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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30. 03:34
요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길게 포스팅을 못합니다. 반대로 트위터에는 하루에 몇개씩 글을 씁니다. 짬날때 하나씩 올리는 식으로요. 그래서 가끔 트위터에 썻던 글중 골라서 포스팅으로 변환해 올릴까 합니다. 처음으로 지난 일주일의 글을 모아봅니다. (절대로 egoing님 따라 하는 것 아닙니다 ^^) 참고로 제 트위터 아이디는 futureshaper입니다.

===================

양성원. 무지 무지 존경하는 동갑내기. http://bit.ly/BIa7G - 9,22

무슨 일이든 잘할려고 들면 정말 끝이 없는듯 합니다. 그렇다고 적당히 하고 말자 마음 먹으면 또 한없이 게을러지고. 밸런스가 중요하지 않는 경우는 이 세상에는 정말 없는듯 합니다. - 9.23

이런 저런 케이스들을 보며 사람을 배운다. 사람은 참 악하며 약하다. - 9.23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어 머리가 깨질듯한 긴장감에 수업을 시작했다. 시험도 아니고, 숙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준비를 다 못했다는 것 하나 때문에,지적당했을 때 답을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하버드의 공부벌레들 첫 에피소드는 과장이 아니다. - 9.23

지성이란 실은 혐오를 기반으로한다. 왜냐하면 ... ‘세계에 반응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 사람들이 제 앞의 문제에만 반응할 때 지성을 가진 사람은세계의 문제에 반응한다. 그래서 ... 혐오를 품고 있게 마련이다 - 김규항 <소멸> 추천사 - 9.24

나 자신의 한심함에 매일 매일 절망한다. 내가 가장 혐오하는 인간은 바로 나다. - 9.24

1) 삶에 좀 더 성실할 것 2) 작은 거라도 사소하게 넘기지 말 것 3) 나를 믿고 살아가는 가족에게 감사할 것 - 오늘을 마감하며... 오늘을 반성하며 - 9.24

ok. let's change the work mode to 'not-gonna-sleep-until-everything-done'. it worked when i was thirties. let's see if it still works. - 9.24

트위터가 수익모델이 궁금했는데 예상했던데로네요. 회사 상대로 프리미엄서비스 제공하면 대단한 캐시엔진이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유명인의 인증 서비스까지 해준다면... 이제 트위터는 돈 벌어들일 일만 남았네요 ^^ http://bit.ly/xZZU2 - 9.25

RT 가끔은 이런 대사를 농담처럼 여기며 즐기는 내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ㅡ.ㅡ @BurnNotice_USA "Shall we shoot them?" - 9.25

생각해보면 기자들도 신문사 들어가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합격후에 나름대로 자부심도 가졌을텐데... 저런 찌라시들에 글쓰고 살면서 스스로 처량하게 생각되지 않을까? 나라면 그럴텐데. - 9.26

RT 카잘스와 바흐의 첼로 모음곡.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 하지만 드라마틱한 카잘스의 모음곡 악보 발견은 지어낸 전설이라는... @hcroh http://tr.im/zTmc 카잘스가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조곡 1번 - 9.27

김지하는 '뜻이 분명하다'고 정운찬을 좋아하고 지지한다고 하더라. 근데 그정도의 분명함은 깡패 영화만 봐도 널려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을 믿느냐지. '분명하게' 믿는 것이 아니다. - 9.29

'장로대통령과 폭탄주' http://bit.ly/1ZCk4y : 크리스찬으로 이 글에 무척 공감한다. 근데 신앙인의 모습을 기대하며 일부 기독인들이 그를 지지했다는 생각은 잘못된 이해다. 그들은 단지 명박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켜주고 세력을 확장해주기 원했을 뿐이다. -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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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9. 03:30
inuit님의 첫 책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로 준비한 이벤트를 마무리합니다. 진작 했어야 하는데 바쁜 척하느라 늦었습니다 ㅡ.ㅡ

세분에게 책을 보내드린다고 했는데 네분이 글을 써주셨네요 ^^

- 호의와 간섭 : 엉뚱이님이 아끼는 후배와의 아까운 일을 겪고 느낀 것에 대해 적어주셨습니다.
- 토론은 왜 논쟁을 거쳐 승부로 결판날까?: egoing님이 생산적인 토론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해 적어주셨습니다.
- 토론은 결론을 내기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등 다수: mahabanya님이 다수의 글을 트랙백 해주셨습니다.
- 소통의 달인이 되는 법: 나무님이 트랙백은 아니지만 링크를 남겨주셨습니다.

고민했습니다. 네분의 글이 모두 귀하기에 그냥 다 보내드릴까 하다가, 그래도 규칙은 규칙이라 세분을 선정했습니다. 글의 성격을 감안했을 때 inuit님의 책과 연관성이 높다 여겨지는 엉뚱이님, egoing님, 그리고 mahabanya님에게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나무님 죄송합니다 ㅡ.ㅡ)

제가 꾸물거리는 사이에 책이 벌써 풀렸더군요. 위 세분은 이 글에 비밀댓글로 책을 보낼 주소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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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1. 07:11
제가 다니는 교회 부목사님이 필리핀 나환자촌 선교를 위해 며칠 후 출발하십니다. 미국 와서 박사 공부중 새로운 '부름'을 받고 신학을 공부하셨습니다. 얼마전 안수를 받고 보스톤 시내의 대학생들을 위한 캠퍼스를 담당하고 계셨습니다. 목회자를 '직업'의 하나로 생각할 때 오랜 수습기간을 마치고 이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찾아온 사명에 대한 '부담'을 느끼시며 새로운 사역지로 떠나기로 결심하셨습니다. 교인들에게 인사를 하러 같이 단에 올라온 사모님과 아직 어린 두 딸을 보면서 '나라면 저런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MIT에서 박사 과정을 하는 한 형제가 어려운 일을 당했습니다. 만삭의 아내를 두고 얼마전 연변 과기대로 한달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녀온 형제였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만 유산이 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맡기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다녀왔는데 아이가 나오자마자 떠나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그 부부는 '더 큰 섭리'를 믿고 감사하더군요. 얼굴 한쪽에 드리워진 아픔은 지울 수 없지만 '감사하다'라는 말은 가식이 아니었습니다. 한차원 높은 의식으로 그들은 그들에게 닥친 아픔을 '해석'할 수 있었던 겁니다.

저는 '성공 지향'의 사람입니다. 지금 처지가 못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성취를 위해 계속해서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요구합니다. 세상이 바라보는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성공'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삶이 정말 '잘' 사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지위나 명성, 혹은 부는 얻을 수 있지만 '잘' 사는 삶은 나눔과 희생이 없이는 얻을 수 없습니다. '성공'이 제 삶의 목표요 목적이라면 그만큼 부질없는 것이 없을 겁니다.[각주:1] 얻는 것은 나눔을 위해서입니다. 내가 있음으로 세상이 조금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게 만들어야 살아가는 의미가 있습니다.

돌아보니 별로 나누며 살지를 못했습니다. 생활에 별 지장없는 '잉여물'만을 나누었을 뿐입니다. (헌금은 별도로 해석해야겠지요.) 그런 나눔도 의미 있지만, 힘이 남아 있는 동안 시간이 남아 혹은 물질이 남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기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최소한 일년 정도는 '나눔'을 유일한 목표로 살고 싶습니다.

저는 정말 '잘'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제 아이들에게도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1. '보스톤 리갈'에 보면 성공한 두명의 변호사가 나옵니다. 밀리언 가까운 연봉을 받는, 과거의 명성에 의지해 살고 있는, 한 변호사가 이런 말을 합니다. "평생 하지말아야 할 질문이 있다. 거울을 보며 '의미가 뭔데? (what's the point?)'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면 제 정신으로 살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그들은 성공은 했지만 항상 목말라 하며 살아갑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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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1. 06:28
#1.

학교가 시작된지 3주가 지났습니다. 원래 4주 되었지만, 개인 사정으로 처음 한주 반 수업을 못들어갔습니다. 그로 인해 초반에 꽤나 힘들었는데, 이제 적응이 되었습니다. 지금 듣는 네 과목중 가장 까다로운 Contracts 말고는 수월한 편입니다. Contracts야 워낙 어렵기로 소문난 과목이라 저뿐 아니라 모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준비만 철저히 해가면 할만 합니다. 네이티브가 아님에도 겁없이 수업마다 한마디씩은 꼭 하고 있습니다 ^^

처음으로 법을 공부하면서 색다른 매력을 느낍니다. '법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법 없는 것처럼' 사는 놈[각주:1]들을 혼내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민해왔는가를 알게 됩니다. 단어 하나에도 줄줄히 붙어있는 참고 문헌들을 보면, 법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국회에서 법을 만든다는 사람들이 그들의 작업을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할까 의문이 들더군요. 정치와 입법 둘다 해야하는데 정치만 살아있는 느낌입니다.

#2.

지난번 글을 보시면서 많은 분들이 건강을 걱정해주시더군요. 제 아내도 옆에서 계속 '운동해라' 노래를 하구요. 안그래도 힘이 부친다는 것을 느끼기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러닝머신에서 한시간 조금 안되게 걷는 거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세번씩은 하고 있습니다.

러닝머신 앞에 랩탑을 하나 달았습니다. 뭐든지 보면서 하면 지겹지 않으니까요. 처음에는 영화를 봤습니다만, 몇번씩이나 한시간 걷기를 멈추고 한시간 서있는 일이 생기더군요 ㅡ.ㅡ 재밌는 영화를 보면 조절이 안됩니다. 그래서 미드로 바꿨습니다. 40~45분 분량이라 딱 적당합니다.

나름 목표의식에 투철한지라 '보스톤 리갈'을 선택했습니다 ^^ 제가 사는 곳이 이쪽 지역인지라 친숙한 건물들이 눈에 띕니다. 이 드라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인공 변호사가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변칙반칙을 많이 씁니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려면 저래야 하나 하는 생각에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재미로 보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법정에 가는 소송은 2%가 채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전에 협상 아님 중재로 해결된다고 합니다.

 #3.

회사 일과 학교 공부를 병행하다 보니 심심할 틈이 없어 좋긴 합니다 ^^ 쉴 틈을 안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바쁘게 살다보면 제게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싶어 '큰 돌'을 미리 놓고 있습니다. 아직은 토요일 저녁의 '가족 시간'과 일요일 교회 참석 뿐입니다. 그래도 의식적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이 시간들만큼은 타협이 없다 결정하는게 도움이 됩니다.

매주 아이들과 노는 시간이 참 즐겁습니다. 얼마전 소개한 아캄호러의 확장판을 구입했기에 지난주에 아이들과 플레이를 했습니다. 안하던 다른 보드게임도 하구요. 어제는 영화 한편과 Wii로 시간을 보냈네요. 다음주에는 집에만 있지 않고 어디 밖으로 나가봐야겠습니다. 

아. 자랑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10월 24일의 가족 시간을 위해 보스톤 심포니의 공연표를 구입했습니다. 올해 제임스 레바인이 보스톤 심포니와 함께 베토벤 심포니 전곡 공연을 합니다. 원래 제 생일날 하는 8, 9번을 보고 싶었는데 며칠 사이에 다 팔려버렸습니다. 대신 처음 (네번에 나누어 합니다) 공연인 1, 2, 5번을 들으러 갑니다. 벌써 기대가 됩니다 ^^

#4. 

이렇게 적어놓고 나니 꽤나 충실하게 사는 것 같습니다. 역시 저는 포장을 잘 합니다. 한꺼풀 벗기면 그 안에 매일 근근히 버텨가는 저를 볼 수 있습니다. 거의 매일, 아침에 적어놓은 태스크 중 반도 못하고, 자기전 쓰는 일기에는 아쉬움만 적어놓습니다. 그래도 포기하는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건강만 버티어준다면요 ^^

  1. 법률 문서 작성시 요구되는 것 중 한가지가 특정 성을 표시하지 않도록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policeman이 아니라 police officer라 쓰기를 요구합니다. 근데 습관적으로 남성을 상징하는 용어를 써버렸네요. 알아서 이해하시기를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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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4. 02:31
CREAC이라는 글 쓰는 프레임이 있습니다. 법 혹은 원칙에 기반해 실제 상황에 적용하여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혹은 현상을 분석하는 경우에 사용하면 좋더군요. 법적 문서 작성시 사용하라고 배웠지만, 일반적 적용도 가능할 것 같아 소개합니다.

CREAC은 순서대로 C (Conclusion:결론) - R (Rule:원칙) - E (Explanation:설명) - A (Application:적용) - C (Conclusion:결론) 입니다.

C (Conclusion:결론)
읽는 사람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일단 결론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줍니다. 이때는 최대한 간결한게 좋습니다.

R (Rule:원칙)
기본이 되는 원칙, 규칙, 혹은 법을 제시합니다. 앞으로 펼칠 이야기의 전체적인 아웃라인 역할도 합니다.

E (Explanation:설명)
R에서 제시한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원칙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근간을 이루는 철학이 무엇인지를 설명합니다.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뒤의 적용과 긴밀한 연관이 있습니다.

A (Application:적용)
R과 E에서 다룬 내용을 기반으로 논점의 대상에 적용합니다. 이때 효과적인 방법은 유추법(Analogy)입니다. E에서 언급한 경우와 현재 대상이 되는 경우가 어떻게 같은지(analogizing) 혹은 어떻게 다른지(distinguishing)를 설명하면서 R에서 제시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이 E와 A의 매칭입니다. E에서 제시한 것이 하나도 빠짐없이 A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E와 A는 순서대로 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초안을 따로 작성하고 비교하며 수정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원칙에서 다룬 모든 점이 사례에 적용되었는지 검토하는 순방향과, 실례를 기반해 하고싶은 이야기를 적은 후 필요한 이론적 근거를 추가하는 역방향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C (Conclusion:결론)
결론을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만 이번에는 요약의 성격이 강합니다. 핵심 내용을 반복해서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강조합니다.

어떤 글이든지 목적에 효과적인 프레임이 있습니다. 이번에 제시하는 프레임은 원칙을 들어 실례를 설명하거나 원칙의 옳고 그름을 주장하는데 효과적인듯 합니다. 연습만 조금 하면 사용하기에 힘들지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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