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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25. 01:57

지난 백일 내 마음을 지배했던 감정은 슬픔과 절망이었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그곳에서 추위와 배고픔, 무엇보다 버려짐의 고통 속에 죽어갔을 아이들. 그 죽음이 물욕과 무능에 기인한 것이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그뿐이랴. 배부른 자들이 더 배를 채우고자 벌이는 행사 덕에 쫓겨나는 사람들. 연일 떨어지는 살상무기에 대항조차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 그렇게 죽어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할까. 눈만 돌리면 슬픔이 있다. 


그럼에도 세상은 잘도 굴러간다.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듯이. 아니 오히려 슬픔을 불편해하며, 슬픔보고 눈 앞에서 사라지라한다. 나나 내 새끼만 괜찮으면 그걸로 끝인 거다. 교회의 침묵은 절망을 더하였다. 집회에 참석했다. 몇천명이 모여 하나님을 말하던 일주일 누구도 세월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흔한 추모기도조차 없었다. 소름끼쳤다. 


백일이 지났다. 슬픔과 절망은 사그러지지 않는다. 시청 앞 그들과 같이 할 수 있었다면 좀 나았을까? 이 슬픔과 절망이 십만분의 일로 줄어들 수 있었을까? 아니 이 슬픔과 절망이 십만배로 증폭되지는 않았을까?


어디 계셨어요. 내가 정말 힘들고 아플 때, 그때를 돌아보면 혼자만의 발자욱이 보여요. 당신은 왜 그때 저를 버리셨어요. 아니야. 너를 버린게 아니야. 나는 너를 엎고 그 길을 지나갔단다.  


힘들어 하던 친구에게 또 힘들어 하던 나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다. 난 아직도 믿는다. 이 슬픔과 절망을 그 분이 기쁨과 희망으로 바꾸어주실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지친다. 어느 때에야 그러실지. 마라나타. 오실려면 좀 빨리 오세요. 


백일동안 눈물을 참았다. 힘들다. 이제 그만 참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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