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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6. 05:10

지난 7월 9일 정식으로 오퍼레터를 받고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옮깁니다. 지난 일년에 대한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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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식으로 오퍼 레터를 받았습니다. 8월 8일부터 출근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 4년 학교를 다녔고, 열흘 지나면 시험도 치르지만 막상 오퍼를 받고 나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취직이 확정되었을 때 제 입에서 이건 자격 없는 저에게 하나님이 마련해 주신 선물이라는 고백이 나오더군요. 돌아보면 전에는 직장에서 받던 대우가 자연스러웠고 승진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처음 새 직장을 찾을 때만 해도 당연히 이 정도는 가겠지 하며 착각도 했습니다. 착각이 오래지 않아 깨졌지만요.

작년 5월 도미니카 공화국 미션 트립중 하나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전에 일하던 직장에서 레이오프되고 한달도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너 직장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지? 그런데 직장 구하지 못하고 실업자로 있어도 내가 너의 산성이니? 아들과의 관계 회복되지 않아도 내가 너의 방패니? 경제적 문제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더 나빠져도 내가 너의 구원이니? 가족들에게 무능력한 가장 소리 들어도 나를 주라 고백할 수 있겠니?”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제게는 가장으로서의 책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질문들은 정말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었지요. 하지만 결국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편 정말 힘들게 하시겠냐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을 보시려는 것 아니겠나 이러면서요. 어차피 분야를 바꾸어야하는데 잘 되었다. 직장도 새로 금방 잡을 수 있을테고 쉬는 동안 피곤했던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기회로 삼으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되더군요. 힘들었습니다. 파트타임을 구할 때까지 8개월이 걸렸고, 경제적으로 계속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제 자신에 대한 실망이었습니다. 그 기간을 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도 있었을테고, 더 안정적인 직장을 잡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었을텐데, 힘들어하고 원망만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한심할 때가 많았지요. 

감사한 건 이런 저를 가장으로 믿고 도와준 가족이 있었다는 겁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준 믿음의 동료들이 있었구요. 그리고 기도하게 하시고 내려놓고 의지하게 하신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이번 직장은 제게 과분한 곳입니다. 반년도 안된 제 경력으로는 갈 수 없는 놀라운 "선물"입니다. 이게 선물임을 알게 해주신게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자격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신게 너무 감사합니다. 

아내가 그러더군요. 제가 변했다구요.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하든 그 겸손한 마음 잊지 말라구요. 그러고 싶습니다. 이 마음 갖게 하시려고 일년을 훈련시키셨는데 변하면 안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