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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4. 02:52
프레임웍은 생각의 틀을 잡아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도구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모든 문제의 해결사인 것처럼 맹종한다면 문제이지만,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분명 사고의 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는 것이 프레임웍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에 단순하지만 파워풀한 프레임웍이 있어 생각도 정리할 겸 포스팅으로 옮겨봅니다. 정말 단순합니다. 거창하게 프레임웍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단순함 속에 아름다움이 담겨있습니다 ^^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다음의 세가지 질문을 해봅니다.

What? 뭔데?
관찰의 단계입니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단계이기도 하구요. 무슨 문제인지, 어떤 생각인지 대상을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So What? 그게 나한테 무슨 상관인데?
받아들인 정보를 반영하는 단계입니다. 그 정보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Now What? 그럼 뭐하면 되는데?
적용의 단계입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생각해봅니다. 아이디어라면 나에게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을 시킬 건지, 문제라면 어떻게 해결한 건지 생각해봅니다. 데이비드 알렌이 말한 What's the next step? 이라는 질문과 같은 맥락입니다.


날마다 무수한 정보가 쏟아집니다. 그 때마다 이 세가지 질문을 던져본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두번째 질문 (so what?)에 대한 답이 시원찮으면 바로 잊어버리면 되니까요. 이런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삼성 전자의 임원 중 한명은 새로운 제안을 하려는 사람에게 두가지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뭐 할건데?" "그럼 뭐가 좋아지는데?" 이 두가지 질문을 통과 못하면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열어보지도 못합니다 ㅡ.ㅡ 역시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질문이 효과적입니다 ^^






2009. 5. 7. 05:12
연초에 '2009년 미래 빚어가기 블로그는'이라는 글을 통해 몇가지 포부를 밝힌바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매주 서평을 쓰고 싶다는 것이었지요. 책을 더 많이 읽고, 또 읽은 책에서 더 많이 얻어내고자 한 공개적인 약속이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고자 3월 중순까지는 거의 매주 서평을 썼었습니다. 책도 부지런히 읽었구요.

무작정 읽지 않기 위해서 매달 읽을 주제를 정하기도 했습니다. 3월달에는 기독교, 4월달에는 자녀교육, 5월에는 글쓰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읽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유로 그 계획이 다 흐트러져버렸습니다.

책은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만 거의 준비하는 책에 관한 것들이고, 또 나머지 반은 교회 프로그램에서 숙제로 내어준 책들입니다. 계획과는 상관없이 책읽기는 흘러가고 있습니다 ㅡ.ㅡ

사는게 다 그렇다고 하면 핑계이겠지요? 잡고 있는 조종간를 놓는 순간 차는 원래 생각과는 다른 엉뚱한데로 무작정 달려갑니다. 요즘 꼭 그런 것 같습니다. 책하나 계획대로 못 읽으니 삶의 다른 부분이야 말할 필요가 없지요.

근처에 있는 마라톤용품 가게에 "이제 봄이다. 더 이상 핑계는 없다"라는 문구를 보고 찔린 적이 있습니다. 지난 몇주간의 생활을 돌아보면 핑계댈 거리도 별로 없네요. 다시 가다듬고 삶의 고삐를 잡아채어야겠습니다.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마음. 굳은 심기가 올해의 지향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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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2. 04:38
요즘은 큰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합니다. 머리가 커지면서 의문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때입니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 하는 것이 맘에 쏙 드는 경우가 있을까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논쟁도 하고 훈계도 하고 그럽니다. 그래도 건설적인 대화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다행입니다. 대화만큼 실질적 변화는 없어서 아쉽기는 하나 그거야 기다려 볼 일이지요.

큰 아이는 자기가 다른 한국 아이들과 다르기를 원합니다. 착실하고 조용하게 공부만 열심히 하는 아이는 되고 싶지 않다는 거지요. 또 실제로 좀 다르기도 합니다. 사립고등학교 지원했을 때 인터뷰어가 "이 아이는 다른 한국학생과 다르다"라고 말하니까요.

하지만 그 '다름'이라는게 얼마나 가치가 있나 의문이 듭니다. 판박이 찍어내듯 똑같은(왕멍이 말한 '용속'의) 삶을 살아가는 것만큼  재미없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르기만 한다면 그게 답이 될까요? 개인적으로 더 만족스러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더 가치가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다름을 추구해왔고 또 지금도 추구할 수 있습니다. 통속을 거부하고 기존질서에 반기를 내걸면서요. 평범한 삶은 범죄처럼 취급됩니다. 하루에도 수십번 매스컴과 광고는 '너는 너야'라며 다르기를 요구합니다. 마치 '다름'이 절대적 가치라도 되는듯이요. (그 바닥에는 다르기 위해서 소비하라는 충동질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다름'이 어떤 긍정적 영향을 주던가요? 예를 들어 히피 문화가 시대를 휩쓸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다르기를 원했고 다르게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뭐를 바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때의 유행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 아이에게 이걸 요구하고 싶습니다. '다름을 추구하되 뛰어남으로서의 다름을 추구하라'구요. 다르게 행동하는 것은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겁니다. 약간의 허영심과 살짝 꼬드김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뛰어남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리에 뭍이는 것이 아니라 두드러지게 뛰어남으로 달라지는 것이 진정 가치있는게 아닐까요?> 그것을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키신은 다릅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과 시합이라도 하는 것처럼 끝없이 앵콜 연주를 해주는 것은 이제 유명합니다. 기록이 열여덟번이라지요. 그런 다름 때문에 키신의 콘서트에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하지만 이런 다름이 매일 대여섯 시간씩 꾸준히 연습을 하는 그의 실력이 없이 빛을 낼 수 있을까요? 이미 소년시절 천재로 화려한 데뷰를 했던 그입니다. 그럼에도 연습하느라 관광도 제대로 못한다고 합니다. “천재라고! 나는 지난 37년 동안 하루에 14시간씩 연습했다고.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고 부른다니까.”라고 말했던 사라사테가 연상됩니다.

값싼 가치들이 유행하는 세상입니다. 여기 저기 외쳐대는 '나는 달라'도 그중 하나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싸구려 가치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르기 위해서 다른 것이 아니라 뛰어나기에 저절로 두드러지는 그런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더 늦기 전에 그걸 가르쳐주어야겠습니다.




2009. 4. 30. 15:09
지난주 아이들의 봄방학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사흘 휴가를 내었지요. 시간이 짧아 멀리 갈 수는 없고, 이것 저것 생각하다 보스톤으로 놀러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보스톤은 저희 집에서 30분이면 갑니다. 근처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보니 가끔 가다 가게됩니다. 그렇다보니 여행이라기보다 맘 편하게 나들이간다는 생각으로 갔습니다 ^^

아침에 김밥을 싸고 열시쯤 출발했습니다. 호텔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근처 거리 구경에 나섰습니다. 처음 일정은 Freedom Trail 따라 걷기입니다. '자유의 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보스톤은 미국 독립 전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곳입니다. 그에 대한 자부심도 크지요. 도로에 표시된 붉은 줄을 따라 걸으며 독립전쟁에 관련된 유적을 볼 수 있게 한 것이 Freedom Trail입니다.


역사가 짧아서 그런지 저희가 보기에 별것 아닌 것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동상은 영국군의 침공을 알렸다는 폴 리비어(Paul Revere)의 동상입니다.
저 뒤에 보이는 교회가 폴이 촛불을 켜서 신호를 보냈다는 교회입니다.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 가다보면 이탈리아인 지역도 나옵니다.
아내가 기분이 좋았나 봅니다. 평소에 안하는 V사인을 하네요 ^^


꽤나 걸었습니다. 다시 출발 지역으로 돌아왔습니다.
퀸시 마킷(Quincy Market)입니다. 미국 최초의 시장입니다.
길거리 공연도 많고 재밌는 물건도 많이 팔기에 구경하기 좋은 곳이지요.
날씨만 좋으면 항상 사람들이 북적데는 곳입니다.


걸어다니기에 지친 다리를 잠시 휴식중입니다.
 

 멋진 거리 공연을 보여준 2인조의 마지막 퍼포먼스입니다.




시간이 되어 호텔로 왔는데, 전원이 나갔다고 체크인이 안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주위 구경을 더 했습니다.


이런 포즈도 취해보고...


저런 포즈도 취해보고... ^^

마침내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서 쉬다가 이날의 마지막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보스톤 심포니의 공연을 보러 가는 겁니다. 오랜만에 전철을 타고 심포니 홀로 갔습니다. 마침 40살 이하는 할인해주는 행사가 있어 저렴한 가격에 표를 구했는데... 좌석는 완전히 끝이었습니다 ㅡ.ㅡ


시간이 남아 있어 빈자리가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중간 쉬는 시간에 앞으로 가볼까 하는 불순한 생각도 해봤지만... 결국 다 차더군요 ㅡ.ㅡ


아이들이 찍어준 사진입니다 ^^

이날 공연에서 라벨, 스트라빈스키, 그리고 드뷔시를 들었습니다. 클래식에 많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좀더 귀에 익숙한 곡들이었으면 좋았었을텐데, 그렇지는 않았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또 보스톤 심포니의 뮤직 디렉터인 제임스 레바인의 지휘가 아니고, 객원 지휘자(게다가 원래 예정되어 있던 지휘자가 사정상 못오기에 대타로 세워진)의 연주였던 것도 조금 불만이었구요. 올 가을에 레바인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8번과 9번을 연주하는데 그때 가족들과 다시 한번 갈까 합니다.

가장 좋았던 곡은 드뷔시의 페타이트 모음곡(Petite Suite)이었습니다. 굉장히 낭만적이었지요. 그 곡을 들으며 앞자리의 두 남자가 손을 다정하게 잡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


호텔로 돌아와 잠을 자고... 아침은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맨 앞에 보이는 남자 아이가 큰 아들입니다. 저와는 달리 몸이 좀 좋습니다 ㅡ.ㅡ


밖에 보이는 경치도 좋았습니다.


짧은 일박을 끝내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간 곳은 2006년에 새로 생긴 현대미술 박물관입니다.


박물관의 로비입니다. 사진이 모습을 잘 담아내질 못하네요. 실제로 보면 참 예쁜데 말입니다.


규정상 전시된 작품의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작품은 하나도 사진에 담지를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 박물관에서 가장 멋있었던 것은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넓게 펼쳐진 창문을 통해 바다를 볼 수 있어 한참을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보스톤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뉴베리 거리를 잠깐 들렀습니다.
근데 아이들이 쇼핑하는 것을 지겨워해 결국 근처에 있는 책방에서 책만 읽다가 왔습니다 ^^

*********

이렇게 정리해놓고 나니 이틀 동안 한게 꽤 많았네요. 역사 공부도 하고, 음악 공연도 보고, 현대 미술도 보고... 또 쇼핑도 하고 ^^ 무엇보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온전히 시간을 보냈던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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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29. 15:22

순전한 기독교 (양장본) - 10점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홍성사

기독교 나아가 예수를 믿는다 하는 모든 종교가 비이성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이다. 밖에서는 기독교를 넌센스라 규정하고, 알고싶은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안에서는 신앙을 강조하며 기독교에 대한 질문을 믿음없음으로 여기며 이성을 죽이고 있다. 안팍으로 기독교는 비이성화되어가고 있다. 한세대 전에나 통했을 거짓말과 몰이해를 아직도 창조'과학'이라는 이름 하에 신념을 가지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각주:1] 갈수록 종교(특히 기독교)와 이성은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도) 기독교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워지는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가 주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보통 사람에게는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로만 알려져 있지만, 그는 중세문학의 권위자이며 또한 뛰어난 기독교 변증론자다. 이 책은 루이스가 2차대전 기간중 라디오를 통해 들려주었던 기독교에 대한 강의를 정리한 책이다.

루이스는 기독교의 핵심을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순전한(Mere) 기독교(Christianity)'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제목처럼 이 책은 기독교와 천주교를 통털어 교파와 상관없이 예수를 믿는 종교라면 모두 동의할 수 밖에 없을 최소한의 기독교를 소개하고 있다. 핵심에 동의한다면 교파간의 차이는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깔려있다. 일부 골수주의자들에게는 이런 통합적 접근이 사탄의 장난으로 받아들여지겠지만, 내게는 그 사람들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루이스가 말한 기독교의 정수를 들여다보면 종교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철학적, 아니 지극히 상식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책은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찰과 신에 대한 변증으로 시작한다. 인간의 마음을 곰곰히 들여다보면 선에 대한 동경심이 있고, 이는 신의 존재로서만이 설명되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옳고 그름'이 우주의 의미를 푸는 실마리라는 것이다.

절대선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기독교의 여러부분들이 설명되어진다. 신에 대한 믿음과 행동의 덕목이 설명되어진다. '무엇'보다는 '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인간의 본성과 절대선에서 왜 현재의 기독교의 형태가 나오는지로 생각의 흐름이 이어진다. 기독교적 믿음이 무엇인지, 종교는 왜 도덕의 결과물이 아닌지, 성에 대한 바른 접근 방법은 무엇인지 등등. 지극히 상식적이라 할 수 있는 개념으로 기독교의 교리를 풀어내고 있다.

마지막 부분은 기독교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교리적 개념들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삼위일체'나 '이신득의'와 같은 개념들. 루이스는 그 개념들을 비종교적인 언어로 설명하고 있으나, 아마도 비기독교인에게는 아직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작가도 이 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우면 건너 뛰라고 조언하고 있다.

누군가 기독교를 '불타는 이성 (Logic on Fire)'라고 표현했던 것이 기억난다. 기독교가 굳이 상식을 벗어난 종교일 필요는 없다. 상식을 초월할 수는 있지만.[각주:2]

기독교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겉모양만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들에게 비판의 대상을 조금은 연구하고 비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래도 그들중 기독교를 이해하고 싶은 이가 있다면 서슴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기독교인들이다. 교회에는 다니지만, 기독교라는 종교에 대해 심각하게 접근해본 적이 없는, 강단에서 전해지는 설교가 기독교 이해의 전부인 신도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기독교를 아름다운 종교라 생각한다. 정의와 사랑이라는 신의 속성에서 시작해 십자가를 통한 구속으로 이어지는 기독교의 핵심은 누구 말대로 참으로 우아하다.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는 왜 기독교가 아름다운 종교인지를 알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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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선에 대해 썼던 글이나 지옥과 천국에 대한 해석 등 루이스의 책을 보기 전에 나름대로 생각해둔 것들이 있었다. '순전한 기독교'를 읽으며 내가 내렸던 결론들이 루이스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엽적인 교리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기독교는 어쩌면 지극히 상식적인 종교일지도 모른다.

 
  1. 모든 창조과학 혹은 창조과학하는 사람들을 몰아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중 많은 분들은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학문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조과학 콘서트'라는 그래도 상당히 팔렸을 책에서 빅뱅을 단지 하나의 설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축해버리는 것을 보고 그 폐쇄적 아집에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하늘 한쪽에 구멍이 뚤려있고 그 밖으로 나가면 바로 삼층천이며 천국이 있다던 어느 강연은 오히려 코미디보다 더 재미있었다. [본문으로]
  2. 이 부분에 대해서는 또 하나의 포스팅을 준비중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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