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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27. 23:21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는 영웅문 2부라 불리던 신조협려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신필이라 칭송받는 김용의 소설중 하나이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다른 무협지와는 달리 '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는 보기 드문 ^^ 무협지입니다.

중간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인 양과는 여러가지 기연을 통해 뛰어난 무술을 여럿 배웠습니다. 합마공으로 시작해, 옥녀심경, 타구봉법등...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대단한 무공을 이미 익힌 상태였지요. 그에게 금륜법왕은 이런 조언을 합니다. (금륜법왕은 양과의 최대 적이지요. 하지만 이때는 양과가 아버지의 원수를 곽정이라 생각하고 그와 잠시 손을 잡았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략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양대협은 이미 뛰어난 무공을 많이 배웠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몸 속에서 하나로 합쳐지지 않았다. 그것들을 서로 조합해 양대협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조언을 듣고 양과는 십여일 동안 자신이 배운 무공을 숙고하며 수련을 한 결과 무공이 한단계 진보하는 계기를 마렸하였습니다 ^^;;

***

오늘 잠시 시간이 있기에 고속터미널의 영풍문고에 가서 책을 보았습니다. 이책 저책 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지식이 부족해서 아직 이렇게 부족한가"하구요. 물론 아직도 알아야 할 것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만, 적어도 자기계발이나 리더십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들을 봐도 관점이 다르고, 사용하는 예가 다를 뿐 이전에 읽은 책들의 내용에서 많이 벗어나있지 않으니까요.

자기계발이든 리더십이든, 기본적인 원칙은 이미 제가 읽은 책들 안에 다 담겨있을 겁니다. 문제는 그 모든 것들이 내 안에 살아있지 못하고,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남아있는 것입니다. 지식이 지식으로만 남아있지 않고, 그것들을 나만의 목소리로 낼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것들이 제 안의 습관으로 체화되어야겠구요.

아무리 뛰어난 무공이라도 따로 놀면 위력이 약해지고 합쳐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강한 위력을 내듯, 제 안의 지식도 이제는 합치는 작업을 해야겠습니다. 그건 바로 실천이라 생각합니다. 머리 속에서 지식으로만 떠도는 원리들을 이제는 한단계 내려야겠습니다. 원리를 다시 되새기며 가슴으로 그리고 손과 발로 실천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