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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24. 15:37
사람이나 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을 보면 이렇게 비판하는 사람들을 더러 보게 된다. "너가 그 입장이 되어봐. 너는 잘 할 것 같애?" 학생때는 독재에 앞장서 운동하던 이들이 나이들어 정치판에 놀다보니 누구보다 추한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일견 그 말이 타당한듯 하다. 하지만 그래도 비판은 있어야한다. 비판은 사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행위에 대한 비판이다. 내가 누군가를 비판한다는 것은 그의 행위를 비판하는 것이고, 그것은 내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같은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에도 같은 욕을 먹을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이다.

"동정심이 없는 비판은 무용지물이다"라는 말도 맞는 말이 아니다. 다른 이들에게 명백한 해를 끼치는 이들을 비판함에 동정심이 필수사항여야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결손가정 혹은 어릴적 입은 상처 때문에 사이코 패스가 된다면 세명중 하나는 연쇄살인범이 될 일이다. 죽일 사람이 없어 서로 죽이려 들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혹은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양아치가 되는 거라면 그렇게 살아야할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을 일이다.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죄라는 말은 애초에 성립될 수 없는 말이다.

세상 사람들이 더 비판적이 되었으면 한다. 아무 생각없이 싸질러대는 초딩 수준의 욕지거리 말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른 계산된 비판 말고 정의 편에 서서 날선 검으로 서걱 서걱 오려내는 그런 비판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잘못을 저지른 이가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드는 서릿발 같은 돌팔메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누가 되었든 어떤 상황이든 악은 악이다. 내가 그런 잘못을 저지를까봐 내가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았으니까 하며 너무 관대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판하지 않는 양심은 악을 암묵적으로 승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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