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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9 02:04
기회가 될 때마다 후배 사원들에게 10년후를 준비하라고 이야기해왔다. 최근 팀내에서 진행된 진로계획 작성 때도 1~2년의 단기나 3~5년의 중기만 보지 말고 10년후를 그리고 역으로 생각하라고 요구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내 자신의 10년후를 생각하니 아직도 그림이 안그려진다. 막연히 5000명을 먹이는 사람이 되리라 생각했지만 몇가지 중요한 결정들에 대해 아직도 미적미적대고 있다.

"1년만 미쳐라"라는 책 제목을 보고 앞으로 1년간 뭐를 할까 생각했다. 뭔가에 정말 미친듯 열중하고 싶다. 그런데 10년을 준비하는 1년이 되게 하려니, 뭘 할지가 자꾸 왔다갔다 한다.

1. 무엇이 되고 싶은가?

최근 몇년간 생각해왔던 것은 한 비즈니스 조직을 책임지는 일이다. 회사를 차려서 성취할 수도 있고, 혹은 회사 내에서 승진을 해서 얻을 수도 있다. 어쨋든 영업부터 개발, 서비스를 총괄하는 조직의 수장이 되어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 조직을 이끌며 그 조직을 키우는 일에 관심이 많은 것도 한가지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1년간 부족한 부분을 공부해야한다. 그리고 다른 일에 관심 쏟을 시간도 없이 미친듯 일만 해야한다 ㅡ.ㅡ;;;

그런데 최근에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와 학문에도 관심이 많은 나를 발견한다. 공부하기 싫어 대학원도 억지로 졸업했건만, 이게 무슨 일인지. 전업작가는 꿈도 꾸지 않는다. 하지만 글쓰는 일을 최소한 나의 두번째 우선순위 정도로는 두고 싶다. 그럴려면 1년동안 블로깅에 미쳐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책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와 연관이 있는 질문이긴 하다. 내가 무엇인가 되어 그 결과로 돈을 벌수 있다. 근데 시간이 걸린다. 집안 사정상 당장 추가 수입이 필요하다.

첫번째 떠오르는 것은 투자를 통한 돈벌이다. 주식이든, 펀드든, 아니면 부동산이든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당장 모아논 돈도 없으니, 사업이라도 할라치면 투자를 통해 자본을 좀 만들어 놔야한다. 문제는 아직 이쪽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한번 실패한 적이 있으니 다시 들어갈려면 철저히 준비를 하고 들어가야한다. 반년 정도 미친듯 공부한 후에 반년 정도 적은 자본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해볼까도 생각했다.

최근에 블로깅으로도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미친듯이 글을 쓰면 나도 스타블로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일단 이 블로그에 애드센스라도 붙여봐? 아님 큰 물에서 논다고 영어로 블로깅을 시작해볼까? 이건 나중에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와도 연관이 있다. 나중에 글 쓰는 일을 하고 싶다면 블로깅에 시간 투자하는 것은 방향에 맞는 일이다.

3. 어디에서 활동할 것인가?

미국으로 옮기고 나서 미국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생각해왔다. 미국에서 승부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하는 것은 언어다. 의사 소통이 잘 된다고 충분하지는 않다. 그 수준을 훨씬 넘어 그네들의 표현을 써야한다. 문화적으로 녹아들어갈 필요가 있다. 그럴려면 최대한 영어만 써야한다. 글도 영어로 써야하고. 그게 현실이다.

문제는 내가 한글을 너무 좋아한다는 거다 ㅡ.ㅡ 영어에서도 이렇게 내 생각을 자유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를 수 있을까? 인간에게는 조국이 없지만, 작가에게는 조국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비록 작가는 아니지만,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영어로 글을 쓰는 것은 한글만큼 즐겁지가 않다. 그럼에도 내 활동 무대가 미국이라면 난 영어에 시간을 더 써야한다. 그럼 블로깅도 영어로 해야겠지? ㅡ.ㅡ

4. 나는 신을 믿는가?

지금까지의 고민들이 현실에 관련된 것이라면, 이건 영적인 문제이다. 현실적인 고민들도 중요하지만, 나를 가장 괴롭히는 정체성의 문제는 바로 신앙의 문제다. 어찌 보면 나는 벌써 신앙을 버렸을지도 모른다. 30년 동안 믿어왔던, 믿는다고 해 왔던 신이 있다고 확신을 할 수 없으니까. 성경의 말들이 이성적으로 납득이 안가니까. 세상은 신이 없이 설명이 가능하니까.

그럼에도 나는 기도를 한다. 이런 나를 도와달라고 기도를 한다. 그리고 신이 있기를 바란다. 신이 없이는 절대선도 없으니까. 절대선이 없다면 인간세상은 어떻게 되겠나? 모두가 자기의 이익을 위해 산다면 그게 바로 지옥이 되지 않을까?

교회도 계속 다니고, 성경공부도 한다. 성경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멋진 해석을 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예수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나 따듯해진다. 그래서 난 아직도 하나님이 있기를 바라고, 내가 기독교에 다시 푹 빠지기를 원한다. 이런 이율 배반이 없다. 나는 도데체 무엇을 믿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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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FlyingMate | 2007.11.19 22: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쉐아르님. 요즘은 놀러오시지 않는가 싶어 덧글을 남깁니다^^;;
적어주신 글은.. 미래를 계획하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고민이지만,
체면 같은 것 때문에 잘 공개하지 않게 되는 내용들인데 적나라하게 적어주셨네요.
고민하신 내용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공감을 했고,
제가 요즘 너무 폼잡는 글만 쓰려고 한게 아닌가 반성도 하게 되네요.

돈벌이에 대해서도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계획한 바를 시작하기까지 큰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고정 비용과 책값, 용돈 정도를 벌면 된다고 생각하고 주식을 생각했습니다.

기본/기술 분석에 대한 책과 선물옵션/워런트 등의 지식을 익힌 후
데이트레이딩을 시도해서 어느 정도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돈을 벌려면 아침 9시부터 3시까지, 그리고 종목을 분석하고 뉴스를 파악하는 데
추가시간까지 해서 하루의 절반을 '소모'해야 하더라구요.
2주 정도 지나자 이 시간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하려면 제대로 해볼까 싶어서 금융공학이나 통계적 차익거래에 대한
이론들을 공부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이제 무슨짓인가 싶어 그만두었습니다.
미래에 하시려는 일이 금융/증시와 관련이 깊으시다면 이 방법으로
의미있는 수익을 취하실 수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너무 관련이 없어서 말았어요.

글을 열심히 써서 블로그나 리포팅 서비스로 용돈을 벌어볼까도 잠시 고민했었는데
그러려면 제가 쓰고 싶지 않은 글까지 써야 하더라구요.
정보성이 짙으면 제 미래의 기회를 빼앗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시의성이 짙으면 낚시질을 하는 것 같아 양심이 불편하고
이래저래 갈피가 잡히지 않아 글은 취미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신앙과 활동무대에 대해서도 저랑 비슷한 고민을 ^^;;
이 부분은 좀 더 사적이므로 쉐아르님이 멋지게 정리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매일 고민을 하고 있고, 문제를 인식하고 고민이 시작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의 절반은 찾은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BlogIcon 쉐아르 | 2007.11.21 03:28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제가 좀 뜸했죠? ㅡ.ㅡ;; 사실 요즘 블로깅에 시간을 많이 쓸 수가 없었습니다. 겨우 제 블로그 유지하는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거든요...

데이트레이딩은 처음부터 포기했습니다. 충분한 테크닉만 습득하면 수익률이 가장 높은게 데이트레이딩이겠지만, 너무 큰 시간을 필요로 하니까요. 저는 한달 정도의 사이클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큰 욕심 안부리구요 ^^;;

꼭 일이 금융/증시와 관련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의 수익성 파악및 업계 흐름은 알아야합니다. 주식 관련해서 공부하고 조사하는 시간이 낭비인 것은 아니지요.

FlyingMate님의 신앙과 활동무대에 대한 고민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

고민하면 답의 절반은 찾았다고 하는데... 저는 고민이 참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게으르다는 결론이지요 ㅡ.ㅡ
의문 | 2007.11.21 03: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누구나 돈 버는 것은 고민이지요. 그런데 요즘 주식 시장이 안 좋다고 합니다. 잘 모르고 투자하시면 쫄딱 망할 위험이 너무 큽니다. 1~2년 정도 깊이 공부하시면서 실력을 쌓으시고 신중하게 투자하시기를 빕니다. 고승덕 변호사님의 책이 좋다고 하더군요.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신이 없으면 절대선이 없어서 지옥이 될 거라는 말씀은 이상하군요. 신을 안 믿어도 착하게 사는 분들은 뭘까요? 신을 믿고 싶은 자기 정당화 밖에 안 될지 모릅니다. 또한, 그 신이라는 어떤 존재를 믿는 것과, 그 신이 특정한 교주를 보내서 안 믿으면 지옥의 불길 속에 쳐넣겠다고 위협했다고 믿는 종교 신앙은 서로 다른 문제 아닐까요? 특정 종교의 교리에 얽매이지 않은 철학 사상, 종교 사상들을 더 깊이 연구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신이 없으면 절대선이 없다는 생각의 모순이 뭘까요? 절대선을 요구하는 신이 왜 이 세상의 악을 만들고 허용하느냐가 바로 모순입니다. 이 세상의 악을 만들고 허용하는 신이 과연 절대선을 대표할 수 있나요? 신을 믿고 싶으면 믿고 마음 편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절대선을 말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모순으로만 보이는군요. 절대선과 절대악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서로 협력하고 경쟁도 하면서 살아가는 게 인간 세상의 본모습 아니던가요?

관심 가지신 주식 투자의 예를 들까요? 주식 투자란 게 남의 호주머니 돈을 가로채서 내 호주머니에 넣는 거라고 하지요. 그렇다면 남의 호주머니 돈을 가로채는 행위가 선일까요 악일까요? 절대 선, 절대 악이라는 관념적 기준이 주식 투자에 적용이 되나요?
BlogIcon 쉐아르 | 2007.11.21 23:41 신고 | PERMALINK | EDIT/DE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주식 때문에 손해 보는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주식 투자를 한 기간은 꽤 됩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구요. 하지만 (제 기준으로)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들어갔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만약 하게 된다면 나름대로 확신이 들기 전에는 들어가지 않을 겁니다.

평판 좋은 기본적인 책 두권과 효과를 봤다고 주장하는 두가지 투자기법에 대한 책 두권을 일단 공략중입니다. 이 책들은 미국주식 시장에 대한 것들이고, 여기에 한국에서 나온 책 몇권을 덧붙일 생각입니다. 고승덕 변호사의 책도 읽어보겠습니다.

덧붙여 경제 잡지를 매주 빠짐없이 보고 있습니다. Economist라고 단순히 경제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고 전세계의 동향을 볼 수 있는 잡지입니다. 꾸준히 보다보면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좀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여기까지는 실제 투자를 하든 안하든 하고 있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요. 만약 주식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하면 여기에 미증시에 대한 모니터링과 virtual stock market을 사용한 연습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연습을 했어도 확신이 안서면 들어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정도면 준비가 될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만, 혹시 어설픈 점이 있으면 조언해주시기 바랍니다.

신과 절대선, 인간의 양심, 종교 등의 문제는 한번에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써놓은 글을 보면 비약이 심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세상이 우연의 산물이냐, 이성적인 설계자가 있느냐 하는 것과도 연관이 되어 있고, 사람의 행동이 물질로 구성된 뇌의 화학작용의 결과냐, 아니면 사람에게 마음이나 양심이 존재하느냐와도 연관되어 있는 이야기입니다. 종교의 부조리를 보면서 왜 그런 부조리가 생기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라는 것이 필요한 건지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영적여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종교와 신앙에 대한 제 고민을 담아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제 생각이 다 담겨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시면 제가 왜 절대선과 신을 연결하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가 스스로 창출하는 가치에 의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가치에 무임승차한다는 면에서 한단계 밑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경제 행위가 남의 돈을 가로채서 내 호주머니에 넣는 것이라는 정의는 굉장히 좁은 시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회 전체의 부가 일정하다면 그말에 일리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는 zero sum game은 아닙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한 사회전체의 부는 증가하고 있지요. 그 전체적인 증가에서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돈을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니구요. 혹시 다른 생각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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