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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26. 11:44
2008년 다음해 어떻게 살아갈까를 한자성어를 사용해 표현하는 릴레이가 있었습니다. 그때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자 "靜心如水 - 물과 같이 고요한 마음"을 2009년의 지향으로 삼았습니다. 일년동안 틈나는데로 지향을 돌아보며 살았던 것이 효과가 있었지요. 이어서 올해는 너무 분주하고 정리 안된 삶을 살기에 시간낭비하지 말고 성실하게 살고자 "誠勤是寶 - 성실과 근면이 곧 보배"를 지향으로 삶았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전혀 '성근시보'스럽지 않게 살았습니다. 바쁘긴 참 바빴습니다. 한도가 100이라고 한다면 120정도의 부담이 지속적으로 주어졌고 가끔 150정도로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중구난방이었습니다. 닥치는데로 살다가 어떤때는 그냥 도망하다 시피 일을 내려놓고 시간낭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학교는 학교대로, 회사일은 회사일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그나마 성과를 낸 것이 기적(전문 용어로 '은혜' ^^)입니다.  

왜 그렇게 힘들었나 생각했습니다. 물론 일을 줄이면 덜 힘들겠지요. 하지만 그건 선택사항이 아닌듯 합니다. 또 24시간 365일 성실히 산다면 굳이 못해낼 분량도 아닙니다. 다짐했듯 '낭비 제로의 삶'을 살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되더군요. 결심만으로는 실천이 따라오질 않습니다. 

스티븐 코비는 '일곱가지 습관'에서 생산력(PC)와 생산결과(P)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합니다. 황금알(P)을 낳는 거위(PC)의 예를 들며 PC가 부족한 상황에서 P만 바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P에 집중해서 PC를 죽여버리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구요. 

제가 그러지 않았나 합니다. 생산력은 그대로인채 아웃풋만 더 늘리려 애썼습니다. 때로는 달래며("그래 넌 할 수 있어"), 때로는 다그치며("너 이정도 밖에 안되는 놈이였어?"), 때로는 포기하며("나란 놈은 죽어야 돼") 바둥거렸지만 생산력이 따라가주지 못하니 힘에 부친 겁니다. 그래서 올해는 다시 생산력에 집중해야겠습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 - 배우고 시기에 맞게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

공자의 논어 첫머리에 나온 글입니다. 입력이 없으면 출력도 없습니다. 입력중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배움입니다.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어서 공부를 하고 있는 제 실상을 아는 사람은 물을 겁니다. "아니 도데체 뭘 또 배울려고?" 맞습니다. 일하다 시간나면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올해 '學而時習'을 지향으로 삼으며 생각하는 배움은 학교에서의 배움은 아닙니다. 나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배움입니다. 배움과 익힘을 말하지만 방점은 '배움'에 찍혀있습니다. 인풋을 늘리겠다는 겁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책한권 제대로 읽지않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올해의 책 Best 5'는 커녕 Best 3도 못채웁니다 ㅡ.ㅡ 삶을 통해 얻은 다른 이들의 교훈을 보며 저를 돌아보고 담금질할 시간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건 다 알고 있다 생각했나 봅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올해는 찾아서 읽으며 배움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겠습니다. 

무엇을 배울 것인가? 먼저 'Quiet Tim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뜻을 헤아리고 삶에 적용하는 시간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QT를 통해 바른 삶을 위한 지표를 더 많이 받아들여야겠습니다. 거듭 밝히지만 '저는 크리스찬'입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크리스찬답게 살기 위해 삶의 기준을 매일 정비해나가려 합니다. 

한달에 한권이라도 공부와 일을 위한 것이 아닌, 그리고 단순한 흥미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을 읽으려 합니다. 방학 때는 몰아서 밀린 책들을 읽구요.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낼 수 있는 출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배웠던 것들을 시기에 맞게 익히는 시간도 가져야겠지요. 적용입니다. GTD의 충실한 적용도 해야겠고, 매니저로서 리더로서 배웠던 것을 삶에서 적용하며 다시 갈고 다듬어야겠습니다. 

누군가 저보고 너무 피곤하게 사는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저도 그런 것 같아 어떤 영역에서는 속도를 늦추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른 영역으로 전염되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삶의 모든 부분에서 공격성을 유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배움의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고 시기에 맞게 익히는' 삶. 그 삶이 올해 저의 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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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보통 inuit님이나 격물치지님이 릴레이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inuit님이 릴레이 없이 을 남기시네요. 격물치지님도 마찬가지 ^^ 블로그스피어의 쇠퇴를 반영하는 걸까요. 

그래도 릴레이가 아니면 너무 허전한듯 해 바톤을 넘깁니다. 오래전부터 블로그 이웃이셨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옮기신 후 바쁘신지 블로그에 뜸하신 CeeKay님과 제가 블로그 시작했을 때 관심을 보여주시고 격려해주셨던 buckshot님 두분입니다. 시간 제한은 없습니다. 시간나실 때 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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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16. 00:15
어제는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음악을 들었습니다. 분주하게 살다 보면 음악 하나 듣지 못하고 살 때가 많지요. 저야 음악을 좋아해서 항상 휴대용 기기를 들고 다니고, 잠을 줄이더라도 저만의 시간을 마련하는 편이지만, 아내는 아이들과 제 뒤치닥거리에 지쳐 그냥 잠들기 일 수입니다. 

열시가 넘어 정리를 마친 아내를 최근에 정리한 리빙룸으로 끌었습니다. 고장났던 앰프도 고치고 부러진 턴테이블의 카트리지도 갈았습니다. 가구들도 정리해 다시 울림이 좋은 공간이 되었지요. 

발라드가 듣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바로 떠오른 음반이 있었습니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다른 음반 표지안에 들어가 한참을 못찼다가 얼마전 다시 발견해 반가웠던 음반입니다. 

유재하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 이 음반 하나만 발표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한 그해 11월 교통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이지요. 

"다시 돌아온 그대위해 내 모든 것 드릴테요. 우리 이대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 이 노래를 들으며 옛기억들을 떠올렸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 스무살이 갓 넘었었습니다. 아내는 고3이었구요. 아내가 그러더군요. 그때는 좋아했던 얼굴형, 머리 스타일, 성씨가 있었다면서 저와 겹치는 건 머리 스타일 하나뿐이라구요. 거기에 맞는 사람을 주위에서 찾으면서 즐거운 웃음을 나누었습니다. 일기장에 적어두었던 작은 소망들도 나누었습니다. 더 자주 이런 시간을 가져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구요. 

제임스 딘이 영원한 젊음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유재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유재하를 들으면 젊고 어렸던 날들이 기억납니다. 매달 과외비를 타면 들르던, 이 음반도 거기서 샀을 것이 분명한, 동네 여고앞 음반가게도 생각납니다. 고민도 많았던 때고 꿈도 많았던 그런 시절. 꼭 좋지만은 않았던 그런 시절. "지난 옛 일 모두 기쁨이라 하면서도 아픈 기억 찾아 헤미이는" 건 "다시 못 올 지난 날"이기 때문이겠지요. 그 추억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요. 

오랜만에 그를 들으며 제 젊은 날도 기억해보고 또 앨범 한장만 남기고 사라져 간 그도 그리워해봅니다. 

유재하 ... 너무 빨리 사라져 버린 ... 참 아까운 사람입니다.

 



추신: 그나저나 "사랑하기 때문에"가 남기는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힘차게 흘러나오는 정화의 노래(건전가요)는 정말 깨더군요. 유재하로 더렵혀진 마음을 너무나 깨끗하게 씻어주었습니다 ㅡ.ㅡ 돌아보니 음반마다 저런 노래 하나씩 끼워넣어야 했던 그런 시대도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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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10. 14:44

The ear problem of Beethoven started before he composed 2nd symphony. He was famous as a pianist and composer. But he was not at the top. He was only 26. From that time, until he died at 57, he continued to struggle with the problem. As known, he was completely deaf when he composed his 9th symphony. When the symphony was premiered, “he had to be turned around to see the tumultuous applause of the audience; hearing nothing, he wept.”


Whenever I listen his 9th symphony, I wonder how it sounded to him. He couldn’t hear. It was not from outside. It must be inside of his mind. Vibration of violins. Thundering of timpani. Echoing of horns. What about all the voices? What was the sound he heard?


Recently I watched a performance of 9th symphony by Bernstein and combined orchestra from 6 countries to celebrate the fall of the Berlin Wall. Bernstein was 71. But still he was great. So much energy. He showed the music with his body. He “literally” jumped with joy several times. He died 10 months after this performance. I believe this concert is very close to what Beethoven heard in his mind.


With this beautiful song, I always think two old men. The one who was difficult to hear and the one who was difficult to breathe. But the body problem couldn’t pull away them from their music, their passion.


When you have something that you really love to do, it makes you happy. Nothing can stop you. What you hear in your mind decides what you do with your body.


It is clear that Beethoven and Bernstein, both heard the sound. I envy them. They are really lucky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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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9. 14:00




이젠 생일을 맞이해도 기쁘기보단 아쉬움과 걱정이 앞서는 나이지만, 그래도 축하해주는 가족이 있기에 어느날보다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저 몰래 카드를 준비하고 종이접기를 만든 아내와 예지. 저 사진의 양들처럼 다정한 부부로 예쁜 종이접기처럼 아기자기한 가족으로 살아나가야겠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직접 고른 카드를 따로 준 큰 아이를 보며 이제 내 품에서 놓아주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저라고 하며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가슴 깊이 듣는다는 말에 찔리기도 했구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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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7. 14:01
금요일 휴가를 내고 딸아이가 가있는 캠프에 갔습니다. '캠프 키에브'라는 곳인데 일주일 동안 중학교 2학년 (한국으로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훈련을 하는 곳입니다. 일종의 수학여행이지요. 의외로 아이와 함께 있을 시간이 없고 날씨도 흐려 사진도 못찍어서 아쉬웠는데 마지막에 캠프 운영하는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가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뉴햄프셔의 어느 바닷가에서 있었던 일이야. 무슨 일인지 그해에는 간만의 차가 너무 커졌었다고 해. 그래서인지 밀물때 엄청나게 많은 수의 불가사리가 해변가에 몰려 와서는 썰물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아버렸어. 그리고는 말라죽는거야. 모두가 이 일을 알고있었지만 불가사리 수가 너무 많아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대. 그냥 방치해 놓은 거지. 사람들이 가지도 않고. 

하루는 어떤 노인이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서 그 바닷가에 가 봤어. 그랬더니 너희 정도 되는 한 여자아이가 불가사리를 집어 바닷물 속에 던지고 있는거야. 노인은 이야기했지. "아니 얘야. 이 해변에 불가사리가 얼마나 많은데 그걸 집어서 던지고 있니. 너가 하루종일 던져봐야 아무 영향도 못줘요. 시간낭비하지 말고 그만 집으로 가련." 그 아이는 들고 있던 불가사리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어떡해 해야하나 망설였지. 그러다 마음을 굳힌듯 단호한 목소리로 할아버지에게 대답했어. "알아요. 저 많은 불가사리들을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지요. 그래도 지금 제손에 있는 이 불가사리만큼은 살릴 수 있어요. 이 녀석한테는 그게 얼마나 큰 일이겠어요." 그리고는 멀리 바닷물 속으로 그 불가사리를 힘껐 던진거야. 

이제 돌아가서 너희가 배웠던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길 바래. 작은 변화들이 모일 때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니까 말이야.

때로는 너무 큰 일을 생각하기에 움추려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애써봐야 세상이 뭐 달라지겠나 싶어 지레 마음을 내려놓고 잊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일이라도 변화는 변화입니다. 내가 베푼 작은 친절이 그걸 받은 사람에게는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아니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만으로 의미 있음을 기억해야겠지요. 

수만마리의 불가사리를 살리지는 못하더라도 내 손에 있는 불가사리 한마리는 살리려 애써야겠습니다. 딱 그만큼만의 변화라도 가치있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