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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7 02:22
저는 무언가에 빠지기를 잘합니다. 그러면 다른 것들은 다 잊어버리죠. 중요한지 아닌지 상관없이 (많은 경우 중요한 것이 아닌데도) 빠져서 헤어나질 못합니다.

그럴 경우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완전한 단절입니다. "나 안해!"라고 선언하고 근처에도 안가는 것이지요. 한번 그러고 나면 다시 하게 되더라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6년쯤 되었나요? 대만에 출장을 갔다가, 발더스게이트 2라는 게임을 샀습니다.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잠 한잠 안자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집에 와서도 계속 했구요. 안되겠다 싶더군요. 순수 플레이 시간만 4~50 시간은 들었을 세이브파일을 지워버렸습니다. 그리고 CD를 반토막 내버렸죠.

10년쯤 전에는 매직더게더링이라는 카드게임에 빠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으로 옮기고 싶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이 게임이었다는 ㅡ.ㅡ) 중독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어느날 밤, 카드를 다 모았습니다. 쓰레기 봉지 하나 가득 닮았습니다. 그리고 버렸습니다. 점심에 천원짜리 김밥 하나 사먹으며 남긴 돈으로 샀던 카드들이였죠 ㅜ.ㅜ;;

사진을 취미로 삼고나서, 사진 그리고 사진 동호회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결국 사용했던 방법은 '잠수 선언'. 한달 정도 사라졌다 나타나니, 조절이 가능하더군요.

"[왜] 블로깅을 하는가?"라는 글에서 적었듯이, Q2에 머물러야할 행동이 Q4 행동이 되고, 더불어 중독 증상까지 보인다면 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 블로깅은 그 경계에서 왔다 갔다 했습니다. 어떤 때는 조절이 가능하다가, 어떤 때는 너무 빠져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고...

전에 사용했던 방식대로라면... "잠시 쉽니다"하고 잠수를 선언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이 블로그에 담긴 마음이 너무 크네요. 또 이곳을 통해 만난 인연이 너무 소중하구요. 그래서 최대한 조절하며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이제 저도 '불혹'이라 불리우는 나이인데, 전처럼 흑 아니면 백으로 나갈 수도 없을 것 같아서요.

혹시나 앞으로 왜 글이 뜸하나 궁금하실까봐... 요즘 제 마음을 적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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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Kay | 2008.04.17 03: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만약, 그 중독의 대상이, 사람이나 일일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갑작스러운 이별이나, 퇴사를 선택하시나요? ㅎㅎ
BlogIcon 쉐아르 | 2008.04.17 08:38 신고 | PERMALINK | EDIT/DEL
음... 대상이 정말 가치있는 것이라면 중독(몰입이라는 표현이 더 났겠습니다만 ^^) 될 수록 좋은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아니라면... 회사라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글쎄요. 정말 장담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만... 더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logIcon kay | 2008.04.17 16:53 | PERMALINK | EDIT/DEL
하지만, 가치판단은 상대적이고, 중독의 정의로 볼 때, 정말 중독되면, 상대적인 가치 판단조차 안되지 않을까요?
BlogIcon 쉐아르 | 2008.04.17 21:10 신고 | PERMALINK | EDIT/DEL
그렇지요. 중독이라면 다른 것 다 잊어버리고 빠지는 거니까요. 예를 들어, 제비한테 빠져 자식 버리고 "내 인생 찾겠다는" 아줌마를 보면, 이해가 안될 때가 있지요 ^^;;

정답이 있기는 힘든 문제지만, 스티븐 코비가 말한 "원칙 중심의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감정이나 누군가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절대적인 원칙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 2008.04.17 03: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8.04.17 08:38 신고 | PERMALINK | EDIT/DEL
그렇군요. 저도 설치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zerjina | 2008.04.17 07: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그래 봤었는데
아마, 쉐아르님은 그런 성향이 아니지 쉽네요.



인간관계가 아닌 물건에 대한 과감성을 이야기하는것 같은데 kay님의 이햬 부족인듯 쉽네요.
BlogIcon 쉐아르 | 2008.04.17 08:39 신고 | PERMALINK | EDIT/DEL
ㅎㅎ 누나가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나도 평범한 사람인걸... ^^;;; 이해 부족이라기보다는 어떨까 하는 질문을 하신 것 같아...

누나가 그래봤나? 오히려 너무 잘해줘서 문제 아닌가? ^^;;
BlogIcon ssil | 2008.04.17 15:0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너도 잘 빠지는 편이지요,, 한창 카트라이더(?)가 인기있을 때 , 아이도 없을 때 신랑이랑 카트에 빠졌었죠,,
루피모아서 차도 꾸미고 사고,, 근데 어느날 신랑이 더하면 안되겠다며 과감히 탈퇴를 시켜버렸답니다.. 그 후로 한번도 못해 봤네요,,ㅎㅎ 좋은 방법인것같아서 저도 요즘 그럴 것 같은건 아에 없애버린답니다...ㅎㅎ
BlogIcon 쉐아르 | 2008.04.17 21:12 신고 | PERMALINK | EDIT/DEL
ssil님이 남편분과 함께 카트라이더 하셨을 모습을 생각하면 참 정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너무 빠져 있는 것은 안좋지만, 또 두분이서 같은 것을 즐긴다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
BlogIcon 가별이 | 2008.04.17 21:4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첨에는 참 열심히 쓰다가 요새는 읽는게 재밌습니다. 여기저기 떠돌면서 RSS를 읽고 있죠. 읽는 것에 보다 시간을 더 늘려보는건 어떨까요?
BlogIcon 쉐아르 | 2008.04.18 01:37 신고 | PERMALINK | EDIT/DEL
ㅎㅎ 감사합니다. 제 경우에는 읽기 시작하면 너무 오래 걸리던데요... 좋은 글들이 워낙에 많아서요. 제 RSS리더에 등록되어 있는 분들의 글 읽는 것만 해도 시간을 꽤 투자해야합니다. 물론 그 시간이 아까운 것은 아니지만요.

사실 블로그는 중독이 되려다 말았습니다. 이젠 조절하면서 ... 즐겨야죠 ^^
BlogIcon 미탄 | 2008.04.19 08: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 무엇엔가 빠지기 잘하는 분들 좋아해요! ^^
그런데 게임은 몰라도 사진 같은 긍정적 중독도 수위조절을 해야 하는군요.
20대의 농촌활동, 몇 년 전에 시, 혹은 특정인 두엇...
제가 빠졌던 분야인데요,
저는 한 번도 중독에서 빠져나오려고 노력한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이 나오려나 있는대로 몰입하다보면,
자연스레 물가로 밀려나듯 빠져나오게 되더라구요.
별다른 성과도 없이 하나의 중독이 지나간 것을 느낄 때,
삶이 한 차례 지나간 것 처럼 허탈하지요. ^^
BlogIcon 쉐아르 | 2008.04.21 02:39 신고 | PERMALINK | EDIT/DEL
좋은 것에 대한 중독이야 저도 환영합니다. 근데 저 같은 경우 영양가 없는 (트레이딩 카드같은) 것에 중독될 때가 있더라구요.

무엇이 있는지 보기 위해 있는데로 몰입하는 것. 멋진 모습이네요. 저도 후회하지 않을 일에 최대한 몰입하는 경험을 가져봐야겠습니다.
BlogIcon Inuit | 2008.04.20 22:30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중독이 전혀 없으면 열정도 없는거 아닌가 싶어요.
스스로 과한가를 피드백 받고 절제하는 노력이 중요한거죠.

전 담배를 참는 중이고, 술은 끊을 생각조차 안합니다. ^^;
BlogIcon 쉐아르 | 2008.04.21 02:42 신고 | PERMALINK | EDIT/DEL
전 왜 영양가 있는 것에는 열정이 안생기나 모르겠습니다 ㅡ.ㅡ;;

그렇지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아는 것 같습니다. 이때가 멈추어야할 때인지, 아니면 더 내질러야 하는 때인지 ^^;; 절제해야 할 때 절제하지 못하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담배는 평생 참는 것이지요. 저는 8년정도 피던 담배를 12년전에 끊었지요. 한 10년 넘게 입에도 안대다가 한국팀 관리하면서 피웠습니다. 그러다 다시 끊었지요. 정말 평생 가는 것 같습니다.
BlogIcon 크레아티 | 2008.04.28 23:2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중독되는 성향...몰입하는 성향이 강해서 부모님..특히 어머니께서 많이 걱정을 하셨어요.
사실 지금도 걱정하시고 계십니다...^^ 하핫

(예전에 난데없이 만화가가 되겠다고 난리 부르스를 춘적도 있고,
CD, DVD 등등 수집하는 것들은 마구마구 수집해대고...<-아우 이거 너무 안좋은 것 같아요. 자금이...;;)

아버지께서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면 그 어떤 것보다도 좋은 힘이 될 것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양날의 검과 같다고 하셨죠 ^^
BlogIcon 쉐아르 | 2008.04.29 00:29 신고 | PERMALINK | EDIT/DEL
'양날의 검' 정말 맞는 표현 같습니다. 역시 '멋진' 아버님이시네요 ^^;;

저도 수집벽이 있습니다만... 자금에서 딸려서 (그래도 집에 있는 카드며 DVD, 게임들은 다 뭔지 ㅡㅡ)

크레아티님의 창의성에 대한 '중독'은 긍정적인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멋진 중독이라 할까요?

그나 저나 크레아티님의 이 댓글도 휴지통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요즘 그런 일이 잦네요. 휴지통을 자주 검사해야겠습니다.
BlogIcon sepial | 2008.04.29 02: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적당히 하는 걸 좀 못해요...
근데 나이가 들면서 여기 저기 신경써야 되는 게 많아지니까...마음껏 중독되기도 힘든 듯....^^;
BlogIcon 쉐아르 | 2008.04.29 14:33 신고 | PERMALINK | EDIT/DEL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갈수록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젊은 시절 더 맘껏 중독되지 않았나 후회가 됩니다. 물론 후회 없을만큼 의미있는 일에 중독되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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