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시 ^^) 사진이 좋아져서, 전에 번역했던 글을 찾아 읽어봤는데, 번역이라 부르기 민망하더군요 ㅡ.ㅡ 그래서 좀 다듬었습니다.
Lenswork라는 사진 잡지의 편집장인 Brooks Jenson이 쓴 글입니다. (이 잡지 강추입니다 ^^)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분을 위해 공유합니다. 아니 사진 뿐 아니라 삶의 다양한 부분에 도움이 될 말이 많습니다. 특히 마지막 원칙은 항상 마음에 닮아 두어야겠습니다.
원본은 여기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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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잘 찍는 21가지 방법 - 브룩스 젠슨
(Twenty one ways to improve your artwork - Brooks Jenson)
1. 많이 찍고, 많이 결과물을 남기세요. 단 작품을 고를 때는 매정하게 선택을 해야합니다. 많이 찍으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많이 찍는 것 자체가 좋은 게 아니라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쉬지 않고 연습하다보면 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사진은, 운동과 달리, 연습 삼아 찍은 행운의 작품이 신중하게 찍은 숙련된 사진과 동일하게 평가받을 수도 있거든요. 만약 그럴듯한 작품 하나를 위해 열장의 인화물을 버릴 생각이 없다면 사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게 아닙니다. 또 하나의 작품을 위해 셔터를 백번 누르지 않는다면 열심히 한다고 할 수 없지요. (연사는 빼고 말입니다.)
2. 내가 본 많은 사진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그건 뷰파인더 가운데를 검은색 테이프로 가리는 겁니다. 과녁의 정중앙을 맞추는듯한 구도는 피하는게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진을 보면 사진사가 사진을 찍는 목적을 제대로 모르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진의 목적은 피사체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보여주는게 아닙니다. 그건 눈(아니면 렌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사진은 의미, 감정, 힘 그리고 마술을 지녀야 합니다. 피사체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됩니다. 피사체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은 아닌지, 왜 그런지, 어떻게 그런지, 누구를 위해서 언제, 어디에서 그러한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소설이 줄거리나 동기, 혹은 위기상황이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사진도 그렇게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
3. 평면적으로 생각하는게 필요합니다. 사진은 복사하는게 아니라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평면으로 나타납니다. 만약 평면으로 보기가 힘들면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사용하거나 스케치를 하면 좋습니다. (이 글이 쓰여질 때만 해도 필름이 주였습니다. 디지탈에서는 바로 확인 가능하니 더 쉽지요.) 대상의 디테일이나 색을 보기 전에 모서리나 형상을 보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자세한 모습이 보이지 않게 눈을 가늘게 떠 샛눈으로 보거나, 아니면 반투명한 플라스틱을 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구도를 잡을 때는 큰 그림을 보고, 자세한 부분은 나중에 사진이 보여주게 합니다. 형상의 구도에서 질감(texture)는 디테일에서 나옵니다.
4. 가장 좋은 망원렌즈는 당신의 발입니다. 가까이 다가서세요. 그리고 거기서 한발 더 다가가기 바랍니다. 광각렌즈를 사용해 더 가까이 다가가십시요. 훌륭한 사진은 언제든지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자신이 사진 속 세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이는 피사체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이 있을 때 생기지요. 그러기 위해 더 넓은 렌즈를 쓰고 대상에 실제로 다가가야합니다. 물론 좋은 사진이 다 광각으로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사진의 30%를 광각으로 찍고 70%를 망원으로 찍는다면 이 비율을 바꿔보십시오. 사진이 금방 좋아졌다고 느낄 겁니다.
5. 사진이란 반은 예술이고 반은 과학입니다. 사람의 감성이 개입되기도 하지만, 광학, 화학, 전자/전기, 그리고 물리의 원칙도 적용됩니다. 과학 부분에는 많은 변수가 있기에, 적용되는 변수의 수를 줄이면 훨씬 사진을 배우기가 쉬워집니다. 처음 몇년은 하나의 좋은 필름과 인화지를 선택해서 그것만 사용하세요. 사용하는 카메라의 수를 줄여야 합니다. 특히 초기에 이게 중요합니다. 사용하는 장비를 완전히 이해하세요. 더 좋은 장비가 더 좋은 사진을 만들 거라는 유혹에 빠지지 말기 바랍니다. 사진 역사에 남는 위대한 사진들은 모두 당신이 가진 장비보다 더 구식의 장비로 찍었습니다.
6. 프로젝트를 진행하세요. 많이 찍어보고, 더 깊이 들여다 보십시요. 이미 찍었던 것들을 다시 찍어 보고, 어떻게 찍었으면 더 좋았을까 생각해 보세요. 처음 찍은 사진은 워밍업이나 스케치, 아니 그냥 대상과 친해지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진이 스스로 자신을 보여줄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주위의 움직이지 않는 사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그 사물이 당신 안에 잠재되어 있는 창의성을 대신해 당신에게 이야기할 겁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사진을 단지 작품이라 생각하지 말고, 스승으로 여겨보세요. 어떤 프로젝트든지 연구가 필요합니다. 도서관이나 현장에서 하는 연구 말입니다. 자료를 읽어보고, 공부하고,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누가 먼저 한 작업이 있다면 참조하기 바랍니다. 생각하고, 질문하고, 더 들어보고, 또 질문하십시요. 기록이 필요합니다. 만약 사진기를 들기 전 그 프로젝트에 대해 빽빽히 적어놓은 공책이 없다면, 충분히 생각한게 아닙니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끝까지 곰곰히 되씹어 봐야합니다. 무엇을 알아야 하나? 누가 그걸 알고 있지? 마지막 결과물은 어때야 할까? 어디로 가지? 누가 관심을 보일까? 무엇이 포함되어야 하나? 그것들은 어떻게 연결될까? 비용은? 성공의 기준은 뭔가? 그리고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루고자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7. 사용하는 장비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어떤 사진이든, 어떤 프로젝트는 들어맞는 도구가 있습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할 때, 혹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어떤 도구가 필요할지 생각하십시요. 만약 다른 도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계속 된다면, 아마 사용하는 도구에 맞지 않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것일 수 있습니다.
8. 사진강좌에 참석하세요. 책도 읽고 경험이 충분한 사진가의 조언도 구하세요. 만약 남이 해놓은 일을 다시 반복한다면 정신 수련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훌륭한 사진을 찍으려면 다른 훌륭한 사진을 보고, 뛰어난 사진가와 이야기를 나누어야합니다. 누군가의 견습생이 잠시 되어보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위대한 사진을 최대한 똑같이 찍어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성공하면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결과물을 버리세요. 거장에게서 배우되, 그들과 똑같이 되면 안됩니다. 거장과 닮기를 추구하기보다 그들이 추구했던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럴려면...
9. 필수 과목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멀리 보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야한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까지 남아있는 위대한 사진가나 예술가들은 창의력에 관해서는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말해도 될 겁니다. 그들의 다음 주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우선 그들이 간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그들이 벌써 알고 있었던 거를 배우는데 몇년 걸린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들도 그만한 (혹은 더 긴) 시간을 들여 그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역사를 공부하세요. 관행이나 규칙, 많이 쓰이는 말들, 그리고 기술을 배우고, 당신이 가진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았던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노력하십시요.
10. (시작한 것은) 완성해야 합니다. 필름이나 사진 파일을 가지고 예술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 안됩니다. 위대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판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을 빌리면, 끝을 내면 그들은 옵니다. '관객의 법칙'이 있는데 당신이 무언가 완성하면 세상은 그걸 숨겨진 채로 두지는 않습니다. 기회는 마술처럼 찾아 옵니다. 그리고 나중에 돌아보면 어떤 프로젝트가 최고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요. 하지만, 열번째 프로젝트가 최고였다고 할 때, 그전 아홉개를 끝내지 못했다면 그 경지에 다다르지 못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인생의 역작을 남기는 것에는 지름길도, 더 효과적인 길도 없습니다. 다만 그 역작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전 작업을 하는 것 뿐이죠. 끝을 내세요. 그리고 잊어버리고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세요.
11. 창의력이라는게 시간표대로 움직여주는게 아닙니다. 숨어있던 창의력이 나타나는 순간을 위해 항상 준비하십시요. 녹음기를 들고 다니거나, 종이와 펜을 휴대해야합니다. 뜻밖의 순간에 뜻밖의 생각을 잡는 것을 훈련하십시요. 매일 사진을 찍으세요. (아니 최소한 매일 사진을 생각하십시요.) 최고로 멋지고 창의적인 생각이 전혀 기대하지도 않을 때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요.
12. 사진을 찍는다 생각하지 말고 작품을 만든다 생각하세요. 예술로서 사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을 표현함으로 그들과 연결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사진을 찍는다는게 구매자나 전시회 진행자(curator)에게 기억될 작품을 차곡 차곡 쌓아두는게 아닙니다. 결국 제대로 된 작품은 당신을 세상에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렇게 함으로 사진을 보는 이에게 그들을 세상, 종국에는 당신과 연결하게 만드는 겁니다. 만약 당신의 작품이 누군가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겁니다.
13. 사진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개발하십시요. 책을 읽고, 전시회를 보고, (사진이 있지만 사진 관련은 아닌) 잡지를 구독하세요. 그래서 당신의 이미지 갤러리를 만들고, 누가 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지, 경향은 어떠한지,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아내십시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른 사진가에 대해 알면 알수록 당신을 더 잘 알게 됩니다.
14. 만약 누군가가 자기가 한대로 따라 하라고 말하면 그 조언은 무시해 버리세요. 내가 지금 말하는 조언도 포함해서요. 특히나 나는 사진 비평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만약 비평이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는 내용이라면 그것만큼 쓸 데 없는 비평도 없습니다. 그들의 사진도 아니고 그들이 어떻게 했을까는 전혀 관계없는 헛소리인거죠. 최고의 비평은 당신의 사진에서 무엇을 봤는가입니다. 그들이 당신이 의도한 것을 봤는지, 아님 그들만의 시각인지, 그래서 그 사진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의 판단은 당신의 몫입니다.
15. 쉽게 대중 앞에 나서려 하지 마세요. 집안이나 작업공간에 사진을 붙일 공간을 만드세요. 사진을 거기에 붙여놓고 계속 들여다 봐요. 아침이나 저녁의 다른 시간대에 보고, 다른 빛에서 보고, 다른 분위기에서 보세요. 당신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보세요. 그 사진을 찍을 때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던 프레임을 여러모로 살펴보세요. 그러면 인화를 다르게 해볼까, 크롭해볼까, 혹은 그 사진에 대한 전혀 다른 접근이 생각이 날 겁니다. 사진이 당신에게 말을 하고 - 당신은 듣습니다.
16. 도움을 바라지 말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질이 없어서 일을 못하지 않습니다. 부족하다고 예술을 못하지도 않습니다. 다른 이들의 도움에 의존하지 마십시요. 좋아보이지만, 결국 함정입니다. 다른 이를 의존하고 있다가, 그 사람의 마음이 바뀌면 멈추어야 합니다. 결국 당신의 작품에 대해 가장 신경을 쓰는 사람은 당신 자신입니다. 스테펜 벤더 (Stephen Bender)가 말했듯이, 예술 생활은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있는 가치입니다.
17. 목적에 대해서 확실히 하십시요. 돈을 벌기 위해선지, 아님 명성을 위해선지. 대중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인지, 아님 당신이 만들어야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함인지. 어느 것이 중요한지 생각해보십시요. 운이 좋다면 양쪽 다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어느 것이 소중한지 알면 사는게 편해집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양쪽 다 좇으면 헷갈리게 될 뿐입니다.
18. 혼자 일하기를 배워야합니다. 사진은 집단 작업이 아닙니다. 방해받지 않고 일하는 법을 배우세요. 음악도 끄고 정적 속에 머물러보기 바랍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창조적인 길로 이끄는 각자의 영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그런데 각자의 영감이 가리키는 공통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걸 들으려면 조용히 귀를 귀울여야 합니다.
19. "사진이 될만한" 장면을 찍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사진 찍을만한 게 아니어도 흥미가 가는 대상을 찍으세요. 관심도 없는데 괜찮은 사진을 얻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피사체에 대해, 피사체가 빛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대상에 대해 당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열정을 보이세요. 그게 사진의 주제입니다. 사진 안에 담겨져 있는 사물이 주제는 아닙니다. 세상에 지루한 주제는 없습니다. 다만 재미없는 사진가가 찍은 재미없는 사진만 널려있을 뿐이죠. 무언가에 열정을 가지면, 시간이 지나고 노력이 쌓이면, 그 대상이 당신의 사진 속에 생생하게 나타날 겁니다.
20. 생각하십시요. 피사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사진을 보는 이의 관점에서 생각하십시요. 당신이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그것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십시요. 사진의 안뿐 아니라, 경계에 그리고 밖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십시요. 당신이 (사진을 통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생각하십시요. 사람들이 당신이 무엇을 표현했는지 혹은 무엇을 표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하십시요. 가장 중요한 건 언제 생각할지 또 언제 생각을 멈추어야할지 아는 겁니다. 생각없는 예술은 불완전하고, 생각이 넘치는 예술도 불완전합니다. 단지 보기에 그럴듯한 사진을 넘어서려면 생각하고 생각을 멈추는 것 둘 다 필요합니다.
21. 예술은 작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것입니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라는게 아닙니다. 완성된 인생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위대한 예술가는 최고의 테크닉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인간적 마음으로 가득찬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요.
저자의 요청에 따라 다름 글을 추가합니다. Copyright 2005, LensWork Publishing. Used with permission.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in LensWork #58, Ma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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