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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에 해당되는 글 7건
2014. 1. 26. 14:47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10점
김태원 지음/지식노마드

블로깅을 하며 오래 교제하며 많이 배웠던 inuit님의 첫 책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를 오늘에야 마쳤다. 2009년에 나온 책을 이듬해인가 한국 가는 길에 사와서 반쯤 읽다 공부에 치이고 뭐에 치이며 마무리를 못했던 것을 최근에 다시 꺼내어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진작 읽었다면 실수를 덜 했을텐데.

글을 읽으며, 또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디지탈 시대의 선비'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분이라 생각했다. 깊이 있는 인격에 품위 있는 표현. 그럼에도 통상적인 '선비' 이미지만 생각한다면 inuit님을 반쯤 이해하는 것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추진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책을 쓸 시간이 없어 토요일마다 밤을 새워서 쓴 이 책에는 inuit님이 오랜 기간 직장 생활과 컨설팅, 그리고 협상 경험을 통해 얻은 소중한 노하우가 담겨있다. 평소 블로그를 통해 세계 각국을 누비며 비즈니스 하는 모습을 봐왔기에 책의 내용이 더 믿음이 간다. 간접 경험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책은 뇌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뇌는 계속 진화되어 왔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오래전부터 간직해온 구뇌, 즉 도마뱀의 뇌라 불리는 정서적 뇌가 좌우한다는 것이다. 직관을 좌우하는 도마뱀의 뇌에 속삭일 수 있어야 'Yes!'라는 답을 듣게 되는 것이다. (사족이지만, 책 쓰기 전 inuit님이 뇌에 대한 책을 정말 많이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올렸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며 왜 그랬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면 도마뱀의 뇌에 어떻게 속삭일까? 저자는 WHISPer의 원리를 소개한다. Wake-Up 구뇌를 깨워라. Hot 뛸 듯이 생생하라. Interest 이익을 보여줘라. Story 이야기로 전하라. Persona 가면 쓴 도마뱀. 이중 Persona만 이성의 영역이고 앞의 네가지는 감성의 영역이다. 자극을 주며, 생생하게, 이익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 심리학, 논리학, 수사학이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설명된 원리를 어떻게 적용할까?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을 단방향인지 양방향인지, 또한 정보중심인지 이익중심인지에 따라 주장, 대화, 설득, 협상의 네가지 영역으로 나눈다. 그리고 각 영역별로 WHISP 원리에 따라 어떻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설명한다. 프레젠테이션, 글쓰기, 이메일, 이력서, 면접, 보고, 대화, 회의, 협상 등 비즈니스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다 언급되어 있다. 수단별로 이론에 근거하고 체험으로 실증된 소중한 메시지들이 담겨있다. 

인간의 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WHISPer의 원리를 설명하고, 주장, 대화, 설득, 협상에 적용하는 전체적인 짜임새가 일품이다. 각 주제별로 깊이 들어가는 것보다 '전체를 보는 안목과 근본 원리를 꿰뚫는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각 장을 요약으로 시작하고, 다음장의 주제를 소개하며 마무리하는 구조도 WHISP 이론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간략한 문장마다 메시지가 상당하기에, 270쪽의 크지 않은 분량에도 계속해서 들추어 보고 익히고 싶은 상당한 내용이 담겨있다.   


마켓팅이 부족했는지 이 좋은 책이 1쇄에 머물러 있다 한다. 절판은 아닌지라 아직 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다. 혼자서 텃밭 가꾸며 자급자족할 것 아니라면, 누구와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길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저자의 '첫 책'이라 소개한 건 의도적이었다. 이렇게 멋진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한 권만 내고 멈추어서야 되겠는가. inuit님의 다음 책을 기대해본다 ^^   




2014. 1. 22. 12:51
나 과장의 에버노트 분투기 - 8점
삼정 지음/e비즈북스

2008년도 GTD에 관해 열심히 글을 쓸 때 LifeManager라는 툴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GTD 사용자가 많이 없던 시절, 툴을 만들어서 무상으로 배포하는게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언제 리뷰겸 소개를 해야지 생각하다 게으름에 미처 소개를 못하고 지나갔습니다.


이 책은 LifeManager와 LifeManger 2를 만들고, www.GTDlog.com을 운영하시는 삼정님이 쓰신 책입니다. 제가 쓴 부족한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서 그때의 인연을 기억하시고 미국에까지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삼정님 감사합니다 ^^


제목이 에버노트 분투기. 그런데 에버노트만에 관한 책은 아닙니다. 부제로 적혀있는 "에버노트+GTD 일처리 기술"이 더 정확합니다. GTD를 에버노트를 사용하여 구현하고, 실제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는가를 예시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 책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GTD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책으로는 한국에서 처음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GTD도 익숙하고 에버노트를 사용해온 저이기에 책은 쉽게 읽혀졌습니다. 두가지를 접해보지 않은 분 풍부한 예시와 스크린샷을 동반한 설명을 통해 쉽게 GTD를 이해하고, 에버노트 사용법을 익히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그런 설명보다 두가지 툴을 실생활에 적용하고자 고민한 삼정님의 노하우에 있습니다.


GTD를 적용하려한 사람은 누구나 느꼈을 문제들. 프로젝트를 어느 정도까지 세분화해서 관리할 것인지, 수집과 리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알리미의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하는지 등의 팁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GTD에 관해 이해가 안가던 부분도 책을 따라 가다보면 완전히 이해가 될 겁니다. 또한 에버노트를 사용해 GTD를 구현하려 하는 분이라면 이 책 한권이면 충분하구요. 


최근 몇년 ToDo Cloud라는 아이폰 앱으로 GTD를 사용해 왔기에 에버노트로 옮겨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에버노트가 가지고 있는 기록매체로서의 장점에 혹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아울러 에버노트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GTD를 생활에 적용해보기 원하시는 분. 열심히 분주하게 살지만 잊어버리는 게 많은 분. 에버노트를 잘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쉽게 읽었지만, 계속 꺼내어 참조할 좋은 책입니다. (선물 받았다고 이러는 거 아닙니다 ^^) 




2014. 1. 21. 05:45
손자병법에서 배우다 - 10점
이민재 지음/북콘서트

특허로 경영하라 - 8점
엄정한.유철현 지음/클라우드북스

특허에 관한 두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두권다 정성스럽게 쓰였고,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특허에 관해 다른 분야를 다루기에 같이 읽으면 상호 보완이 되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특허가 왜 중요한지, 특허를 통해 어떻게 보호받고, 어떻게 특허를 관리할지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손자병법 특허병법>은 손자병법에서 제시한 전략을 특허라는 콘텍스트에 적용한 책입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작전임을 강조하며, 어떻게 특허전쟁에서 자신을 보호하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지를 말합니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의 지재권보호 경영본부장으로 활동하시는 이민재라는 분이 쓴 책으로, 25년 넘게 회사에서 또 협회에서 일하신 분답게 풍부한 실전 지식이 담겨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각 전략별로 이에 잘 맞는 실제 케이스를 담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들 잘 아는 지피지기 백전불패는 서울 반도체가 니치아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냈는가로 설명하며, 싸움터에 늦게 도착한 쪽이 사용할 전략은 기븐이미징과 인트로메딕의 분쟁을 통해서 담아냅니다. 대부분의 케이스가 한국 회사가 관련되어 읽는 흥미가 더해집니다. 또한 분쟁의 현장에 있거나 아니면 당사자에게 듣지 않고는 모를 생생한 이야기들이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손자병법 특허병법>이 역사책이나 사례집 같은 느낌이라면 <특허로 경영하라>는 회사가 특허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매뉴얼 같습니다. BLT 특허법률 사무소의 엄정한 유철현 두변리사가 같이 쓴 책으로 역시 오랜 경험에서 나옴직한 실제적 지침들이 도움이 됩니다. 

1장은 왜 특허 경영이 필요한가를 설명합니다. 애플과 삼성으로 대표되는 특허를 둘러싼 특허전쟁을 소개하며, 그 회사들이 왜 특허를 중요시하게 되었는지의 동기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책은 도입단계 - 양적확대 - 질적확대 - 특허경영의 특허를 경영에 사용하는 4단계를 설명합니다. 각 단계별로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하는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담겨 있습니다. 특히 단계별로 연구원, 경영지원팀, 경영팀, 그리고 외부인력(변리사)이 해야할 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인상적입니다.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당장 가져다 매뉴얼로 써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이론적인 부분에서 새로 알게된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특허변호사잖아요 ^^) 하지만 이론이 실제 상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제 사례들은 어떤게 있는지 넓게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 로스쿨 다니면서 저널에 단편적으로 실린 관련 내용들만 봐왔는데 이렇게 친절하게 정리해주는 책은 처음입니다. 

한권만 읽어보라면 <손자병법 특허병법> 쪽에 기울겠지만, 특허를 어떻게 활용할지 방안을 찾는다면 <특허로 경영하라>도 꼭 같이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2014. 1. 15. 15:05

작년말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입니다. 


==============


연초에 가족들이 모여 가족 기도제목을 정합니다. 리스트를 만들어 냉장고에 붙이고 일년동안 같이 기도를 하지요. 연말에 보면 일년 동안 부어주신 풍성하신 은혜를 깨닫게 됩니다. 


지난 성탄절. 조용하고 여유로운 하루 끝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2013년 올해의 기도제목을 돌아 보았습니다. 열개중 다섯개의 기도제목은 기도한 그대로 응답해주셨더군요. 그중 첫번째로 응답받은 건 예지의 기도제목인 다비였습니다 ^^ 그리고 예한이에게 좋은 대학을 허락하신 것, 저에게 좋은 직장을 허락하신 것, 아내 성경일독하고 중보기도하게 하신 것.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어도 감사하게 해달라는 기도에 응답하신 것입니다.

어떤 기도제목은 기도와는 다르게 응답하셨고, 어떤 기도제목은 ...좋게 해달라는 저희의 원함과는 반대로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내려놓고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시는 그 분의 손길이 느껴졌기에 원하는데로 들어주시지 않았지만 응답하셨음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2014년의 기도제목도 같이 나누었습니다. 첫번째 기도제목은 "항상 기뻐하고 쉬지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게"입니다. 새로 정한 열개의 기도제목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마음을 모아 기도하려구요. 그 기도 속에 하나님을 더 알게되고 예수님을 더 닮아가는 저와 저희 가족이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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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5. 15:03

2009년부터 새해를 맞이하며 한자성어로 그해 나아갈 방향을 정했습니다. 


2009년의 지향 - 靜心如水 (물과 같이 고요한 마음)  
2010년의 지향 - 誠勤是寶 (성실과 근면이 곧 보배) 
2011년의 지향 - 學而時習 (배우고 시기에 맞게 익히며)
2012년의 지향 - 心行合一 (마음과 행함이 하나가 되도록) 

2013년의 지향 - 難忘之恩 (잊지 못할 은혜)


작년 12월 중반부터 2014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전보다 더 많이, 더 깊이 생각했습니다. 2014년이 참 중요한 해이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로 직업을 바꾸고 처음 맞는 해니까요. 올해 어떻게 하느냐가 앞으로 몇년간의 성취에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곰곰히 생각하다 올해의 지향으로 두가지를 정했습니다. 예년처럼 한자성어로 정하려다 그만두었습니다. 한자성어 실력이 바닥난 원인도 있지만, 형식이 굳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첫째, 2014년에는 욕심이 실력을 앞서지 않았으면 합니다


전 말이 앞서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말보다 욕심은 훨씬 더 앞섭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뒷받침할 실력도 없으면서 뭐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은 많은지. 벌려놓고 수습하지 못한 것들이 널려있습니다. 이 블로그에만 해도 연재랍시고 시작하고 마무리를 못한게 세개입니다. 그렇다고 잊어버리지도 않습니다. 언젠가는 하며 부담만 품고 있습니다. 


올해는 욕심이 실력을 앞서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 혹은 한다고 나서지 말아야 하는 일은 시작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실력을 키우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안주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안주할 수 있는 성격도 못됩니다. 욕심이 계속해서 나를 끌어당기겠지만, 실력이 뒤쳐지지 않게 하겠다는 겁니다. 또한시작한 일은 꼭 마무리하겠습니다. 마무리할 수 없는 일은 시작하지 않겠습니다. 


둘째, 2014년에는 지혜롭게 선택하고 선택한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한놈만 패'겠습니다 ^^ 욕심 부려 일만 벌이는게 아니라 지혜롭게 선택해서 집중하겠습니다.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습니다. 소설도 쓰고 싶고, 사진도 찍고 싶고, 성경공부도 제대로 하고 싶고. 또 제 직업에 관해서도 손대고 싶은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모든 걸 펼쳐놓고 지금 무엇에 집중해야하나 생각해서 한가지를 선택했습니다. '특허'입니다. 특허 변호사가 직업이니 일도 열심히 하고, 일에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공부하고 준비하겠습니다. 특허에 관하여 글도 꾸준히 쓰고, 기회 있는데로 컨설팅이나 강연도 하겠습니다. 전문가가 되겠습니다. 


-----


새해 계획을 세워본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그저 하루의 차이일 뿐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이 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새출발의 가능성을 믿으며 올해는 새해 계획도 세웠습니다. 


특허 블로그: 반복된 말이지만 특허 전문가가 되겠습니다. 특허에 대해 꾸준히 블로깅을 하며,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나누겠습니다. 또한 특허라는 이름 아래 있는 여러 분야중 향후 집중할 곳을 찾겠습니다. 


일주일에 한권 읽기: 어떤 책이든 일주일에 한권씩 책을 읽겠습니다. 시간이 없어 못 읽으면 만화책이라도 읽겠습니다. 


성경 일독: 최근 몇년 창피할 정도로 성경을 안 읽었습니다. 올해는 최소 일독 하겠습니다. 


GTD 따라잡기 v2.0 마무리: 이 시리즈에 대한 부담감이 보통 큰게 아닙니다. 잘 끝내서 마음에서 털어내렵니다.


몸무게 줄이기: 작년 고혈압 진단을 받고 운동과 다이어트로 7.5 Kg을 줄여 일차 목표 체중을 이루었습니다. 내친 김에 4.5 Kg를 더 빼서 이상적인 몸매를 이루겠습니다. 더불어 정상 혈압 유지도 목표입니다. 


이룰 수 있고 이뤄야 하는 목표만 세웠습니다. 저도 이 글을 읽는 분들도 2014년이 끝날 때 열심히 살았다 고백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14. 1. 12. 14:46
꾿빠이, 이상 - 8점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얼마전부터 문학과 책에 관련된 팟캐스트를 들으며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되어 새해 두번째 책으로 선택했다.


이 소설을 쓴 김 연수는 차세대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젊은 작가들중 두드러진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이라는 작품을 들고 문학이야기라는 팟캐스트에 나왔는데, 글에 대한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저렇게 치열하게 사색하고 글을 쓴다면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꾿빠이 이상은 김연수의 작품중 처음으로 접한 소실이다. "김연수의 대표작은 최신작이다"라는 평을 듣는 작가이기에 2001년에 쓰여진 꾿빠이 이상보다 최근 작품들이 당연히 더 좋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꾿빠이 이상은 충분한 책읽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소설은 천재 작가 이상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명의 각기 다른 화자가 일인칭으로 말을 하는 형식. 문예지에서 일하며 이상의 데드마스크 사건에 연루된 김연화 기자. 평생 이상이 되고자 그의 자취를 좇은 서민혁. 중국인으로 미국에서 자라 한국문학을 전공한 피터주. 이렇게 세명이다. 직업이나 환경이 다른 이들을 이어준 건 이상이다. 그들 모두 이상을 둘러싼 어떤 진술에 대해 진짜인지 가짜인지 한가지를 정해야하는 상황에 처한다.


소설은 끊임없이 진짜와 가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가짜인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가짜냐 진짜냐의 문제가 아니"다. "진위와는 무관하게 모든 정황이 진짜라면 진짜인 것이고 모든 정황이 가짜라면 가짜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의 중심에는 이상이 있다. 정확하게는 천재작가 이상과 현실의 삶을 살아내는 김해경이 있다. 김해경은 이상의 본명이다. 이상과 김해경은 같은 사람이지만 거울에 비친 모습의 좌우가 바뀌듯 다른 인물이다. 전망 좋은 총독부 기수직의 이학박사 지망생 김해경과 기행을 일삼는 천재 작가 이상의 불일치는,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와 그의 최후에 대한 증언의 불일치로 확장된다. 이상의 데드 마스크와 오감도 16호는 진짜와 가짜에 대한 논란을 증폭하는 기제로 등장한다.


무엇이 진짜일까? 아니 무엇을 진짜라 생각하며 살아가야할까? 사실 진짜라 믿는 것중 진짜가 아닌 것도 있을 것이다. 어릴적의 기억이 그렇다.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어쩌다 그렇게 생각해 왔고 이젠 의심조차하지 않는 그런 기억.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반론을 아무도 할 수 없는 기억. 그러면 그건 진짜가 되는 거다. 어디 기억뿐일까? 진짜가 아니라도 진짜로 믿을 수 있으면 진짜가 아니겠는가. 물론 그게 다는 아니다. 가짜임을 증명할 수 없더라도 가짜는 가짜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 우리가 무엇을 믿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소설은 던지고 있다.


꾿빠이 이상은 재밌다. 무엇보다 이상에 대한 알찬 지식들이 작가 김연수의 상상력 속에 씨줄 날줄로 연결되어 있다. "1백여개의 조각"으로 "1천개의 조각이 필요한 퍼즐"을 만들어 그 빈칸을 이야기로 채워 넣었다. 그런데 그 1백여개의 조각도 엄청나다. 이상이 남긴 모든 작품과 지인들의 기록까지 오랫동안 샅샅이 뒤져야 했을 거다. 이 모든 조사를 작가 혼자 다 했을까? 아니면 다른 연구가들의 결과물을 짜맞추어 활용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직접 다 했다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아쉬움도 있다. 이야기의 짜임새가 2% 부족한듯. 예를 들어, 데드마스크가 가짜라는 정보를 김연화 기자에게 알려준 정씨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서민혁의 동생이라면 굳이 데드마스크 말고 서민혁의 수기에 나온 오감도 16호를 팔려고 할 것 같다. 오감도 16호에 대한 결론이 누군가의 말한마디로 너무 쉽게 내려진다. 김해경이 이상과 작별하려 하지 않았을까라는 떡밥은 너무 허무하게 마무리된다. 이상에 대한 방대한 조사에 걸맞는 완벽한 이야기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세명의 화자중 제일 마음에 와닿는 사람은 서민혁이다. "글을 베껴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이상의 삶까지 흉내냈"던, "김해경이 죽어 이상이 되는 그 비밀을" 알았다고 믿으며 "영원히 이상으로 다시 사는 길"을 죽음으로 이루려 했던. 그럼에도 결국은 이루지 못했던 인물.


우리는 모두 내가 아닌 누군가를 만들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오늘 내가 남긴 글. 오늘 내가 건넨 말. 그것들이 정말 내 진짜 모습인가? 그렇게 되고 싶은 누군가는 아닌가? 그렇게 기억되고 싶기에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김해경은 이상을 만들고, 죽음으로 이상을 이루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상을 기억한다.


누가 진짜인가? 이상? 김해경? 그게 중요한가? 난 둘 다 진짜라 생각한다. 사람 안에는 여러 모습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히라노 게이치로라는 일본 작가는 사람은 Individual보다는 Dividual이라는 말을 했다. 나누어지지 않는 인간이 아니라 나누어질 수 있는 인간. 내 안에는 여럿의 내가 있다. 그 모든 '내'가 '나'다. 어떤 나는 좋아하고 어떤 나는 싫어할 수 있다. 어떤 나는 숨어있다가 나중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상도 김해경도 모두 진짜다. 그 중 누구를 '더 진짜'로 삼느냐는 믿음의 차원이다.


230쪽 정도의 분량이지만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앞에서 지적한 이야기의 아쉬움은 있지만, 많은 정보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기분 좋은 지적 유희였다. 책을 다 읽고 가지고 있던 이상선집을 찾았는데 없다. 여러번 이사 속에 버려졌나 보다. 검색해 보니 이상 전집이 나왔던데 조만간 구입할듯 ^^



2014. 1. 4. 07:17
나의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 - 8점
윤형주 지음/삼인


2013년 11월 이틀에 걸쳐 방송을 통해서만 보던 가수 윤형주를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지요.


----------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윤형주 장로를 가까이서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트윈폴리오, 그리고 세시봉 멤버로 알려진 가수 윤형주씨입니다. 제가 속한 온누리 교회의 장로이기에 윤형주 장로라는 호칭이 저는 더 편합니다. 


오랫동안 매스컴에 노출된 지라 사실 가수 윤형주를 모르는 한국 사람은 많이 없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그분을 알고 있었지요. 온누리 교회 장로이긴 하지만, 저는 보스톤 소속이기에 한국 온누리 장로를 볼 기회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틀 동안 소규모 인원과의 아침 식사, 개인적인 점심식사, 두 번의 집회, 또 소규모의 저녁 식사등으로 가까이서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전 소위 유명인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개인적 성숙과 상관없이 주어진 유명세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위험이 있고 또 그런 사람을 접했기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선입견이 깨졌습니다. 아니 솔직히 반했습니다. 저 보통 이런 표현, 특히 남자한테, 쓰지 않습니다. ^^ 


윤장로님은 매우 편하게 사람을 대했습니다. 유머도 넘치구요. 저희 교회 목사님에게서 미리 들으셨겠지만, 아침 식사에 모인 여섯명의 이름을 듣고 인적 사항을 기억해내더군요. 참 대단하다 싶었는데 그 비밀은 노트에 있었습니다. 점심 식사 전에 커다란 대학 노트를 꺼내더니 만난 장소, 만난 사람과 자녀의 이름, 기타 기억할 내용을 깨알같은 글씨로 기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너무 인상 깊어 허락하에 사진도 찍었습니다. 저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노트와 펜을 항상 들고 다닙니다. 그렇기에 그 정도 기록을 남기는게 보통의 내공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성실한 자기 관리 없이 될 수 없는 일이지요. 


개인적인 문제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숨기고 싶을 수도 있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제 문제를 위해 기도해주었습니다. 제 아이들 둘다 이름과 상황을 기억하고, 이름 적어서 사인을 주고, 또 마지막까지 물어보는 모습은 장로라는 위치 때문에 보이는 의례적인 관심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75년도 대마초 사건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되었을 때, 조금만 신경썼어도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감옥에 가게된 건 "하나님이 보내시려면 어떻게든 가게 되기" 때문이라 말하더군요. 하나님이 광야로 보내시기로 작정하셨으면 피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 감옥에서 그분은 성경을 통해 평생 함께 하는 친구, 즉 에수님을 만납니다. 그리고 오늘까지 교도소 전도, 청소년 사역, 그리고 해비타트 집지어 주기 등을 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집회를 통해 말씀도 전하구요. 이번에도 신체적인 무리에 건강이 안좋은 상태에서도 멀리까지 온 것이었습니다. 


누군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육십은 넘어야하나 봅니다. 중간에 닥치는 시련 혹은 저지른 실수는 오히려 사람을 성장시키는데 쓰여지는 필요한 훈련이니까요. 그런면에서 윤장로님은 훈련을 너무나 잘 통과했습니다. 아무나 그럴 수 있는게 아니구요. 


저와 20년 차이더군요. 생일도 비슷합니다. 20년 후에 제가 그 정도의 성숙함과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지 자신 없습니다. 그럼에도 소망을 봅니다. 당장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를 믿는 모든 이를 이끄시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그를 통해서 보았으니까요. 매일 예수님과 동행하며 한걸음씩 나아갈 때 제 모습도 예수님을 조금씩 닮아갈 거라 믿습니다. 


이틀의 시간을 통해 얼마나 친해질 수 있겠냐만 그래도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왠지 한국 방문때 전화 걸어서 밥한끼 사주세요 말을 해도 흔쾌히 응답하실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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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때의 인연으로 선물 받은 것입니다 ^^V 저희 부부의 이름을 적어 마지막 만남에 주시더군요. 그리고 읽을 시기를 찾다가 2014년 첫 책으로 읽었습니다. 이미 글쓴 이에게 반해 있는 상태라 ^^ 사심 없이 책을 평하기는 힘들겁니다. 그래도 올해의 첫 책이기에 짧은 평을 남깁니다.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 부분은 자전적인 글로 삶의 중요했던 열가지 장면을 적었습니다. 가장 주가 되는 부분이지요. 자전적인 글이라면 흔히 시대순으로 나열하는 것을 예상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맘에 들더군요. 첫 은퇴후 방송에 복귀하게된 사연, 대마초 사건으로 감옥에 갔을 때 자살을 생각하다 하나님을 만난 것, 씨엠송을 통한 재기, 사업 실패후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아내와의 만남, 아들의 조기 유학과 장로 장립을 통해 아버지를 기억하는 모습등.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진솔하면서도 편안하게 적혀있습니다. 카네키 공연을 하며 겪었던 가족간의 갈등과 화합의 모습은 너무 부럽더군요. 


다음 부분은 가수 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송창식, 조영남, 김세환, 양희은, 김민기 등 한 세대를 풍미했던 그들과의 인연과 일반인이 모르는 그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등장하는 모두 방송에서 한번씩은 보았고, 양희은씨가 김민기씨 같은 경우 개인적으로 좋아하기에 즐겁게 읽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사진들이 실려있습니다. 일종의 부록이지요. 저자와 친구들의 예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은 참 쉽게 읽힙니다. 두세시간 정도면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이 주는 공명은 큽니다. 


개인적으로 감옥에서의 회심후의 삶이 궁금했습니다. 예수를 만나 한바탕 운다고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해 이렇게 적혀있네요. "감옥에서 놀라운 영적 체엄을 하고, 깨닫게 되고, 습관적인 신앙생활이 아닌 진정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러한 신앙적 각성이 현실의 막막함을 극복하게 해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불쑥 불쑥 이러다가 폐인으로 굳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엄습했다. 그럴 때면 더 미칠 것 같았다." 그 솔직한 고백이 참 좋으면서도, 이를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용기있는 것인가하는 생각에 고마웠습니다.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양이 너무 적은 것 같아요. 더 읽고 싶었지만 벌써 책이 끝났습니다. 첫 부분에서 개별 사건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적혀있지만 열개의 이야기만 다루기에 양이 적었고, 다음에 나오는 지인들의 이야기도 한명당 짧게는 세 페이지에 끝이 나서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가수, 디제이, 작곡가, 사업가, 장로, 그리고 사회봉사가로서 다양한 삶을 살았던 그의 삶을 단편적으로나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를 좀더 알고 싶거나 혹은 기독교 신앙이 삶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일을 하는가 알고 싶은 분은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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