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선 결과 때문에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예 블로그도 안하고, 트위터도 안보며 한국쪽과는 문을 닫고 살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블로그를 닫을 필요는 없다 싶더군요. 오히려 세상을 바꾸기 보다 처한 곳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감사하게도 주위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올해 첫 포스팅을 2013년의 지향으로 시작합니다. 2009년부터 해마다 사자성어를 선택해 그해 나아갈 방향으로 삼았습니다.
2009년의 지향 - 靜心如水 (물과 같이 고요한 마음)
2010년의 지향 - 誠勤是寶 (성실과 근면이 곧 보배)
2011년의 지향 - 學而時習 (배우고 시기에 맞게 익히며)
2012년의 지향 - 心行合一 (마음과 행함이 하나가 되도록)
2012년을 생각했습니다. 작년 한해 제가 지나온 길을 헤아리며 올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했지요. 2012년은 제 삶에서 어쩌면 최악의 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으로 레이오프를 경험했고, 우울증도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견디는 것 같았지만 어느새 쉬운 해결책으로 도망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문제를 회피하는 것으로 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레이오프 직후에 하나님이 저에게 도전하신 것이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그를 주님으로 섬길 것인지였죠. 직장을 못구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그리고 무능한 가장이라 여겨져도 하나님이 나의 산성임을 고백하겠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모든 질문은 '오직 주만이'라는 찬양의 가사로 시작했었지요. 그때는 그러겠다 답했지만 진심은 아니었나 봅니다. 모든 일이 다 잘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제 능력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힘들어졌습니다.
2013년으로 들어선 첫 시간에 다시 그 찬양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반년전의 질문을 다시 받았습니다. 참 많이 울었습니다. 고맙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다시 고백했습니다. 받은 은혜를 생각하며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을 주로 섬기겠다는 고백을요.
상황이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새해가 시작되자 마자 불필요한 지출이 생겼고, 매일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받은 은혜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항상 감사하며 살겠다고 결단합니다. 객관적 기준으로야 적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나누며 살아가겠습니다. 시간과 재물을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남을 돕겠습니다.
난망지은 (難忘之恩). 잊어버리기 힘든 은혜라는 뜻입니다. 그런 은혜를 제가 받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반년동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이제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다가올 어려움을 이겨나가렵니다. 어리광 그만 부리고 한걸음 한걸음 더 성숙해지겠습니다. 그리고 받은 은혜를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겠습니다.
이 글을 쓸 수 있는 마음과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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