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치즈를 옮겼는가'라는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온 스펜서 존슨이 최근 써낸 책으로 '자기안의 멘토'를 찾아가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흔히 멘토하면 처음 멘토라는 말이 유래하게 된 '멘토르'처럼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경험이 없는 사람을 가이드하며 성장시켜주는 사람을 말한다. 한때 멘토링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런 멘토쉽을 기대하고 이 책을 보면 처음에는 좀 의아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전통적인 누가 누군가를 멘토링하는 것에 대한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의 주요 인물인 소피아선생이 그녀를 찾아간 존을 멘토링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소피아는 존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멘토링하게 인도한다.
멘토에서 말하는 원리는 이것이다. 1분 목표수립, 1분 칭찬, 그리고 1분 자기성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소망을 미래시점이 아닌 현재시점으로 여김으로 소망하는 것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자신이 잘 한 일에 대해 구체적인 칭찬을 함으로서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설사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나 자신은 그 잘못 자체보다는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다음번에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원칙을 소피아선생은 각자 실천하며 스스로 자신을 이끌어가도록 요구한다. 그런 면에서 소피아는 멘토이면서 멘토가 아닌 것이다. 진정한 멘토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나는 나의 행동 방식이 늘 내 자신과 일치하는 것은 아님을 알고 있다. 나는 어떤 것이든 자신에게 해가 되는 행동 방식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바꿀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언제나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내 안의 멘토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멘토가 말하는 자기계발의 내용에 새로운 것은 없다. 왠만한 자기계발 서적에서 이미 다 나와있는 내용이다. 긍정적인 사고방식, 소망의 구체화와 현재화, 목표를 글로 적어 자주 읽어보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나는 나를 콘트롤할 수 있는 모든 파워를 가지고 있다 등등. 존슨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인 '1분 경영 (one minute manager: 200)"에서 이미 다 이야기했던 것들이다. 심하게 말하면 재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토는 오래된 가치를 지루하지 않게 들려준다. 저자의 일방적인 강의 방식으로 쓰여지지 않은 것이 한 몫을 했다. 존, 소피아, 학생들, 교사들의 가상인물을 등장시켜 그들의 입으로 대신 독자와 저자의 생각을 말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별 군더더기 없는 문장. 간결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능력등이 '멘토'의 책으로서의 경쟁력이라 생각한다.
이는 스펜서 존슨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치즈를 옮겼는가'에서 말하는 '변화를 즐기는 자세'도 이미 새로운 메시지는 아니다. 하지만 새롭지 않은 메시지를 사람들의 감성에 와닿게 전달하는 것이 존슨의 능력인 것이다.
나는 서점에 자주 들른다. 오늘도 교보문고에 갔었는데, 정말로 많은 책들이 나와있다. 어떤 책은 아무도 다루지 않았던 내용을 소개하고 있고, 어떤 책은 이미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 다른 목소리로 들려준다. 존슨의 책은 후자에 속한다. 새롭지는 않지만,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던 것들을 그래도 한발자욱 더 가깝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것이 존슨의 차별화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르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다름 그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다름으로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해내어야 한다. 멘토는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차별화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주기도 한다.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는가? 그것을 알아야 책이든, 서비스든, 제품이든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쉽다. 어디서 다 본듯한 내용이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도 없네'하며 평가절하한다면 존슨의 차별화 전략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은 쉽기 때문에 좋은 책이다. 물론 읽기에 쉬운 것과 실천하기에 쉬운 것은 완전 별개의 문제다.
* 사실 난 기본적으로 이렇게 양은 적고 글자 큰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돈이 아깝다 ^^;;
* 이 책의 내용이 좋아 아이에게 선물할려고 원서를 찾아보니 원저는 2005년에 나온 "일분 교사: One minute teacher"라는 것을 알게됐다. 멘토라는 제목이 책의 내용과 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한국에 멘토쉽이 유행하니까 그렇게 억지로 맞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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