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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18. 04:18
살면서 맞닥드리게 되는 일은 세가지로 분류된다.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 어떤 일은 그 중 두가지 혹은 세가지 모두에 해당될 수도 있다. 

이중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건 해야 하는 일이다. 해야하는 일에는 항상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책임이란 그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내게 혹은 누군가에게 피해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해야 하는 일을 항상 우선순위에 두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해야 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로 바뀌기도 한다. 

해야 하는 일만 하지는 않는다. 해야하는 일이 24시간을 전부 차지하지도 않는다. 일시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24x7을 해야 하는 일에 보낸다고 누가 말한다면 그건 과장이거나 시간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야 하는 일 사이에 시간이 빌 때면 하고 싶은 일을 한다. 하고 싶은 일에는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둘 사이의 구분은 별 의미가 없다. 하고 싶은 일이기에 할 수 없는 일도 즐거울 수 있고, 시간이 대부분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바꾸어 주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세가지가 겹치는 경우다. 하고 싶은 일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그 일이 생업으로 삼는 해야 하는 일인 경우. 하지만 그것만 바라고 살 수는 없다. 

해야 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추구한다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커질 거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일치하지야 않겠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면서 즐거운 일, 하고 싶은 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게으름과 두려움이다. 해야 하는 일을 하기 싫다는 이유로 미루는 것. 할 수 없어 하며 두려워하는 것. 그러다 보면 할 수 없고, 하기 싫은, 하지만 해야 하는 일만 남게 되는 거다. 

하여 참된 자기계발이란 하고 싶은, 그러나 할 수 없는 일을 스스로 해야 하는 일로 규정하거나 해야 하는,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을 스스로 하고 싶은 일로 규정하여 마침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2014. 1. 26. 14:47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10점
김태원 지음/지식노마드

블로깅을 하며 오래 교제하며 많이 배웠던 inuit님의 첫 책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를 오늘에야 마쳤다. 2009년에 나온 책을 이듬해인가 한국 가는 길에 사와서 반쯤 읽다 공부에 치이고 뭐에 치이며 마무리를 못했던 것을 최근에 다시 꺼내어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진작 읽었다면 실수를 덜 했을텐데.

글을 읽으며, 또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디지탈 시대의 선비'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분이라 생각했다. 깊이 있는 인격에 품위 있는 표현. 그럼에도 통상적인 '선비' 이미지만 생각한다면 inuit님을 반쯤 이해하는 것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추진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책을 쓸 시간이 없어 토요일마다 밤을 새워서 쓴 이 책에는 inuit님이 오랜 기간 직장 생활과 컨설팅, 그리고 협상 경험을 통해 얻은 소중한 노하우가 담겨있다. 평소 블로그를 통해 세계 각국을 누비며 비즈니스 하는 모습을 봐왔기에 책의 내용이 더 믿음이 간다. 간접 경험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책은 뇌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뇌는 계속 진화되어 왔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오래전부터 간직해온 구뇌, 즉 도마뱀의 뇌라 불리는 정서적 뇌가 좌우한다는 것이다. 직관을 좌우하는 도마뱀의 뇌에 속삭일 수 있어야 'Yes!'라는 답을 듣게 되는 것이다. (사족이지만, 책 쓰기 전 inuit님이 뇌에 대한 책을 정말 많이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올렸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며 왜 그랬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면 도마뱀의 뇌에 어떻게 속삭일까? 저자는 WHISPer의 원리를 소개한다. Wake-Up 구뇌를 깨워라. Hot 뛸 듯이 생생하라. Interest 이익을 보여줘라. Story 이야기로 전하라. Persona 가면 쓴 도마뱀. 이중 Persona만 이성의 영역이고 앞의 네가지는 감성의 영역이다. 자극을 주며, 생생하게, 이익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 심리학, 논리학, 수사학이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설명된 원리를 어떻게 적용할까?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을 단방향인지 양방향인지, 또한 정보중심인지 이익중심인지에 따라 주장, 대화, 설득, 협상의 네가지 영역으로 나눈다. 그리고 각 영역별로 WHISP 원리에 따라 어떻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설명한다. 프레젠테이션, 글쓰기, 이메일, 이력서, 면접, 보고, 대화, 회의, 협상 등 비즈니스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다 언급되어 있다. 수단별로 이론에 근거하고 체험으로 실증된 소중한 메시지들이 담겨있다. 

인간의 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WHISPer의 원리를 설명하고, 주장, 대화, 설득, 협상에 적용하는 전체적인 짜임새가 일품이다. 각 주제별로 깊이 들어가는 것보다 '전체를 보는 안목과 근본 원리를 꿰뚫는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각 장을 요약으로 시작하고, 다음장의 주제를 소개하며 마무리하는 구조도 WHISP 이론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간략한 문장마다 메시지가 상당하기에, 270쪽의 크지 않은 분량에도 계속해서 들추어 보고 익히고 싶은 상당한 내용이 담겨있다.   


마켓팅이 부족했는지 이 좋은 책이 1쇄에 머물러 있다 한다. 절판은 아닌지라 아직 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다. 혼자서 텃밭 가꾸며 자급자족할 것 아니라면, 누구와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길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저자의 '첫 책'이라 소개한 건 의도적이었다. 이렇게 멋진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한 권만 내고 멈추어서야 되겠는가. inuit님의 다음 책을 기대해본다 ^^   




2014. 1. 22. 12:51
나 과장의 에버노트 분투기 - 8점
삼정 지음/e비즈북스

2008년도 GTD에 관해 열심히 글을 쓸 때 LifeManager라는 툴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GTD 사용자가 많이 없던 시절, 툴을 만들어서 무상으로 배포하는게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언제 리뷰겸 소개를 해야지 생각하다 게으름에 미처 소개를 못하고 지나갔습니다.


이 책은 LifeManager와 LifeManger 2를 만들고, www.GTDlog.com을 운영하시는 삼정님이 쓰신 책입니다. 제가 쓴 부족한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서 그때의 인연을 기억하시고 미국에까지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삼정님 감사합니다 ^^


제목이 에버노트 분투기. 그런데 에버노트만에 관한 책은 아닙니다. 부제로 적혀있는 "에버노트+GTD 일처리 기술"이 더 정확합니다. GTD를 에버노트를 사용하여 구현하고, 실제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는가를 예시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 책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GTD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책으로는 한국에서 처음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GTD도 익숙하고 에버노트를 사용해온 저이기에 책은 쉽게 읽혀졌습니다. 두가지를 접해보지 않은 분 풍부한 예시와 스크린샷을 동반한 설명을 통해 쉽게 GTD를 이해하고, 에버노트 사용법을 익히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그런 설명보다 두가지 툴을 실생활에 적용하고자 고민한 삼정님의 노하우에 있습니다.


GTD를 적용하려한 사람은 누구나 느꼈을 문제들. 프로젝트를 어느 정도까지 세분화해서 관리할 것인지, 수집과 리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알리미의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하는지 등의 팁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GTD에 관해 이해가 안가던 부분도 책을 따라 가다보면 완전히 이해가 될 겁니다. 또한 에버노트를 사용해 GTD를 구현하려 하는 분이라면 이 책 한권이면 충분하구요. 


최근 몇년 ToDo Cloud라는 아이폰 앱으로 GTD를 사용해 왔기에 에버노트로 옮겨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에버노트가 가지고 있는 기록매체로서의 장점에 혹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아울러 에버노트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GTD를 생활에 적용해보기 원하시는 분. 열심히 분주하게 살지만 잊어버리는 게 많은 분. 에버노트를 잘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쉽게 읽었지만, 계속 꺼내어 참조할 좋은 책입니다. (선물 받았다고 이러는 거 아닙니다 ^^) 




2014. 1. 21. 05:45
손자병법에서 배우다 - 10점
이민재 지음/북콘서트

특허로 경영하라 - 8점
엄정한.유철현 지음/클라우드북스

특허에 관한 두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두권다 정성스럽게 쓰였고,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특허에 관해 다른 분야를 다루기에 같이 읽으면 상호 보완이 되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특허가 왜 중요한지, 특허를 통해 어떻게 보호받고, 어떻게 특허를 관리할지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손자병법 특허병법>은 손자병법에서 제시한 전략을 특허라는 콘텍스트에 적용한 책입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작전임을 강조하며, 어떻게 특허전쟁에서 자신을 보호하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지를 말합니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의 지재권보호 경영본부장으로 활동하시는 이민재라는 분이 쓴 책으로, 25년 넘게 회사에서 또 협회에서 일하신 분답게 풍부한 실전 지식이 담겨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각 전략별로 이에 잘 맞는 실제 케이스를 담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들 잘 아는 지피지기 백전불패는 서울 반도체가 니치아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냈는가로 설명하며, 싸움터에 늦게 도착한 쪽이 사용할 전략은 기븐이미징과 인트로메딕의 분쟁을 통해서 담아냅니다. 대부분의 케이스가 한국 회사가 관련되어 읽는 흥미가 더해집니다. 또한 분쟁의 현장에 있거나 아니면 당사자에게 듣지 않고는 모를 생생한 이야기들이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손자병법 특허병법>이 역사책이나 사례집 같은 느낌이라면 <특허로 경영하라>는 회사가 특허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매뉴얼 같습니다. BLT 특허법률 사무소의 엄정한 유철현 두변리사가 같이 쓴 책으로 역시 오랜 경험에서 나옴직한 실제적 지침들이 도움이 됩니다. 

1장은 왜 특허 경영이 필요한가를 설명합니다. 애플과 삼성으로 대표되는 특허를 둘러싼 특허전쟁을 소개하며, 그 회사들이 왜 특허를 중요시하게 되었는지의 동기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책은 도입단계 - 양적확대 - 질적확대 - 특허경영의 특허를 경영에 사용하는 4단계를 설명합니다. 각 단계별로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하는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담겨 있습니다. 특히 단계별로 연구원, 경영지원팀, 경영팀, 그리고 외부인력(변리사)이 해야할 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인상적입니다.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당장 가져다 매뉴얼로 써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이론적인 부분에서 새로 알게된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특허변호사잖아요 ^^) 하지만 이론이 실제 상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제 사례들은 어떤게 있는지 넓게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 로스쿨 다니면서 저널에 단편적으로 실린 관련 내용들만 봐왔는데 이렇게 친절하게 정리해주는 책은 처음입니다. 

한권만 읽어보라면 <손자병법 특허병법> 쪽에 기울겠지만, 특허를 어떻게 활용할지 방안을 찾는다면 <특허로 경영하라>도 꼭 같이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2014. 1. 15. 15:05

작년말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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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가족들이 모여 가족 기도제목을 정합니다. 리스트를 만들어 냉장고에 붙이고 일년동안 같이 기도를 하지요. 연말에 보면 일년 동안 부어주신 풍성하신 은혜를 깨닫게 됩니다. 


지난 성탄절. 조용하고 여유로운 하루 끝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2013년 올해의 기도제목을 돌아 보았습니다. 열개중 다섯개의 기도제목은 기도한 그대로 응답해주셨더군요. 그중 첫번째로 응답받은 건 예지의 기도제목인 다비였습니다 ^^ 그리고 예한이에게 좋은 대학을 허락하신 것, 저에게 좋은 직장을 허락하신 것, 아내 성경일독하고 중보기도하게 하신 것.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어도 감사하게 해달라는 기도에 응답하신 것입니다.

어떤 기도제목은 기도와는 다르게 응답하셨고, 어떤 기도제목은 ...좋게 해달라는 저희의 원함과는 반대로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내려놓고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시는 그 분의 손길이 느껴졌기에 원하는데로 들어주시지 않았지만 응답하셨음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2014년의 기도제목도 같이 나누었습니다. 첫번째 기도제목은 "항상 기뻐하고 쉬지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게"입니다. 새로 정한 열개의 기도제목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마음을 모아 기도하려구요. 그 기도 속에 하나님을 더 알게되고 예수님을 더 닮아가는 저와 저희 가족이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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