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7. 14:01
[미래 빚어가기]
금요일 휴가를 내고 딸아이가 가있는 캠프에 갔습니다. '캠프 키에브'라는 곳인데 일주일 동안 중학교 2학년 (한국으로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훈련을 하는 곳입니다. 일종의 수학여행이지요. 의외로 아이와 함께 있을 시간이 없고 날씨도 흐려 사진도 못찍어서 아쉬웠는데 마지막에 캠프 운영하는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가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뉴햄프셔의 어느 바닷가에서 있었던 일이야. 무슨 일인지 그해에는 간만의 차가 너무 커졌었다고 해. 그래서인지 밀물때 엄청나게 많은 수의 불가사리가 해변가에 몰려 와서는 썰물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아버렸어. 그리고는 말라죽는거야. 모두가 이 일을 알고있었지만 불가사리 수가 너무 많아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대. 그냥 방치해 놓은 거지. 사람들이 가지도 않고.
하루는 어떤 노인이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서 그 바닷가에 가 봤어. 그랬더니 너희 정도 되는 한 여자아이가 불가사리를 집어 바닷물 속에 던지고 있는거야. 노인은 이야기했지. "아니 얘야. 이 해변에 불가사리가 얼마나 많은데 그걸 집어서 던지고 있니. 너가 하루종일 던져봐야 아무 영향도 못줘요. 시간낭비하지 말고 그만 집으로 가련." 그 아이는 들고 있던 불가사리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어떡해 해야하나 망설였지. 그러다 마음을 굳힌듯 단호한 목소리로 할아버지에게 대답했어. "알아요. 저 많은 불가사리들을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지요. 그래도 지금 제손에 있는 이 불가사리만큼은 살릴 수 있어요. 이 녀석한테는 그게 얼마나 큰 일이겠어요." 그리고는 멀리 바닷물 속으로 그 불가사리를 힘껐 던진거야.
이제 돌아가서 너희가 배웠던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길 바래. 작은 변화들이 모일 때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니까 말이야.
때로는 너무 큰 일을 생각하기에 움추려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애써봐야 세상이 뭐 달라지겠나 싶어 지레 마음을 내려놓고 잊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일이라도 변화는 변화입니다. 내가 베푼 작은 친절이 그걸 받은 사람에게는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아니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만으로 의미 있음을 기억해야겠지요.
수만마리의 불가사리를 살리지는 못하더라도 내 손에 있는 불가사리 한마리는 살리려 애써야겠습니다. 딱 그만큼만의 변화라도 가치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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