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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 해당되는 글 5건
2007. 8. 28. 22:29

누구든지 열심히만 하면 작은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개발자로서 열심히 하다보면 프로젝트 매니저나 혹은 기술적으로 팀을 이끌어 가는 일을 맡게 됩니다. 매니저라면 더 많은 인원 혹은 더 중요한 팀을 맡게 되겠지요. 세일즈라면 더 많은 고객 혹은 더 중요한 고객을 맡게 될 겁니다. 이런 성장에 대한 욕구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게 없으면 발전이 없지요.

하지만 아직 드러내놓고 성취한 것을 자랑할 만큼은 아닙니다. 'C'자 들어가는 그럴듯한 직책을 맡은 것도 아니고, 기술 관련 컨퍼런스에서 강연해달라고 요청받는 것도 아닙니다. 한 부서의 방향을 마음데로 정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도 없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아직 고만 고만합니다. 최종목표라 정했던 것에 조금 더 다가선 것 같은데, 거기서 한 발자욱 더 나가는 것이 참 어렵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멈추고 맙니다.

왜 그럴까요? 왜 지금까지는 잘 나가는 것 같은데 더 나아가지를 못할까요? 제 경우가 딱 그런 경우 같습니다. 전에도 적었듯이 처음 매니저로 다섯명을 맡은지 일년반이 안되어서 50명 규모의 팀을 맡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로 얻은 승진이기에 자부심도 컸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더 큰 회사로 팔렸습니다. 대규모의 조직개편이 있었고, 회사의 새로운 방향이 정해지고 있음에도, 제가 차지하는 부분은 그 큰 그림에서 참으로 작은 부분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지요.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것이 쉽지않게도 보였습니다. 게다가 동료들과의 미묘한 갈등. 자주 생기는 회사 내에서의 다툼. 내가 잘 하고 있을까하는 계속되는 염려등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너무 욕심이 많았을까요? 조급해지고, 또 속으로 짜증도 많이 났습니다.

마샬 골드스미스 (Marshall Goldsmith)와 마크 리터 (Mark Reiter) 두 사람이 "너를 여기 있게 만든 그것이 너를 저리로 보내주지는 않는다 (What got you here won't get you there)"라는 책을 썼습니다. 부제가 "어떻게 성공한 사람이 더 성공할 수 있을까?"입니다. 골드스미스와 리터는 이른바 성공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네가지의 확신을 지적합니다. "나는 성공했다" "나는 성공할 수 있다" "나는 성공할 것이다" "나는 성공을 선택한다" 이런 확신들이 어느 순간까지는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자기 확신이 나중에는 부정적으로 적용하게 되지요.

어떻게 하면 작은 성공에 주저않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더 훌륭해질 수 있느냐의 문제지요. 어떻게 하면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롤모델이 될만한,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느냐에 대한 질문입니다.

지난 일년간 제가 느꼈던 것들을 여기에 적어 봅니다. 더 성장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발자욱을 더 내딛기 위해서는 다음 같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4.1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저의 경우는 그랬습니다. 제가 성인군자는 아닙니다만, 저 개인만의 성공이 목표는 아니였습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은 아니였다는 것이죠. 당시 제가 속했던 조직이 여러 면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고, 주위 사람들도 일하기에 힘들어 했습니다. 제가 속한 조직이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하길 원했고, 그와 동시에 저도 성장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한 좋은 영향력을 끼치길 원했습니다. 스티븐 코비가 말한 영향력의 원이 제 관심의 원만큼 커지기를 원했던 거죠. 높은 지위, 더 많은 보수를 당연히 바랬지만 그게 다는 아니였습니다.

제가 특별히 착한 척 하는 걸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에의 욕구를 가질 때 누구나 '옳은' 목표 하나씩은 다 있을겁니다. 근데 어느새 그런 초심을 잃어버렸더군요. 더 높은 자리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 지금 있는 곳에서도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 많음에도, 더 큰 일을 맡기만 바라는 조급함 등등. 그런 마음이 나를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런 보상은 제 노력에 따른 결과물이여야 함에도 너무 일찍 제 몫을 찾을려고 한 거지요.
 
제 아내는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 걱정이 많습니다. 아빠처럼 ^^ 수고하는데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보상이 충분하지 않는 직업 말고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을 가지길 원하지요.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 중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해라"고 말합니다. 어느 일이든지 십년 꾸준히 하면 먹고 살건 충분히 해결된다는 것이 제 믿음이니까요. 그 분야에 최고가 되면 어느 일이든지 충분한 경제력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요.

초심으로 돌아가 꾸준히 노력하기만 한다면, 제가 지금 아쉬워하는 지위나 보수도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저에 대한 확실한 마케팅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그게 목적은 아니라는 겁니다. 100을 했는데 원한만큼 결과가 안나왔다면 150, 200을 해보자하는 다짐을 가진다는 것이죠.

육체적으로 지치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세네시간 자면서, 온 정신이 제 하는 일에 초점이 맞추어져 긴장해 있던 삶이, 작은 이룸에 만족하며 약간 게을러지더군요. "열심"에 대해서도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야합니다.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방향과 추진력입니다. 추진력만 있고 제대로 된 방향이 없다면 좌충우돌 힘들기만 하지만 발전은 없습니다. 방향은 제대로 정했는데 추진력이 없다면 생각만 똑바른 게으름장이에 불과합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합니다.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야한다는 것은 방향과 추진력에 대한 자기 점검입니다. 내가 무엇을 바랬던가? 내가 게을러지지는 않았는가?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합니다.

4.2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또라이 제로 조직'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어느 회사이던 또라이는 있다는 것, 또라이가 회사에 주는 해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 안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책입니다. 이 책이 꽤나 많이 팔렸고, 또 팔리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어느 회사나 또라이는 있기 때문입니다 ^^;;; 회사 생활 하다보면 어떻게 저런 사람이 저 위치에 가 있을까 미스터리인 또라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또라이들이 높은 위치에 있을 수록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갑니다.

실제로 또라이들이 있습니다. 회사 생활 하다보면 부딪힐 때도 있고, 그런 또라이들이 회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막을 필요는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회사의 30% 이상이 그런 또라이로 보인다면 그건 경고신호입니다. 50%이상을 또라이 취급한다면 중증입니다 ^^;;;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골드스미스와 리터의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실수가 "세상에 내가 얼마나 똑똑한가 증명하기"와 "너무 자주 이기기"였습니다.

미팅을 합니다. 주제가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 미팅이 다 끝나 가는데 별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뭔가 공헌을 해야 참석자들에게 "역시 XX야"라는 인상을 남길텐데, 뭐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를 못했습니다. 그럼 불안해집니다. 내가 얼마나 똑똑한지 증명을 해야되는데 이러다 그냥 끝날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입니다. 항상 나를 증명할 필요도 없고, 항상 내가 옳을 수도 없습니다. 요즘 들어 느낀 것은 '다른'것이 항상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겁니다. 저희 회사의 중요한 가치중의 하나가 '상호간의 신뢰와 존중 (Mutual trust and respect)'입니다. 저는 이 원칙을 참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나에게 필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순수 또라이'는 몇 안됩니다. 나와 다른 의견이라고 해서 틀리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로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의견 조정을 이끌어 낼 줄 알아야합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일을 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할 원칙은 항상 제3의 길은 있다라는 것입니다. 너와 나의 방법이 아닌 더 좋은 방법이 항상 있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서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해봐야 두사람 몫을 할까요? 세사람? 열사람 일을 할 수 있는 슈퍼맨이라 할지라도 그게 한계입니다. 제가 현재 책임지고 있는 인원이 45명입니다. 저 혼자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잘 할 때, 저는 45명 몫의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리더가 중요한 것입니다. 혼자서 열심히 한 것으로 작은 성공을 얻었다면, 그 다음은 같이 해나가야 합니다. 개인의 힘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같이 가야할 동료들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일 할 줄 알아야합니다.

4.3 현재 있는 곳에서 가야할 곳을 바라본다

자신을 계발하는 것은 산에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가야할 곳도 봐야되지만 현재 서있는 곳도 확인을 해야지요. 최종 목적지와 지금 서 있는 곳의 차이에 대한 냉철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얼마만큼 남았는지 알아야, 속도 조절을 하든, 더 열심을 내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그 차이가 잘 줄어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일이 잘 진행이 되지 않을 때, 뭔가 막힌다는 느낌이 들 때, 원인은 두가지 중의 하나입니다. 노력을 충분히 안했거나, 갈 길이 아닌 겁니다.

무엇보다 먼저 충분히 노력을 했는가에 대한 점검을 해야합니다. 제가 맡고 있는 조직이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기술적인 면에서 힘들어 할 때가 있습니다. 개발을 하는데 개발 언어를 잘 모른다던지 하는 문제로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시간 내어서 공부하는 것을 많이 못 봅니다. 개발자에게 개발 언어는 도구입니다. 도구에 대해 숙달하는 것은 일을 하기 위한 기본이지요. 부족한 것이 있다면 누군가 그걸 가르쳐 줄 것을 기대하기 전에 자기가 채울려는 욕심과 자존심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이 보이지 않을 때는 많이 아쉽습니다.

때때로 같은 잣대로 저를 판단합니다. 기술 조직을 이끌기 위한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고객들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는가? 처리해야할 일들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가? 탁월한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우수한 두뇌집단을 이끌어 내는 제 목표입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울려는 노력을 하게 되니까요. 지금 있는 곳과 앞으로 가야할 곳의 차이를 모르면 노력을 안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습성인듯 합니다.

그런데 방향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갈 길이 아닌데 무작정 노력만 하는 것이라면요. 방향을 바꿔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 점검을 결정하기 전에 확인해야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데로 충분히 노력을 했는가 봐야합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그럴만한 환경은 되는지, 이른바 적성에 맞는지 등의 점검을 해야합니다. 아무리 봐도 부정적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방향 전환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너무 많은 점프는 안 좋습니다. 방향전환에 따르는 댓가는 상당히 큽니다. 따라서 결정은 최대한 신중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

쓰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기계와 다른 것은 무엇일까? 앞에서 제시한 노력도 중요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냉철한 판단도 필요하지만, 그게 다인가? 아닐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정일 겁니다. '루디'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루디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노틀담 대학 풋볼팀의 팬이였습니다. 그의 꿈은 그 풋볼팀의 일원이 되어 경기장에 서보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며 여러번 시도후에 노틀담에 들어갑니다. 풋볼팀에 참가하지만 그의 적은 체구로는 도저히 경기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루디를 동료들은 격려했고, 루디가 졸업하기 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루디가 경기장에 설 수 있도록 필요이상으로 점수차를 벌려놓기까지 합니다. 결국 루디는 마지막 오분 풋볼 경기장에 설 수 있었습니다.

경제성만 따져서는 이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없습니다. 프로팀이 아닌 아마추어대학팀입니다. 졸업후에 누가 불러주지도 않을 겁니다. 아무 보장도 주지 않는 5분을 위해 루디는 10년 가까운 시간을 사용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행복했습니다. 그게 그의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꿈을 최선을 다해 성취한 경험이 있기에 그는 다른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의 경험을 살려 여기저기 강연을 다녔고 최근에는 스포츠 음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존 맥스웰은 '재능만으로는 항상 부족하다'라는 책에서 재능에 덧붙여 꼭 가지고 있어야할 것들에 대해 말을 합니다. 그중 처음에 지적한 것이 '열정 (Passion)'입니다. 열정이 없이는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습니다. 방향과 추진력도 점검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열정을 체크해야합니다. 나는 나의 일을 사랑하는가? 사랑할 수 없다면 왜 그런가? 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4.4 초조해하지 말고 기다려야한다

한 발자욱을 내딛고 다음 발자욱을 준비할 때 정말 필요한 것은 기다릴 줄 알아야하는 것입니다. 의미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더라도 변화를 기대하며 자신을 한단계 더 성장시켜야 합니다. 제 상사가 혼란스러울 때 해준 말이 있습니다. "너의 중심을 찾아라 (Find your center)." 마음 중심에 있는 원칙을 바라 보고 쉽게 흔들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스티븐 코비가 말한 원칙 중심의 삶이 필요할 때입니다.

나름대로 '야인'스런 삶을 살 때, 저를 지켜준 말이 있습니다. "인재는 송곳과 같아서 주머니에 넣어 놓으면 언젠가는 삐져 나온다"는 중국 고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어떤 이는 남들보다 빨리 성장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나만 뒤쳐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두드러져 보이게 되어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초조하게 기회를 잡으려고 애쓰면 안됩니다. 설사 기회를 잡더라도 거기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하면, 그 기회는 해가 되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기회를 만들려 하지 말고, 스스로를 준비해야합니다. 그러면 기회는 옵니다. 인생의 속도는 모두에게 똑같기 때문입니다.
 



2007. 8. 27. 22:29

방향성을 가지고 나름대로 열심히 삽니다. 처음에 가지고 있던 업무 영역을 넘어서서 변화를 만들어 갑니다. 포지션도 올라갈 수 있겠지요. 그리고 중간 중간 다른 이들과 논쟁도 합니다. 그리고 논쟁에서 이겨나갑니다. 이러면... 주위 사람들이 경계를 하겠지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생길겁니다.

성장을 하면서, 경쟁적으로 살아가면서 적을 만들지 않고 누구든지 다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요? 아마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게 정말 추구해야할 목표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백이면 백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 이상, 의견차이는 생길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명백히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을 만들지는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적'이란 정말 나를 싫어해서 사사건건 물고늘어지는 사람을 말합니다. 나를 무시하거나, 나의 의견이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거나요. '경쟁자'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사실 이런 '적'까지는 아니겠지만, 계속해서 충돌하는 사람들을 회사 생활 하다보면 종종 봅니다.

최소한 그런 식의 깨어진 인간관계는 만들지 말아야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내가 상대방의 의견을 반대하더라도,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자기 맘대로 할 수 없었더라도,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지는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참으로 많이 다툰 사람이 있습니다. 중요한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놓고, 또 어떻게 매니지할 것인가를 놓고 많은 논쟁을 한 사람입니다. 이제 그 사람이 회사를 관둘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의 상사와 저 한명 밖에 없습니다. 저와의 의견 충돌을 마음에 두지 않은 그 사람의 성숙함이 무엇보다도 감사한 일입니다. 거기에다 어떤 경우에도 서로를 대할 때 개인적인 감정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3.1 적을 안만들려면 내편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내 편'을 만들면 '적'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렇다고 회사 안에서 인간적인 교류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일에 대해서 만큼은 ... "쟤는 누구랑 친해. 그 사람말이라면 무조건 편을 들지"라는 소리를 듣지 말아야한다는 것입니다.

미국회사지만 회사내에 한국인들이 여러명 있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민족으로 친하게 지내게 되지요. 점심도 같이 먹고 주말에 같이 놀러다니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고민도 많이 나누지요. 하는 일도 연관이 있어서 프로젝트를 같이 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그 관계가 일에까지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저를 포함해 누구도 같은 한국인에게 절대적인 지지는 보내지 않습니다. 다른 의견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반박합니다. 나이 차이가 한국 사람에게는 은연중 크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일에서만큼은 나이의 많고 적음도 잊고자 합니다.

그중 한분은 같은 대학, 같은 과 선배입니다. 한참동안 제 보스이기도 했지요. 가족들끼리 일주일에 두세번은 만날 정도로 친하게 지냅니다. 하지만, 일하면서 꽤나 충돌합니다. 그 선배를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일에 관해서는 그런 마음을 접어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회사에서도 '줄'이 존재합니다. 어쩌면 더 치사할 수도 있지요. 전에 있던 한 매니저는 그 밑에 절대적인 충복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회사 일을 하면서 그런 개인적인 관계를 '무한정' 사용했습니다 ^^ 사실 친분 있는 사람들을 자신의 회사에 데리고 오는 거야 나쁜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잘못된 의견이나 행동에도 지지를 보내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결국 그들은 다 회사에서 물러나게 되었지요.

내 편을 만들려고 하면 적도 자연적으로 생깁니다.

가끔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넌 누구 편이냐?" "나? 난 정의의 편이지 ^^" 농담 같지만 진심 조금 담겨있습니다. 의견을 내는 사람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의견의 좋고 나쁨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제 회사 생활이 굉장히 삭막할 것 같습니다. 아무도 저랑 이야기안하고 왕따시키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일하다 보면 자연스레 코드가 맞는 사람, 일하기 편한 사람, 그리고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생기게 됩니다. 일부러 만들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을 지지하지 말고 의견을, 주장을 지지해야 합니다.

3.2 중요한 순간 전에는 반드시 사전 작업을 해야한다

일을 하다보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순간이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할 건지 아닌지, 프로젝트의 범위를 늘릴 것인지 아닌지 등등. 중요한 결정의 대부분이 회의를 하면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회의에 대한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같은 원칙이 다른 경우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겠지요.

저도 처음에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그것도 제가 주관하는) 회의에 무작정 들어가서 오랜 시간을 들여 의견 차이를 좁힐려고 했습니다. 몇시간씩 이야기 해도 결론을 못 내리고 다음 회의를 약속하기 도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효과적으로 일할 때는 중요한 회의도 한시간 안에 끝마칠 때도 많았습니다. 논쟁이 생길만한 요소에 대해, 저와 다른 의견을 내놓을 사람과 미리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의견차이를 회의 전에 좁혀놓는 거지요. 어떤 때는 효과적인 제 3의 방안을 미리 정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요점만 요약해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 놓습니다. 워드문서를 바로 회의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문서를 읽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회의 시간 최소한 10분전에는 모든 것을 준비해 놓아야합니다.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회의를 준비한 사람이 시간 다 되어서 들어와서 그때 프로젝터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면 말은 안해도 신뢰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회의가 쉬워집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제기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느정도 의견의 조정이 있었기에 이야기가 생산적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불필요한 논쟁을 미리 막을 수가 있는 거지요. 회의를 한두번 성공적으로 진행하게 되면 그 다음은 참 쉬워집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 어느 정도 신뢰를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 이걸 적으면서 한편 창피함을 느낍니다. 요즘 제가 많이 게을러졌나 봅니다. 회의에 대해서 이만큼 준비를 안하거든요. 반성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ㅡ.ㅡ

3.3  지지 세력이 필요하다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잘못된 의미에서의 지지세력은 아니지만 나를 알아주는, 나를 신뢰해주는 세력이 필요하긴 합니다. 내가 어떤 의견을 제시할 때 긍정적으로 검토해주는 사람들, 무엇보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일하기가 편해지지요. 특히 상급자가 나를 신뢰해주면 여러가지로 좋습니다 ^^

하지만 그런 지지세력을 만드는 것이 우선시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어느 상황에서든지 내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바라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나도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하지도 않구요.

최근에 제가 담당하고 있는 한국에 소프트웨어 부문의 최고 보스가 온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개인적인 친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하지만 제 일을 넘어선 어떤 개인적인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이루어낸 성과가 저를 대신해서 말을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일을 못하면서 개인적인 친분에 의지하려는 순간 단추가 잘 못 끼워지는 것입니다.

나를 지지해주고, 나를 신뢰해주는 그런 사람 혹은 사람들. 그것은 내가 이루어낸 결과에 의한 것이지 만들려고 해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3.4 일적인 관계는 회사 내에서 승부를 봐야한다

이 원칙은 미국회사보다는 한국회사에서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끔 일이 안풀리면,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나가서 술 한잔 하면서 다 털어보자"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술 한잔 하면 말이 잘 풀리기도 합니다. 같이 노래도 부르고 밤 늦게까지 둘만의 비밀을 만들고 나면 뭔가 유대감이 생긴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모든게 해결되던가요?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또 부딪히게 되어있습니다.

사람과의 일적인 관계는 회사 내에서 승부를 봐야합니다.

일을 넘어선 관계도 중요합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운동도 하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 하면 회사 생활이 훨씬 더 윤택해 집니다. 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목표지요.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런 "회사 밖에서의" 관계가 "회사 내에서의" 신뢰를 쌓아줄 거라는 기대를 애초부터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차피 사무실 안에서는 친구가 아니라 같은 회사의 직원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내어놓는 의견, 그 사람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중요한 것입니다. 회사내에서 신뢰를 쌓을려면 그것은 일을 통해서여야 합니다. 하루에 여덟시간 일주일에 5일을 같이 일하면서 신뢰를 못쌓는데 회사 밖에서 아무리 좋은 관계를 가진다 한들, 인간적인 신뢰를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2007. 8. 26. 22:28
2. 논쟁하기

어느 조직이든, 그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좋은 조직이란 그 목적을 전체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하는 조직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같은 방향성을 공유한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회사도 이익 창출과 사회 공헌이라는 공동의 목적를 가지고 있지만, 그 목적을 이루기위해 어느 시장에 진출할지, 어떻게 마케팅을 할지, 혹은 개발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등등 의견차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거기다가 회사가 어찌되든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려는 이기주의와 아무생각 없이 단순히 멍청하기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가 섞이다보면, 거의 매일 크든 작든 의견차를 조정해야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어서 옳바른 결정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리더로서 인정을 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자기 일은 잘할지 몰라도 리더쉽은 부족한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맙니다. 여기서 단순히 목소리가 큰 사람과 의견차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바른 결정으로 이끄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지적해야합니다. 적지 않은 경우 목소리 큰 사람이 토론을 이끌어 가는 경우가 있지만, 그게 꼭 바른 결정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목표는 토론이나 논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구요.

특히 앞에서 말한데로 자기 몫보다 10%씩 더하다 보면 토론을 넘어서 논쟁에 끼어들 가능성이 많습니다. 내가 10%를 더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영역을 건드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회사생활 하다보면 의견차이로 논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도 회사 생활하면서 많은 논쟁을 해왔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상황에서 논쟁에 참여하면서 제가 깨달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2.0 먼저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확신이 들어야하고, 또 실제로 옳아야 합니다

일단 옳아야합니다.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논쟁을 시작하지 마십시요.  

MBA 수업을 들을 때 "12명의 화난 사람"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열두명의 배심원이 살인사건의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11명의 사람은 피고인 젊은 흑인(아니면 히스패닉?)이 그랬을 거라고 단정을 합니다. 하지만 한명이 그 결정에 의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하나 하나 다른 사람을 설득해나가서 결국 무죄판결이 나게 만듭니다. 그 영화를 보며 강사는 그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설득해 나갔느냐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이야기했습니다. 흥분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확신에 먼저 질문을 던진다, 먼저 한명의 동조자를 만든다 등등... 그런 토론의 기술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흥분한 다른 11명을 설득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옳았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게 과연 옳은 것일까요? 대부분의 경우 의견차가 있을 때, 각자가 다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때는 옳다고 확신을 하더라도, 그것이 장기적으로 혹은 결과적으로 옳다고 어떻게 장담을 할 수 있을까요?

한번에 내릴 수 있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원래 목적으로 돌아가서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 주장대로 하는 경우 누가 이익을 보는가를 생각합니다. 내 주장의 유일한 수혜자가 나인 경우는 일단 의심을 합니다. 내가 과연 옳은 것인지. 나의 욕심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손해를 볼 수는 없지요. 다산 정약용이 자신의 큰 아들 학연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세상에는 두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이라는 저울이며, 다른 하나는 이익과 손해라는 저울이다. 이 두개의 저울에서 네가지 등급이 생겨난다. 최상은 옳은 것을 지키면서도 이익도 얻는 것이다.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를 입는 것이고, 그 다음은 그른 것을 추구하여 이익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최하는 그릇것을 추구하다 해를 입는 것이다."

논쟁을 이길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자신이 최상 혹은 두번째 위치에라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릇된 경우 최하의 선택(그른 것을 추구하다 손해를 보는 것)을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옳은 쪽에 설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두가지 기억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최근에야 이걸 느끼고 있습니다. 전에는 '나만이' 옳았습니다. 저와 다른 사람은 다 '틀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와 다르다라고 먼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내가 틀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제 주장을 점검합니다.

두번째로, 자신의 의견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A라고 의견을 냈었지만, 그리고 그 것이 옳은 의견이라고 확신했었지만, 최종 결과는 A+일 수도 있고, A-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B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결론이 나온다고 해서 내가 진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새로이 얻게 되는 정보나 다른 사람의견에 대해 머리 한편에서는 계속 분석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2.1 잘못한 경우 가장 빨리 잘못을 시인한다


회사 생활은 장기전입니다. 사람의 인상도 하루 이틀 사이에 다 결정되는 것은 아니구요. 자신이 포함된 토론이나 논쟁에서 무조건 자기 생각대로 이끌어야하고 또 그렇게 안되는 경우는 온갖 수단을 다해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조정할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하듯이 논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일단 옳아야 합니다. 세상에 가장 바보 같은 일이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이런 저런 말을 갖다대며 우기는 겁니다.

목소리 높여서 한번은 넘어갈지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소극적이였다면 다들 큰 목소리 내는 사람 의견대로 한번 해보지... 얼마나 잘하나 두고 보자 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는 권위를 내세워 아랫사람을 누를 수도 있습니다. 상하관계가 유지되는 한 계속 그렇게 할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회사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이런 사람들 오래 못간다는 것입니다. 당장 눈 앞에서는 굴복할지 몰라도 그 사람들 마음속에는 상대에 대한 무시하는 감정이 남아있게 되어 있습니다.

흔히 대화의 기술로 이야기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가는(manipulate) 사람이 있습니다. 주제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것을 억지로 갖다 붙인다던지, 의미를 애매모호하게 만들어서 상대방이 내 의견을 들어주는구나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그렇게 해서 논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기술로 논쟁에 이긴 것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마음을 얻지는 못합니다.

저는 어느 때든 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바로 사과합니다. "내가 잘 못 알았다" "내 의견보다 더 좋은 의견이 있다" "다시 목적을 생각하니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좋겠다"라구요. 논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억지로 이길 생각을 버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걸 잘 못하는게 또 사람 심리지요.

2.2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확실히 이해한다

잘못함에도 목소리 높여 우기는 것 못지 않게... 상대방 말하는 거 이해하지 못하고 엄한 걸로 논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면 금방 티나게 됩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게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고객이 가지고 있는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팅에서 A고객과 있었던 모든 역사를 끄집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혹은 B라는 의견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과거에 경험이 있었던 P랑 똑같겠거니 가정하고 무조건 틀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대방 의견을 반박하더라도 먼저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요점정리하면서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인정할 부분이 있음 그 부분은 인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가 말하는 부분이 이런 점에서는 좋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나가면 일단 상대방도 방어 자세를 조금은 풀게 되어있습니다.

근데 중요한 건... 상대방 의견을 제대로 완전하게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척하는 것은 안통합니다. 상대방 의견을 내 목소리로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해하는 척하는데 실제로 이해못하는 경우 "동의해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는 거지" 하고 완전히 다른 소리를 하는 경우는 더 큰 역효과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2.3 반박을 할 때는 매정하게 확실히... 하지만 인간적은 공격은 금물

의견이 다를 때는 확실하게 그 차이를 밝히고 반박을 해야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다른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 의견이 틀렸다고 말할 때는 어디가 틀렸는지, 내 의견은 상대방 의견에 비해서 어떤 부분이 좋은지 명확하게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아예 논쟁을 시작하지 말아야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좀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매정하게 하는 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침착해야합니다. 논쟁을 할 때 흥분하는 사람은 100% 집니다. 큰 목소리로 그 모임을 압도했더라도 논쟁에는 진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상대방의견을 충분히 이해하고 내가 '옳은'곳에 서 있는 경우에는 실제 논쟁은 쉬워집니다. 목적에 대해서 방법에 대해서 그리고 결과적으로 고객과 회사에 어떤 이익이 있는가를 짚고 넘어가면 이야기는 쉽게 됩니다.

말로 하는 논쟁도 중요하지만 이메일로 하는 논쟁은 더 중요합니다. 말로 하는 경우에 비해서 이메일을 쓸 때는 상대방 의견을 분석할 시간과 제 주장을 가다듬을 시간이 충분합니다. 그리고 기록에 남기 때문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메일이 중요할 수록 보내기 전에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메일 하나에 상대방이 대응할 몇가지수 정도는 미리 커버해야합니다. 아예 대응할 엄두를 못내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말로 할때든, 이메일로 할때든 논쟁의 당사자 이외에 지켜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내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합니다. 사전작업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이메일의 경우는 메일을 받는 사람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너무 "떠벌리는" 즉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다 포함해서 보내면 설사 내가 옳더라도 안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인신공격은 절대로 금물입니다. 마사토시의 아버지가 말한대로 "예의 바름보다 뛰어난 공격은 없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냉정하면서도 예의 바르게 문제점에 대해서만 지적을 해야합니다. 서로 의견차이가 있다고 해서 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를 깨는 것은 개인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말투나 어감입니다. 최대한 냉정하게.. 문제점에 대해서만...

근데 이렇게 나오면 흥분해서 나오는 사람들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한 두가지 경우의 사람들이지요. 자기가 틀렸다고 알고 있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우기거나, 혹은 문제나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요.

상대가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인간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최대한 예의있게 대해주셔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 저 사람은 회사에 없는 것이 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공개적으로 확실히 눌러버려야 합니다.

* 밑줄 친 부분이 1년쯤 전에 이글을 썼을 때 제 생각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느끼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예의바름은 지켜야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상대방이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느끼면 참관인들도 그렇게 느낍니다. 예의바름을 버릴 경우에는 내가 옳더라도 상대방과 같은 부류로 떨어지고 맙니다. 어떤 경우에도 예의바름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만큼 효과적인 공격법도 없습니다.


2007. 8. 25. 22:12
* 이 글은 전에 한번 제 홈페이지(지금은 없어진)에 실었던 글을 기반으로 합니다. 조금 더 보완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수정하였습니다.
 

산업공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치고 CIM Engineer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14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큰 포부를 가지고 첫 직장으로 SDS(삼성 데이타 시스템)에 입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2년 동안 75%가량의 시간을 지방 출장을 다니며, 제가 발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회사에 의해 소비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여러가지 다른 방안을 모색하다 학교 선배의 소개로 한연 테크라는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작은 회사로 옮겼습니다. 

한연테크에 입사를 하자 마자 시작한 두달간의 미국 출장을 시작으로 4년 가까이 미국회사와 함께 일을 했습니다. 한국회사와 미국회사의 다른 점들을 보며 언젠가 미국에 가서 일을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99년에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옮겨서 미국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7년 가까운 시간동안 미국시스템 안에서 일을 했지만, 때때로 한국지사와 일도 했습니다.

최근 1년은 다시 한국지사의 R&D 센터를 맡아서 한국 지사의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와있습니다. 한국에서 일을 시작해서 미국으로 넘어갔고, 미국에서 일을 하면서도 때때로 한국과의 끈을 놓지 않았고, 지금은 한국이 제 일의 주무대가 되었지요. 언젠가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겠지만요. 그러면서 양쪽 직장 문화에 대해 충분히 접해왔다고 생각합니다.
 
14년의 기간동안 한국의 대기업, 한국의 중소기업, 미국의 중소기업, 그리고 미국의 대기업에서 일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던 일도 개발자, 고객 지원, 기술 영업, 관리 등등 여러가지 역할을 했구요.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련되서는 세일즈 빼고는 다 해본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어떤 순간에는 아무 욕심없이 하루를 보냈고, 어떤 때는 나를 던지며 경쟁하며 살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다양한 경험이 나의 재산이 되었네요. 그 경험에서 느꼈던 원칙들을 하나 하나 나누었으면 합니다.

1. 자신의 영역 넓히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쉽게 빠지기 쉬운 것이 "바쁘게만 살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직장인들치고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다들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큼은 끝내고자 다들 분주히 살아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전부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바쁘게 열심히 살기만 하면 모든게 다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전처럼 거의 모든 직장이 입사해서 3년쯤 지나면 대리 달아주고, 3~4년 한번 누락하면 5년 버티면 과장 달아주고, 그렇게 차장이나 부장까지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요. 사실 왠만한 기업의 부장 자리면 가족들 먹여 살리기에 부족하지는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던 미국회사야 당연히 실력이 없으면 인정 못받는 사회이지만, 한국도 그런 외국 기업들의 영향을 받아 단순히 연공서열에 따라 승진을 시켜주는 분위기는 사라져가는것 같더군요.

"모든게 정치다 (It's all politics)"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의 도입부분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하는 일만 열심히 하면... 그일을 평생 열심히 할 것이다. 그러면서 좋은 의미의 정치력을 갖추라고 이야기를 하지요. 저는 동감합니다. '정치'라는 말에 한국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알지만, 좋은 의미에서의 정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회사내에서의 정치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게 만드는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실적을 적당한 사람에게 바르게 알려줄 수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평생 엔지니어로서의 삶을 살고 싶었지요. 사실 미국에 넘어간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처음 5~6년은 엔지니어로서 충실하게 생활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개발에서 손을 뗀 지 벌써 삼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저에게 기술적인 부분을 질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발자로서 저는 인정받으면서, 그렇게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왜 제가 영역을 넓혀야겠다고 생각했을까요? 솔직히 이야기해서 경제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미국이라고 해서 엔지니어들에게 다 잘 대우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일찌감치 엔지니어로서 올라갈 수 있는데까지 올라가고 나니 너무 쉽게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연봉도 그렇고 직위도 그렇구요. 

한계에 다다랐더라도 그 일에 만족하고, 그대로 좋다고 생각하면 사실 그만큼 편한 것이 없습니다. 특별히 새로 배우지 않아도 되고, 업무가 없어지지 않는한 자리도 확실하게 보장되지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런 식의 안주가 싫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정체됨이 싫었기에 저 자신에게 더 많은 것을 주문하고자 했습니다. 거기에는 계속해서 엄한 결정으로 회사를 어렵게 만드는 제가 속한 부서 리더쉽에 대한 불만도 한몫 했습니다. 내가 나의 영향력을 더 키워서 회사를 옳은 방향으로 끌고 가야겠다는 의협심도 제가 제 자리를 탈피하고 나서게 만드는 큰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저의 영역을 넓히는 작업을 한 이년간 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해야지 하고 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게 먹히고 어느게 먹히지 않는다라는 것을 알면서 어느 정도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일하는 개발팀의 일원에서 2년 후에는 50명의 개발팀을 관리하는 현재의 위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매니지먼트 관련 책자나, 자기 계발 서적을 보면 제가 했던 행동들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 그럼 제가 깨달은 원칙들을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1.0 지금 하는 일에서 자신을 증명해야합니다

이게 기본이겠지요. 개발자는 개발자대로 고객 지원은 고객 지원대로 자신의 역할에서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출발점에 서지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능력을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주는 회사는 아직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역을 넓히기는 커녕 그전에 도태되어 버리겠지요.

지금 하는 일에서 마땅한 성과를 못올리는 경우에 어떻게 할까요? 이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는 많은 서적이 있겠지요. 가장 타당한 것은 자신에게 안맞는 일은 일찌감치 때려치고 제대로 된 일을 찾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은 맘에 드는데, 일에 욕심은 나는데, 성과가 안나오는 경우는 자기에게 심각하게 질문을 해야합니다. "제대로 노력이라도 해 본거냐? 이게 너가 할 수 있는 최선이나?"라구요. 

1.1 지금 하는 일에서 10%만 더한다

성장을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방향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을 향해 한발자욱이라도 내딛는 것이지요. 앞에서 말했지만 시키는 일만 해서는 평생 그 일만 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나서는 그것을 기반으로 한발자욱 더 내딛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성장을 위해서,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 점프를 하려고 애쓰거나, 아니면 자신의 친분을 이용해서 억지로 순리에 맞지않는 자리 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새로 맡은 자리에서 잘해나간다면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효과적이고 오래 갈 수 있는 것은 지금의 위치에서 조금씩 영역을 확장시켜나가는 것입니다. 튀긴 튀어야 합니다. 하지만 적당히 튀라는 것이지요. 10% 아니 5%만으로도 괜찮습니다. 지금보다 조금씩 더 성장해가면 가속이 붙게 되어 있습니다.

이 때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지금의 위치와 앞으로 가고 싶은 위치의 차이를 직면하고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개발자를 하다가 SA (Solution Architect: 시스템 디자인 혹은 고객 요구 분석등을 함)로 가기 위해 스스로 자원을 했습니다. 그전에 SA를 할 수 있다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었구요. 그 안에 매니저가 없기 때문에 처음에 리더역할부터 해나갔습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매니저가 되었구요. 어찌 보면 자리의 이동이 시작인 것 같지만 자리의 이동은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라고 생각이 됩니다.

많이도 필요없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 10%만 앞을 바라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하는 일이 개발팀의 매니저로서 팀원 관리및 프로젝트 관리라고 합시다. 이 일을 하다보면 프로젝트 관리 기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냥 회사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을 그대로 따라도 됩니다. 하지만 발전이 없지요. 개인적으로 다른 선진 방법론을 접하고 그중에 좋은 것을 가지고 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노력이 개인적인 노력으로만 끝나면 그것이 "영역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1.2 내가 잘 아는 분야에서 내 권위를 높여간다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꼭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 그것을 공개적으로 내어보이고 그 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어야합니다.

요즘 회사에서는 회의나 메일을 통한 논의가 자신의 영역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장소라 생각합니다.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별 문제가 없는 부분, 굳이 남들이 나에게서 기대하지 않더라도 한마디씩 의견을 내기 시작합니다. "여기 새로운 프로젝트 관리 기법이 있다. 이 부분을 현재 프로세스의 여기 여기에 적용했더니 이만큼 효과가 있었다"라는 것을 공표해야 합니다.

혹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팅이 있다고 합시다. 비슷한 상황의 다른 문제에 대한 경헙이 있다거나, 그 고객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 과감히 의견을 내면 됩니다. 그 미팅이 세일즈가 주도하는 미팅이든, 고객 지원이 주도하는 미팅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내 직위를 넘어선, 내 권한보다 약간 위의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에 의견을 내기 시작해야합니다.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이 "어... 저놈 도데체 누구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내어놓는 의견이나 제안이 자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부서나 개인은 반발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에 확신이 있다면 의기소침해지면 안됩니다. 계속해서 좋은 의견, 뛰어난 제안을 제시한다면, 설사 의견이 당장 반영되지 않더라도, 내 이름은 다른 사람 머리속에 기억되게 되어 있습니다. 

근데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기 위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를 하거나, 엄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것이 오히려 독으로 돌아옵니다. 이럴 때는 절대로 그냥 조용히 있어야 합니다. 구미가이 마사토시는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결심했다면, 곧바로 행동하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단거리를 확인한 후에 단번에 돌파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럿이 모인 미팅에서 뭔가 내 의견을 내고 싶다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신의 영역을 벗어난 분야에 대해서 의견을 낼 때는 그 의견은 정확해야 하고 누가 들어도 뛰어나다는 인상을 주어야합니다.

물론 이것도 적당히 사용해야 합니다. 항상 10%의 원칙을 적용하면 큰 무리는 없게 됩니다.

1.3 영역을 넓히면 굳히기로 들어가야한다

영역을 벗어나는 일에 대해서 의견을 내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팀 리더가 프로세스 팀에서 담당하던 프로젝트 관리 기법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았습니다. 호응이 괜찮습니다. 사람들이 그 의견이 타당하다는 동의를 보냅니다. 그러면 그걸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합니다.

필요하면 자청해서 일을 떠맡아야 합니다. 작더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라고 하면 기꺼이 떠맡으십시요. 물론 위험부담이 있겠지요. 일도 더 많이 해야할겁니다. 어쩌면 이런 것 때문에 더 많은 밤을 지새어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겁니다.

제가 SA를 하고 있을 때 같은 조직내에 여섯명 정도의 SA가 있었습니다. 관리자가 없었습니다. 정기적인 미팅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일이 진행되는지 서로 모르고 있었습니다. 일단 모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매주 한시간씩 전화회의를 시작했지요. 틈틈히 리더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서로 하는 일을 방향성을 가지고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필요하면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나섰습니다. 저보다 경력이 많은 사람들도 여럿 있었을 때입니다. 하지만 자청해서 나섰기에 제가 그 일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세달후에 정식으로 그 팀의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매니저가 되었던 겁니다. 저보다 경력이 10년은 더 많은 사람들이 여럿인 팀의 매니저가 된 거지요. 그후에 자리 이동이 세번 정도 있었는데 다 제가 나서서 맡은 일들입니다.

자청해서 나서는 경우는 위험부담이 큽니다. 시켜서 억지로 맡은 일은 실패해도 면피할 구석이 있습니다. 내가 나서서 맡은 경우는 실패하면 모든 책임을 제가 져야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지지요. 애정도 생기구요. 전 그래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원해 나갈 겁니다. 방향성을 가지고 드라이브하면 얻게 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나서서 일을 맡고 성공하게 되면 그 일은 이제 나의 영역안에 들어오게 됩니다.

한걸음 한걸음 영역을 넖혀가면 자신이 성장해나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리도 바뀔 수 있구요. 큐브에 앉아 있다가 사무실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한때는 나보다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과 대등하게 혹은 그들을 추월했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모든 일이 중요하기에 높다 낮다라는 말 자체가 어폐가 있습니다만... 또 회사 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포지션에 의해 의견의 중요도가 결정되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직위가 높아지고 연봉이 올라가는게 전부일까요? 전 그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취감입니다. 자신이 성장해가고 있다는 느낌. 작은 일이지만 하나 하나 성취해가는 즐거움. 영역 넓히기는 어쩌면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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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렇게 영역을 넓혀나가다 보면 두가지의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 많은 경우 논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둘째, 회사 내에 적이 늘어나게 됩니다.

다음에는 논쟁에 이기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합니다.



2007. 7. 14. 03:22
** 6월 15일에 썼던 글을 이곳으로 옮깁니다 **

사실 책은 아닙니다만
책을 읽고 요점만 정리해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번달에 보내온 책요약을
비행기 타고 오면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다 자기개발에 대한 책들이더군요.

요약이긴 하지만... 이 회사가 워낙이 이쪽에 뛰어나서
책한권 다 읽는 것보다 배우는 건 더 많은 것 같더군요.

책 제목이
"여기까지 오게 한것이 다음으로 보내주지는 않는다"
(What Got You Here Won't Get You There)

"재능만으로는 항상 부족하다"
(Talent Is Never Enough)

"너의 강점을 일할 때 써라"
(Go Put Your Stengths to Work)

첫번째 책은 작은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을 말하면서 이런 실수를 하는 사람은
그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디서나 똑똑해 보일려고 하는" 실수 같은거요.

두번째 책은 재능만 믿고서는 성공할 수 없고,
신념, 열정, 훈련, 책임감, 집중, 끈기, 관계 등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세번째 책은 자신의 직업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살려보자는 실질적인 가이드를 주는 책입니다.

세권의 책이 보는 시각이 틀리고 초점이 틀리기는 하지만
결국 기본적인 이야기가 사람이 중요하고 성품이 중요하다는 것이더군요.

요즘 회사 생활하면서 참 힘들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것보다 먼저 제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습니다.

한편으론 이런류의 자기개발에 관련된 책은 "일곱가지 습관"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다시 그책을 꺼집어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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