 그런 지식인이 보고 싶다. 아니다. 자신이 유치하다는 것도 모르고 어떻게든 뜨기위해 짖어대는 '변희재' 같은 인간을 보면 내가 너무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게 분명하다. 머지 않아 '지식인'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혐오단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벌써 그렇게 되었을 지도 모르고.
참 지랄같은 세상이다.
'세상/사람 바라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단상 (18) | 2009.05.27 |
---|---|
이제 촛불은 집어 던져라 (16) | 2009.05.25 |
변화의 속도, 그리고 한국 (22) | 2009.01.18 |
이면우 교수의 사회공적 이론 (8) | 2008.06.04 |
지금 세상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16) | 2008.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