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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에 해당되는 글 3건
2013. 12. 26. 13:45

1.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코레일의 파업을 비판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해군 출신분들 같은데 자신들은 더 어려운 곳에서 더 적은 급료에도 불평없이 일을 하는데 귀족노조들이 밥그릇 지키려고 파업을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안스러워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2. 
그런말이 있죠. 노예들을 다스리기 위해서 다른 노예를 이용한다구요.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위해 사용하는 귀족노조라는 말에 정말 중요한게 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군요. 코레일의 빚 때문에 일부 구간을 분리한다고 하는데, 빚을 없앨려면 왜 가장 이익을 많이 내는 노선을 분리할까요? 게다가 노선을 공유하기에 이중으로 비용이 드는 방법으로요? 이런 문제점 알고서나 철도 노조를 비판하고 있나요?

3.
나중에 다시 가보니 예상대로 저는 종북이 되어 있더군요 ^^ 그럼에도 원래 글을 쓰신분이 간결하고 예의있으신 분이란 생각이 들어 두번째 글을 올렸습니다. 

4.
초면에 제가 너무 비꼬는 투로 글을 적었던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런데 어느새 제가 종북이 되었네요 ^^ 그런 소리 처음 듣기도 했지만 뭐 신경 안씁니다. 요즘 종북 소리 듣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니까요.

몇가지 사항에 대해 적어주신 분들이 있어 그래도 답을 하는게 예의라 생각해 마지막으로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위에 어떤 분이 연봉 6700만원 이야기를 하셨는데 철도 공무원의 정확한 평균 연봉은 6300만원입니다. 그리고 평균 근무 연수는 19년이지요. 즉 19년을 일하면 6300정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입인 경우 2000초반 정도 되구요. 또한 6300에는 시간외 수당등 연봉외로 지급되는 모든 금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6300만원이면 그래도 많지 않느냐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댓글 다신 분들이 해군으로 오랫동안 더 적은 수입에도 더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 같네요. (그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그럼에도 6300만원이 많다고 귀족노조라 부르며 파업이 정당하지 않다 생각하는 것은 정작 봐야할 문제를 못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9년 근무해서 6300만원이 많을까요? 요즘 대기업 대졸 초봉이 5000이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이런 곳에서 19년 근무한다면 쉽게 1억은 넘기지요. 저는 직업이 변호사입니다. 제 초봉은 19년 근무하신 철도공무원의 연봉보다도 꽤 많습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많이 받을 수록 좋긴하지요. 그럼에도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노동자가 이렇게 푸대접 받는 상황이 정상일까요? 만약 여러분이 철도 공무원보다 더 적게 받고 더 어려운 상황에서 일을 하신다면, 여러분의 처지를 개선하려고 생각하여야 하지 그게 코레일 노조의 파업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노예를 다스리기 위해 노예를 이용한다'는 말을 한 이유가 이것이였습니다. 연계를 해야할 상황에서 서로 욕을 할 이유는 없는 거지요.

그리고 어떤 분이 이익나는 노선을 분리해서 민영화한다는게 무슨 문제냐, 가격이 폭등이라도 하느냐라고 하셨는데요. 실제로 가격 폭등되는 경우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철도 이용하는 서민들을 위해서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면 손해보는 것을 세금으로 메꾸어주어야할테구요. 게다가 현재 무궁화호 같은 경우는 계속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객인 서민층의 사정을 고려해 요금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요. 그 적자를 KTX에서 내는 흑자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흑자내는 노선을 떼어내 버리면 결국 코레일의 적자는 더 커지겠지요. 그 적자는 무엇으로 메꿀까요? 결국 세금 아닌가요? 또 분리 노선의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철도 이용자에게 돌아갈까요?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여러분의 정치적 편향이 달라질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야 여러분에게 물을 흐리는 종북으로 남겠지요. 그럼에도 시간 내서 적는 것은 안타까워서라고 해두죠.

5.
댓글 몇개 나누었다고 그분들의 생각이 달라질 거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한편으로 시간 낭비 같기도 하구요. 안그래도 바쁜데 ㅡ.ㅡ 

정작 중요한 문제는 못보게 만들고 이번 파업을 귀족노조의 밥그릇 싸움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정부와 수구언론들의 장기인듯 하네요. 언론이 바로 서야하는 이유가 이것이기도 하구요. 어쨋든 정작 자신의 이익을 누가 대변하는지도 모르고 이용당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2013. 12. 26. 04:52

​두번에 걸쳐서 어떻게 학교를 선택하고 입학을 준비하는지,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고 바시험은 어떤 건지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정보는 검색만 몇번 해봐도 다 알 수 있는 정보입니다. 오늘은 밝은 면과는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입니다. 


1) 로스쿨 추천할만 한가?

로스쿨에 따라 차이가 크긴 하지만 로스쿨을 마치려면 10만불에서 20만불 정도 필요합니다. 제가 들인 비용도 4년 동안 13만불 정도 됩니다. 1억5천 정도. 큰 금액이지요. 그럼에도 로스쿨 졸업이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지는 않습니다. 

2012년 여름 미국 전체에서 4만 6천명이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9개월후 2만 7천명만이 풀타임 잡을 가졌습니다. 열명중 네명이 9개월이 지나도 아직도 잡을 찾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는 거지요.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주요 두개 로스쿨의 경우 9개월 후 네명중 한명만 풀타임 잡을 가졌습니다. 

직장을 가지더라도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1년차 변호사의 평균 연봉은 8만불 정도입니다. 초봉으로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투자 대비 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로펌이 아닌 경우 5만불 이하도 많습니다. 그것도 40% 정도는 한참 동안 접근할 수도 없구요. 

상황이 이러니 미국 로스쿨을 추천하냐 묻는다면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 로스쿨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입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하버드나 예일, 스탠포드 같은 톱스쿨은 상황이 다릅니다. 여기서야 어느 정도만 해주어도 괜찮은 로펌에 자리를 잡을 수 있지요. 하지만 이 학교들에 들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렇기에 로스쿨을 생각한다면 졸업 후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오는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미국 잡마켓이 좋지 않기에 자리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상태에서 취업비자 혹은 영주권을 지원해주는 곳을 찾기는 더 어렵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도 상황이 아주 낙관적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십년전이라면 몰라도 요즘은 한국에서 변호사 혹은 변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와서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따서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미국 변호사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고 하네요. 


부정적인 부분만 이야기해서 혹시나 미국 로스쿨 유학을 생각하는 분은 다시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걸 바라고 적었습니다. 그동안 졸업후에 대한 특별한 계획 없이 한국에서 유학온 친구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대부분 졸업후에 자리를 못찾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일부는 영어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바시험도 실패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엄청난 유학 비용에 비하면 리턴이 너무 작은 것이지요. 그렇기에 로스쿨 유학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구요. 로스쿨 마치고 이곳에 정착해서 잘 나가시는 ^^ 분들도 많습니다. 메가펌중 한 곳에서 최단기간에 파트너가 된 멋진 한국변호사분도 봤습니다. 한국에서 변리사로서 김앤장에서 일했다는 화려한 경력이 있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같이 비자 문제도 있었고 또 새로운 환경에서 대단한 성과를 낸 건 그 분의 능력과 노력 때문이지요. 


2) 일자리 찾기


자연스레 문제는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이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부는 어느 정도 콘트롤이 가능합니다. 될 때까지 하면 졸업하고 통과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직장을 구하는 것은 콘트롤을 벗어난 문제입니다. 


저는 솔직히 말해 직장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분야에서 17년 일했습니다. 나름 인맥도 쌓았습니다. 잡마켓이 안좋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ㅡ.ㅡ 6개월을 찾은 후에 일주일에 이틀 part-time patent agent 자리를 찾았습니다. 두시간 반을 운전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경험이 중요하기에 했습니다. 바시험을 보기 직전 감사하게 지금 직장을 잡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로펌에서 괜찮은 대우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여기까지 참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Networking이 80%입니다 


10위안의 톱스쿨을 나오지 않은 이상 직장을 얻을 때 인맥이 거의 다라고 생각하는게 좋습니다. 제가 얻은 두개의 일자리도 모두 인맥을 통해서 얻은 것이었습니다. 이력서를 많이 보내면 ​한​두군데 걸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러면 인맥을 어떻게 쌓아야할지가 고민됩니다. 특히 한국에서 유학온 경우에는요. 그럴땐 이벤트를 많이 사용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학교마다 로펌들을 초청해서 취업박람회 같은 것을 엽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많이 만납니다. 명함을 받은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따로 만날 수도 있습니다. 잠깐 시간 내어달라고 하면 거절 안합니다. 


같은 학교 졸업생은 중요한 인맥입니다. 학교마다 졸업생들 명단을 관리합니다. 가고 싶은 로펌에서 같은 학교 출신들을 쉽게 찾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 내어달라 해서 만나다 보면 친해지고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가고 싶은 분야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에게 해당 분야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인맥을 평소에 만들어 놔야 한다는 겁니다. 졸업할 때 다 되어 그때부터 연락하기 시작하면 이미 늦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과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졸업하고 중요한 인맥이 되니까요. 그런데 한국에서 유학온 학생들의 경우 한국 학생들과만 어울리는 걸 봅니다. 밥도 같이 먹고 공부도 같이 하구요. 그러면 다른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없습니다. 저도 사람을 쉽게 사귀는 성격이 아닌데 극복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페이스북도 그래서 시작했고, 파티에도 될 수 있는 한 참석했습니다. (파티에 참석한 유일한 아시안일 때가 많았습니다.) 


경력은 다다익선입니다


이쪽 업계에서 사용하는 이력서는 단순합니다. 보통 한 페이지에 모든 것을 담습니다. 추가로 cover letter와 성적표를 보내긴 합니다만, 이력서가 중요합니다. 이력서에는 법 관련 이력과 기타 이력을 구분해서 적습니다. 당연히 법 관련 경력이 중요합니다. 제 경우에도 출퇴근에 다섯시간을 썼음에도 patent agent의 경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 법무팀에서 일했거나 아니면 변리사/변호사 생활을 했으면 당연히 좋습니다. 이외에도 연관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경력이 많든 적든 여기서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름방학이 중요한 것입니다. (제가 가장 후회하던 부분이기도 하구요. 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녀야했기에 여름 인턴에 대해 생각을 안했었거든요.) 한국에서 유학와서 미국에서 자리 잡길 원하는 분이라면 졸업할 때까지 한국 돌아갈 생각을 안하는게 좋습니다. 첫해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열심히 이력서를 많이 보내면 일할 수 있는 곳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인맥을 통하면 더 쉬워지지요. 


여름 인턴은 경력으로도 좋지만 새로운 인맥을 만들 수 있기에 더 중요합니다. 유급이면 좋겠지만 무급이라도 해야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학교마다 있는 career center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희 학교에는 새로운 일자리를 알려주는 웹사이트가 있는데 거의 모든 로스쿨이 이런 지원을 할 것입니다. 


3) 졸업후 선택할 수 있는 진로


미국에서 변호사로서 일할 수 있는 분야는 크게 네가지인 것 같습니다. 


로펌


상당수의 변호사가 로펌에서 일합니다. 로펌은 크기에 따라 메가펌/대형폄/중소형펌/개인펌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메가펌이나 대형펌의 경우는 다루는 분야가 다양하지만, 중소형이나 개인펌의 경우는 한정된 분야에 집중합니다. 법이 적용되는 분야가 워낙 다양하기에 이른바 블루오션을 다루는 곳도 많습니다. 펌에 따라 시작하는 연봉은 범위가 정말 큽니다. 5만에서 18만? 그 이상 주는 곳도 있을 수 있겠지요. 메가펌의 시작 연봉이 대체적으로 높습니다. 한국의 대기업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로펌의 경우 직책은 associate/non-equity partner/equity partner 이렇게 나뉜다 보시면 됩니다. 처음 들어가면 associate가 되고 partner 밑에서 일합니다. 능력을 인정받으면 파트너가 되는데 지분이 있는(equity) 파트너와 지분이 없는(non-equity) 파트너로 나뉩니다. 지분있는 파트너가 수입면에서 유리합니다. 위험부담도 있지만요. 모든 associate가 equity partner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생각하면 됩니다. 


로펌에서 일하려면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합니다. 제가 있는 곳에는 회계년도가 끝날 때쯤 리포트를 주기적으로 보냅니다. 거기에는 개인별 수입목표와 실제 수입이 적혀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친절하게 붉은 색으로 표시해 순위를 매겨서 모두에게 보냅니다. 누가 목표를 얼마나 초과 달성했는지 누가 펌에서 꼴지인지 모두가 압니다 ㅡ.ㅡ 


창업


로펌에 자리를 못잡거나 개인 취향에 따라 새로운 로펌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상황에서는 정말 어렵다고 봅니다. 기반없이 시작하면 처음 2~3년을 버티는거 자체가 힘드니까요. 물론 다루는 분야나 개인 능력에 따라 다르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회사 변호사 


회사 법무팀에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서 작성이나 특허 관리등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지요. 그런데 법무팀에서 경력없는 사람을 안뽑는 것이 요즘 추세입니다. 그렇기에 회사 변호사가 최종 목표라고 해도 로펌등 다른 곳에서 일단 경력을 쌓아야합니다. 


기타 관련직업 


​​어카운팅이나 파이낸스 관련 회사에서 세금이나 기타 법지식을 필요로 해서 변호사를 채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변호사 자격증이 꼭 필요한 곳은 아니지만 있으면 좋은 직업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청이나 국회의원 사무실 같은 곳입니다. 이외에도 여러곳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3회에 걸쳐 미국에서 변호사 되기에 대해 적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웠지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미국에서 변호사가 되기를 원하신다면 한번 해보시라고 말씀 드립니다. 다만 계획을 잘 세워서 신중하게 결정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3. 12. 20. 14:09

제가 블로깅을 정말 게으르게 하죠? ㅡ.ㅡ 바시험 보고 잊어버리기 전에 빨리 써야지 시작해놓고는 올해가 다 갈때쯤 되어 다음 편을 씁니다. 더 미루지 말고 마무리를 해야겠네요. 

1) 2학년부터 졸업까지

편의상 2학년이라고 썼지만, 미국 로스쿨에서는 학년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더군요. 대신 1L, 2L 이런 식으로 부릅니다. 첫번째 일년이 1L이 되지요. 

주간의 3년짜리 프로그램인 경우 보통 1학년때 필수과목을 다 마칩니다. 이전글에서 쓴 것처럼 MBE에 포함되는 여섯과목과 LPS 혹은 LRW(Legal Research & Writing)이라 불리는 과목을 첫해에 듣지요. 학교를 졸업하려면 들어야하는 과목들은 더 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 다섯개의 주요 유형을 정해놓고 최소한 세개 유형에서 각 한 과목을 이수해야했습니다.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과목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법이라는게 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중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 미리 정하고 거기에 필요한 과목을 들어두는게 좋습니다. 사회에 진출하면 새로 배워야하는 것도 많지만, 바로 적용해서 쓸 수 있는 지식도 꽤 배우거든요. 특화된 Certificate을 주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적재산권, 회사법, 국제법등 해당 분야의 과목을 충분히, 그리고 평균학점이 기준을 넘는 경우 Certificate을 줍니다. 이력서에 추가할 내용이지요 ^^ 

저 같은 경우는 백그라운드를 살릴 수 있는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일을 하겠다고 일찌감치 정했는데 그 안에서 저작권을 할지 특허를 할지 조금 망설였습니다. 초반에는 저작권 관련 과목을 많이 듣다가 아무래도 특허쪽 수요가 더 크기에 마지막 해는 특허에 집중했습니다. 

첫해가 힘들지 다음부터는 조금 쉬워집니다. 판례 읽고 분석하는 것도 익숙해지고, 또 판례 안읽고 가도 적당히 눈치로 수업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 그렇다고 완전 널럴한 과목은 없지만요.

다른 학교는 모르지만, 제가 다닌 로스쿨은 학생수가 어느 선을 넘으면 커브에 따라 학점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교수가 싫든 좋든 A, B, C를 할당해야하는 거죠. 왠만해선 D나 F는 안줍니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선택과목을 많이 듣고, 과목당 학생수도 적다보니 커브를 안 따라서 학점도 좋게 받습니다. 

2) 여름 방학

로스쿨의 겨울방학은 길어야 3주 정도 됩니다. 그러니 뭔가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지요. 하지만 여름 방학은 3달 가까이 됩니다. 저처럼 일을 계속 한 사람은 해당이 안되지만, 일을 할 수 있는 학생은 모두 여름 방학에 인턴 자리를 잡고자 혈안이 됩니다. 왜냐하면 여름 인턴 특히 1L을 지나고 첫해 여름의 인턴이 졸업하고 갈 수 있는 자리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중요하지요. 

가장 좋은 건 괜찮은 로펌의 여름 인턴이 되는 겁니다. 이때 잘 하면 졸업후 많이들 그 펌에서 채용을 하거든요. 굳이 좋은 펌이 아니더라도 인턴이나 유사한 일로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원봉사도 괜찮구요. 여름학기 수업 듣는 것보다 경험 쌓는게 훨씬 이득이라 생각합니다.   

3) 졸업

미국의 경우 졸업전에 봐둬야하는 시험이 하나 있습니다. MPRE라 불리는데 변호사 직업 윤리에 대한 시험이라 보시면 됩니다. 재밌는게 전국 모든 학생들이 같은 시험을 보는데 주마다 요구하는 점수는 다릅니다. 어떤 주는 75점만 넘으면 변호사가 될 수 있고, 어떤 주는 82점을 넘어야 변호사 자격증을 줍니다. 제일 높은 주가 86점이니까 이 점수만 넘으면 일단 MPRE를 다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 학점 및 졸업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시키면 졸업을 하지요. 3년 혹은 4년의 시간을 마무리하는 것이기에 의미는 있습니다만, 로스쿨이라는게 심하게 말해 바시험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곳이라, 졸업이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는 않더군요. 제가 나이가 들어 다닌거라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졸업하고 바로 바시험 준비를 시작하기에 졸업이 주는 기쁨은 잠시뿐입니다. 

4) 바시험 그리고 선서

지난번에 적은대로 바시험에는 객관식과 주관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국 공통인 MBE(Multistate Bar Examination)는 객관식 시험으로 200문제를 6시간에 봅니다. 한 문제당 1.8분이 주어지는 거죠. 그런데 지문과 답을 읽고 생각하는데 1.8분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MBE에는 6개 과목이 포함되는데 Criminal Law/Procedure(형사/형사소송), Torts(불법행위), Contracts(계약), Constitutional Law(헌법), Evidence(증거), 그리고 Real Property(부동산?)입니다. 2014년부터인가 Civil Procedure(민사소송)이 추가된다고 하네요.

에세이 과목은 과목이나 형식이 주마다 틀립니다. 메사추세츠주는 에세이 과목이 MBE 6과목 + 10과목. 총 16과목입니다. 10개의 문제가 주어지고 시간은 6시간입니다. 한문제당 주어진 시간은 36분입니다. 10~12분 지문을 자세히 읽고 아웃라인을 만들어 24분 동안 열심히 쓰거나 타이핑을 합니다. 지문만 보통 한페이지가 넘기에 독해와 작문 실력이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MBE는 전국 공통이기에 같은 날에, 주별 에세이는 MBE 전날 혹은 다음날에 보기에 한번에 2개주를 지원해 시험을 치를 수도 있습니다. MBE가 공통이기에 이왕 공부하는거 2개주 시험을 보는게 좋을 것 같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주마다 과목이나 초점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보통 캘리포니아와 뉴욕이 제일 어렵다고  말하지요. 합격률을 봐도 그렇구요. 게다가 캘리포니아는 하루 더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험 준비를 위해 99%의 학생이 바시험 준비코스를 이용합니다. Barbri와 Kaplan이 메이저 플레이어고 다른 후발주자들이 있습니다. Barbri는 가격이 300만원 정도, Kaplan은 260만원 정도 합니다. 돈 좀 듭니다 ㅡ.ㅡ 이것도 온라인이라 좀 싸고 강의실 가서 직접 듣는건 더 비쌉니다. 하지만 과목별 자세한 아웃라인과 강의, 예상문제집,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리고 기말고사 리뷰까지 제공하니 준비코스를 이용안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제시하는 시간표만 충실히 따라가면 떨어질 사람이 없을 겁니다. 그만큼 양이 많습니다.    

바시험을 보고 나면 한참 기다립니다. 저는 7월 31일, 8월 1일에 시험을 봤는데 결과는 10월 24일에 나왔습니다. 거의 세달 걸렸습니다 ㅡ.ㅡ 다행히 저는 한번에 붙었습니다. 떨어지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일년에 두번 2월 그리고 7월말에 시험이 있거든요. 매스의 경우 다섯명중 네명이 붙는지라 붙으면 좋은 거고, 떨어지면 개망신입니다만 그래도 내가 그 한명이 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결과 나올 때까지 불안합니다.

붙고 나면 한달 정도 기다려 선서를 합니다. 그리고 변호사 증서를 받으면 마침내 끝이 납니다. 졸업하고 선서하는 것만도 6개월이 걸립니다. 한번에 붙는 경우에요. 로스쿨 준비부터 치니 저는 5년 조금 넘게 걸렸네요. 정말 긴 시간이었지만, 끝나고 나니 홀가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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