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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해당되는 글 7건
2012. 1. 14. 06:55
이 블로그에 제 오디오 시스템을 소개한게 벌써 2년반이 넘었네요. 전 작년이라고 생각했는데 ㅡ.ㅡ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다 작은 집으로 들어갔기에 전처럼 아늑하게 음악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TV를 비롯 모든 시스템을 한군데에 집중하려다 보니 복잡해졌습니다.

프리앰프가 고장이 났는데 여기는 수리비가 워낙 많이 나오는 곳이라 핑계 낌에 ^^ 빈티지 인티앰프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빈티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란츠가 마란츠였을 때"라고 말하는 시기에 만든 제품중 하나입니다. SR 5100이라는 모델인데 '80 ~ '82년에 생산했다고 하네요.



거실에 불끄고 음악을 들으며 바라보는 리시버의 불빛은 사진보다 더 멋집니다 ^^ CD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시절 LP가 음악 감상의 기준일 때 만들어진 거라 생각해서 그런지 LP를 들을 때 더 잘 어울립니다. 그게 빈티지의 매력이겠지요. 소리보다는 음악에 집중하게 만드니까요.

오디오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자가 전체적으로 수리하고 판 제품을 $65에 구입했습니다. 두시간 발품을 팔긴 했지만 득템한 기분입니다 ^^ 소리에 아쉬움이 없다보니 고장난 프리앰프를 아직도 안고치고 있지요.


남는 파워앰프는 일하는 공간에 두고 북쉘프 스피커를 연결해 피시파이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음악은 이 시스템을 통해서 훨씬 많이 듣습니다. 랩탑에 저장된 파일중 선택만하면 되니까 훨씬 편하게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까요. 

성격탓인지 어느정도 되었다 싶으면 더 이상 욕심이 안생깁니다. 소리는 이 정도면 충분하기에 음악을 즐기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생 오디오파일은 안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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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16. 00:15
어제는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음악을 들었습니다. 분주하게 살다 보면 음악 하나 듣지 못하고 살 때가 많지요. 저야 음악을 좋아해서 항상 휴대용 기기를 들고 다니고, 잠을 줄이더라도 저만의 시간을 마련하는 편이지만, 아내는 아이들과 제 뒤치닥거리에 지쳐 그냥 잠들기 일 수입니다. 

열시가 넘어 정리를 마친 아내를 최근에 정리한 리빙룸으로 끌었습니다. 고장났던 앰프도 고치고 부러진 턴테이블의 카트리지도 갈았습니다. 가구들도 정리해 다시 울림이 좋은 공간이 되었지요. 

발라드가 듣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바로 떠오른 음반이 있었습니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다른 음반 표지안에 들어가 한참을 못찼다가 얼마전 다시 발견해 반가웠던 음반입니다. 

유재하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 이 음반 하나만 발표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한 그해 11월 교통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이지요. 

"다시 돌아온 그대위해 내 모든 것 드릴테요. 우리 이대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 이 노래를 들으며 옛기억들을 떠올렸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 스무살이 갓 넘었었습니다. 아내는 고3이었구요. 아내가 그러더군요. 그때는 좋아했던 얼굴형, 머리 스타일, 성씨가 있었다면서 저와 겹치는 건 머리 스타일 하나뿐이라구요. 거기에 맞는 사람을 주위에서 찾으면서 즐거운 웃음을 나누었습니다. 일기장에 적어두었던 작은 소망들도 나누었습니다. 더 자주 이런 시간을 가져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구요. 

제임스 딘이 영원한 젊음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유재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유재하를 들으면 젊고 어렸던 날들이 기억납니다. 매달 과외비를 타면 들르던, 이 음반도 거기서 샀을 것이 분명한, 동네 여고앞 음반가게도 생각납니다. 고민도 많았던 때고 꿈도 많았던 그런 시절. 꼭 좋지만은 않았던 그런 시절. "지난 옛 일 모두 기쁨이라 하면서도 아픈 기억 찾아 헤미이는" 건 "다시 못 올 지난 날"이기 때문이겠지요. 그 추억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요. 

오랜만에 그를 들으며 제 젊은 날도 기억해보고 또 앨범 한장만 남기고 사라져 간 그도 그리워해봅니다. 

유재하 ... 너무 빨리 사라져 버린 ... 참 아까운 사람입니다.

 



추신: 그나저나 "사랑하기 때문에"가 남기는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힘차게 흘러나오는 정화의 노래(건전가요)는 정말 깨더군요. 유재하로 더렵혀진 마음을 너무나 깨끗하게 씻어주었습니다 ㅡ.ㅡ 돌아보니 음반마다 저런 노래 하나씩 끼워넣어야 했던 그런 시대도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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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3. 12:32



거의 삼년쯤 전에 같은 제목으로 을 올렸었습니다. 어느날 소리에 욕심이 생겨 슈어의e4c-n 이어폰을 구입했고 그러다보니 소스도 중요해져 가지고 있던 MZ-N505라는 엠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처음으로 음악을 심각하게 듣기 시작할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엠디가 주는 느림의 미학을 즐기면서요.

학교를 시작하며 포드캐스트를 들어야할 필요가 있었고 무제한이라할만큼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는 그 매력에 빠져 엠디를 떠나 아이팟으로 갔습니다. 집에서 편안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구요. 

얼마후 약속이나 했듯 여러 전자제품들이 고장이 났습니다. 이어폰도 포함해서요. 고칠까 말까 망설이다 일단가지고 있던 이어폰으로 대충 음악을 들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도 한가지 이유였구요. 

최근에 음악이 그리워 헤드폰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휴대성 때문에 헤드폰은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데, 왠지 (상대적으로) 넒은 공간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고 싶더라구요. 몇가지 찾아보다 사진에서 보이는 AKG의 K271MKII을 구입했습니다. 후속 모델이 나와서인지 가격이 참 착하더군요 ^^ 근데 정말 크더군요. 덕분에 카메라 가방의 대부분을 이 녀석이 차지했습니다. 카메라는 한쪽 구석에 찌그러져 들어가구요. (참고로 사진을 찍던 안찍던 전 카메라 가방을 매일 들고 다닙니다 ^^)

헤드폰으로 바꾸는 김에 소스도 아이팟에서 엠디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하이엠디입니다. 엠디가 거의 망해갈 때 소니에서 새롭게 만들어낸 포맷이지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하이엠디 플레이어의 가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요즘은 꽤나 저렴해졌더라구요. 그래서 NH600D라는 보급형 기종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사실 음질로 따져 MP3가 엠디에 비해 떨어진다 말하기는 힘듭니다. 설사 부족하다해도 MP3가 주는 편리함은 그 부족함을 채우고도 남지요. 그래도 싫다면 AAC같은 훌륭한 포맷을 사용할 수 있구요. 

그럼에도 엠디로 간 이유는... 글쎄요 엠디가 주는 적당한 불편함 때문이라고 할까요? 하이엠디는 예전의 엠디 기종에 비해 편합니다. 이전처럼 광녹음을 하며 실시간을 기다려야 할 필요 없이 USB로 빠르게 음악을 넘길 수 있습니다. 관련 소프트웨어도 안정되었구요. 1GB짜리 디스크를 쓰면 가장 음질이 좋은 352kbps로 압축해도 여섯시간 정도 음악을 담습니다. 무손실 포맷도 지원하구요. 

그럼에도 MP3 플레이어보다는 불편합니다. 크기도 크고 무엇보다 디스크를 바꿔야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근데 왠지 그런 불편함이 그립더군요. 디지탈 카메라가 전혀 부족함이 없음에도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 것과 비슷하다 할까요. 다섯장 정도 엠디를 들고 다니며 '뭘 들을까' 고르는 재미가 꽤나 좋습니다.


바라기는 NH600D는 녹음용으로 쓰고 사진에 보이는 (소니가 만들어낸 가장 예쁜 플레이어인) MZ-EH1를 구입하는 건데 전혀 구할 방법이 없네요. 같은 엠프를 썼다고 들었기에 소리야 별차이 없겠지만 그래도 들고 다니는 맛이 다른데 말입니다 ^^ 뭐 언젠가는 만날 기회가 있겠죠.

어떤 음악을 듣느냐구요? 주로 현악과 재즈입니다. 재즈는... 아직 잘 몰라요. 조금 더 듣고 좋은 음악 있으면 이곳에서 추천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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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21. 14:29
굳이 말한다면 나는 과거에 묻혀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는 좋았다느니, 낭만이 있었다느니 하는 말을 들으면 거부감이 든다. 나쁜 기억을 지우고 좋았던 시간만을 기억하고 싶은 심리적 경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힘들었던 모든 일을 지우고, 내 인생을 리셋하고 싶었던 힘든 경험 때문인지는 모른다. 어쨋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과거의 것을 추억하며 회상하는 것은 취향이 아니다.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며 턴테이블을 중고로 들였다. 그리고 십년 넘게 방치해 두었던 LP를 꺼냈다. 제대로 플레이나 될까 의문이었는데, 의외로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20년쯤 전 아직도 어렵던 그 시절, 동네 레코드 가게중 유달리 LP를 싸게 파는 곳이 있었다. 천오백원이었나 삼천원이었나 기억은 안나지만, 다른 곳에 비해 거의 반값 수준이었다.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첫 오디오를 사고, 그 레코드 가게에서 사온 LP를 듣는 시간은 참으로 풍요로웠다.

야사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카잘스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지나간 세월만큼 깊이 있게 들렸다. 이들의 연주는 시디보다는 LP가 어울린다 생각하는 것은 선입견일까? 가끔씩 들리는 틱틱 소리는 보너스다. 반젤리스의 음악도 들었다. 단일 뮤지션으로는 가장 많이 (11장) 음반을 가지고 있을만큼 푹 빠져 살았던 반젤리스다. 예전만큼 전자음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몽롱하듯 즐기던 그의 연주가 아직 싫지는 않다.

가장 반가운 것은 '도시의 그림자'다. 독집 하나 내고 사라진 듀엣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음반을 좋아한다. '이 어둠의 이 슬픔'이나 '타인의 거리'. 센티멘털한 제목과 가사를 들으면 왠지 나를 더 처량하게 만들고 싶어진다. 없는 고독을 끄집어 내어 침잠하고 싶은 욕구라고 할까.

아직도 나는 '옛날이 더 좋았다'는 감상은 거부한다. 그렇다고 잊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 선택해서 기억하든, 기억이 흐려지며 아픔이 사라졌든, 돌아보니 좋았던 순간, 행복했던 기억은 남아있는 것이니까. 그냥 그 순간을 즐기는 것 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것. 그냥 그 뿐이다.

아니다. 솔직히 말해 좁은 방에서 음악을 듣던 20대 초반의 청년을 나는 그리워한다. 행복했던 힘들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이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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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17. 04:32
음악 이야기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요즘 음악에 마음과 정성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에 대해 쓰고 싶은 글도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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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의 세번째 오디오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음악(만)을 위해, 그리고 소리를 위해 구입한 것으로는 처음이기에 어떤 의미에서 첫 오디오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 오디오 시스템은 인켈이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 과외해서 번 돈으로 첫 오디오를 장만했지요. 테잎덱, 프리, 파워, 튜너까지 한통에 들어간 일체형이었습니다. 이퀄라이저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 안나지만 단순한 것을 선호하는 제 성격으로 봐서 없었을 겁니다. 단순해야 고장도 덜나고 소리도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턴테이블은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부족한 시스템이었지만, 그래도 두평 남짓한 제 방을 꽤나 풍성한 소리로 채워주었습니다. 그때가 음악을 가장 즐겼던 때였던 같습니다.

결혼하고 이사를 다니면서 그 시스템은 늙어갔습니다. 기억도 못하는 어느 순간 첫 오디오는 버려졌고, 음악에 대한 관심도 같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오게 되었지요. 삼년 동안 아파트 생활을 하다가 집을 장만했습니다. 거실 하나 달랑 있던 아파트와 달리, 주택에는 리빙룸과, 다이닝룸, 페밀리룸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아담한 사이즈의 리빙룸을 보면서 음악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마침 AV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라, 열심히 조사를 한 후에 가격대비 성능비가 좋다는 캠브리지 사운드웤스의 5.1 채널 스피커 시스템을 구입했습니다. 우퍼와 다섯개의 스피커, 온쿄 리시버가 같이 왔습니다. 선을 사다가 길게 연결해 서라운드 스피커를 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음악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음악을 즐기기에 부족함도 없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아직도 AV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몇년 살다가 집을 바꾸었습니다. 가장 큰 지름이지요 ^^ 음악감상을 하기에 참 좋을 전보다 더 아늑한 리빙룸이 생겼습니다. 그곳에 10년 넘게 보관하기만 했던 LP들의 소리를 내줄 시스템을 갖추고 싶더군요. 아니 그건 고등학교 시절 음악동아에서 봤던 쿼드나 보즈 같은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는 고가의) 장비들을 보면서 '언제가는'이라 생각했던 어릴 적의 바램이 더 이상 숨어있을 수만은 없다고 투정부리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3주 가까운 검색과 조사 끝에, 그리고 두시간씩 운전해가며 발품을 판 끝에 지금의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아직 CDP를 구하지 않아 휴대용 CDP를 연결해서 듣고 있지만, 그래도 음악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스피커는 미라지의 M-7si라는 모델입니다. 이 회사의 바이폴라(bi-polar)라인중 가장 작은 제품입니다. 바이폴라란 소리가 앞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뒤로도 나온다는 겁니다. 보스 901처럼 앞뒤에 스피커가 달려있는데, 미라지의 경우는 앞부분에 조금 더 힘을 줍니다. 이 스피커는 공간을 조금 필요로 합니다. 뒷부분에 1미터 정도 공간을 주니 소리가 꽤 좋습니다. 주로 듣는 음악이 솔로나 소편성의 현악기인데, 밤늦게 소파에 앉아 방안 가득 울려주는 소리를 듣다 보면 참 행복합니다. 다른 소리도 좋지만 첼로의 울림을 매력적으로 들려줍니다.


턴테이블은 파이오니어 PL-512라는 모델입니다. 슈어의 카트리지가 부착되어있다는 말에 이베이에서 $52에 구입한 녀석이지요. 고급 모델은 아니지만, 꽤나 똘똘한 소리를 내주는 녀석입니다. 커버에 간 금을 강력 접착제로 붙여주었는데 그 모습까지 볼수록 정이 갑니다 ^^

역광이라 앰프가 잘 안보이네요 ㅡ.ㅡ



프리앰프는 Superphon이라는 곳에서 만든 Revelation Basic이라는 모델입니다. 포노와 두개의 AUX를 지원하는 셀렉터, 좌우 볼륨 두개, 테이프 모니터, Mute 이렇게만 달려있습니다. 파워스위치도 없어서 파워선 중간에 스위치를 만들어 달았습니다 ^^ 이 프리를 선택한 이유는 그 단순함과 투박함 때문입니다. 자작한 것같은 볼품없는 케이스와 페이스 플레이트. 밸런스와 볼륨이 아닌, 두개의 볼륨이라는 독특함. 달라보이는 그 모습이 좋았습니다.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리뷰들의 영향도 받았지요. 몇백 가는 프리 부럽지 않다고 하더군요 ^^

파워앰프는 카버(Carver)의 M-1.5t입니다. 한국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에는 회사가 문을 닫은지 꽤 되었음에도 동호회 사이트가 운영되는, 열성팬을 꽤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M-1.5t는 채널당 350와트를 가진 힘이 좋은 녀석입니다. 디자인은 정말 단순합니다. 하다못해 파워스위치도 없어서, 이번에도 파워선 중간에 스위치를 만들어 달았습니다.

카버 앰프를 디자인한 밥 카버(Bob Carver)는 독특한 사람입니다. 70년대일겁니다. 제품의 내부를 보지 않고도 어떤 앰프든 소리를 재현해 낼수 있다고 공개 도전을 했지요. 오디오 잡지 두군데에서 도전을 받아들여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리고 두번다 48시간내에 소리를 재현해내는데 성공합니다. (소리의 특성을 재현해냈다고 해야겠지요) 그 중 대상이 되는 앰프중 하나가 진공관이었는데, 그 때 사용한 회로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 중 하나가 1.5t입니다. 마지막에 붙은 t는 진공관스러운(tube-like)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재밌는 것은 밥이 수리점을 차렸다는 겁니다. 어느 모델이든지 카버 앰프는 $180이라는 균일 가격으로 새것처럼 만들어준답니다. (미국에서는 정말 저렴한 가격입니다 ㅡ.ㅡ) 밥이 요즘 새로운 앰프를 디자인하던데... 수리점 아직 하고 있을 때 제 앰프도 보내서 오버홀 좀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의 세번째 오디오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추가로 CDP겸 사용할 CD레코더를 물색중입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안나오지만, 앞에 있는 테이블에는 그동안 숨한번 못쉬었던 LP들이 잔뜩 싸여져 있습니다 ^^ 한장 한장 들으며 예전의 기억을 되살리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사진을 찍으며 카메라를 바꿔본 경험상, 어떤 분야든 바꿈질의 충동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스템이 얼마나 갈지 말할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당분간 변화가 없을 거라는 건 장담합니다. 제게는 더이상 부족함이 없는 소리를 들려주고 있으니까요 ^^





2008. 1. 31. 02:21
egoing님의 '고흐전후'를 읽으며 전에 찍었던 사진과 글이 생각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에게도

좋은 음악을 들으면

그 선율에 같이 호흡하는 가슴과
눈물 한방울 맺힐 줄 아는 감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2006년 6월 @ 사진장비전
FM2 : 50mm f1.8 : HP5
-----------------------------

한 문장을 더 추가해야겠다


화가의 절망과 희망을
시인의 노래에 담겨있는 가슴속 염원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갑자기 다가오는 마음 한구석의
'깨달음'으로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07. 10. 28. 01:0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악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요즘 저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는 동료들입니다.
슈어의 e4c-n이라는 커널형 이어폰과
소니의 MZ-N505라는 MDP입니다.

MD 녹음이라는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몇가지 실패한 건 집에 돌아가서 다시 녹음해야할 것 같습니다.

요즘 몇주째 집중적으로 듣고 있는 건...

요요마가 연주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조곡
장영주가 협연한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 /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
연주자 미상의 사계
아쉬케나지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이렇게입니다.

제 생전 처음으로 구입한 명품 ^^ 이어폰이라 그런지
이 이어폰 참 좋네요.
첼로의 묵직한 저음은 마음을 울리고,
바이올린의 과격한 고음은 심장을 자극합니다 ^^;;

게다가 조금 더 틀어막으면 ^^ 소리 차단도 잘 되어
차도 옆에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빨리 돌아가 몇장 더 녹음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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