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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22. 13:26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 하는 봉사활동이 있습니다. Boston Rescue Mission이라는 보스톤 노숙자를 위한 단체에서 토요일 아침에 음식을 나누어주는데 두달에 한번씩 참가하는 겁니다. 더 하고 싶지만 참가를 원하는 교회가 많기에 자주 나갈 수는 없다고 하네요.


Boston Rescue Mission(BRM)은 1899년에 세워진 단체입니다. 노숙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쉘터 제공, 의료 서비스, 음식 제공등의 봉사를 합니다. 


1층입니다. 겨울에는 쉘터로 사용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기부로 운영이 되는 단체입니다.


지하의 식당겸 주방입니다. 이곳에서 나누어줄 샌드위치를 만드는 겁니다. 주방에 있는 저 남자는 자원봉사자인데 벌써 몇년째 저 일을 매주 하고 있습니다.

 
 
참치 통조림을 따서 참치를 모은후 마요네즈를 섞고 기부받은 빵을 잘라 그 안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냅킨 한장과 같이 랩으로 쌉니다. 농축액으로 주스를 준비하구요. 준비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건 아닙니다.


몇년만에 이 봉사활동에 참가한 것도 의미있지만 무엇보다 큰 아들 예한이와 같이 한게 기쁩니다. 방학이지만 디베이트 캠프에 학원에 너무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아 토요일만이라도 푹 자라고 하는데도 꼭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웃으면서 샌드위치를 싸는 모습을 보니 아버지로서 꽤나 자랑스럽더군요 ^^
 

교회에 헌옷을 가져다 놓는 기증함이 있습니다. 2주동안 모은 옷을 가져다 노숙자들에게 전달을 하는 겁니다.

 
시작하자마자 많은 이들이 옷을 골라갑니다. 아쉬운건 한국 가정에서 나온 옷이다보니 사이즈 큰 옷이 많이 없습니다. 덕분에 동네 중국할머니들이 더 많이 가져간듯 합니다 ㅡ.ㅡ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나누어줍니다.  토요일 아침에 음식을 나누어주는 건 오래전부터 있어온 일이라 많은 노숙자들이 와서 음식을 먹습니다. 이날은 BRM과는 별도로 샐럼이라는 동네의 UCC교회가 와서 파스타와 커피를 제공해서 더 풍성했습니다. 


볼 때마다 살짝 화가 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한 모습이 노숙자도 아니면서 음식을 타가고 옷을 가져가는 중국 할머니들입니다. 한번도 아니고 줄을 계속 서면서 여러개 받아갑니다. 맛있는 음식도 아닌데 굳이 노숙자에게 갈 샌드위치까지 받아가는지... 그래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 하고 넘어가려하지만 보다보면 해도 너무한다 싶은 마음이 들지요.

음식 준비하고 나누어주는 건 상대적으로 쉬운 일입니다. 가장 어려운 건 그들과 대화하는 겁니다. 다섯명의 노숙자와 이야기를 했는데 처음에 물꼬를 트는게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쉽게 무엇이 필요한지 말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옆에 한참을 있어도 얼굴을 외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도 모두 외롭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특히 아픈 여동생을 위해 기도해달라며 울먹이는 노숙자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두달에 한번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참가할 계획입니다. 다음에는 큰아들뿐 아니라 둘째딸 예지도 데리고 가려구요. 얼마 안되는 노력으로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걸 오히려 감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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