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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7. 10:38

지난주 수요일과 목요일 변호사가 되기 위한 바시험을 봤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선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각 주별로 시험을 봐야합니다. 저는 제가 사는 메사추세츠 주의 시험을 봤습니다. 로스쿨을 나와도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기에 졸업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시험 결과는 10월말에 나오지만 바시험으로 일단락을 지었기에 혹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미국에서 변호사 되기에 대해 정리해보려합니다. 간략하게 정리하니 더 궁금하신 것이 있으면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1) 로스쿨 선택하기

미국에는 전국적으로 200개의 ABA-인증 로스쿨이 있습니다. ABA는 American Bar Association의 약자로 변호사들의 연합조직입니다. 자발적인 조직이라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ABA-인증이 된 로스쿨을 졸업하면 미국 모든 주의 바시험을 볼 수가 있습니다.

ABA-인증 로스쿨이 있다는 건 아닌 로스쿨도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런 학교들이 있습니다. 각 주별로 인정하는 로스쿨이 있는데 여길 졸업하면 해당주에서만 바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변호사가 되어 몇년 일을 하면 제한된 몇개 다른 주의 바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학교들은 보통 기간이 짧습니다. 일년 정도 딱 바시험에 나올 과목 정도만 배우는 거지요. 그런데 바시험의 제한도 제한이지만 요즘처럼 잡시장이 안좋을 때 이런 학교 나와야 일자리 못구합니다. 그래서 혹시 속성으로 미국 변호사 될 수 있다는 광고가 있다면 절대로 넘어가면 안됩니다. 시간 낭비 돈 낭비입니다. 또 온라인 로스쿨중 ABA-인증 학교는 없다는 것도 지적해둡니다.  

그럼 200개나 되는 학교중 어느 학교를 선택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일단 순위 높은데가 좋습니다 ㅡ.ㅡ 좋은 학교 출신은 잡시장 안좋아도 일자리 잘 구합니다. 그런데 입학하기가 정말 어렵지요. 하버드나 예일이 보통 톱을 다투는데 LSAT 점수가 170이하면 이 학교들 지원하는 건 돈낭비라 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어려움을 이기고 좋은 로스쿨 들어가면 분명 보상이 있습니다.

상위 20위내가 아니라면 원하는 목적에 따라 학교를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주간 혹은 야간, 나중에 일할 분야 등을 생각해야지요. 저는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었고, 직장을 다녔기에 야간을 다녀야했습니다. 제가 사는 보스톤 지역에서 가장 적합한 학교가 서픽(Suffolk Law School: 철자는 서폭인데 읽기는 서픽이라고 읽습니다. 이유는 안알랴줌 ^^)이어서 이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2) 지원 준비

로스쿨 지원을 위해서는 에세이, 추천서, LSAT, 그리고 토플점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토플은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거나 오래 일을 했음을 증명하면 면제해줍니다. 에세이에서는 왜 로스쿨을 지원하나, 무엇을 성취하기 원하나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장 내지 두장의 추천서가 필요합니다.

에세이나 추천서가 중요하긴 합니다만, 어렵지는 않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워하는게 LSAT입니다. LSAT에서는 세가지 영역을 봅니다. 논리적 사고력(Logical Reasoning: LR), 분석적 사고력(Analytic Reasoning: AR), 그리고 독해(Reading Comprehension: RC)입니다. 점수는 120에서 180사이로 매겨집니다. 왜 120이 최저점수인지 180이 최고점수인지는 모릅니다. 단지 높으면 좋다는 겁니다.

독해는 여타 시험과 다르지 않습니다. LR도 어떻게 보면 독해 같은데 문제의 유형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논리적 모순을 해결하려면 어떤 내용이 추가되어야 하나, 혹은 숨겨진 가정이 뭐냐 이런 식이죠. AR은 로직 게임이라고도 불리는데 퍼즐게임 같습니다. 두번째 아이의 왼쪽 아이는 노란 옷을 입었고, 다섯번째 아이 오른쪽은 녹색이고 ... 그럼 세번째 아이는 무슨 색이냐 이런 식이죠. 법을 이해하려면 이런 식의 분석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4년 공부하고 졸업한 지금 생각해도 도데체 왜 AR이 LSAT에 포함되어 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뭐 어쨋든 시험을 잘 봐야하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시험 준비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그런데 영어의 기본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단기간 공부로 점수가 오를 수는 없는 시험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어려운 점이 이거지요. 시험은 두번에서 세번 생각해야합니다. 처음 시험은 적응훈련 정도로 생각해야 하구요. 실제 시험보면 연습 때에 비해 더 시간이 모자르거든요.

3) 첫 일년

대부분의 로스쿨이 첫 일년은 기본 과목을 가르칩니다. 이를 위해 바시험을 잠깐 설명하면 바시험은 전국적으로 공통인 객관식 시험과 주별로 다른 에세이가 있습니다. 주별로 객관식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구요. 전국 공통의 객관식 시험을 MBE(Multistate Bar Examination)이라 하는데 해당되는 과목이 Criminal Law/Procedure, Torts, Contracts, Constitutional Law, Evidence, 그리고 Real Property의 여섯과목입니다. 첫해에는 보통 이 여섯과목과 LPS(Legal Practice Skills)라 불리는 리서치및 글쓰기를 배웁니다.

모든 과목 공통으로 판례 읽는 것을 강조합니다. 읽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분석도 해야합니다. 보통 첫해에는 한시간 수업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세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11학점 들으려면 30시간 정도 준비를 해야지요. 물론 그렇게 하면 좋다는 겁니다 ㅡ.ㅡ 그래도 일주일에 최소 20시간은 쓴 것 같습니다. 특히 LPS의 페이퍼를 내야하는 때면 다들 피곤에 쩔어 살지요.

로스쿨의 특이한 (혹은 잔인한 ㅡ.ㅡ) 점중 하나는 순위가 나온다는 겁니다. 기말고사를 보고 나면 학점에 따라 순위를 매깁니다. 원하면 성적표에 순위를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등수가 3분지 1안에 들어가야 표시하는게 도움이 되지만요. 이 등수가 중요한게, 졸업후 자리를 잡기 위해 첫해 여름 방학때 꼭 인턴이나 유사한 일을 해야하는데, 1학년의 등수가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첫 일년은 다들 정말 열심히 합니다.  

제 첫 일년도 그렇게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