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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7. 11:56
요즘 40일 특별새벽기도 기간이다. 아내는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꼬박꼬박 참석한다. 나도 회사와 학교 때문에 바쁜데도 교회 재정을 맡고 있고 지난주는 골수 기증도 했다. 둘다 나름 열심히 그리고 착하게 살려 애쓰고 있다. 대가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이쯤 되면 좋은 일만 생기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나쁜 일은 막아주시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걸거다. 

근데 실제로는 안 그렇다. 오히려 정반대라고 할까? 다음주 월요일에 이사하는 마당에 거절하기 힘든 그렇지만 반갑지도 않은 손님이 금요일에 방문을 하고, 토요일에는 왕복 아홉시간을 운전해 조카를 뉴욕 공항에 데려다 줘야한다. 그거야 어쩔 수 없다 해도 며칠전에는 차고 문이 고장나고 화장실 수도꼭지가 부러졌다. 어제는 모기지가 꼬여 반나절 꼬박 은행을 쫓아다녔고 오늘은 아내 차가 눈에 빠져 한시간반을 고생했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게다가 딸아이는 오케스트라 오디션장에서 누가 첼로를 넘어뜨리는 바람에 손에 맞지도 않는 첼로를 빌려 시험을 치러야했고 결국 1점차로 떨어졌다. 

골수 기증 이후 오히려 안 좋은 일만 꼬리를 문다. 그래도 누가 다치거나 하는 심각한 일이 없는게 다행이라 할까?  

어째 시험을 치루는 기분이다. "너가 얼마나 신실하게 감사하며 사는지 한번 봐야겠다" 하시는 것 같다. 감사의 테스트라 할까? 아니면 새벽기도니 골수기증이니 하는 눈에 보이는 걸로 마치 우리가 훌륭하게 사는 것처럼 착각하면 안된다는 걸 가르치시는 것 같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힘들지만 서운하다거나 걱정되는 마음은 없다. 물론 "좀 쉽게 좀 하시지"하는 생각은 든다. 뭐 하나 쉽게 넘어가는게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감사해야겠다. 이해는 안되도 맘에 들지는 않아도 감사하다. 나중에 돌아보면 다 이유가 있을거라 믿기 때문이다. 이전에 그랬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갈수록 시험이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일단 지금 시험이나 잘 치뤄야겠다. 이사 마치고 정돈될 때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사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니 감사할 일이 참 많이 보인다 ^^ 좋은 조건으로 렌트로 들어온 사람도 금방 찾게 되고 이사갈 집도 좋은 조건으로 구하게 되고. 그것만 해도 정말 감사한 일이지. 감사의 눈으로 보면 참 감사할 일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