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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16. 23:06
이틀간 집중해서 일을 하고 난 후, 수요일을 망쳤다. 밀려있던 포스팅 하나 올리러 들어온 발걸음이 위키피디아에서 마블 히어로들의 역사를 뒤집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나모르, 센트리, 쉬-헐크 등 전에 잘 알지 못했던 여러 캐릭터들의 히스토리를 접했고, 고스트라이더의 마블세계관에서의 위치라든가, 다른 이를 다 합쳐도 헐크를 상대할 수 없다는 새롭고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할 일을 잔뜩 쌓아논 채, 딴 짓하고 있는 마음은 언제나 불안하다.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넘으면, 도망가 버리는 고질적 습관. 비록 그 시간이 무척 짧아졌음에도, 아직도 내가 나약한 존재임을 발견하는 것은 무력함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다른 이의 '열심'에 동의하며 '오늘 하루 충실히' 외치고 난 후의 망가짐은 더욱 더 나를 초라하게 한다. 그 초라함은, 잃어버린 시간을 메꾸기 위해 새벽늦게까지 일하고 난 피로감과 더불어, 종종 며칠간 나를 회복 불능하게 만든다.

'나는 왜 더 나아지지 않는가? 나는 왜 아직도 이 모양인가?'

어제 불현듯 그 말씀이 생각났다. 아침 출근길 차 안에서 생각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더불어 중1때 교회 수련회의 주제가였던, 지금은 장로권사회에서나 불릴, '새롭게 하소서'라는 찬양이 내 입에서 흘러 나왔다.

내가 나의 모습을 바꿀 수 없다는 무력함은 깔끔이 없어졌다.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오늘의 나는 어제와는 다를 수 있다는 희망. 내 스스로는 어쩔 수 없으나, 그 분의 도움으로 과거의 나와 단절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그래 오늘의 나는 어제와는 달라. 나는 내 삶에 충실할 수 있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낸 업무시간은, 일대일 성경공부, 아이들 공부 봐주기, 그리고 밀린 일기 쓰기로 이어졌다. '잠을 청하며 웃을 수 있는' 하루였다.

습관을 바꾸기 위한 21일간의 지속적 훈련이 필요할 때도 있다. 좀더 효율적으로 살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 내면세계를 정돈하기 위해 꾸준한 성찰이 요구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분명히 나에게는 더 쉬운 방법이 있다.

도움을 청하는 것. 내려 놓는 것. 너무 쉬워 보이기에 무책임한 듯 하지만, 그것이 나와 내 가족에 대한 가장 책임감 있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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