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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16:59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이웃분 한분이 제 글을 좋게 봐주시고 어떻게 글쓰기를 연습했는지를 물어보셨습니다.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면 저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글이 좋다라는 칭찬을 받으면 너무 좋아라 합니다 ^^ 하지만 그건 제 마음이고 저는 저보다 훨씬 글을 잘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요. 사족이 좀 길었네요. 어쨋든 제가 해온 것을 정리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라 싶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제가 사용하는 원칙들은 다음의 두개 포스팅에 정리가 되어 있기에 반복은 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좋은 문장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생각을 연암 박지원의 문장론에 얹어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제가 지향하는 문장의 모습은 이런 것입니다.
추가로 나름대로 글쓰기 수련을 어떻게 해왔나 적어봅니다. 의식적으로 한것도 있지만, 대부분 어쩌다 보니 지금에 이르른 것입니다 ^^

1. 많이 읽고 많이 쓴다

스티븐 킹의 창작론에도 나와 있는 것입니다. 일단 많이 읽고 많이 써야합니다. 돌아 보니 저는 글 쓸 기회가 많았습니다. 고등학교때 학교 교지의 편집을 맡았었고, 대학/청년 시절 교회 소식지를 맡으면서 수없이 땜방 글을 써야 했습니다 ^^ 한동안 글을 안쓰다가 사진을 찍으면서 가입한 포클이라는 동호회의 게시판에 글을 쓰면서 다시금 글쓰는 재미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문을 닫은)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꾸준히 글을 쓰다가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1.1 블로그와 일기는 최고의 연습 공간이다.

다른 분들은 인정안하실지 모르지만 ㅡ.ㅡ, 2년전에 이 블로그에 올리던 글과 비교한다면 저는 제 글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비공개 글까지 354개의 글을 쓰면서, 또 많은 분들과 댓글로 소통하면서 반단계 정도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꾸준히 올리면서 다른 분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블로그는 글쓰기에 관한한 최고의 수련장소입니다. 글에 자신이 있던지 없던지 일단 시작하면 됩니다. 꾸준하면 됩니다.

블로그가 구경꾼에게 열려진 연습공간이라면 일기장은 방문 닫힌 연습실입니다. 나만 볼 수 있는 이 공간을 통해 솔직한 마음을 글에 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일기를 쓸려면 저는 날자가 적혀있는, 그래서 매일 빠짐없이 써야하는 일기장을 추천합니다. 무엇이 되든 매일 적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사용을 안했지만, 일기와는 약간 다른 개념의 모닝 페이지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좋은 글을 보고 따라 해 본다

스티븐 킹은 어느 글을 읽든 도움될 점은 있다고 합니다. 좋은 글에서는 어떻게 써야하는가를 배우고, 나쁜 글에서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구요.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어차피 한정된 시간인데, 이왕이면 좋은 글을 읽는게 더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글을 읽고, 그 특징을 파악해 따라 해봅니다. 자신의 문체와 다를수록 도움이 됩니다. 제 경우는 김훈과 토마스 베른하르트를 따라해봤습니다. 특히 김훈의 문체를 따라 하며 문체가 좀 달라졌습니다. 그의 스타일이 너무 강해 그 냄새를 지우기에 시간이 좀 걸릴 정도였습니다. 블로그 이웃분중 egoing님의 스타일도 따라 해본 적도 있고, 맛있는 글쓰기로 유명한 허지웅씨를 벤치마킹하기도 했습니다. 맘에 드는 글이 있으면 특징을 파악해 과하지 않은 한도내에 적당히 모방을 해보는 겁니다.

3. 여러가지 스타일을 섞어서 써본다

크게는 경어체와 평어체가 있습니다. 제 경우 서평과 종교/사회적 발언은 평어체를 사용합니다. 독백이나 기분이 가라앉아 있을 때도 평어를 사용합니다. 그 이외에는 존대어로 글을 쓰지요. 각각 쓰는 방법이 약간 다릅니다. 경어체 문장을 단지 끝의 조사만 바꾼다고 평어체로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부적으로 나가면 여러가지 스타일이 있습니다. 될 수 있는데로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봅니다. 작문책 같은데에 정리가 잘 되어 있겠지요. 하지만 어떤 글에는 어떤 스타일이라는 식으로 정형화될 필요는 없다 생각합니다. 글의 내용을 생각하다보면 어떤 스타일이 좋겠구나 하는 감이 생기지요.

4. 글을 쓰기 전에 60% 정도는 미리 구상을 해둔다

어떤 사람은 생각하지 말고 일단 써라 하는데, 저는 그렇게 안되더군요. 서론, 본론, 결론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글을 씁니다. 그렇다고 내용 전부를 생각해둘 필요는 없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들기에 결과는 미리 생각한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생각을 많이 하되 닫아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5. 자신의 글을 끊임없이 읽고 수정한다

아신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는데 제 블로그의 글 중에는 30번 이상 수정된 글도 있습니다. 댓글이 달렸다거나, 관련된 글을 쓰면서 들추어 볼 때, 혹은 단순히 제 글을 다시 보고 싶을 때 (나르시즘? ㅜ.ㅜ),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으면 수정합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써야하는가 원칙이 차곡 차곡 마음에 쌓입니다. 나름대로의 스타일도 생기구요.

***************

마지막으로 덧붙힌다면 글을 즐기시라는 겁니다. 좋은 글을 쓰겠다는 부담을 너무 가지면 글쓰기를 즐길 수는 없습니다. 좋아하지 않고서는 계속 할 수는 없는 법이니, 일단 쓰는 것을 즐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




카타리나 | 2009.06.08 17: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너무 좋은 말씀들이네요
저도 글을 좀 잘 써보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쉽지가 않다는걸 느낍니다 ^^

좋은 참고가 될듯하네요...감사~
BlogIcon 쉐아르 | 2009.06.09 10:28 신고 | PERMALINK | EDIT/DEL
감사합니다. 글 잘 쓰고 싶은 욕구는 블로그를 가진 모든 분들의 공통 소원인 것 같아요 ^^ 저도 다 지키지는 못하지만, 효과가 있을거란 신념이 있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저도 기쁩니다.
바람처럼 | 2009.06.08 17: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쉐아르님 너무 감사합니다. ^_^

저도 단계를 밟아 나가며 글쓰기 훈련을해야 겠습니다.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되면 블로그를 운영해 볼 참입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9.06.09 10:30 신고 | PERMALINK | EDIT/DEL
ㅎㅎ 별말씀을요. 준비가 안되더라도 일단 블로그를 시작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일단 블로깅을 시작하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초대장 필요하심 말씀해주세요 ^^
BlogIcon 유정식 | 2009.06.08 19:5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위의 나열하신 수련법 중 제가 잘 하지 못하는 게 많군요. -_-; 반성합니다. ^^;
BlogIcon 쉐아르 | 2009.06.09 10:36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아니 이미 다양한 스타일의 글을 능숙하게 구사하시는 유정식님이 뭐 반성하실게 있을리가요? ^^
BlogIcon egoing | 2009.06.09 00: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거 민망하옵니다. 저의 글은 아마 나쁜 글로써 반면교사의 역활이었을 것 같내요 ^^ 생각하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기 위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즉, 말하는 것은 욕망이고, 생각하는 것은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생각을 담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블로그를 채우기 위해서 생각을 합니다. 주객이 바뀐 것 같지만, 어쩌면 주객이 바로잡힌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내요 ㅎㅎ
BlogIcon 쉐아르 | 2009.06.09 10:45 신고 | PERMALINK | EDIT/DEL
반면교사라니요... 겸손함이 과하십니다 ^^ 글을 쓰기위해 생각하거나, 생각하고 글을 쓰거나... 결국 같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블로그를 채우기 위해서든 깊은 생각을 하시고, 또 그 생각이 멋진 글로 나타나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계시니까요 ^^
BlogIcon 맑은독백 | 2009.06.09 10:20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쓰기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만, 늘 현실은 초라합니다.
쉐아르님 말씀대로 글쓰기도 수련이 필요한데 말이죠..

쉐아르님 처럼 좋은 글을 보고 분석하고 조금씩 따라도 해봐야겠습니다.

요즘 들어 블로그상에 좋은 글들이 넘쳐나 따라가기가 벅찹니다. :)
많이 배우고 갑니다. ^^
BlogIcon 쉐아르 | 2009.06.09 10:59 신고 | PERMALINK | EDIT/DEL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맑은독백님은 이미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미 좋은 글을 생산해내시잖아요 ^^ 게다가 사진까지...

그래도 다른 이의 글을 보고 흉내내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그 스타일에 매몰되면 안되겠지만요.

요즘 글 잘 쓰시는 분들 참 많지요. 그런 분들 보면 막 샘나고 그러지요. ^^
BlogIcon ring | 2009.06.09 10: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지도 받고 갑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9.06.09 11:00 신고 | PERMALINK | EDIT/DEL
지도라고 하시면 감당하기 힘들고요. 그냥 경험을 나눈다 생각하고 적었습니다 ^^
BlogIcon hanbum | 2009.06.09 11:32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중요한 글 마킹하고 갑니다! :) 저도 아직 제 문장을 제 것으로 정착하는 단계에 가지 못해서 이 분 저 분 글귀들을 따라해보곤 합니다. 사실 무의식적으로 따라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점차 나아지겠죠! ㅋ, 감사합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9.06.11 23:19 신고 | PERMALINK | EDIT/DEL
많이 보고 따라하고 그러다보면 정착하지 않을까요? 또 정착하지 않고 서서히 발전하는 것도 좋구요. 제 문체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직도 계속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BlogIcon 고이고이 | 2009.06.09 20: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그래도 요즘 제 글이 맘에 안들어서 한겨레문화센터를 다닐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먼곳에서 선생님을 찾았네요 ^^ 프린트해서 두고두고 읽어야겠습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9.06.11 23:26 신고 | PERMALINK | EDIT/DEL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면 제가 기쁘지요. 근데 한겨레문화센터 이런데서 하는 강의가 아무래도 헐 낳지 않을까요? ^^
BlogIcon 후크 선장 | 2009.06.09 21:4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렇군요. 저도 고이고이님처럼 한겨레 문화센터 생각했는데 부끄러워서 등록을 안했습니다.
비밀글을 써봐야겠어요. 워드에 쓰는 글은 재미가 없더라고요.
왜그럴까요? ㅇㅅㅇ? 블로그에 쓰는것 처럼 생긴 텍스트 에디터가 나오면 좋을텐데. ^^
BlogIcon 쉐아르 | 2009.06.11 23:28 신고 | PERMALINK | EDIT/DEL
블로그의 에디터같은 그런 툴이 있으면 좋겠네요. 왠지 부담없잖아요. 제 경우에는 구글닥이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던데요. 아무래도 브라우저에서 작성하다 보니까요.
BlogIcon 초하 | 2009.06.13 00: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책을 좋아하는 분이시로군요. 독서론때문에 알게되어 반갑습니다.

사실은 부탁이 있는데요.
아래 엮은 글을 보시고, 가능하시면, 동참을 기다립니다.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9.06.14 14:59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저도 초하님을 알게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

최대한 동참하겠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좀 떨어져 있다보니 현실적 한계는 있습니다만...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겠습니다 ^^
BlogIcon brandon419 | 2009.06.19 22:1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글쓰는 연습좀 해보고 싶은데 늘 계속해서 시간이... 라는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쉐아르님 글 따라 연습해야겠네요.^^
BlogIcon 쉐아르 | 2009.06.21 15:14 신고 | PERMALINK | EDIT/DEL
많이 읽고 꾸준히 블로깅하는 것만큼 좋은 연습이 없지요 ^^
BlogIcon Tack | 2009.07.06 20:1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중딩때만해도 즐겁게 썼던 기억이 있는데 한참을 놓고 있어서 그런지 도통 어렵기만 하네요
요즘엔 전공서적이나 경제, 자기계발 서적만 봐서 그런거 같기도 합니다 -_-
BlogIcon 쉐아르 | 2009.07.06 23:12 신고 | PERMALINK | EDIT/DEL
한번 좋아하셨다면 금방 다시 좋아하실 겁니다 ^^ 전공이나 경제 서적이 좀 무미 건조하긴 하지요. 대부분의 자기계발 서적도 그렇구요. 그래서 가끔 소설도 읽고 그래야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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