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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 해당되는 글 4건
2015. 4. 21. 00:07

오늘 아침 눈을 뜨며 문득 힘들었던 순간들이 기억났다. 포기하고 사라지고 싶었던 절망, 죽음으로 평생 남을 상처를 주고 싶었던 미움. 그때는 참 힘들었는데, 이제 보니 다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잊을 수 있는' 아픔만 겪은게 참 감사하다. 어떤 아픔은 잊을 수 없다. 사랑하는 이를 허망하게 보낸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회복될 수 없다. 그때는 미안했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도 들어줄 사람이 없는 것. 그 빈 공간이 시간이 지난다고 채워질 수 있겠나. 하물며 살 수 있었던 아이가 왜 죽어야했는지도 모른다면. 

그 처절함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 때까지 잊어버리고 사는 날이 생겼으면 좋겠다. 자려고 누울 때 오늘은 우리 아이 생각을 안했구나 미안하다 하는 날이 그들에게 하루라도 왔으면 좋겠다. 

상처가 덮혀지지 않고, 오히려 커지고만 있으니 언제 그 날이 올런지 모르겠다. 언제 그 눈물이 닦여질 수 있을지. 언제 이 아픔이 잊혀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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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4. 00:26
세월호 사고에 대한 보상액이 8억이라며, 한게 뭐 있다고 그걸 주냐 없는 집에 소가 들어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너희 자식이 그 배에 있었으면 그런 소리 하겠냐고 욕해보지만, 그들은 어쩌면 자식보다 8억을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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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25. 01:57

지난 백일 내 마음을 지배했던 감정은 슬픔과 절망이었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그곳에서 추위와 배고픔, 무엇보다 버려짐의 고통 속에 죽어갔을 아이들. 그 죽음이 물욕과 무능에 기인한 것이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그뿐이랴. 배부른 자들이 더 배를 채우고자 벌이는 행사 덕에 쫓겨나는 사람들. 연일 떨어지는 살상무기에 대항조차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 그렇게 죽어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할까. 눈만 돌리면 슬픔이 있다. 


그럼에도 세상은 잘도 굴러간다.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듯이. 아니 오히려 슬픔을 불편해하며, 슬픔보고 눈 앞에서 사라지라한다. 나나 내 새끼만 괜찮으면 그걸로 끝인 거다. 교회의 침묵은 절망을 더하였다. 집회에 참석했다. 몇천명이 모여 하나님을 말하던 일주일 누구도 세월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흔한 추모기도조차 없었다. 소름끼쳤다. 


백일이 지났다. 슬픔과 절망은 사그러지지 않는다. 시청 앞 그들과 같이 할 수 있었다면 좀 나았을까? 이 슬픔과 절망이 십만분의 일로 줄어들 수 있었을까? 아니 이 슬픔과 절망이 십만배로 증폭되지는 않았을까?


어디 계셨어요. 내가 정말 힘들고 아플 때, 그때를 돌아보면 혼자만의 발자욱이 보여요. 당신은 왜 그때 저를 버리셨어요. 아니야. 너를 버린게 아니야. 나는 너를 엎고 그 길을 지나갔단다.  


힘들어 하던 친구에게 또 힘들어 하던 나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다. 난 아직도 믿는다. 이 슬픔과 절망을 그 분이 기쁨과 희망으로 바꾸어주실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지친다. 어느 때에야 그러실지. 마라나타. 오실려면 좀 빨리 오세요. 


백일동안 눈물을 참았다. 힘들다. 이제 그만 참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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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24. 03:34

천주교의 "내 탓이오" 운동을 기억한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라는 기도문과 함께 자신의 가슴을 치는 것이다. 책임지지 않고 남 탓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내 탓이오" 운동은 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세월호 사고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아직도 살아있는 승객이 있기를, 그리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몇몇 정신병자 말고는 온 국민이 충격에 빠지고 눈물을 흘렸다. 사고 하나로 수많은 부패와 무능과 부실이 드러났다. 모두 답답하고 안타까움에 고함을 치고, 손가락질하고, 자기 생각과 의견을 내놓았다. 

때가 되었나 보다. 세월호 사고와 물리적으로 연관이 없을 사람들이 내 탓이라며 나타났다. 기독교인들이다. "이제 손가락질 그만하고 침묵하고 회개합시다"라고 한다. 예상했던 일이다. 평생을 기독교인으로 살아왔기에 그 말이 어떤 성경적 의미인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참담한 현실 앞에, 설사 내가 원인이 아니더라도, 나의 죄를 보게 된다. 이웃을 위해, 민족을 위해 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했던 것들이 생각난다. 무릎 꿇고 회개하며 나라와 열방을 위해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것은 성숙한 태도다. 권할만 하다. 그러나 그것이 올바른 신앙인이 해야할 전부라 생각지는 말자. 

회개하는 것에서 멈추면 안된다. 지금은 "손가락질 그만하고 침묵"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왜 부실하게 개조된 배가 안전 검사를 마쳤는지, 왜 권장항로를 벗어나 유속이 두번째로 빠르다는 곳으로 배를 몰았는지, 왜 안정을 위해 채워야 하는 물이 적게 차 있었는지 확실히 가려내야 한다. 왜 20년이었던 배의 수명이 30년으로 늘어났는지, 왜 힘들여 만들어놨던 재난대피 매뉴얼들이 휴지로 사라졌는지, 왜 호평받던 방재청을 분산시키고 능력없는 이들로 채웠는지 확실히 밝혀야 한다. 왜 얼마 동원하지도 않았는데 최선을 다한다고 거짓말을 했는지, 왜 사재를 들여 가져온 구조장비를 돌려보내고 다른 곳에서 몰래 구해 사용했는지, 왜 문제점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지 지적해야 한다. 나라의 선장이 세월호 선장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제일 먼저 탈출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공의가 강물 같이 흐르기 위해 불의가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여섯살 짜리 아이가 다섯살 짜리 동생에게 구명복을 입히고 엄마 아빠 찾겠다고 나서고는 돌아오지 못했다. 부모가 자기 쉽게 찾으라고 학생증을 손에 꼭 쥐고 죽은 학생도 있다. 맞다. "내 탓"도 있다. 하지만 더불어 "그들의 탓"도 분명히 해야한다. 지금은 손가락질을 멈출 때가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할 때다. 광기는 멈출지라도 분노는 오래 간직하고 쉽게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이쯤에서 침묵하고 내 탓만 하며 정작 그들의 탓은 덮어 버리고, 몇년후 또 다른 죽음 앞에 가슴을 치며 회개만 할 것인가. 그건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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