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이 어제 이렇게 좋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보고 느끼는 것이 많아 여기에 올려놓고 계속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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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상가 왕양명은 '수오훈', 즉 물이 주는 다섯 가지 가르침을 통해 우리가 물에서 어떤 것을 배워야 하는가를 일깨워준다.
1. 항상 자기의 진로를 찾아 멈추는 일이 없다. [繼續精進]
물은 항상 자기가 나아갈 길을 찾아 멈추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 앞에 바위가 놓여 있든 높은 언덕이 가로막혀 있든 가다가 흐름을 멈추는 물줄기는 없다. 앞에 물길을 막고 있는 것의 틈새를 반드시 찾아내어 그 사이를 찾아 흐르거나, 안 되면 앞에 놓여 있는 것의 둘레를 돌아서라도 아래로 흘러내려간다. 바다로 가는 물줄기, 강줄기의 그 수 없는 곡선들은 어떻게든 자기의 길을 멈출 수 없던 물의 몸짓과 걸어온 흔적이기도 하다.
2. 스스로 움직여 다른 것을 움직인다. [自力他動]
물은 스스로 움직여 다른 것을 움직인다. 물은 언제나 살아 움직인다. 생명체로서 살아 있고 움직여 흘러가면서 살아 있다. 그래서 그 속에 살아 있는 것들을 키우고 그 곁에 온갖 풀과 나무와 생명체들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스스로 살아 움직여 다른 것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이 힘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스스로 타올라 모든 것을 불에 태워 죽게 만드는 불의 속성과는 너무도 다르다.
3. 장애를 만나면 그 세력을 몇 배로 한다. [障碍突破]
물은 장애를 만나면 그 세력을 몇 배로 한다. 그래서 물의 힘을 인위적으로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줄기를 막아놓은 둑이나 저수지 그리고 댐은 인간이 물을 다스리기 위해 지혜를 모아 쌓은 것들이다. 그러나 댐도 물의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아래로 물을 흘려보낸다. 물이 넘치도록 그냥 내버려두면 터져버리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 또한 그렇다. 한 사람의 성냄이든 다수 민중의 원성의 폭발이든 막아두고 덮어두려고만 하면 고인 물처럼 터져버린다는 것이다.
4. 스스로 맑으려 하고, 다른 것의 더러움을 씻고[自靜他靜], 부탁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다. [淸濁包容]
물은 스스로 맑으려 하고 다른 것의 더러움을 씻어준다. 또 맑고 더러움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사람이 이런 물의 마음만큼만 될 수 있다면 득도의 경지에 들었다 할 수 있으리라. 저는 맑지 않으면서 다른 이의 더러움만을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것까지 받아들여 맑게 만드는 힘을 물은 가지고 있다.
5. 양양한 대해를 채우고, 비가 되고, 구름이 되고, 얼어서 영롱한 얼음이 되지만[變化無雙] 그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 [不變自存]
물은 넓은 바다를 채우고, 때론 비가 되고 구름이 되고 얼음이 되기도 하지만, 그 성질은 바꾸지 않는다. 사람은 그 손에 채찍을 쥐어주거나 칼을 들려놓으면 성품이 달라진다. 머리 위에 황금 관을 씌워주면 걸음걸이와 목소리가 달라진다. 사람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비가 되든 얼음이 되든 본래의 자기 성질을 잃지 않는 물에서 우리 인간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배운다. 어디에 가서 어떤 모양을 하고 있든 자기의 평상심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곧 깨달은 사람의 모습이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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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그릇을 탓하지 않고 그릇의 모양에 자기를 맞춥니다. 그릇이 크건 작건, 사각형이건, 원형이건, 물은 자기를 주장하지 않고, 넘치는 것은 버리고 모자라면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면도 있습니다.
"최고의 善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는다.
뭇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그래서 물은 道에 가깝다." - 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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