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추석이었죠. 이번 달이 수퍼문이라고 하더군요. 한국에서 보는 달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저희 동네에서 보는 달도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더라구요.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위에 올린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그 경험을 대단하지는 않지만 여기서 나눠볼까 합니다.
사용한 장비는 펜탁스 K-5 DSLR입니다. 렌즈는 100mm f2.8을 사용했고 조금더 끌어당기고자 2x 컨버터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200mm를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자동노출로 찍으니까 전혀 달의 이미지를 찍을 수 없었습니다. 주위가 어두운데 달만 너무 밝아서 그런거지요. 노출 조정으로 최대한 어둡게 (-5EV) 찍어도 아직 달 표면의 형상은 찍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하얀 동그라미로만 찍히죠.
그래서 수동 모드로 바꾸어 셔터스피드를 늘려가며 빛의 양을 줄였습니다. 너무 멀어 셔터스피드를 최대한 올려야 달 표면이 흔들리지 않게 찍힐 것 같더군요. 그래서 ISO 160에 조리개는 5.6 정도로만 조였습니다. 어차피 초점이 무한대라 상관없을 것 같았습니다. 스피드를 계속 빠르게 하니 어느 순간부터 달 표면이 찍히기 시작하더군요. 기억은 안나는데 2000근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셔터 스피드를 바꾸어보고 조리개 수치도 바꾸어보면서 계속 찍었습니다. 그런데 손에 들고 찍으니 선명하게 찍는 것에 한계가 있더군요. 결국 자정 넘어 삼각대를 들고 나왔습니다만, 구름이 끼기 시작해 그때부터 찍은 건 결과가 안좋았습니다.
가지고 있는 여러 렌즈를 바꾸어 가면서 찍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평소 알 수 없었던 렌즈간 성능 차이가 달 사진을 찍어보니 확연히 나타나더군요. 선명한 (즉 좋은) 렌즈가 필요합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크롭한 사진입니다. 커브를 조금 손봐서 더 선명하게 만들었구요. 흑백변환도 해봤는데, 안한게 더 났더군요. 제 눈에는요.
이번에 배운 걸 정리하자면 1) 수동 노출로 표면이 찍힐 때까지 셔터 스피드를 올린다 2) 삼각대를 미리 준비해야한다. 3) 선명도가 좋은 렌즈가 필요하다 정도 되겠습니다. 또 기회가 오면 그땐 멋있게 찍어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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