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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wer of Now'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 2. 19. 15:45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4점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노혜숙.유영일 옮김/양문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The Power of Now)>는 뉴에이지로 분류되는 책이다. 나에 대해 아는 이들은 왠 뉴에이지 책이냐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사실 뉴에이지에 대해 모르는 편은 아니다. 뉴에이지가 유행을 타기 시작할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에이지 서적을 읽으면 비판적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찾아서 읽게 되지는 않는 편이다.

이  책은 아는 분이 열심히 권하기에 읽어보게 되었다. 일 이외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던 분이 우연히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나 보다. 일년 가까이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시기에 나도 한번 읽어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비판적인 시각은 전혀 없어지지 않았다.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처럼 정리할 수 있다.

-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는 자각(consciousness)이 필요하다.
- 과거나 미래와 같이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에 신경쓰지 말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재(Now)에 집중하라.
- 현실이 마음에 안들더라도 항복하라 (인정하고 용납하라)
- 자각할 때 선택할 수 있다. 고생할 것인가. 아니면 항복하고 내적 평화를 얻을 것인가.

스티븐 코비의 일곱가지 습관을 읽은 사람이라면 위의 원칙들이 굉장히 친숙하게 들릴 것이다. 첫번째 습관 "주도적이 되라 (Be Pro-active)"를 반복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자아의식 (Self awareness)을 기반으로 관심의 원 대신 영향력의 원에 집중하라. 책임감(Responsibility)는 반응할 수 있는 능력(Response-ability)이다 등등. 책을 읽으면서 내내 코비가 생각났다.

하지만 에크하르트 톨레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 위에 뉴에이지의 옷을 입혔다.

- 현재(Present)에 집중하면 순수한 존재(Being)를 자각하게 된다.
- 존재가 될 때 완전한 평화를 가지게 된다.
- 존재 안에 신의 본질이 있고, 자각이 곧 깨달음(Enlightenment)이며 곧 신이 되는 것이다.

특별한 설명은 없다. 현재에 집중하고 생각(Mind)에서 벗어날 때 (생각은 만악의 근원이다) 모든 것이 해결된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안된다. 왜라는 궁금한 생각마저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을 버리면 된다. 문제가 해결이 되거나, 해결이 안 되더라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시크릿류의 '묻지마' 전법이다. 왜 그런가 알 필요가 없고 믿고 따라하면 된다. 아무 변화가 없다면 아직 거기에 다다르지 못한 것이다.

자아의식과 주도적인 마음이 일곱가지 습관의 첫단추인 것처럼 깨달음(혹은 자기개발)을 위해서 무척 중요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끝이다. 일곱가지 습관에서 첫번째만 말하고 끝난 식이다.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닥치는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를 안한다. 자각만 하고 나면 다른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우리 사는 삶이 그렇게 단순할까?

두려움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기에 현재에 집중하면 모든 두려움은 없어진다고 톨레는 말한다. 부정적인 일이 생겨날수록 거기에 반응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한다고 한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다. 깨닫고 신이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정말 그게 답일까? 빵조각을 입에 넣어 부드럽게 만들어 품속의 죽어가는 동생에게 먹이던 소말리아의 그 소년에게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주위 사람을 잊고 현상에 항복하며 현재에 집중해봐. 그럼 마음의 평화를 얻을 거야. 너가 바로 신이 될 수 있어.

뉴에이지 서적이라고 무조건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내 정체성에 정반대에 위치하지만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무시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는 너무 가볍다. <시크릿>과 막상막하다. 이렇게 가벼운 책이 몇백만부나 팔렸다고 하니 이상한 세상이다. 아마도 사람들이 깊이 있는 책을 읽지 않아서 변별력이 떨어졌거나, 아니면 너무 쉽게 먹으려고 하는 것 같다. 가벼운 진리가 판치는 세상이다.

참고로 이 책도 (시크릿과 마찬가지로) 오프라 윈프리가 소개함으로 폭발적으로 유명해진 책이다.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 많은 뉴에이지 서적이 오프라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졌다. 뉴에이지 전도사라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또 하나 번역서에 공병호 박사가 추천의 글을 적었다. 숨기고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 과연 그는 이 책을 제대로 읽어보고 이런 추천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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