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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해당되는 글 2건
2009.11.03 17:10
나무는 햇볕과 물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세가지 영역에 사용한다. 생명 유지와 성장, 그리고 열매 맺기이다. 우선 순위가 있다. 무엇보다 생명을 유지하는게 우선이다. 물도 햇볕도 부족할 때, 나무는 성장에 목매달지 않는다.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데 에너지를 집중한다. 남는 에너지가 있으면 성장에 사용하다. 봄이 오고 여름이 와서 공급이 넘치면 그때 열매를 맺는다.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나무로서의 가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를 충분히 얻지 못한다면 열매를 맺기는 커녕 성장하기도 벅찰 일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일듯. 살아가며 공급받는 에너지를 생명을 유지하는 것에 성장하는 것에 그리고 열매를 맺는 일에 사용을 한다. 육체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 지적인 면 모두에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문제는 공급받는 에너지로 겨우 생명 유지나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내 삶에 성장이나 열매가 어디에 있나? 심각히 고민하며 찾아봐야 겨우 보인다.

공급이 적어 겨우 생명유지나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 운동도 해서 체력도 길러야겠고, 잘 먹고 잘 쉬어 에너지를 저축해 둘 필요가 있다. 좋은 책을 읽어 정신에 충분한 공급을 해야 성장을 바라고 열매를 바랄 일이다. 나는 지금 얼마나 공급받고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나무와 사람의 다른 점 때문일 수도 있다. 받은 에너지를 생명 유지와 성장, 열매 맺기의 세가지에 우선순위에 맞추어 차곡 차곡 사용하는 나무와 달리 사람에게는 유희가 있다. 앞의 세가지 영역에는 꼭 도움된다 할 수 없는 단순한 즐김 혹은 시간낭비. 에너지를 재창조해내는 쉼이 아니라 에너지를 낭비해버리는 쉼 때문에 정작 성장하고 열매 맺는 것에 사용할 에너지가 모자라는 것은 아닌지.

이제 겨울이다. 온 세상이 추위에 웅크리고 있을 때, 나무는 뿌리에 힘을 집중해서 성장을 준비한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 변화가 없는 그때 속으로는 미래의 성장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제 겨울이다. 밤이 길어질 때다. 나도 성장을 준비해야겠다. 낭비하는 에너지 없이 차곡 차곡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다가올 변화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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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ing | 2009.11.07 11: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자연은 참으로 흥미로운 거 같습니다. 빛과 물을 얻기 위해 기적을 스스로 행하기도 하지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도 모르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행동들을 하지요

하나씩 자신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지켜나가면 곧 그것이 주위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런 하나하나의 행동들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BlogIcon 쉐아르 | 2009.11.09 11:27 신고 | PERMALINK | EDIT/DEL
댓글 감사합니다. 무플로 일주일간 있다보니 많이 슬펐습니다 ^^

자연이 참 놀랍고 신기할 때가 많지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배울 점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도 그렇구요. 말씀하신대로 놀라운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주위에 많지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세상이 아직도 살만한 것이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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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9 15:59
저는 묘지에서 산책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늘 묘지에 적혀있는 이름과 그 속에 담겨있을 사연을 생각하다,
문득 10년전 제곁을 떠나가신 아버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를 기억하며
2006년 10월 9일에 찍은 사진과 글을
2년 동안 성장한 분량만큼... 수정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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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시간이 좀 비길래 사진 찍을 곳 없는가 동호회 사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느 분이 남산 식물원 이야기를 할 때 "바로 이곳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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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공무원으로서 마지막 근무하신 곳이 남산 식물원이였습니다.
정년퇴직 하실 때까지 아버지는 직접 나무를 관리하시는 일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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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버지가 퇴직하셨을 때 저는 초등학교 2학년이였던지라
아버지와 남산 식물원을 연결하는 것은 식물원에서 찍으셨던 사진 한장과
어릴적부터 집에 많이 있었던 선인장 뿐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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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식물원에 가서 찬찬히 둘러보며 그곳에서 생활하셨던 아버지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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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아버지는 무엇을 하셨을까.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
.
.

아버지의 어깨도 지금 나처럼 무거우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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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을 다녀오고 몇달 사이에 식물원은 문을 닫았습니다.
식물원의 초라한 전시공간으로는 새로 생기는 놀이공간을 상대로
사람들을 불러모으긴 힘들었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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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못하기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결국 문을 닫게 된 식물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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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는 않았던 공무원 생활을 식물원에서 마감하신 아버지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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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눈물 속에서 같은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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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을 너무나 잘 믿으셨기에 배신만 당하셨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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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누가 알아주던 말던 이게 내 길이다 하며 고지식하게 걸어가셨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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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에서 만난 나무들. 선인장들.
화려하진 않더라도 푸르름을 진드가니 보여주는 그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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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버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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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해피아름드리 | 2008.12.19 16:2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왜 눈물이 흐르는 걸까요???
저도 아버지된 지금..제가 아버지 되기전에 떠나신 아버지가 생각났나 봅니다..
한평생을 주름에 땀흘리며 사신분...
(지금 가슴이 찡하네요~~)
힘내시고...항상 기운내시고 행복하세요~~
BlogIcon 쉐아르 | 2008.12.19 17:07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부모 마음은 부모가 되어봐야 안다고 하는데 그말이 맞나봅니다. 저도 요즘 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사셨을까 헤야려 보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응원의 글 감사드립니다.

좋은 사진과 글 계속해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릴레이계보를 좇아가다 헷갈렸나 봅니다. 방금 전까지 해피아름드리님이 여자분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거든요 ^^
BlogIcon brandon419 | 2008.12.20 14:0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요즘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납니다. 늘 어머니는 보고 싶어도 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요즘엔 아버지가 많이 그립습니다. 가끔씩 전화 드리면 늘 반가운 목소리로 맞아주시는 아버지가 언젠가는 안계신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정말 쓰립니다.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쓰린데 쉐아르님은 10년 동안 얼마나 힘들셨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쁜 손주들 보여드리지도 못하고 늙은 부모님 두분이서 사시는 걸 생각하면 정말 이런 불효가 없구나 하고 느끼지만 그렇다고 자주 연락도 못드리고... 이렇게 그저 내 새끼들만 챙기고 살다가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서야 슬피우는 청개구리가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8.12.22 11:56 신고 | PERMALINK | EDIT/DEL
어찌 보면 제가 미국에 마음을 쉽게 붙이고, 한국에 대한 향수가 없었던 이유가 부모님이 제가 미국 오시는 해 두분다 돌아가셨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6개월 사이에 돌아가셨죠. 여러가지 이유로 저는 그때 일을 기억하기 싫어하면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그게 많이 후회가 되지만요.

계실 때 잘 해드려야 한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라 생각합니다.
BlogIcon 한방블르스 | 2008.12.20 16:4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지만
어릴적 남산식물원에 돌아가신 모친과 간 기억이 나는군요..

어린이회관과 남산식물원은 꼭 들르는 곳이었지요...그때의 기억이 납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8.12.22 12:05 신고 | PERMALINK | EDIT/DEL
남산 식물원은 이미 없어졌습니다. 이년전에요. 어린이회관은 요즘 결혼식장이나 마찬가지구요. 그렇게 어릴 적 같던 곳들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 사라져가나 봅니다 ㅡ.ㅡ
BlogIcon mepay | 2008.12.22 01:1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버지라는 글자는 그 자체가 애틋함입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8.12.22 12:07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부모님의 의미는 시간이 흐른다고 같이 있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퇴색해버리는 것이 결코 아닌듯 합니다. 오히려 요즘은 갈수록 더 생각이 나는군요.
BlogIcon 레이먼 | 2008.12.22 11:42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럼에도 누가 알아주던 말던 이게 내 길이다 하며 고지식하게 걸어가셨던 아버지"
강물과 같은 가르침이군요.
BlogIcon 쉐아르 | 2008.12.22 12:09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그러셨던 분입니다. 그렇기에 손해도 많이 보셨구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많이 아쉽습니다. 아버님이 원하셨던 그런 꿈을 펼쳐보시지 못했다는 것이요.
BlogIcon CeeKay | 2008.12.23 11:1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된 지금 아이들과 함께 하며 좋던 싫던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긴 한데...우리들의 아버지만큼이나 할 지 모르겠네요. 우리 아버지 세대의 무게가 크게 느껴집니다.
다시 남산에 가게 되면 쉐아르님의 이 글과 사진이 생각날 것 같네요. ^^
BlogIcon 쉐아르 | 2008.12.23 12:59 신고 | PERMALINK | EDIT/DEL
CeeKay님은 이미 멋진 아버지이십니다. 종현이와 주은이가 자신들과 시간을 보내고자 애쓰는 CeeKay님의 노력을 꼭 기억할 겁니다 ^^
BlogIcon 에젤 | 2008.12.24 04: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2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자식들 곁에서 죽고싶다며 가산을 정리하고 늦은 이민을 오셨지만..만만치 않은 미국생활로 힘들어하셨지요.
BlogIcon 쉐아르 | 2008.12.24 12:56 신고 | PERMALINK | EDIT/DEL
마지막을 이국에서 보내시는게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에젤님 같은 따님과 시간을 보내신게 그래도 더 낳은 선택 아니었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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