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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원칙'에 해당되는 글 2건
2007. 8. 28. 22:29

누구든지 열심히만 하면 작은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개발자로서 열심히 하다보면 프로젝트 매니저나 혹은 기술적으로 팀을 이끌어 가는 일을 맡게 됩니다. 매니저라면 더 많은 인원 혹은 더 중요한 팀을 맡게 되겠지요. 세일즈라면 더 많은 고객 혹은 더 중요한 고객을 맡게 될 겁니다. 이런 성장에 대한 욕구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게 없으면 발전이 없지요.

하지만 아직 드러내놓고 성취한 것을 자랑할 만큼은 아닙니다. 'C'자 들어가는 그럴듯한 직책을 맡은 것도 아니고, 기술 관련 컨퍼런스에서 강연해달라고 요청받는 것도 아닙니다. 한 부서의 방향을 마음데로 정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도 없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아직 고만 고만합니다. 최종목표라 정했던 것에 조금 더 다가선 것 같은데, 거기서 한 발자욱 더 나가는 것이 참 어렵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멈추고 맙니다.

왜 그럴까요? 왜 지금까지는 잘 나가는 것 같은데 더 나아가지를 못할까요? 제 경우가 딱 그런 경우 같습니다. 전에도 적었듯이 처음 매니저로 다섯명을 맡은지 일년반이 안되어서 50명 규모의 팀을 맡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로 얻은 승진이기에 자부심도 컸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더 큰 회사로 팔렸습니다. 대규모의 조직개편이 있었고, 회사의 새로운 방향이 정해지고 있음에도, 제가 차지하는 부분은 그 큰 그림에서 참으로 작은 부분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지요.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것이 쉽지않게도 보였습니다. 게다가 동료들과의 미묘한 갈등. 자주 생기는 회사 내에서의 다툼. 내가 잘 하고 있을까하는 계속되는 염려등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너무 욕심이 많았을까요? 조급해지고, 또 속으로 짜증도 많이 났습니다.

마샬 골드스미스 (Marshall Goldsmith)와 마크 리터 (Mark Reiter) 두 사람이 "너를 여기 있게 만든 그것이 너를 저리로 보내주지는 않는다 (What got you here won't get you there)"라는 책을 썼습니다. 부제가 "어떻게 성공한 사람이 더 성공할 수 있을까?"입니다. 골드스미스와 리터는 이른바 성공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네가지의 확신을 지적합니다. "나는 성공했다" "나는 성공할 수 있다" "나는 성공할 것이다" "나는 성공을 선택한다" 이런 확신들이 어느 순간까지는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자기 확신이 나중에는 부정적으로 적용하게 되지요.

어떻게 하면 작은 성공에 주저않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더 훌륭해질 수 있느냐의 문제지요. 어떻게 하면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롤모델이 될만한,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느냐에 대한 질문입니다.

지난 일년간 제가 느꼈던 것들을 여기에 적어 봅니다. 더 성장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발자욱을 더 내딛기 위해서는 다음 같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4.1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저의 경우는 그랬습니다. 제가 성인군자는 아닙니다만, 저 개인만의 성공이 목표는 아니였습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은 아니였다는 것이죠. 당시 제가 속했던 조직이 여러 면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고, 주위 사람들도 일하기에 힘들어 했습니다. 제가 속한 조직이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하길 원했고, 그와 동시에 저도 성장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한 좋은 영향력을 끼치길 원했습니다. 스티븐 코비가 말한 영향력의 원이 제 관심의 원만큼 커지기를 원했던 거죠. 높은 지위, 더 많은 보수를 당연히 바랬지만 그게 다는 아니였습니다.

제가 특별히 착한 척 하는 걸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에의 욕구를 가질 때 누구나 '옳은' 목표 하나씩은 다 있을겁니다. 근데 어느새 그런 초심을 잃어버렸더군요. 더 높은 자리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 지금 있는 곳에서도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 많음에도, 더 큰 일을 맡기만 바라는 조급함 등등. 그런 마음이 나를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런 보상은 제 노력에 따른 결과물이여야 함에도 너무 일찍 제 몫을 찾을려고 한 거지요.
 
제 아내는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 걱정이 많습니다. 아빠처럼 ^^ 수고하는데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보상이 충분하지 않는 직업 말고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을 가지길 원하지요.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 중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해라"고 말합니다. 어느 일이든지 십년 꾸준히 하면 먹고 살건 충분히 해결된다는 것이 제 믿음이니까요. 그 분야에 최고가 되면 어느 일이든지 충분한 경제력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요.

초심으로 돌아가 꾸준히 노력하기만 한다면, 제가 지금 아쉬워하는 지위나 보수도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저에 대한 확실한 마케팅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그게 목적은 아니라는 겁니다. 100을 했는데 원한만큼 결과가 안나왔다면 150, 200을 해보자하는 다짐을 가진다는 것이죠.

육체적으로 지치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세네시간 자면서, 온 정신이 제 하는 일에 초점이 맞추어져 긴장해 있던 삶이, 작은 이룸에 만족하며 약간 게을러지더군요. "열심"에 대해서도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야합니다.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방향과 추진력입니다. 추진력만 있고 제대로 된 방향이 없다면 좌충우돌 힘들기만 하지만 발전은 없습니다. 방향은 제대로 정했는데 추진력이 없다면 생각만 똑바른 게으름장이에 불과합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합니다.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야한다는 것은 방향과 추진력에 대한 자기 점검입니다. 내가 무엇을 바랬던가? 내가 게을러지지는 않았는가?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합니다.

4.2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또라이 제로 조직'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어느 회사이던 또라이는 있다는 것, 또라이가 회사에 주는 해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 안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책입니다. 이 책이 꽤나 많이 팔렸고, 또 팔리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어느 회사나 또라이는 있기 때문입니다 ^^;;; 회사 생활 하다보면 어떻게 저런 사람이 저 위치에 가 있을까 미스터리인 또라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또라이들이 높은 위치에 있을 수록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갑니다.

실제로 또라이들이 있습니다. 회사 생활 하다보면 부딪힐 때도 있고, 그런 또라이들이 회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막을 필요는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회사의 30% 이상이 그런 또라이로 보인다면 그건 경고신호입니다. 50%이상을 또라이 취급한다면 중증입니다 ^^;;;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골드스미스와 리터의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실수가 "세상에 내가 얼마나 똑똑한가 증명하기"와 "너무 자주 이기기"였습니다.

미팅을 합니다. 주제가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 미팅이 다 끝나 가는데 별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뭔가 공헌을 해야 참석자들에게 "역시 XX야"라는 인상을 남길텐데, 뭐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를 못했습니다. 그럼 불안해집니다. 내가 얼마나 똑똑한지 증명을 해야되는데 이러다 그냥 끝날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입니다. 항상 나를 증명할 필요도 없고, 항상 내가 옳을 수도 없습니다. 요즘 들어 느낀 것은 '다른'것이 항상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겁니다. 저희 회사의 중요한 가치중의 하나가 '상호간의 신뢰와 존중 (Mutual trust and respect)'입니다. 저는 이 원칙을 참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나에게 필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순수 또라이'는 몇 안됩니다. 나와 다른 의견이라고 해서 틀리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로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의견 조정을 이끌어 낼 줄 알아야합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일을 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할 원칙은 항상 제3의 길은 있다라는 것입니다. 너와 나의 방법이 아닌 더 좋은 방법이 항상 있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서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해봐야 두사람 몫을 할까요? 세사람? 열사람 일을 할 수 있는 슈퍼맨이라 할지라도 그게 한계입니다. 제가 현재 책임지고 있는 인원이 45명입니다. 저 혼자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잘 할 때, 저는 45명 몫의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리더가 중요한 것입니다. 혼자서 열심히 한 것으로 작은 성공을 얻었다면, 그 다음은 같이 해나가야 합니다. 개인의 힘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같이 가야할 동료들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일 할 줄 알아야합니다.

4.3 현재 있는 곳에서 가야할 곳을 바라본다

자신을 계발하는 것은 산에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가야할 곳도 봐야되지만 현재 서있는 곳도 확인을 해야지요. 최종 목적지와 지금 서 있는 곳의 차이에 대한 냉철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얼마만큼 남았는지 알아야, 속도 조절을 하든, 더 열심을 내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그 차이가 잘 줄어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일이 잘 진행이 되지 않을 때, 뭔가 막힌다는 느낌이 들 때, 원인은 두가지 중의 하나입니다. 노력을 충분히 안했거나, 갈 길이 아닌 겁니다.

무엇보다 먼저 충분히 노력을 했는가에 대한 점검을 해야합니다. 제가 맡고 있는 조직이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기술적인 면에서 힘들어 할 때가 있습니다. 개발을 하는데 개발 언어를 잘 모른다던지 하는 문제로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시간 내어서 공부하는 것을 많이 못 봅니다. 개발자에게 개발 언어는 도구입니다. 도구에 대해 숙달하는 것은 일을 하기 위한 기본이지요. 부족한 것이 있다면 누군가 그걸 가르쳐 줄 것을 기대하기 전에 자기가 채울려는 욕심과 자존심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이 보이지 않을 때는 많이 아쉽습니다.

때때로 같은 잣대로 저를 판단합니다. 기술 조직을 이끌기 위한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고객들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는가? 처리해야할 일들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가? 탁월한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우수한 두뇌집단을 이끌어 내는 제 목표입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울려는 노력을 하게 되니까요. 지금 있는 곳과 앞으로 가야할 곳의 차이를 모르면 노력을 안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습성인듯 합니다.

그런데 방향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갈 길이 아닌데 무작정 노력만 하는 것이라면요. 방향을 바꿔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 점검을 결정하기 전에 확인해야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데로 충분히 노력을 했는가 봐야합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그럴만한 환경은 되는지, 이른바 적성에 맞는지 등의 점검을 해야합니다. 아무리 봐도 부정적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방향 전환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너무 많은 점프는 안 좋습니다. 방향전환에 따르는 댓가는 상당히 큽니다. 따라서 결정은 최대한 신중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

쓰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기계와 다른 것은 무엇일까? 앞에서 제시한 노력도 중요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냉철한 판단도 필요하지만, 그게 다인가? 아닐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정일 겁니다. '루디'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루디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노틀담 대학 풋볼팀의 팬이였습니다. 그의 꿈은 그 풋볼팀의 일원이 되어 경기장에 서보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며 여러번 시도후에 노틀담에 들어갑니다. 풋볼팀에 참가하지만 그의 적은 체구로는 도저히 경기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루디를 동료들은 격려했고, 루디가 졸업하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루디가 경기장에 설 수 있도록 필요이상으로 점수차를 벌려놓기까지 합니다. 결국 루디는 마지막 오분 풋볼 경기장에 설 수 있었습니다.

경제성만 따져서는 이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없습니다. 프로팀이 아닌 아마추어대학팀입니다. 졸업후에 누가 불러주지도 않을 겁니다. 아무 보장도 주지 않는 5분을 위해 루디는 10년 가까운 시간을 사용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행복했습니다. 그게 그의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꿈을 최선을 다해 성취한 경험이 있기에 그는 다른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의 경험을 살려 여기저기 강연을 다녔고 최근에는 스포츠 음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존 맥스웰은 '재능만으로는 항상 부족하다'라는 책에서 재능에 덧붙여 꼭 가지고 있어야할 것들에 대해 말을 합니다. 그중 처음에 지적한 것이 '열정 (Passion)'입니다. 열정이 없이는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습니다. 방향과 추진력도 점검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열정을 체크해야합니다. 나는 나의 일을 사랑하는가? 사랑할 수 없다면 왜 그런가? 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4.4 초조해하지 말고 기다려야한다

한 발자욱을 내딛고 다음 발자욱을 준비할 때 정말 필요한 것은 기다릴 줄 알아야하는 것입니다. 의미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더라도 변화를 기대하며 자신을 한단계 더 성장시켜야 합니다. 제 상사가 혼란스러울 때 해준 말이 있습니다. "너의 중심을 찾아라 (Find your center)." 마음 중심에 있는 원칙을 바라 보고 쉽게 흔들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스티븐 코비가 말한 원칙 중심의 삶이 필요할 때입니다.

나름대로 '야인'스런 삶을 살 때, 저를 지켜준 말이 있습니다. "인재는 송곳과 같아서 주머니에 넣어 놓으면 언젠가는 삐져 나온다"는 중국 고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어떤 이는 남들보다 빨리 성장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나만 뒤쳐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두드러져 보이게 되어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초조하게 기회를 잡으려고 애쓰면 안됩니다. 설사 기회를 잡더라도 거기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하면, 그 기회는 해가 되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기회를 만들려 하지 말고, 스스로를 준비해야합니다. 그러면 기회는 옵니다. 인생의 속도는 모두에게 똑같기 때문입니다.
 



2007. 7. 21. 11:00

"평범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바꾸는 5가지의 원칙"
"5 Principles for turning ordinary to extraordinary"

다섯가지 원칙을 따르기만 하면 확실히 평범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바꿀 수 있다면 누가 따르지 않을까? 아마 그런 믿음만 있다면 힘들어도 좇아갈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다섯가지 원칙을 스타벅스에서 발견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조셉 미첼리(Joseph A. Michelli) 박사는 교육과 컨설팅을 하는 '성공을 위한 교훈 (Lessons for Success)'라는 회사의 창업자이며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고 또 여러 회사에서 강연도 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성공에 대해 놀라워하고 있던 그는 스타벅스의 경영진에 이런 책을 쓰겠다고 접근했고, 이후 스타벅스(특히 고객지원부서)의 도움을 받아 썼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스타벅스에 대한 좋은 실례들이 너무 많이 담겨있다. 사실 얼마만큼이 진실인지는 모른다. 책에 나온만큼 직원과 고객에게 잘하는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지 사실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반이라도 실천한 회사라면 그 회사는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그리고 성공해야만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만큼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섯가지의 원칙은 회사나 개인에게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원칙이라는 것이 내 경험에서 생긴 믿음이다.

스타벅스는 요즈음 가장 성공한 회사를 들라면 항상 열손가락안에 들 것이다. 1992년에 $17.00로 상장한 이후 이 회사 주식은 50배로 성장했다. 37개국에 11,00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하루에 다섯개씩 매장을 늘리고 있단다. 이런 성공이 어디에서 왔을까? 스타벅스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다. 커피 회사에 근무하던 그는 유럽에서 본 카페의 분위기를 미국에 소개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에 회사에 건의를 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경영진은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고 슐츠는 나와서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새로운 분위기의 커피 매장이 큰 성공을 거두어 슐츠는 자신이 원래 근무하던 회사를 다시 사버렸고 그게 스타벅스의 시작이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시작을 낭만적으로 이야기한 이 창업신화만 가지고는 스타벅스가 시애틀을 벋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시애틀을 넘어 미국 전역에 그리고 세계 37개국에 진출한 스타벅스의 성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미첼리는 다음의 다섯가지 원칙에 있다고 설명한다.

1. 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Make it your own)
2. 모든 것이 중요하다 (Everything matters)
3. 놀라움과 즐거움 (Surprise and delight)
4. 저항을 포용하라 (Embrace resistance)
5. 너의 흔적을 남겨라 (Leave your mark)

각 원칙들에 대해 책에 나온 내용의 요약과 더불어 나의 생각을 적어본다.

1. 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Make it your own)

직원들이 회사일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하고, 회사의 나아가는 방향에 완전히 동참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느 회사나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성취하는 회사는 드물다. 이 목적을 위해 스타벅스는 "다섯가지 존재 방식 (Five ways of being)"이라는 것을 동반자에게 제공한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스타벅스는 직원(employee)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동반자(partner)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직원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섯가지의 존재 방식은 그들이 "녹색의 에이프런 책 (Green Apron Book)"이라고 부르는 작은 책자에 담겨서 모든 직원들에게 나누어진다. 5분이면 읽을 수 있는 이 책안에 스타벅스는 회사의 철학을 담아넣은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다섯가지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 환영하라 (Be welcoming)
- 진실하라 (Be genuine)
- 헤아려라 (Be considerate)
- 해박하라 (Be knowledgeable)
- 참여하라 (Be involved)

이 원칙들의 초점은 우선 고객에 있다. 고객을 환영해서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고객의 필요를 파악해서 진실되게 대하고, 단순히 예의바른 것뿐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헤아려 반응하여야 하고, 자신의 일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가지고 그것을 고객과 공유하고, 자신이 속한 매장뿐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같이 해서, 일원이 되라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가 "회사의 목적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고객창출'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스타벅스도 회사의 가치가 어떻게 하면 고객이 스타벅스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게 하느냐에 맞추어져 있다.

스타벅스의 고객에 대한 태도는 그 회사가 추구하는 두가지에 요약되어 있다. 하나는 스타벅스가 집과 회사, "그리고"에 해당하는 제 3의 공간 (third place)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만큼 편안하고 자주 오고 싶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스타벅스가 즐거운 하루를 만들 수 (make a day)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를 통해서 받은 최상의(legendary) 서비스를 통해 우울하거나 불만 가득찬 하루가 즐거운 하루로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정도는 어느 회사나 다 추구하는 바다. 고객만족을 이야기하지 않는 회사가 있을까? 하지만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목표를 실제로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가 동반자들에게 같은 가치를 두고 대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예를 들어 20시간 이상 일하면 스타벅스 주식을 준다든가, 12시간 이상 일하면 의료보험을 지원한다든가 (미국에서 의료보험은 굉장히 큰 혜택이다) 하는 것이다. 리더들이 자신들이 말하는 가치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구호도 립서비스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오랫동안 성공한 회사들의 공통점은 회사가 자기들의 사명이라 적어놓은 그 문구들을 실제로 실천했다는 것이다.

2. 모든 것이 중요하다 (Everything matters)

눈에 보이는 것도 중요하고 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소홀히 대한다면 그에 대한 댓가를 치르게 되어있다.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보통 스타벅스 커피는 커피를 내린 후 다섯시간 동안 유효하다고 한다. 하지만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에 한시간 간격으로 커피를 내렸다. 그런데 어느날 자주 오던 고객이 맛의 차이를 느끼고 불평을 했다. 전에 내렸던 커피가 한시간에서 10분이 넘었던 것이다. 한시간에서 10분 넘었다고 얼마나 차이가 나겠냐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런 작은 것의 중요함을 알고 하나 하나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쓴다. 스타벅스의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매장 디자인을 전담하는 팀이 계속해서 개선을 한다. 매장안에 틀어주는 음악을 전담해서 선택하는 부서가 있다. 스타벅스에서 파는 시디는 플라스틱케이스가 아니라 종이에 싸여져있다. 그게 스타벅스 분위기에 맞으니까. 어디가나 스타벅스 화장실은 깨끗하다 등등... 분명히 세밀함을 중시하는 것은 스타벅스의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시애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초창기에는 커피의 신선함을 지키기 위해 일주일 이상 된 커피를 다 수거했다고 한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고수하다보니 그 비용이 너무나 컸고, 수송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한계가 있었다. 이를 위해 연구를 거듭해서 공기를 내보내기는 하되 들어가지는 않는 새로운 포장법을 만들었고, 이는 커피의 수명을 육개월로 늘어나게 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70원짜리 마게였다. 70원짜리 마게가 한 도시에 머물러 있던 스타벅스를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워드 슐츠는 "Retail is detail (소매업은 세밀함이다)"라고 했다. 커피맛만 좋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신경을 쓰고 나머지 것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자잘한 것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마지막으로 모든'것'이 소중할 뿐 아니라 모든'사람'이 소중하다는 원칙을 이 책은 강조한다. 고객이야 당연히 소중하지만, 회사의 직원, 납품업자, 납품업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스타벅스의 경우에는 커피 따는 사람)까지, 소중하지 않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같이 사람을 중시하지 않는 기업풍토에서 다시 한번 기억해야할 원칙이다.

3. 놀라움과 즐거움 (Surprise and delight)

책에서는 놀라움과 즐거움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즐거움이 우선시 되는 놀라움이여야 한다. 나는 이 원칙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의 원리를 가지고 이해했다. 좋은 음악.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음악은 어떤 것인가 생각하면, 그 원칙을 다른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음악을 들을 때 사람들은 어느 정도 다음에 나올 음을 예측한다고 한다. 그 예측이 맞아 떨어질 때 사람들은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항상 예측대로만 흘러간다면 재미가 없다. 예측에서 벗어난 놀라움이 담겨야한다. 그것도 기분 좋은 놀라움이여야한다.

스타벅스가 추구한 놀라움과 즐거움도 마찬가지이다. 우선 추구해야할 목표는 고객들이 언제 어디에서든 스타벅스에게 기대하는 그런 즐거움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동일한 맛, 동일한 서비스, 그리고 동일한 편안함. 11,000개의 매장에서 그리고 하루에도 다섯개씩 새로 생기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일관성을 지킨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목표이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전사적으로 굉장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커피 농장의 선정부터 고객에게 제공하는 단계까지,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단계를 세밀히 점검하는 노력이 기울여진다.

하지만 항상 예상한대로 흘러가는 음악이 재미가 없듯이, 일관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라면 흥미가 떨어진다. 스타벅스의 리더들은 이를 잘 아는 것 같다. 단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 아닌 정말 고객의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낸다.

책에 있는 여러 이야기중 하나다. 미국에서 4월 15일은 특별한 날이다. 이날까지 이전해의 세금 신고를 마쳐야하기 때문이다. 집을 가지고 있거나 하는 경우는 세금을 돌려받는 경우도 있지만, 신고하면서 세금을 더 내야하는 경우가 많다. 목돈으로 세금을 내고 나온 사람들을 위해 스타벅스는 새로이 선보이는 제품을 이날을 한해 무료로 제공을 했다. 참 영악한 선택이다. 일단 새로운 제품을 광고할 수 있고, 무상으로 제공하니 고객의 반응을 부담없이 체크할 수 있다. 그리고 세금 내고 속쓰린 사람들을 위로하며 그들에게 스타벅스는 고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공짜로 커피한잔 제공해서 일회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다.

요즘 감성마케팅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같은 품질의 제품이 하나는 100원이고, 다른 하나는 90원일 때, 고객이 항상 90원짜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사는 이의 마음을 터치한다면 100원이 아니라 200원이라도 팔 수 있다. 품질이 더 좋은 것도 아니고, 내구성 또한 문제있는 아이팟이 더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은 단순히 디자인만의 승리는 아니다. 아이팟라는 이름으로 느껴지는 동료들과의 동질감이 큰 원인이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사람들이 $4씩 내고 줄지어 서서 사먹게 만든 (스타벅스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은 사람들이 제3의 공간이라는 마음 한구석의 필요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놀라움과 즐거움의 원칙은 어느 회사든 잊어버리지 말아야할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고객의 기대를 일관되게 맞출 수 있어야 하고, 그 속에 긍정적인 의미의 놀라움을 때때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실현하기에는 많은 준비와 지속적인 자기진단, 그리고 고객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4. 저항을 포용하라 (Embrace resistance)

항상 저항은 있다. 반대의견을 내는 사람도 있고, 일의 성과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도 있다. 환경 자체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실제로 내가 실수를 한 경우도 있다. 스타벅스도 빠른 성장을 계속해온 회사다 보니 여러가지 쟁점에 휘말려왔다. 전세계 커피의 4%를 구매하는 회사로서 제3세계 권익에도에도 연관되어 있고,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회사다 보니 고객의 비판에 바로 열려있다.

스타벅스에 대한 뉴스를 소개하고 이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www.starbucksgossip.com). 이 사이트는 하루에 5000명이 방문한다. 긍정정이든 부정적이든 그만큼 스타벅스는 사회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저항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원하는 고객의 경우는 그 문제를 해결해야겠지만, 단지 불평만을 즐기는 이들의 의견을 심각히 고려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스타벅스가 자신에 대한 비판에 굉장히 민감하며, 그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고 이야기한다. 일례로 David Martine이라는 교육 전문가가 자신의 은행 홈페이지에 "스타벅스가 예전과 같이 훌륭한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스타벅스의 부사장중 한명이 Martine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고객의 불만을 자세히 들은 후, 이에 대한 시정은 물론 Martine의 글을 매장 훈련 자료로 쓰기도 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항상 고객의 비판에 이렇게 대응하는지는 모르지만, 이 책은 고객의 비판에 대해 중요한 교훈을 제시한다.

1. 고객의 비판을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할 기회로 생각하라. 비판에 대해 고객에게 감사함으로 고객을 지킬 뿐 아니라, 회사를/조직을/개인을 개선할 수 있는 유용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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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회사의 리더쉽이 피드백에 대해 심각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일 때, 직원들도 고객의 의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회사가 고객의 의견을 무시하면 어느 직원이 고객을 (마음 속으로) 중요하게 생각할 것인가.

이전에 스타벅스가 없었던 지역에 새로운 매장을 낼 때마다 크든 작든 문제는 있다고 한다. 이때 스타벅스가 취한 접근방법은 지역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활동에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과 의견교환을 나눈다. 또한 커피맛은 바꾸지 않지만 같이 제공하는 스낵이나 매장 디자인에 변화를 준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근본적인 가치는 지키면서 그 지역의 일부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회사가 이런 전략을 취한다. 중요한 것은 스타벅스가 그 전략을 제대로 실천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나날히 늘어나는 매장의 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어떤때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어도 밀고 나가야할 때가 있다. 음반 사업에 진출할 때가 그랬다.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을 것이 당연하다. 이때 스타벅스 리더쉽이 취한 시각에서 취할 교훈이 있다. 그들은 커피와 음반 이렇게 별개의 사업으로 본 것이 아니라 Starbucks Experience의 관점에서 보았다는 것이다. 고객이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와서 커피를 즐기고, 편안함을 취하는 그 모든 것에 커피와 음악이 같이 작용을 한다. 그렇기에 음반도 그 총체적인 경험안에 녹아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CD를 팔기 시작했고, 이제는 스타벅스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어 있다.

어떤 때는 정말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9.11 사태가 벌어졌을 때 쌍둥이빌딩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자원자에게 물을 130불을 받고 판매를 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해 복구를 위해 애쓰고 있을 때, 자원자들이 먹을 물을 돈을 받고 팔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여기 저기서 비판이 쏟아졌다. 회사는 즉각적으로 반응을 했다. 130불을 돌려주었고, 자원자들에게 무상으로 커피와 음식을 제공했으며, 백만불을 구제금으로 내어놓았다. 회사가 직원의 작은 실수 하나때문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메스컴 플레이에 돈을 쓰는 국내의 모대기업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실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한 문구를 옮겨본다. "비평에 대해 신경쓰지 마라. 사실이 아니라면, 무시하라; 정당하지 않다고 짜증내지 마라;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면, 그냥 웃어줘라; 만약 그것이 정당한 것이라면, 그건 비판이 아니다. 거기서 배워라"

5. 너의 흔적을 남겨라 (Leave your mark)

마지막 원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스타벅스가 사회적 책임을 지기 위해 했던 일련의 활동을 나열한다. 먼저 스타벅스는 사회적 책임을 위한 별도의 사명서 (mission statement)를 가지고 있다. 별도의 기관을 통해 매년 "사회적책임에 대한 평가서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Report)"를 작성을 한다. 농구선수 매직존슨이 만든 존슨개발재단과 함께 도시 빈민 지역에 스타벅스 매장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1997년 스타벅스재단을 만들어 지금까지 120억을 미주지역의 청소년 관련기관에 제공해왔다.

제3세계에 대한 관심도 보이고 있다.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환경이 문제가 되기에 이에 대한 보장이 되어있는 농장으로부터만 커피를 사들인다. 이를 위해 C.A.F.E.(coffee and farmer equity practices)라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없는 곳에 물을 공급하는 일을 사명으로 하는 Ethos Water라는 재단이 있다. 한 병당 5센트씩 기부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스타벅스에서 팔 때는 10센트를 재단 기금으로 조성하게 된다.

하지만 책에 나열된 것을 100% 신뢰한다고 하더라도 "정말 착한 스타벅스"라고 납득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정도 크기의 회사에서 10년동안 120억의 기부가 크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스타벅스는 이를 통해 1200억의 광고효과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120억은 스타벅스의 지난 1년 매출액 8.5B의 0.14%이고 순수익 635M의 1.9%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생색내기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아닌가?

스타벅스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커피 상표를 등록하는 것을 막아 커피농장이 매년 9500만달러의 잠재적 수익을 얻지 못하게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커피농장의 노동력 착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비난도 받고 있다. 반면 스타벅스는 C.A.F.E.를 지킨다는 점, 다른 회사들보다 파운드당 $1.2정도 더 지불한다는 점, 그리고 공정거래(무역) 커피만을 사들인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을 한다. 스타벅스가 다른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착한"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걸로 충분할까? 스타벅스는 이 원칙(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앞의 네가지만큼 열심을 내지는 않는다는게 내가 받은 인상이다.

날이 갈수록 좁아져가는 세상, 갈수록 비밀이 없어지는 세상에서 지금 정도의 생색내기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어느 회사이던 고객을 붙잡는 열정만큼 사회적인 책임에도 열심을 내는 회사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

어쨋든 총체적으로 스타벅스는 뛰어난 회사라고 확신한다. 어느 회사이던 약한 부분이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스타벅스도 완벽한 회사는 아니다 (사실 그런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 ^^). 1년된 신입사원이 변화를 외치며 사직서를 냈을 수도 있다. 최근 자금성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닫은 것처럼 세계 여기저기서 비난도 받고 있고, 언급한데로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스타벅스 표준"만큼 열심을 내고 있지는 않다 (상대적으로는 우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는 방향성이 있는 회사이다. 고객에게 "Starbucks Experience"를 준다는 기본 가치.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회사라는 확신이 든다. 올바른 방향성과 이를 위한 꾸준한 노력. 회사나 개인이나 성공하고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원칙일 것이다.

이 책은 좋은 회사가 지켜야할 원칙에 대해서 스타벅스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런 책이 대상 기업에 대한 과대평가를 하기 쉽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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