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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에 해당되는 글 1건
2008.12.28 16:22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를 읽고 있다.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학생'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관리, 작가, 농부의 생활을 했지만 그중 어느것도 자신을 제대로 규정하지 못하며, 돌이켜 보건데 그는 항상 학생으로 살아왔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학생'이라 단정짓는 그의 단호함이 부러웠다.

내가 무엇인가하는 고민 뒤에 이 책을 읽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를 '무엇'으로 규정할 것인가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아직 살아온 날 못지 않게 남은 날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에 대한 정의에는 지금까지 삶에 대한 고백도 있겠지만, 이후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의지의 부분도 있다. 지금까지의 길을 정리하는 것임과 함께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겠다는 결단이다.

나는 엔지니어인가 질문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오랫동안 엔지니어로서의 삶을 살았다. 엔지니어 특히 프로그래머가 좋았고, 평생 그 길을 가고자 미국에 건너왔다. 하지만 계기가 있어 엔지니어보다는 매니저의 삶을 선택했다. 엔지니어링 마인드는 항상 가지고 살겠으나 엔지니어라 부르기에는 실제 기술에서 너무 떨어져있다. 나는 엔지니어가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매니저인가? 그렇게 부르기에는 아직 매니저로 보낸 시간이 전체 인생에 비해 짧다. 그리고 지금 계획하는 일이 성공한다면 또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남은 생애 무엇을 할지 모르기에 매니저라 부르기도 힘들다.

나는 작가인가? 글과 사진을 좋아하고 언젠가 글과 사진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소망이 있으나, 작가라 부르기에는 시간과 경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적지 않은 관심을 쏟기는 하나, 주업에 비하면 우선 순위는 한참이나 밑이다. 나는 작가는 아니다.

40년 남짓한 인생중, 18년을 학교 생활을 했고, 미국에 와서도 MBA다 뭐다 하면서 3년 넘게 학교를 다녔으니 '학생'이라 나를 규정할 수 있을 법 하다. 평생 공부하며 살겠다는 것이 내 주장이기도 하니 '나 학생이다' 선언할 수 있겠으나... 뽀대가 안난다. 따라하는 것은 왠지 캥긴다 ㅡ.ㅡ

그러다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5학년 때 교회에 발을 들인 이후 30년 가까이 내가 크리스찬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간 진리를 확인하고 싶어 신을 부정하고자 노력한 적도 있었고, 지금도 성경의 모든 것을 이성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내 생각 근본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이 떠났던 적이 없다. 한국 기독교의 썩어 있는 모습울분을 쏟는 이유도 '내가 크리스찬'이기 때문이다.

나는 절대선이 있다고 믿으며 또한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인정한다. 또한 세상에는 내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존재함을 경험하여 알고 있다. 세상은 신을 빼고 설명할 수도 있지만, 과학적 가설의 조합보다 절대선을 통한 설명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절대선이 존재할 때, 귀결점은 인격신이라는 논리에 찬성한다. 인격신이 존재한다면, 그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때 인류에 평화와 소망을 주길 원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인격신에 가장 근접한 모습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여호와라는 결론을 내렸다. (충분한 비교가 없었기에 기독교 안에만 구원이 있다라고 단정짓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독교가 가장 쉽고 확실한 길임을 믿는다.)

나는 기독교에서 제시하는 구원관을 믿는다. 예수의 오심과 죽으심, 부활하심이 거대한 시나리오에 맞추어진 꼭 필요한, 그러면서도 참으로 감사한 사건임을 믿는다. 그 예수의 가르침이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임을 믿으며, 더불어 그에게는 단지 '좋은 선생'을 넘어선 신적 초월성이 있음도 믿는다. 그를 따라가며 '거룩'해지는 것이 내 삶의 목표이며 그게 내가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임을 믿는다.

그렇다. 나는 크리스찬이었고, 크리스찬이며, 앞으로도 크리스찬으로서 살아갈 것이다. 그게 나의 정체성이다. 그가 열심히 살라 하였기에 나는 내 직업에 충실할 것이고, 그가 거룩하라 하였기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가 사랑하라 하였기에 내 가족과 이웃을 사랑할 것이며, 그가 남을 도와주라 하였기에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애쓸 것이다. 그가 희생을 보여주었기에 나도 희생을 치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도록 그를 닮아갈 것이다. 지금까지 부족했기에 앞으로 더 열심을 낼 것이며, 또한 도움을 청할 것이다.

나는 크리스찬으로서의 내가 좋다. 그리고 그 사실이 참으로 감사하다.




BlogIcon 시크릿페이퍼 | 2008.12.29 10: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쉐아르님 RSS 구독해서 읽다가 참 직설적(?) 인 글 제목을 보고 집중(?)해서 읽게 되었네요 ^^
논리적이시고 호소력이 강한 글을 쓰시는거 같아요
같은 크리스찬으로써 인상이 남아 글 남깁니다
한 주간 평안하세요 ~
BlogIcon 쉐아르 | 2008.12.29 12:45 신고 | PERMALINK | EDIT/DEL
시크릿페이퍼님 반갑습니다. '감격이 넘치는 삶으로!'라는 블로그의 부제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

제목이 직설적이죠? '나는 학생이다'라는 책 제목과 같은 형식으로 쓰다보니 직설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숨길 것도 없기에 그냥 사용을 했지요.

얼핏 보니 디자이너 일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자주 들르겠습니다.
BlogIcon 머핀스토리 | 2008.12.29 10:4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쉐아르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네요. 크리스찬으로 살았던 저의 2008년의 삶을 돌아봅니다. 세상 속에서 한 없이 약했던 삶이었고 갈등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는 것도 은혜네요. 2009년에도 변함없이 함께 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기대해 봅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8.12.29 12:49 신고 | PERMALINK | EDIT/DEL
작년과 올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반발도 많이 했고, 저항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붙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전문용어로) '은혜' 때문이지요 ^^

2009년에도 '두부양과 양만두군'님 가정(?)에 평강이 함께 하시길 소망합니다.
BlogIcon CeeKay | 2008.12.30 11:2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크리스챤으로 마지막 문단에 쓰신 "그가 열심히 살라 하였기에...(중략)...그를 닮아 갈 것이다."에 많은 도전을 받게 되네요. 저는 쉐아르님을 "잘"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일 것 같아요. ^^
BlogIcon 쉐아르 | 2008.12.31 01:30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저 글을 쓴 저도 ^^ 볼 때마다 도전을 받습니다. 근데 저야 너무 부족한 사람이기에 저를 따라 하시는 거는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구요, 우리 모두 그분을 바라보고 가야겠지요.

CeeKay님에게 새해는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맞이하는 새해니까요. 내년에도 멋진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BlogIcon 에젤 | 2009.01.24 15:47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가 빠트린 좋은 글을 ceekay님께서 읽게 해주셨네요.^^
글이..점점 더 감동적이 되는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글을 주제로 쓰실거예요? 갑자기 왜 그게 궁금해지는지..ㅎㅎ
BlogIcon 쉐아르 | 2009.01.24 19:06 신고 | PERMALINK | EDIT/DEL
감동적이라고 말씀해주시니 참 기쁩니다. 제가 원래 말은 잘 하거든요. 행동이 안 따라서 그렇지요 ^^

그래도 이렇게 써놓고 나선 자주 읽어봅니다. 나가 누구인지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잊어버리지 않을려구요.

올해 쓸 책은 실용서적입니다. 시간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테크닉을 다룰 거구요. 음... 오래전부터 쓸려고 했던 소설이 있는데 올해 시작할 지도 모릅니다. 근데 이건 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
무적남생이 | 2009.03.11 20: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쉐아르님 글 잘 보고 있어요. 하지만. 진정 자신이 크리스천으로 정체성을 가지셨다면 한가지 꼭 생각패야 할 점이 구원의 유일성입니다. 다른 종교를 비판하자는 것이 아니고 성경이 그렇게 써져 있죠. 십계명의 첫번째가 우상숭배하지말라 입니다. 한마디로 구원은 그리스도에게만 난다는 것이지요.

성경은 인간의 제한된 이성으론 다 알수 없어요. 그러니 다만 믿는 수 밖엔 없지요. 우리가 이런 유일성의 믿음이 없다면 과연 다른 종교와 차이점이 멀까요. 그리고 구원은 천주교 처럼 우리의 선행이나 노력으로 되는 것도 타니지요. 오직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인정할 때만 가능한 것이죠.

그래서 정말 자신이 크리스천이란 정체성을 가졌다면 꼭 한번 신앙을 점검해 보시길.
BlogIcon 쉐아르 | 2009.03.14 00:29 신고 | PERMALINK | EDIT/DEL
지적 감사합니다. 크리스찬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예수의 이름 만으로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믿어야겠지요. 인간의 타락, 하나님의 죽음으로 인해 생긴 구원의 길. 그 모든 것을 저는 확실히 믿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C.S. 루이스와 입장을 같이하는 편입니다. (참고로 이 결론은 제 나름대로 내린 것입니다. 루이스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지요.)

공평한 하나님이 예수님을 알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구원의 방법을 완전히 닫아놓으셨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아니지요. 그렇기에 세상 곳곳에는 진리의 파편이 떨어져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것은 성경도 말하는 것이구요.

그래서 저는 기독교 이외에 예수님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아예 구원의 길이 닫혀있는가? 라는 질문에 모른다라고 답을 합니다. 제가 아는 것은 기독교 안에 확실한 구원의 길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밖의 영역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이성적인가요? ^^

말씀하신 것에 답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BlogIcon 성현도사 | 2009.07.06 23: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_^
BlogIcon 쉐아르 | 2009.07.06 23:08 신고 | PERMALINK | EDIT/DEL
감사합니다 ^^ 수정했습니다. 제가 이 단어를 가지고 실수를 많이 하는 것을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잘못 쓸 때가 많네요 ㅡ.ㅡ
BlogIcon 성현도사 | 2009.07.06 23:38 | PERMALINK | EDIT/DEL
저도 자주 틀려요. 그래서 더 잘 보인 걸 거에요. ^^;
BlogIcon 쉐아르 | 2009.07.07 13:02 신고 | PERMALINK | EDIT/DEL
ㅎㅎ 성현도사님도 자주 틀리는 거라고 하시니 이거 위안받아야 하는 건가요? ^^
BlogIcon 성현도사 | 2009.07.07 13:41 | PERMALINK | EDIT/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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