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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to great'에 해당되는 글 3건
2014. 10. 19. 05:34

페이스북 친구이자 은사님의 아들이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쓰실지 매우 궁금"하다며 릴레이를 넘겼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표현이더군요. 그래서 전에 같은 릴레이를 했었지만 또 적어봅니다. 그때는 영어로 쓰여졌거나 번역된 책만을 대상으로 했었지요. 이번엔 한글로 쓰여진 책도 포함하니 책 선택이 달라지네요. 


이런 릴레이 안 좋아하는 분도 있지만, 전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책 선택을 보면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여기 소개하는 10권의 책이 지금 제 모습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마도 10%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책별로 왜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 조금씩 적어봅니다. 순서는 (100% 정확하진 않겠지만) 읽었던 순서입니다. 


2007년에 썼던 나를 만든 다섯권의 책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1. 삼국지 - 나관중 


중학교 시절 삼국지를 처음 읽었습니다. 정비석판이었죠. 다음에 박종화판을 읽었습니다. 잠시 식었던 애정을 되살린건 코에이의 삼국지 게임입니다. 오~랜 시간을 삼국지 인물들과 보냈죠. 이후에 이문열판을 여러번 읽고 요코하마 미츠테루의 삼국지도 두번 읽었습니다. 다음번엔 황석영판을 보고 싶네요. 


삼국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사람 사는 원리들의 모든 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면 세상사의 모든 모습들이 다 보이는 듯 합니다. 의리가 있고, 정치가 있고, 무협이 있고, 권모술수와 지략이 넘쳐납니다. 중간 중간 사람 사이의 정과 사랑도 보이구요. 몇년에 한번씩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2. 끝없는 이야기 - 미카엘 엔데 


책을 좋아하지만 매력없는 왕따 바스티안은 서점에서 발견한 책을 몰래 가지고 와서 숨어 읽다가 환상계를 만납니다. 환상계 안의 아트레유의 모험을 따라가던 바스티안은 왕녀의 이름을 만들어 주면서 환상계의 위험을 구하고 스스로 환상계에 들어갑니다. 자신을 잃어버린 위험을 겪지만 결국 현실로 돌아오지요. 아트레유가 지어준 왕녀의 이름은 '어린 달님'입니다. 너무 예쁘지 않나요?  


제 상상력의 팔할은 미카엘 엔데에서 왔습니다. 모모부터 당시 한국에 소개된 미카엘 엔데 책을 열심히 찾아서 읽었죠. 고 2때 읽은 끝없는 이야기는 현실 부분과 환상 부분을 다른 색으로 인쇄했던 초판입니다. 무슨 이유엔지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초판처럼 다른 색으로 인쇄한게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상상력이 없어진 현실의 각박함도 인간을 위협하지만, 땅을 디디지 않고 꿈 속에만 살면 자아를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끝없는 이야기는 이 메시지를 따듯한 은유로 풀어냅니다. 


3.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 고든 맥도날드 


여러번 소개한 고든 맥도날드의 책입니다. 외면적인 면이나 행동적인 면이 아닌 내면세계라 지칭한 영적인 부분을 다스리는 것을 강조하지요. 내면의 영역을 동기부여, 시간사용, 지혜와 지식, 영적인 힘, 회복(휴식)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서 어떻게 질서를 유지하며 성장해나갈지 깊이 있는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대학시절 활동한 IVF에서 이책은 필독도서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를 깨달은 건 30살 즈음이었습니다. 여러 문제로 참 힘든 시절을 보낼 때 이 책을 통해 다시 마음을 정돈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전에 개정판을 읽었고, 최근 시작한 북클럽을 통해 새로이 읽고 있습니다. 


4. 영혼의 자서전 - 니코스 카찬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카찬차키스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자신의 이야기에 약간의 환상을 섞어넣었죠. 원제는 "크레테인에게 보고"입니다. 크레테 사람인 자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군데에 머물지 않고 평생 모험을 했던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책을 읽으며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게 하지요. 최고의 번역 하면 이 책이 거론될만큼 번역도 좋습니다. 


카찬차키스는 한 곳에 머무는 것은 퇴보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마음이 동한 저는 십년마다 직업을 바꾸며 살겠다 결심했고, 아내와의 첫 만남에서 그 생각을 말했습니다. 참 철없어 보이는 그 말이 신선했다고 하네요. 저와의 만남을 이어간 한 원인이 되었구요. 결국 제 결혼은 이 책의 덕을 좀 본 셈입니다 ^^ 그러니 아직 짝을 못찾으신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5. 소명 - 오스 기니스 


부름 받았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각자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기니스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도록 부름받기 전에 먼저 어떤 존재가 되도록 부름받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대학원 시절, 공부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방황할 때, 신학교를 가야하나 고민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도피성입니다. 그 마음을 돌리는데 스승님으로 모시는 목사님의 충고와 이 책의 통찰이 결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년에 다시 한번 읽었는데 역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6.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 스티븐 코비 


자기계발서의 고전이지요. 이 책을 처음 접한게 94년이였습니다. 앞에서 말한 30살 즈음 참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 맥도날드의 책과 함께 저를 붙잡아준 하나의 버팀목이 일곱가지 습관이었습니다. 


삶을 주도하라.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상호 이익을 추구하라. 이해시키기전에 이해하라. 시너지를 만들어라. 삶의 각 영역을 단련하라. 이렇게 일곱개의 습관은 처음에는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일곱가지 습관은 많은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실제적인 원리입니다. 이후에 나오는 자기계발서의 여러 주장들은 일곱가지 습관에 기반을 두고 있지요. 원칙 중심의 삶. 영향력의 원/관심의 원, 방향의 중요성, 감정은행 등등. 이책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궁무진합니다. 


개인적으로 "성공하는..."이라는 제목이 불만입니다. '성공'이라는 말이 편향된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원어 그대로 "효과적인..."이나 "성숙한..." 같은 제목이 더 맞는듯 합니다. 


7. Good to Great - 짐 콜린스 


번역판 제목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입니다. 원제의 의미를 상당히 축소시키는 제목이라 마음에 안듭니다. 일곱가지 습관이 개인에 대한 원칙이라면 Good to Great는 기업에 대한 원칙입니다. 하지만 꼭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라 같은 원칙은 누구나 기억해야할 원칙이지요. 


이 책을 쓴 짐 콜린스는 방법론 정립에 뛰어난 사람입니다. 이 책의 대상 회사를 선택할 때, 15년간 주식 수익률이 시장 평균 혹은 이하였다가, 변화를 거친 이후 15년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최소 세배이상 되는 회사들만 고른 후 성장하지 못한 다른 회사들과 비교를 합니다. 그리고 성장한 회사들의 원칙을 방향이나 아이디어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현실을 직면하라. 잘하는 일을 근본으로 삼아라. 원칙을 지키는 문화를 가져라. 기술에 끌려가지 말고, 목적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라. 처음에는 힘들지만,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 변화는 지속된다 등으로 표현합니다. 


미국에서 평범한 프로그래머로 살던 제게 이 책은 더 넓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머물던 조직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고, 문제를 개선해서 더 멋진 조직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구요. 관리자로, 이후 변호사로 진로를 바꾸는 시초가 된 책입니다. 마음의 씨앗은 영혼의 자서전이 뿌렸구요. 


8. 순전한 기독교 - C.S. 루이스 


라디오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기독교를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기독교 최고의 지성 루이스는 기독교 안의 여러 교파들을 가로지르는 (카톨릭을 포함해서) 가장 근본적인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이 책에서 정리하였습니다. 


2007년 초부터 2009년 중반까지 영적인 구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결론이든 달게 받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부정하고 출발한 그 시간. 무신론자들의 책을 찾아서 읽으며, 질문하고 답을 찾았습니다. 신앙을 떠날 수 있었던 그 시간을 정리해준 책이 순전한 기독교 입니다. 왜 기독교가 아름다운 종교인지, 왜 기독교가 확실한 답인지 이 책은 알려줍니다. 


9.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정민 


이 책은 다산을 '지식경영인'이라 규정하며, 그가 어떻게 이런 놀라운 업적을 남길 수 있는가를 지식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합니다. 하지만 지식경영을 넘어 다산의 일생과 그의 저작, 그리고 당시 학자들까지 아우르며 다산의 학문과 철학을 재창조해서 보여줍니다. 이 책을 지은 정민은 다산의 지식경영방법을 사용해서 이 책을 지었다고 하더군요. 


이 책을 읽고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롤 모델이 아쉬운 세상이다. 한때는 정직함과 명석함으로 존경받던 사람들이 세월이 흐르며 변질되고 퇴보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다. ,,, 하지만 여기 다산선생이 있다. 200년전 강진 땅의 유배 생활 속에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학문의 정열을 불태웠던 다산.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한, 그러면서도 가족과 제자들에 대한 정을 놓지 않았던 정말 멋진 사람. 그가 새로운 롤 모델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막 넘쳐납니다. 


10. 칼의 노래 - 김훈 


책을 적게 읽는 편이 아니었지만, 제 독서는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주로 종교, 경영, 인문이었고, 소설을 읽어도 장르소설만 읽었습니다. 추리소설과 판타지를 읽었죠. 이른바 세계명작을 싫어했습니다. 그랬던 제게 언어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소설이 칼의 노래입니다. 한국문학에 '벼락같이 쏟아진 축복'이라는 이 책은 제게도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벼락같이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 이후 해마다 다섯권 이상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고뇌하는, 하지만 어떤 때는 감정이 전혀 없는듯한 이순신의 모습을 통해, 김훈은 세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단어 하나를 고르려고 며칠 고민한다는 김훈의 문장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의 스타일을 따라 몇 편을 글을 쓰고 제 문장에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지요. 


마지막으로 이전에 한글 책을 제외하고 선택한 열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1. The Road Less Traveled - M. Scott Peck 

2. Mere Christianity - C.S. Lewis 

3. Ordering Your Private World - Gordon MacDonald 

4.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 Stephen R. Covey 

5. Getting Things Done - David Allen 

6.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 Luo Guanzhong 

7. Good to Great - Jim Collins 

8. Report to Greco - Nikos Kazantzakis 

9. The Never Ending Story - Michael Ende 

10. The Lord of the Rings - J.R.R. Tolkein




2008. 2. 6. 09:33
며칠전 일이다. 큰 아이가 몇년간 써오던 Xbox와 게임들을 팔기로 했다. 기타히어로라는 게임을 해보고 쏙 빠져서 Xbox와 게임을 팔아 기타히어로를 사고, SAT 700점을 넘겨서 Wii를 사겠다는 작전이다. 꿈은 좋다 ^^;;; 어쨋든 게임기랑 게임이랑 바리 바리 싸들고 GameStop으로 갔다. 이곳에서는 쓰던 게임기와 게임을 사준다. 소위 트레이드인(trade-in)이다. 들인 돈은 몇백불이건만, 받은것은 90불이 채 안된다. 억울하지만 할 수 없다.

그런데 그곳에서 놀라운 ^^ 소식을 들었다. Wii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 Wii 사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아마 그날 오후에 들어왔나보다. 직원중 한명은 아예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을 보면. 그때 시간은 오후 5시. 내가 받을 돈이 얼마인가 계산하는 10분동안... 네명의 손님이 왔다. Wii 살려고 ㅡ.ㅡ 나도 마음이 급해졌다. 빨리 계산하고 나도 하나 챙겼다 ^^;;;

집에 와서 이베이를 봤다. 포장 뜯지 않은 Wii는 정가인 250불에 5~60불 더 붙인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순간 유혹이 생겼다. 이걸 팔고 다시 하나 사? 근데 언제 살 수 있을지 모른다. 와이프에게 주문을 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몰이 열리자마자 하나 더 사오라고. 일단 하나 확보해놓고 또 하나 사다 팔아 게임 하나 살 돈이나 장만하려고 말이다.

허나 아예 꿈도 못 꿀일이였다. 아침에 혹시나 하여 출근하며 전화를 했더니 전날 밤에 다 팔렸단다. 몇대가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나절이 안걸렸다. 다 팔리기까지 ㅡ.ㅡ

Wii가 미국시장에 소개된게 2006년 11월 19일이다. 벌써 일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이 모양이다. 백만개로 예상했던 월생산량을 백팔십만개로 올렸음에도 전세계적으로 Wii는 없어서 못판다. 오죽하면 닌텐도가 일부러 품귀현상을 만든다는 말까지 돌까? 하지만 일년이 넘게 없어서 못파는 것이 결코 회사가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건 왠만한 경제상식만 있어도 당연한 거다. 정말로 엄청난 사람들이 Wii를 사려고 기다리고 있다. 도데체 Wii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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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i... 너 도데체 뭔데 이렇게 고자세냐?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들었을 때, 게임기 시장은 삼파전이였다. 닌텐도, 세가, 그리고 소니. 제일 먼저 떨어져나간 것은 세가였다. Xbox의 등장이 먼저였는지, 세가의 퇴장이 먼저였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모두들 그 다음 차례는 닌텐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이 두 고래의 사움에 닌텐도란 새우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이 안갔던 거다.

내가 봐도 닌텐도는 겨우 생명을 유지하는 것 같았다. 게임큐브와 게임보이 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으로 어찌 어찌 유지를 했다. 소니와 MS의 후속 모델이 나오면 결국 무대위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그랬던 닌텐도가 지금은 게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2006년 11월에 판매시작한 Wii는 작년말 현재 전세계적으로 2000만대를 팔았다. 그럼에도 Wii의 품귀는 2009년까지 갈 거라는  예상이다. 얼마나 팔릴까? 5000만대?

게다가 게임기를 손해보며 팔고 게임타이틀로 남기는 소니나 MS와는 달리 Wii는 팔수록 남는다. 일본에서 팔면 13불,  미국 49불, 유럽에서는 대당 79불까지 남긴다고 하니, 소니나 MS 입장에서는 가슴을 쥐어뜯으며 배아파 할 일이다. 평균 30불만 쳐도 게임기에서 벌써 6억불 (6000천억) 정도를 남겼다는 것 아닌가.

Wii만큼 없어서 못파는 거는 아니지만, DS도 만만치 않다. 2004년 1월에 소개된 DS는 후속 모델인 DS Lite를 포함 지금까지 6500만대를 팔았다. 월별 최다 판매기록이 작년 11월에 깨졌다고 하니 DS Lite의 인기도 앞으로 몇년은 갈 것이 분명하다. 소니의 PSP가 나올 때 "이제는 휴대용 게임기도 소니야"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면 지금 닌텐도의 성공은 정말 극적인 역전드라마다.

닌텐도는 어떻게 해서 이런 역전을 가지고 올 수 있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게임은 게임콘트롤러(버튼과 스틱으로 조종하는)로 한다는 닌텐도 스스로 만들었던 원칙을 깨뜨린 것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Wii의 조종기에는 센서가 달려있어 움직임을 감지한다. 따라서 버튼만 누르던 기존 방식과 달리 조종기를 흔드는 것만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생각인데 그 효과는... 바로 밑의 비디오처럼 된다 ^^ 참고로 이들이 하는 게임은 권투다.



그래도 이정도면 얌전한 거라 할 수 있다. 골프나 테니스를 하다 조종기를 놓쳐 LCD TV를 박살냈다는 소리가 초기에는 꽤 들렸다. 닌텐도가 사람들의 열심을 과소평가해 손목에 묶는 스트랩을 약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 정도로 열광할 줄 짐작했겠는가? ^^

발상의 전환은 DS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기존 휴대용게임기의 컨셉을 그대로 가져가서 극한으로 발전시킨 것이 소니의 PSP라면, DS는 여기서도 스스로 만든 컨셉을 파괴한다. 바로 터치스크린과 마이크로폰의 적용이다.

수퍼마리오 팩에 있는 미니게임을 플레이했을 때의 놀라움을 나는 잊지 못한다. 풍선을 불어서 하늘로 올려야하는데, 실제로 터치스크린을 향해서 입으로 후~ 하고 불어야한다. 마이크로폰으로 소리를 듣고 분석해 적당한 세기가 되어야 풍선이 하늘로 올라가는 거다. 그 기발함에 정말 감탄을 했다.

터치스크린과 휴대용의 장점이 조합이 되어 DS Lite는 남자 청.소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게임을 여자와 어른들까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뿐인가? 게임가능 연령을 아예 확 낮추기까지 했다 ^^



학부 수업 중 하나인 인간공학에서 하이터치에 대해 배운 기억이 난다. 하이터치란 하이테크와는 다른 개념으로 기술 자체를 개발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기술을 어떻게 응용하는가에 대한 것이였다. 'W'이론으로도 유명한 이면우 교수님은 하이터치의 예로 라디오의 가장 최근 방송 1분을 기억하는 칩이라던가, 사람마다 손실된 청력 범위를 강화해준 오디오등의 예를 들었다. 상대적으로 자본이 적은 한국에서는 하이테크도 중요하지만 하이터치는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닌텐도가 보여준 발상의 전환은 하이터치의 가장 멋드러진 예라 할 수 있다. 소니는 PS3를 위해 몇천억을 셀프로세서 개발에 투입했다. MS가 온라인 게임시장을 위해 쓴 돈도 거의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닌텐도가 한 일은? 하나당 5불짜리 센서를 단 것뿐이다. 휴대용 DS에는 터치스크린을 달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다.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터치스크린 둘 다 십여년전부터 존재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발상의 전환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존재하는 게임기 컨셉의 대부분을 만든 회사가 바로 닌텐도다. 발상의 전환은 그들이 만든 전통적 개념을 스스로 깨야했다.

하지만 이런 발상의 전환을 하면서도 닌텐도가 놓지 않은 것이 있다. 난 그것이 획기적인 게임시스템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닌텐도는 자기 색깔을 바꾸지 않았다. 소니나 MS가 만들어놓은 "게임기 성능 전쟁"이라는 싸움에 끼여들지 않고, 오히려 자기가 만든 싸움 - "즐기는 게임"에 상대방을 끌어들였다.

닌텐도는 항상 아이들을 위한 게임기라는 인식을 주어왔다. 닌텐도 하면 생각나는 게임이 뭔가? 나 같은 경우 수퍼 마리오와 젤다의 전설이다. 그 밖에도 닌텐도에서만 돌아가는 타이틀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위한 게임이다. 혹은 가족들이 둘러앉아 같이 해도 무리가 없는 게임들이다. 반면에 다른 게임기들의 경우 온가족을 위한 타이틀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소니의 Grand Trisumo (자동차 경주) 정도나 가능할까? 온가족이 모여서 운전하던 할머니를 끄집어내고 차를 뺐는 (플스의 GTA 시리즈) 장면, 혹은 서로 총을 쏴대는 (Xbox의 Halo등 다수) 장면을 상상하면 닌텐도의 게임들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있다.

이는 닌텐도의 처음 게임기의 이름이 '패미콤'인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가족들을 위한 컴퓨터"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게임을 즐기는 모습. 그것이 닌텐도가 처음부터 바래왔던 모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Revolution(변혁)이라는 개발중에 사용했던 코드네임을 버리고 Wii('We' - 우리)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닌텐도는 가족을 위한 게임이라는 자신들의 가치를 버리는 대신, 그것을 아예 확대시켜버렸다. 그리고 소니와 MS에게 멋지게 반격을 한 것이다.

짐콜린스의 Good to Great에 보면 평범하던 회사가 뛰어난 회사로 성장하면서 보여준 특징 중의 하나로 고슴도치 컨셉을 이야기 한다. 여우와 고슴도치라는 우화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간단하게 말해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라는 것이다. 복잡한 세상을 중심가치를 기준으로 파악하고 그외의 것은 무시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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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콜린스는 중심 가치를 찾는 패러다임으로 세가지를 제시한다. 어디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 최고로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속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 (economic engine)은 무엇인가?  여우가 똑똑한듯해도 집중을 못하고 여기저기 좇아다니며 실속이 없는데 반해 고슴도치컨셉을 가진 회사들은 착실하게 성장을 해간다. 닌텐도는 게임, 특히 가족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기를 만드는데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게임기를 저렴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주요 고객이 파워풀한 게임기를 찾는 하드코어 게이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보다 어린이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적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돈을 벌어준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들이 정말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이건 다 내 해석이다 ㅡ.ㅡ 어쨋든 요즘 닌텐도가 보여주는 모습은 고슴도치컨셉의 모범사례다 ^^;;)

자신의 색을 확실하게 지키는 동시에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영역의 창출. 참 멋진 일이다. 돌아보면 나는 나의 중심가치를 버려두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물론 안주하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의 본거지를 버려두고 상대방이 만들어놓은 게임에 무작정 뛰어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 색을 지키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들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나는 자신의 색을 지키는, 그러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회사를 좋아한다. 닌텐도도 그 중 하나다. 얼마전 360이나 PS3처럼 DVD를 플레이할 수 있는 Wii를 만든다는 발표가 있었다. 혹시 Wii의 성공에 취해 MS와 소니가 만들어놓은 싸움에 뛰어들겠다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게 기우이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에는 어떤 발상의 전환이 이 회사를 통해 나타날지, 2월 14일에 설치할 Wii를 플레이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야겠다 ^^;;; (왜 2월 14일까지 기다리는지는 이 글을 읽으시면 알 수 있다)




2007. 10. 2. 12:54
어떤이가 말했습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이 오랜 시간을 들여 배운 교훈을 쉽게 얻을 수 있다구요. 몇시간 투자에 몇십년 삶의 정수를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소중한 것이 별로 흔하지 않을 겁니다. 직접 애태우며 수고를 해 얻은 교훈만은 못할 것이지만, 그래도 책을 통해 얻는 간접 경험이 제게는 무척이나 소중합니다.

제게 소중한 책, 지금의 저를 만든 다섯권의 책을 한번 뽑아 봤습니다. 지금의 제 삶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여 그 책들에 미안한 감이 없지 않지만 ㅡ.ㅡ, 그래도 지금 제가 이나마 생각하고 사는 것이 다 그 책들의 도움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다섯권을 뽑아놓고 나니 일부러 그런듯 형태가 있더군요. 네권이 기본이 되는 내용들이고, 한권은 응용에 해당합니다. 다산 선생은 경전이 학문의 기본이요, 역사서는 원칙을 세상에 적용하는 것이라 하시며, 학문을 할 때 기본을 먼저해야 한다 가르치셨습니다. 다섯권 중에 네권이 기본이 되는 내용인지라 다산선생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었다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 네권의 내용도 골고루 인성, 학문, 경제/경영, 정신/영적인 분야로 나뉘어져 있더군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만한 책이지요. 이 책을 처음 접한게 94년이였습니다. 전에 적은대로 대학원 시절을 엉망으로 보내고 방출되다시피 졸업을 해서, 93년에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성숙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결혼을 했습니다 (사고친 것 아닙니다 ㅡ.ㅡ) 이즈음에 일곱가지 습관에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그때는 읽으면서도 깊은 의미를 다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돌이켜 보면, 이후 몇년동안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낼 때에 저를 붙잡아준 하나의 버팀목이 일곱가지 습관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삶을 주도하라.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상호 이익을 추구하라. 이해시키기전에 이해하라. 시너지를 만들어라. 삶의 각 영역을 단련하라. 이렇게 일곱개의 습관은 처음에는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너무 원칙중심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일곱가지 습관은 많은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실제적인 원리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두번째 세번째 원칙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부간의 대화나 자식과의 대화에서는 네번째, 다섯번째 습관이 중요하지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Q2)을 우선적으로 하라는 메시지는 일하면서 정말 잊지 말아야할 원칙이라 생각합니다. 원칙하니 원칙 중심의 삶이 생각나네요. 영향력의 원/관심의 원, 파라다임을 통해 강조한 방향성의 중요성, 감정은행 등등. 이책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궁무진합니다. (사실 다른 네권의 책도 그렇습니다만... ^^)

스티븐 코비가 쓴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First things first)", "8번째 습관 (The 8th Habit)", "일곱가지 습관대로 살기 (Living 7 habits)"등을 보면 일곱가지 습관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더군요.

* 개인적으로 "성공하는..."이라는 제목이 불만입니다. 통속적인 의미의 성공이라는 말이 주는 편향된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부자라는 의미가 아닌 "잘 사는..." 혹은 "제대로 사는..." 이런 식의 제목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원어 그대로 "효과적인..."이 차라리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 (Build to Last)"을 쓴 짐콜린스가 쓴 책입니다. Build to Last가 이미 거대한 기업을 분석한 것이라, 대부분의 회사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평범하던 회사가 뛰어난 회사로 변화된 경우들을 분석하고 쓴 책입니다. 짐 콜린스의 책을 읽어보면 그가 방법론 정립에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이 책에서도 대상이 되는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명쾌합니다. 15년간 주식 수익률이 주식시장 평균 혹은 이하였다가, 변화를 거친 이후 15년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최소 세배이상 되는 회사들만 골랐습니다. 선택된 회사들에는 웰스파고, 질렛, 월그린, 킴벌리클락등 총 11개의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들을 같은 업종의 성장하지 못한 회사들과 비교를 합니다.

이 회사들이 평범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원칙을 제 표현대로 옮겨본다면 이렇게 됩니다. 방향이나 아이디어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현실을 직면하라. 잘하는 일을 근본으로 삼아라. 원칙을 지키는 문화를 가져라. 기술에 끌려가지 말고, 목적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라. 처음에는 힘들지만,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 변화는 지속된다.

일곱가지 습관이 개인에 대한 원칙을 제시했다면, Good to Great는 기업에 대해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 원칙이 꼭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곱가지 습관을 기업에 적용할 수 있듯이, Good to Great의 원칙도 일상 생활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실을 직면하라든가 잘하는 일을 근본으로 삼으라는 원칙은 개인 생활에도 적용이 됩니다.

이 책이 저에게 준 영향은 참 큽니다. 전에 가지고 있던 엔지니어로서의 제한된 생각이 이 책을 통해 확장이 되었지요. 제가 속해있던 조직의 문제점을 이 책을 통해 분명하게 깨닫게 되고, 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제 자신에게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말하는 것 같은 멋진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구요. 그래서 엔지니어에서 관리자로 진로변경을 한 것입니다.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

이 책은 학문적 관점에서의 원칙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최근에 이책에 대한 서평을 썼기에 그 글의 일부를 여기에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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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산을 '지식경영인'이라 규정하며, 그가 어떻게 이런 놀라운 업적을 남길 수 있는가를 지식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제목에 불만이 있다. 이 책은 아래에서 지적하겠지만, 지식경영보다 더 많은 점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인 정민교수는 다산의 일생과 다산의 저작, 그리고 당시 학자들의 저작까지 아우르며 다산의 학문과 철학을 재창조해서 보여준다. 그는 다산의 지식경영방법을 사용해서 이 책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다산의 지식경영법을 사용하여 정민이 재창조한 다산의 학문과 철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굳이 '재창조'를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정민교수는 탁월하게 다산의 업적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다산이라면 200년 가까운 훗날, 학문의 후배가 나와 자신의 학문과 철학을 이렇게 명쾌하고 방대하게 정리했다고 하면 너무나 기뻐했을 것이다. (같은 성씨라는 것은 보너스다 ^^) 그 정도로 이 책은 다산의 학문과 철학을 다룬 책이지만, 이전에 정민교수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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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모델이 아쉬운 세상이다. 한때는 정직함과 명석함으로 존경받던 사람들이 세월이 흐르며 변질되고 퇴보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하나씩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여기 다산선생이 있다. 200년전 강진 땅의 유배 생활 속에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학문의 정열을 불태웠던 다산.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한, 그러면서도 가족과 제자들에 대한 정을 놓지 않았던 정말 멋진 사람. 그가 새로운 롤 모델로 다가왔다. 이런 위대한 스승을 오늘에 되살려 보여준 정민 교수에게 다시 한번 더불어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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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으면 새삼스레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Ordering your private world)

이 책은 기독교 서적입니다. 따라서 모두에게 권하기에는 좀 힘이 들지요. 하지만 책이 주는 교훈은 기독교라는 한정된 영역에 가두어두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기독교 서적에도 반창고 붙이듯 표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십일조 바치면 복받는다 이런 식으로요. 그에 반해 이 책은  내면세계라 지칭한 영적인 부분을 다스리는 것을 강조합니다. 위의 세권과 마찬가지로 원칙을 강조하지요. 하지만 영적이라 해서, "기도 열심히 해라", "성경 열심히 읽어라" 이런 이야기는 없습니다 ^^;;;

고든은 내면 영역을 동기부여, 시간사용, 지혜와 지식, 영적인 힘, 회복(휴식)으로 나누어 꼭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원칙들을 제시합니다. 특히 매장마다 "내면세계가 무질서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으로 주어지는 말들은 마음에 확 다가옵니다. 그 중 몇개를 옮겨 봅니다. "나의 내면세계를 질서 정연한 상태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이러한 질서로운 상태를 지키기로 매일같이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 (반복), 그것은 내가 날마다 지식과 지혜 안에서 성장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 (반복), 그것은 늘 나의 삶의 영적 중심부를 드넓히기로 결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문구들에서 보듯이 이 책은 개인의 결심을 강조합니다. 내면세계의 질서는 그 질서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지요.

* 이 책은 고든 맥도날드라는 멋진 목사님이 쓴 책입니다. 이분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네요.

고든 맥도날드 목사는 보스톤 지역의 그레이스 채플이라는 건강하고 균형잡힌 교회를 담임하고 있었습니다. IVF라는 대학생 선교단체의 총재를 하는등 한마디로 잘 나가는 목사님이였죠. 이 책도 그분이 잘 나갈 때 쓴 책이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바람을 피웠습니다. 얼마나 갔는지 모르지만, 어쨋든 고든은 공적으로 죄를 인정하고 교회를 사임합니다. 그리고 부인과 같이 일년간 칩거하며 뼈저린 반성의 시간을 가집니다. 놀라운 것은 교회가 이렇게 반성하고 있는 고든을 찾아가 다시 교회로 불러들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후 조용하게, 하지만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며 남은 목회기간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했습니다. 바람을 피웠는데 멋있다는게 말이 되냐구요? 당연히 죄는 죄지요. 하지만 한번 저지른 죄에서 회복하는 모습과 또 이를 용납하는 교회의 모습이 참 성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책만 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질서있는 삶을 살 것 같은 인상을 준 고든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에 누구 하나 마음 놓을 수 없다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

삼국지

앞의 네권의 책이 사람 사는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라면, 삼국지에는 그 원리들의 모든 예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긍적적인 예와 부정적인 예 모두요 ^^;;; 삼국지는 황건적의 난과 도원결의부터 진이 오를 멸하고 삼국을 합칠 때까지의 100여년간의 이야기를 기록한 역사소설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면 세상사의 모든 모습들이 다 보이는 듯 합니다. 의리가 있고, 정치가 있고, 무협이 있고, 권모술수와 지략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사람 사이의 정과 사랑도 보이구요.

다른 책에서 나왔던 원칙의 예를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유비나 조조는 자신의 삶을 주도한 사람이였습니다. 유비의 삼고초려는 무엇보다 사람을 중시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주유는 윈/윈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적벽대전에서 수고만 하고 이득은 없었습니다. 제갈공명은 촉나라를 통한 삼국통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했습니다. 진궁은 목표가 명확하지 않기에 조조의 곁을 떠나는 단호함은 보였지만, 의를 모르는 여포의 옆에서 최후를 맞이합니다. 이렇듯 수많은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면면히 들여다 보면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삼국지를 좋아하다 보니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 소설을 접했습니다. 처음 읽은 것은 중학교 때 (확실하진 않지만) 정비석 역이였던 것 같습니다. 원본의 번역이 아니라 일본사람의 삼국지를 번역한 것이기에 다른 삼국지와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월탄 박종화선생의 삼국지를 읽었고, 이문열의 삼국지는 몇번 읽었습니다. 바벨2세의 작가 요코하마 미쓰테루의 만화 삼국지를 두번 읽었고,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도 읽었네요. 그리고 KOEI의 삼국지 시리즈를 아주~ 여러번 끝을 냈구요. ^^;; 삼국지 마니아분들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만... 나름 열심히 읽었다 할 수 있지요.

마지막으로 읽은게 200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랫동안 삼국지를 손에서 놓았습니다. 요즘 새로운 번역본들도 많으니 다시 한번 삼국지를 읽어봐야겠네요. 지금 읽으면 그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글을 마감하며

지금까지 저를 만든 책중 가장 중요한 다섯권을 골라 보았습니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처럼 최근에 읽은 책이 있듯이, 앞으로도 제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줄 중요한 책을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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