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564)
책 그리고 글 (87)
미래 빚어가기 (79)
시간/행동 관리 (44)
조직을 말한다 (16)
마케팅 노트 (14)
짧은 생각들 (33)
사랑을 말한다 (27)
세상/사람 바라보기 (40)
그밖에... (83)
일기 혹은 독백 (85)
신앙 이야기 (24)
음악 이야기 (19)
법과 특허 이야기 (13)
세월호 침몰사고
kipid's blog
2014년을 다짐하는 사자성어:..
Crete의나라사랑_2010년이후글
[OK MVP 함께 만들어 가는 북리..
RAIZE GLS
2013년을 다짐하는 사자성어: 궁..
Crete의나라사랑_2010년이후글
나는 勢이다
Read & Lead
1,581,786 Visitors up to today!
Today 68 hit, Yesterday 55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의무'에 해당되는 글 1건
2010. 4. 30. 00:49
명동 한복판에서 강간/살인이 발생했다고 합시다. 갈때까지 간 말종 하나가 지나가던 참한 여자를 강제로 추행한 겁니다. 어찌된 일인지 경찰 한명 지나지 않았습니다. 길을 걸어가던 어떤 사람들은 강간 장면을 보고 화들짝 놀라 도망갔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뭔가 하며 몇분 동안 구경하다 자기 길로 갔습니다. 그중 몇명은 야동을 라이브로 본다며 흐뭇해하며 끝까지 구경하다 스너프 필름까지 보고 만족해하며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중 어느 누구도 강간/살인범을 말리지 않았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생길 일은 아니지만 만약 생긴다면 누가 법적으로 책임이 있을까요? 보고 놀라 도망간 사람? 몇분 구경하다 바쁘다고 간 사람? 처음부터 끝까지 즐기며 구경한 사람?

(한국법은 어떤지 모르지만 미국)법에 따르면 누구도 책임이 없습니다. 범인을 도와주거나 응원한 사람, 아니면 피해자와 관계가 있어 도와주어야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민사상으로나 형사상으로나 아무 책임이 없습니다. 형법 강의 초기에 가장 토론을 많이 하게 되는 주제가 바로 이겁니다. 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법적으로 상대방의 위험을 막을 의무가 없는 상태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전혀 잘못이 없습다. 자신이 강간당하는 것을 지켜봤다는 이유로 술집의 손님들을 고소했던 영화 '피고인'의 경우는 실제 상황에서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1964년 뉴욕의 퀸스에서 Kitty Genovese라는 여인이 강간/살인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처음 공격부터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한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여인은 도와달라 외쳤고 몇명의 이웃들은 창밖으로 범행장면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범행이 거의 끝날 무렵 Karl Ross라는 남자가 신고하기까지 아무도 행동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와서 범인을 체포했을 때는 이미 여인은 무참한 죽임을 당한 후였습니다. 언론이 38명이라 과장 보도를 하긴 했지만, 신고를 해서 그 여인을 살릴 수 있었던 사람이 열명은 충분히 넘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뉴욕에서 발생했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번일은 더 잔인하다 할 수 있지요. 이른 아침 한 여인이 강도를 당할뻔 했습니다. 곁에 있던 30대 초반의 Tale-Yax가 그 여인을 보호하다 칼에 찔렸습니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그 남자 옆을 한시간 넘게 스물 다섯명의 사람이 지나갔습니다. 어떤 사람을 가지고 있던 셀폰으로 사진도 찍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건으로 신고받고 지나가던 911요원이 Tale-Yax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결국 그는 죽고 말았습니다. 

앞에도 말했지만 Kitty Genovese가 공격당하는 것을 보고도 신고하지 않았던 이웃. 죽어가는 Tale-Yax를 보고도 지나친 스물다섯명의 사람들. 모두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습니다. 도와주어야할 의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들이 책임이 없는 걸까요? 자신이 생명을 걸고 Tale-Yax처럼 강도와 싸우는 거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나조차도 그 상황이 되면 주저하게 될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손 안에 있는 셀폰으로 911에 전화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누구든지 할 수 있었던 작은 선행을 하지 않았기에 그보다 더 훌륭한 일을 했던 그 남자는 죽었습니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던 그 남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착한 일을 하다 죽게되니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생각은 일분도 안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후회하지 않았을까요? 원망하지 않았을까요?

로스쿨 일학년을 거의 마치며 느끼는 건 법은 정말 최소한이라는 겁니다. 사람이 살아가며 지켜야할 최소한의 원칙을 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선거관리법 같은 거는 말구요) 모든 사람이 법'만' 지키면서 산다면 그 사회는 정말 건조한 사회일 겁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법보다도 훌륭한 게 있습니다. 양심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윤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법을 넘어서서 양심에 맞추어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사람 사는 세상, 인간됨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 최소한의 법조차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아마 제가 바라는 세상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BlogIcon sticky | 2010.04.30 18:27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런 안타까운 일이 있었군요. 법은.. 때로 참 이상한 것인것 같아요.
BlogIcon 쉐아르 | 2010.05.01 09:53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정말 안타깝습니다. 죽어서 영웅 대접을 받기는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법은 대부분 상식과 일치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특히 윤리적인 부분과 관련해서는요.
BlogIcon Prince Blub | 2010.05.03 20:3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법 지식이 없어서 몰랐는데 정말 맞는 말입니다...법은 최소한...
고등학교 때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에 대해서 배운 것이 기억나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프랑스 형법에 자신에게 위험이 생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가 피해를 입는 것을 방조한 사람은 같이 처벌받는다고 한 것 같은데...우리나라 법에는 없는 것 같네요.
BlogIcon 쉐아르 | 2010.06.17 07:03 신고 | PERMALINK | EDIT/DEL
한국의 법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미국법에는 확실하게 없더군요. 도와줄 의무가 없는 상태에서는 아주 쉬운 행동으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지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법적인 불이익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양심의 가책은 느끼겠지만요.

선한 사마리아인의 원칙은 적용됩니다. 성경의 이야기와는 약간 다르지만요. 다른 사람을 도와줄 의무가 없을 때 도움을 준 경우 부주의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이마저도 없다면 너무 삭막했겠지요 ^^ 완전 물에 빠지 사람 구해놨더니 보따리 내노으라는게 되니까요.
BlogIcon brandon419 | 2010.05.09 12:3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렇죠, 법으로 통제하거나 보호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정도겠죠. 법이 있고 없고를 떠나, 알고 모르고를 떠나 자신의 양심에 꺼리낌없이만 살려고 노력하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세상이 될텐데 말이죠. 어쨌거나 공부하시느라 힘드시겠네요. 이제 학기말인데 마지막까지 잘 하셔서 유종의 미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파이팅입니다.^^
BlogIcon 쉐아르 | 2010.06.17 07:05 신고 | PERMALINK | EDIT/DEL
세상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사람의 양심이라는 생각이 갈수록 듭니다. 그게 있다면 법이 필요가 없겠지요.

기말고사 끝난지가 한달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뭐하고 살았는지... 정신줄을 놓았던 것 같습니다 ^^
BlogIcon 바람처럼 | 2010.06.21 17:2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시험 공부 하기 싫어서' ㅡㅡ; 정말 공감이 가는 대목입니다.
법... 그렇군요.
최근에 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샀습니다.
크리스쳔에게 '정의'란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세상에선 어떤 가치로 고민하고 실제 그 세상의 정의는 하나님의 나라의 정의와 일부 닮을 수 있기에 궁금해서 샀습니다.(다만 언제 읽을지는 모릅니다.ㅠㅠ)
참 어려운 주제네요.
그러고보니 참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
저도 쉐아르님처럼 좀 큰 일을 벌였습니다.(전 동종 업계 일이니 좀 편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미국 의사 시험을 보겠다고 나선 일이지요.
남들 다 쉬라 할때.. 뭐때문에 시작했는지 (저는 알지요... ^^;)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웃자고 시작한 일에 죽자고 덤벼들고 있습니다. ㅋ
저도 공부하기도 싫고, 그래도 지금 뭔가 정리해둬야 할거 같아서 블로깅을 시작해볼까 합니다.(그동안은 그냥..ㅡㅡ; 유지만..)
항상 건강하시고...
아울러 한국 법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원칙조차 없습니다.(적어도 제가 알기로..)
더 삭막하지요.
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원칙조차 없기에 국내에선 신고가 아닌, 어떤 행위를 취해야 할때는 아마 쉽지 않을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 집단일수록 부담을 느껴 안하려 들 수 있거든요.
일례로, 비행기 내에서 환자가 발생했는데, 우연히 탑승한 의사가 진단하고 환자가 위급하다 판단을 내려 회항하였습니다.
그랬는데, 심각한 응급이 아닐 경우 그 항공사는 의사에게 소송을 제기하여 비용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위와 같은 발생한 케이스는 없지만,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이 사항에 대해, 상당수가 의사를 찾더라도 나서지 않겠다고 대답한 결과가 나왔습니다(이 사실을 아는 의사가 많더군요. 저는 몰라서 순진하게(?) 손들고 도움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비응급이었지요. ㅡㅡ;)
중학교인가? 윤리 시간에 배운 말이 생각이 납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BlogIcon 쉐아르 | 2010.08.23 09:03 신고 | PERMALINK | EDIT/DEL
트위터에서는 자주 뵈었지만 블로그에 남겨주신 댓글에 답글 다는 것에는 참 게을렀습니다.

시험공부하기 싫어서라도 글을 쓰고 그랬었는데 방학시작하고는 완전 두러누어 배만 두들겼던 것 같습니다 ㅡ.ㅡ

정말 법은 최소한입니다. 구멍도 많구요. 사람 마음속에 하나님이 남겨두신 하나님 닮은 마음이 있는데 그 양심을 세상사람들이 거부하다 보니 이제는 법에 의지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신 비행기위에서의 도움 행위의 경우는 꼭 어떻게 될거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만약 의사가 최선을 다해 (Good Faith라고 하죠) 최선의 방안을 정한 것이라면 설사 항공사가 소송을 하더라도 손해배상을 하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은 싸움이겠지만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