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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 6. 21. 14:04
묵상하는 삶 - 8점
켄 가이어 지음/두란노

'묵상'이라는 용어를 기독교 이외의 다른 종교에서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묵상'은 '눈을 감고 말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이라 정의되어 있다. 비슷한 말로 '명상'이 있다. '명상'도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이라 정의가 되어 있으니 별 차이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묵상은 명상과는 다르다. 명상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속을 비어 고요하게 만드는게 목적이라면, 묵상은 곰곰히 생각하여 뜻을 깨닫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명상이 자신을 향하는 것이라면, 묵상은 절대자를 향하는 것이다. 명상은 버리기 위함이고 묵상은 찾기 위함이다.

세상 모든 만물에 하나님의 모습이 담겨있고, 세상 모든 일에 그분의 계획하심이 있다는 것이 믿음이다. 분주한 생활에 스쳐지나는 일상이지만, 잠깐 멈추어서서 곰곰히 생각하면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다. 그것이 묵상이다. '묵상하는 삶'이란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주변에서 하시는 일에 주목하고 수용하며 반응하는 삶'이다.

켄 가이어는 나와 이웃, 모든 인간, 그리고 모든 생명이 성스러움을 담고 있기에, 그 성스러움을 놓지지 말아야함을 이야기한다. '그런 (성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찾아올 때 알아볼 수 있도록, 그런 순간들을 존중할 수 있도록' 걸음을 늦추고 '내가 그런 순간들을 만지고 그런 순간들이 나를 만지게 하지 않고는 그냥 보낼 수 없기에' 반응하기로 결심하기를 권면한다. 

성경은 묵상의 대상을 씨로, 묵상하는 이를 토지로 비유한다 (마 13장). 씨는 말씀이요 지혜이다. 말씀은 성경에 담겨있고, 지혜는 '일상의 순간'속에서 우리를 부른다. 씨는 어디에나 뿌려진다. 눈을 들어, 그리고 마음을 열어 바라보면 말씀과 지혜는 널려있다. 받는 토양이 중요하다. 좋은 토양을 결정하는 것은 민감함과 겸손함이다. '위쪽 말고는 더 바라볼데가 없을 정도로 밑바닥까지 철저히 떨어져,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구걸하는 마음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그런 것이다.

민감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받은 씨앗이 성령을 통하여 생명을 얻고, 사랑을 통하여 자라난다. 자기전 꼭 하나 자신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나는 오늘 사랑하며 살았나?'라는 질문이다.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했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오늘 사랑하며 살았나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직장 상사에게는, 동료에게는, 그리고 나에게조차 족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그것으로 족하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것으로 족해야한다."

묵상하는 사람이 되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말씀을 묵상할 수 있고, 영화를 묵상할 수 있고, 사람을 묵상할 수 있고, 연극을 묵상할 수 있다. 내게 다가오는 모든 순간을 묵상할 수 있는 '민감함'을 가질 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영원히 바뀔 수 있다. '묵상하는 삶의 열매는 변화된 삶이라야 한다.' 내가 아니라 그분의 리듬에 맞추어 살 때 우리 삶의 낭비는 없어지고, 진정한 사랑과 희락과 화평을 얻을 수 있다. 내가 변할 때 다른 이들에게 울림을 만들 수 있다. '나의 삶이 온세계가 동작을 멈추고 들을만큼 아름다운 노래가 되는 때'에 변화는 전염된다.

켄 가이어의 '묵상하는 삶'은 기독교인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그럼에도 모든 이에게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이유는 우리 삶이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바쁘기 때문에 듣지 못한다. '하루라는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양을 쑤셔 놓도록 삶이 압박을 가해 올 때, 우리는 활자 크기를 줄이고 문단을 합하고 공간을 없애고 여백을 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 삶이 여백도 없이 빽빽하게 들어선 깨알같은 글자라면 읽기가 힘들다. 읽다가 지치면 어쩌면 우리는 읽으려는 노력조차 깨끗이 중단하고 말지도 모른다.

잠깐 멈추어 서서 내가 들어야할 음성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하는 삶. 그런 삶이 필요할 때다.
바람처럼 | 2009.06.22 17: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바쁘다는 핑계로 묵상을 등한시 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는 게으름을 물리치고
다시금 묵상을 통해 깊은 영적 세계로 들어가야겠습니다. ^_^

좋은 글 감사합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9.06.23 09:57 신고 | PERMALINK | EDIT/DEL
사실 묵상이라는게 따로 시간을 내지 않더라도 평소에 민감함만 가지고 있다면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음이 분주하기에 그러기가 쉽지가 않지요. 저도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
BlogIcon 대흠 | 2009.06.22 18:5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묵상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默은 침묵한다는 뜻이고 想은 생각한다는 뜻인데 '침묵하고 생각한다.' 보다는 '생각을 침묵한다.' 로 해석을 합니다. 이렇게 해석하면 명상과 같은 의미가 되죠. 생각이 끊어지는 상태. 제 동서가 김영수 목사란 분의 공동체에 나가는데 거기서 묵상을 합니다. 어떤 식으로 하는가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동서의 예를 들자면 최후의 만찬에 자신이 같이 앉아 있는 상상을 한다고 합니다. 최후의 만찬에 예수와 12 제자와 함께 앉아 있는 자신을 바라 보는 것이죠. 이때 생각이 끊어지면 생각을 넘어서 어떤 깨달음이 전해 오겠죠. 생각은 영감을 방해하죠. 아무리 좋은 생각도 묵상이나 명상에는 잡념에불과하다고 합니다. 언어(생각)로 전달되지 않는 메세지를 깨닫는 방법이 바로 묵상이라 생각합니다.
토론을 하자는 건 아니고 제 생각을 말해 봤습니다. 혹시 불편하셨다면 용서 바랍니다. 삭제해도 좋습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9.06.23 10:08 신고 | PERMALINK | EDIT/DEL
별 말씀을요. 불편하지 않습니다.

'생각을 침묵한다'라는 표현이 참 멋지네요. 말씀하신데로 생각을 멈추고, 언어나 생각이 주지 못하는 메시지를 깨닫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명상이라고 칭한 것의 의미가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지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우고 나면 채움이 필요한데, 무엇으로 채울 것이냐가 중요하지요. 제가 말한 묵상은 '좋은 것'으로 채우기 위해 필요한 행위일테구요. 그래서 저는 명상과 묵상 (제가 사용하는 정의에 따라서요 ^^) 모두 영성을 개발하기 위해 둘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BlogIcon 대흠 | 2009.06.23 10:43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동의합니다.^^ 어떤 사물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럴 수 밖에 없고 누구의 잘잘못의 문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런 거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쉐아르님의 정의에 따른 명상과 묵상은 모두 중요한 것이라 생각 합니다. 둘 중 어느 하나에만 치우칠 때 편협함에 빠지게 되겠지요. 댓글이 개인의 신념에 다소 첨예할 수 있었는데 칭찬과 함께 유연하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쉐아르 | 2009.06.24 07:06 신고 | PERMALINK | EDIT/DEL
별 말씀을요. 단어의 정의야 사람마다 약간 다를 수 있는 것이고 대흠님이 제 의견에 이유없이 딴죽을 거시는 것도 아닌데요. 이런게 대화지요 ^^ 묵상 명상 둘다 중요한데 그에 맞게 마음이 고요해지는 적이 별로 없어서 문제입니다. 이 분주함을 언제 잠재울 수 있을지요 ㅡ.ㅡ
sog3 | 2009.06.24 01: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10년 전 쯤 읽었던 책인데... 참 오랜만이네요.
앞부분에서 한 인디언 노인이 시장에서 무엇을(잘 기억이 안납니다.^^;) 파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떤 사람이 그 노인이 파는 것을 전부 사려하자 싫다고 하면서 한 사람에게 하나씩만 판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시장에 나온 이유가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했던것 같습니다. (제대로 기억한건지...) 일반적인 사람들이 쫓아가는 것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이 노인의 말이 참 충격적이었고,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을 향해 가는지를 돌아보게 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많은 사람들이 가는 흐름에서 낙오될까봐 안절부절하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쉐아르님의 말처럼 잠깐 멈추어 내가 들어야하는 음성을 듣는 시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BlogIcon 쉐아르 | 2009.06.24 07:07 신고 | PERMALINK | EDIT/DEL
십년전에 읽으셨다는데 정확하게 기억을 하시네요. 물건을 파는 것,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 팔기 싫다는 이야기 맞습니다.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하면서 소개가 되었습니다.

저도 맨날 이런 책을 보면서 이제는 달리 살아야지 마음 먹는데도 쉽게 바뀌어지지가 않습니다 ㅡ.ㅡ
BlogIcon brandon419 | 2009.06.25 22:1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내 마음의 키를 누가 쥐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전 김남준 목사님의 "마음지킴'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위에 말씀하신 것들과 비슷한 구절들이 있습니다. 묵상의 열매는 변화된 삶이라는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 늘 좋은 글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
BlogIcon 쉐아르 | 2009.06.30 03:59 신고 | PERMALINK | EDIT/DEL
마음의 키를 누가 쥐고 있는지,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때입니다. 저도 제 마음을 잘 다스려야할텐데 그게 쉽지 않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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