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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해당되는 글 11건
2014. 9. 10. 11:26


어제는 추석이었죠. 이번 달이 수퍼문이라고 하더군요. 한국에서 보는 달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저희 동네에서 보는 달도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더라구요.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위에 올린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그 경험을 대단하지는 않지만 여기서 나눠볼까 합니다. 


사용한 장비는 펜탁스 K-5 DSLR입니다. 렌즈는 100mm f2.8을 사용했고 조금더 끌어당기고자 2x 컨버터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200mm를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자동노출로 찍으니까 전혀 달의 이미지를 찍을 수 없었습니다. 주위가 어두운데 달만 너무 밝아서 그런거지요. 노출 조정으로 최대한 어둡게 (-5EV) 찍어도 아직 달 표면의 형상은 찍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하얀 동그라미로만 찍히죠. 


그래서 수동 모드로 바꾸어 셔터스피드를 늘려가며 빛의 양을 줄였습니다. 너무 멀어 셔터스피드를 최대한 올려야 달 표면이 흔들리지 않게 찍힐 것 같더군요. 그래서 ISO 160에 조리개는 5.6 정도로만 조였습니다. 어차피 초점이 무한대라 상관없을 것 같았습니다. 스피드를 계속 빠르게 하니 어느 순간부터 달 표면이 찍히기 시작하더군요. 기억은 안나는데 2000근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셔터 스피드를 바꾸어보고 조리개 수치도 바꾸어보면서 계속 찍었습니다. 그런데 손에 들고 찍으니 선명하게 찍는 것에 한계가 있더군요. 결국 자정 넘어 삼각대를 들고 나왔습니다만, 구름이 끼기 시작해 그때부터 찍은 건 결과가 안좋았습니다. 


가지고 있는 여러 렌즈를 바꾸어 가면서 찍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평소 알 수 없었던 렌즈간 성능 차이가 달 사진을 찍어보니 확연히 나타나더군요. 선명한 (즉 좋은) 렌즈가 필요합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크롭한 사진입니다. 커브를 조금 손봐서 더 선명하게 만들었구요. 흑백변환도 해봤는데, 안한게 더 났더군요. 제 눈에는요. 


이번에 배운 걸 정리하자면 1) 수동 노출로 표면이 찍힐 때까지 셔터 스피드를 올린다 2) 삼각대를 미리 준비해야한다. 3) 선명도가 좋은 렌즈가 필요하다 정도 되겠습니다. 또 기회가 오면 그땐 멋있게 찍어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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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4. 12:25

요즘 (다시 ^^) 사진이 좋아져서, 전에 번역했던 글을 찾아 읽어봤는데, 번역이라 부르기 민망하더군요 ㅡ.ㅡ 그래서 좀 다듬었습니다.

Lenswork라는 사진 잡지의 편집장인 Brooks Jenson이 쓴 글입니다. (이 잡지 강추입니다 ^^)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분을 위해 공유합니다. 아니 사진 뿐 아니라 삶의 다양한 부분에 도움이 될 말이 많습니다. 특히 마지막 원칙은 항상 마음에 닮아 두어야겠습니다.

원본은 여기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


사진 잘 찍는 21가지 방법 - 브룩스 젠슨
(Twenty one ways to improve your artwork - Brooks Jenson)

1. 많이 찍고, 많이 결과물을 남기세요. 단 작품을 고를 때는 매정하게 선택을 해야합니다. 많이 찍으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많이 찍는 것 자체가 좋은 게 아니라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쉬지 않고 연습하다보면 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사진은, 운동과 달리, 연습 삼아 찍은 행운의 작품이 신중하게 찍은 숙련된 사진과 동일하게 평가받을 수도 있거든요. 만약 그럴듯한 작품 하나를 위해 열장의 인화물을 버릴 생각이 없다면 사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게 아닙니다. 또 하나의 작품을 위해 셔터를 백번 누르지 않는다면 열심히 한다고 할 수 없지요. (연사는 빼고 말입니다.)

2. 내가 본 많은 사진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그건 뷰파인더 가운데를 검은색 테이프로 가리는 겁니다. 과녁의 정중앙을 맞추는듯한 구도는 피하는게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진을 보면 사진사가 사진을 찍는 목적을 제대로 모르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진의 목적은 피사체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보여주는게 아닙니다. 그건 눈(아니면 렌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사진은 의미, 감정, 힘 그리고 마술을 지녀야 합니다. 피사체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됩니다. 피사체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은 아닌지, 왜 그런지, 어떻게 그런지, 누구를 위해서 언제, 어디에서 그러한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소설이 줄거리나 동기, 혹은 위기상황이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사진도 그렇게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

3. 평면적으로 생각하는게 필요합니다. 사진은 복사하는게 아니라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평면으로 나타납니다. 만약 평면으로 보기가 힘들면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사용하거나 스케치를 하면 좋습니다. (이 글이 쓰여질 때만 해도 필름이 주였습니다. 디지탈에서는 바로 확인 가능하니 더 쉽지요.) 대상의 디테일이나 색을 보기 전에 모서리나 형상을 보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자세한 모습이 보이지 않게 눈을 가늘게 떠 샛눈으로 보거나, 아니면 반투명한 플라스틱을 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구도를 잡을 때는 큰 그림을 보고, 자세한 부분은 나중에 사진이 보여주게 합니다. 형상의 구도에서 질감(texture)는 디테일에서 나옵니다.

4. 가장 좋은 망원렌즈는 당신의 발입니다. 가까이 다가서세요. 그리고 거기서 한발 더 다가가기 바랍니다. 광각렌즈를 사용해 더 가까이 다가가십시요. 훌륭한 사진은 언제든지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자신이 사진 속 세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이는 피사체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이 있을 때 생기지요. 그러기 위해 더 넓은 렌즈를 쓰고 대상에 실제로 다가가야합니다. 물론 좋은 사진이 다 광각으로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사진의 30%를 광각으로 찍고 70%를 망원으로 찍는다면 이 비율을 바꿔보십시오. 사진이 금방 좋아졌다고 느낄 겁니다.

5. 사진이란 반은 예술이고 반은 과학입니다. 사람의 감성이 개입되기도 하지만, 광학, 화학, 전자/전기, 그리고 물리의 원칙도 적용됩니다. 과학 부분에는 많은 변수가 있기에, 적용되는 변수의 수를 줄이면 훨씬 사진을 배우기가 쉬워집니다. 처음 몇년은 하나의 좋은 필름과 인화지를 선택해서 그것만 사용하세요. 사용하는 카메라의 수를 줄여야 합니다. 특히 초기에 이게 중요합니다. 사용하는 장비를 완전히 이해하세요. 더 좋은 장비가 더 좋은 사진을 만들 거라는 유혹에 빠지지 말기 바랍니다. 사진 역사에 남는 위대한 사진들은 모두 당신이 가진 장비보다 더 구식의 장비로 찍었습니다.

6. 프로젝트를 진행하세요. 많이 찍어보고, 더 깊이 들여다 보십시요. 이미 찍었던 것들을 다시 찍어 보고, 어떻게 찍었으면 더 좋았을까 생각해 보세요. 처음 찍은 사진은 워밍업이나 스케치, 아니 그냥 대상과 친해지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진이 스스로 자신을 보여줄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주위의 움직이지 않는 사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그 사물이 당신 안에 잠재되어 있는 창의성을 대신해 당신에게 이야기할 겁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사진을 단지 작품이라 생각하지 말고, 스승으로 여겨보세요. 어떤 프로젝트든지 연구가 필요합니다. 도서관이나 현장에서 하는 연구 말입니다. 자료를 읽어보고, 공부하고,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누가 먼저 한 작업이 있다면 참조하기 바랍니다. 생각하고, 질문하고, 더 들어보고, 또 질문하십시요. 기록이 필요합니다. 만약 사진기를 들기 전 그 프로젝트에 대해 빽빽히 적어놓은 공책이 없다면, 충분히 생각한게 아닙니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끝까지 곰곰히 되씹어 봐야합니다. 무엇을 알아야 하나? 누가 그걸 알고 있지? 마지막 결과물은 어때야 할까? 어디로 가지? 누가 관심을 보일까? 무엇이 포함되어야 하나? 그것들은 어떻게 연결될까? 비용은? 성공의 기준은 뭔가? 그리고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루고자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7. 사용하는 장비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어떤 사진이든, 어떤 프로젝트는 들어맞는 도구가 있습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할 때, 혹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어떤 도구가 필요할지 생각하십시요. 만약 다른 도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계속 된다면, 아마 사용하는 도구에 맞지 않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것일 수 있습니다.

8. 사진강좌에 참석하세요. 책도 읽고 경험이 충분한 사진가의 조언도 구하세요. 만약 남이 해놓은 일을 다시 반복한다면 정신 수련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훌륭한 사진을 찍으려면 다른 훌륭한 사진을 보고, 뛰어난 사진가와 이야기를 나누어야합니다. 누군가의 견습생이 잠시 되어보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위대한 사진을 최대한 똑같이 찍어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성공하면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결과물을 버리세요. 거장에게서 배우되, 그들과 똑같이 되면 안됩니다. 거장과 닮기를 추구하기보다 그들이 추구했던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럴려면...

9. 필수 과목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멀리 보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야한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까지 남아있는 위대한 사진가나 예술가들은 창의력에 관해서는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말해도 될 겁니다. 그들의 다음 주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우선 그들이 간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그들이 벌써 알고 있었던 거를 배우는데 몇년 걸린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들도 그만한 (혹은 더 긴) 시간을 들여 그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역사를 공부하세요. 관행이나 규칙, 많이 쓰이는 말들, 그리고 기술을 배우고, 당신이 가진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았던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노력하십시요.

10. (시작한 것은) 완성해야 합니다. 필름이나 사진 파일을 가지고 예술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 안됩니다. 위대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판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을 빌리면, 끝을 내면 그들은 옵니다. '관객의 법칙'이 있는데 당신이 무언가 완성하면 세상은 그걸 숨겨진 채로 두지는 않습니다. 기회는 마술처럼 찾아 옵니다. 그리고 나중에 돌아보면 어떤 프로젝트가 최고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요. 하지만, 열번째 프로젝트가 최고였다고 할 때, 그전 아홉개를 끝내지 못했다면 그 경지에 다다르지 못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인생의 역작을 남기는 것에는 지름길도, 더 효과적인 길도 없습니다. 다만 그 역작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전 작업을 하는 것 뿐이죠. 끝을 내세요. 그리고 잊어버리고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세요.

11. 창의력이라는게 시간표대로 움직여주는게 아닙니다. 숨어있던 창의력이 나타나는 순간을 위해 항상 준비하십시요. 녹음기를 들고 다니거나, 종이와 펜을 휴대해야합니다. 뜻밖의 순간에 뜻밖의 생각을 잡는 것을 훈련하십시요. 매일 사진을 찍으세요. (아니 최소한 매일 사진을 생각하십시요.) 최고로 멋지고 창의적인 생각이 전혀 기대하지도 않을 때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요.

12. 사진을 찍는다 생각하지 말고 작품을 만든다 생각하세요. 예술로서 사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을 표현함으로 그들과 연결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사진을 찍는다는게 구매자나 전시회 진행자(curator)에게 기억될 작품을 차곡 차곡 쌓아두는게 아닙니다. 결국 제대로 된 작품은 당신을 세상에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렇게 함으로 사진을 보는 이에게 그들을 세상, 종국에는 당신과 연결하게 만드는 겁니다. 만약 당신의 작품이 누군가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겁니다.

13. 사진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개발하십시요. 책을 읽고, 전시회를 보고, (사진이 있지만 사진 관련은 아닌) 잡지를 구독하세요. 그래서 당신의 이미지 갤러리를 만들고, 누가 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지, 경향은 어떠한지,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아내십시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른 사진가에 대해 알면 알수록 당신을 더 잘 알게 됩니다.

14. 만약 누군가가 자기가 한대로 따라 하라고 말하면 그 조언은 무시해 버리세요. 내가 지금 말하는 조언도 포함해서요. 특히나 나는 사진 비평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만약 비평이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는 내용이라면 그것만큼 쓸 데 없는 비평도 없습니다. 그들의 사진도 아니고 그들이 어떻게 했을까는 전혀 관계없는 헛소리인거죠. 최고의 비평은 당신의 사진에서 무엇을 봤는가입니다. 그들이 당신이 의도한 것을 봤는지, 아님 그들만의 시각인지, 그래서 그 사진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의 판단은 당신의 몫입니다.

15. 쉽게 대중 앞에 나서려 하지 마세요. 집안이나 작업공간에 사진을 붙일 공간을 만드세요. 사진을 거기에 붙여놓고 계속 들여다 봐요. 아침이나 저녁의 다른 시간대에 보고, 다른 빛에서 보고, 다른 분위기에서 보세요. 당신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보세요. 그 사진을 찍을 때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던 프레임을 여러모로 살펴보세요. 그러면 인화를 다르게 해볼까, 크롭해볼까, 혹은 그 사진에 대한 전혀 다른 접근이 생각이 날 겁니다. 사진이 당신에게 말을 하고 - 당신은 듣습니다.

16. 도움을 바라지 말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질이 없어서 일을 못하지 않습니다. 부족하다고 예술을 못하지도 않습니다. 다른 이들의 도움에 의존하지 마십시요. 좋아보이지만, 결국 함정입니다. 다른 이를 의존하고 있다가, 그 사람의 마음이 바뀌면 멈추어야 합니다. 결국 당신의 작품에 대해 가장 신경을 쓰는 사람은 당신 자신입니다. 스테펜 벤더 (Stephen Bender)가 말했듯이, 예술 생활은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있는 가치입니다.

17. 목적에 대해서 확실히 하십시요. 돈을 벌기 위해선지, 아님 명성을 위해선지. 대중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인지, 아님 당신이 만들어야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함인지. 어느 것이 중요한지 생각해보십시요. 운이 좋다면 양쪽 다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어느 것이 소중한지 알면 사는게 편해집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양쪽 다 좇으면 헷갈리게 될 뿐입니다.

18. 혼자 일하기를 배워야합니다. 사진은 집단 작업이 아닙니다. 방해받지 않고 일하는 법을 배우세요. 음악도 끄고 정적 속에 머물러보기 바랍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창조적인 길로 이끄는 각자의 영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그런데 각자의 영감이 가리키는 공통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걸 들으려면 조용히 귀를 귀울여야 합니다.

19. "사진이 될만한" 장면을 찍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사진 찍을만한 게 아니어도 흥미가 가는 대상을 찍으세요. 관심도 없는데 괜찮은 사진을 얻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피사체에 대해, 피사체가 빛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대상에 대해 당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열정을 보이세요. 그게 사진의 주제입니다. 사진 안에 담겨져 있는 사물이 주제는 아닙니다. 세상에 지루한 주제는 없습니다. 다만 재미없는 사진가가 찍은 재미없는 사진만 널려있을 뿐이죠. 무언가에 열정을 가지면, 시간이 지나고 노력이 쌓이면, 그 대상이 당신의 사진 속에 생생하게 나타날 겁니다.

20. 생각하십시요. 피사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사진을 보는 이의 관점에서 생각하십시요. 당신이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그것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십시요. 사진의 안뿐 아니라, 경계에 그리고 밖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십시요. 당신이 (사진을 통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생각하십시요. 사람들이 당신이 무엇을 표현했는지 혹은 무엇을 표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하십시요. 가장 중요한 건 언제 생각할지 또 언제 생각을 멈추어야할지 아는 겁니다. 생각없는 예술은 불완전하고, 생각이 넘치는 예술도 불완전합니다. 단지 보기에 그럴듯한 사진을 넘어서려면 생각하고 생각을 멈추는 것 둘 다 필요합니다.

21. 예술은 작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것입니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라는게 아닙니다. 완성된 인생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위대한 예술가는 최고의 테크닉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인간적 마음으로 가득찬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요.

저자의 요청에 따라 다름 글을 추가합니다. Copyright 2005, LensWork Publishing. Used with permission.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in LensWork #58, Ma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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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26. 15:31
사진 시작하고 3년동안 이십여개의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두세달에 하나꼴로 카메라를 바꾼 셈이지요. 여파로 바꿈질을 안한지 몇년되었건만 아직도 여덟대의 카메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ㅡ.ㅡ 실제 사용하는 건 두대뿐이지만요. 

처음으로 구입한 DSLR인 *ist DL을 최근까지 써왔습니다. 6~7년 된 것 같네요. 얼마전부터 자동 노출의 결과도 이상하고 배터리 문제도 있고 해서 바꿔야겠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드디어 DSLR을 바꾸었습니다. 바꾸어도 좋다는 마님의 윤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요 ^^



펜탁스의 최상위 기종인 K-5입니다. 펜탁스 색감도 맘에 들고 이미 가지고 있는 렌즈들도 활용할겸 펜탁스에 계속 충성하기로 했습니다. 풀프레임인 니콘이나 캐논 최상위 기종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점도 작용을 했구요. 이제 주력의 자리를 물려준 *ist DL은 큰 아이가 사진 공부하겠다고 가져갔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진 찍을 기회는 없었습니다. 며칠 찍어본 결과로는 DL보다 더 중립적인 색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기능상으로는 두개의 다이얼울 비롯 자주 사용하는 기능의 대부분이 외부 버튼으로 조절 가능하다는 것, ISO3200까지 거의 노이즈가 없다는 것 등 여러가지 장점들이 사진 찍는 즐거움을 주더군요. 카메라의 하드웨어적 특징은 자세하게 소개하신 분들이 많으니까 반복하진 않겠습니다.   




재밌는 건 여러가지의 필터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토이카메라 필터가 있는데 결과물이 맘에 드네요. 특히 사람을 찍을 때 유용할 것 같습니다. 여기 토이카메라 필터를 사용해서 찍은 사랑하는 모델 #1의 사진입니다. 


전에 활동하던 카메라 동호회 회장이 니콘 F6라는 필름바디 최고의 카메라를 사고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제 예술이나 하려구요". 카메라가 워낙 알아서 잘 해주니 찍는 사람은 사진에 집중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더불어 카메라가 안좋아서 결과물이 나쁘다는 핑계를 댈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구요 ^^

저도 이제 나무랄대 없는 카메라를 하나 얻었으니 예술을 좀 할까 합니다. 학기 시작하면 바빠지겠지만 그래도 왔다 갔다 하면서 하루에 한장 정도는 찍어보려구요. 괜찮은 사진 나오면 블로그에도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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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2. 13:30






2007년 여름 어느날. 서대문 형무소에서 신념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행위에 대하여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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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21. 14:00
언제부터인가 마네킨을 사진의 소재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전에 올렸던 사진처럼요. 유심히 관찰하면 아름다운 마네킨이 참 많습니다. 그 안에 갇혀있는 "영원한 현재"를 잡고 싶었습니다. 사진이나 마네킨이나 정지된 순간이긴 마찬가지니까요.

얼마전 가족들과 보스톤에 놀러가서 쇼핑을 했습니다. 가족들이 옷을 고를 때 저는 마네킨을 찍었습니다 ^^ 그때 찍은 사진 몇장을 올립니다.









2009. 1. 12. 15:58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 8점
조은 지음, 최민식 사진/샘터사

사진 한장이 백개의 문장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도 있다. 사진의 미덕이다. 대상을 그래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무엇이 아닌가, 왜 그런가, 누구를 위해서 그런가, 언제 그런가, 어디에서 그런가를 말할 수도 있는 것이 사진이다[각주:1]. 한장의 좋은 사진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

사진도 글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모양이 있다. 까르띠에 브레송은 결정적 순간(Decisive Moment)을 보여주고, 엔젤 아담스는 자연의 진중함을 보여준다. 로버트 카파는 역사적 순간을 증언한다. 인간이라는 주제에 집중, 삶의 표정을 담는 작가가 있다. 최민식 작가는 그런 작가다.

50년 동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온 최민식 작가의 사진중 97장에 조은 시인이 글을 더하였다.

열장 남짓의 사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람이 대상이고, 그들의 대부분은 "태어날 때부터 배경이 어두움 뿐인 사람들"이다. 갓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어린 여자 아이, 삶에 지친 노동자, 거리의 걸인, 길가에 누워자는 아이와 아버지, 죽은 아들의 사진을 들고 시위의 현장에 선 어머니... 전쟁 후의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부터 2000년대 풍요함 속의 빈곤까지, 그의 시선은 줄곳 소외된 곳, 아파하는 이웃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2009년의 오늘날, 이전 세대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한 현재, 그의 사진을 바라보는 감정은 단순하지 않다. 사진 속에 보이는 사회적 절대빈곤은 사라졌다. 생활수준이나 근무환경은 훨씬 좋아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 더 나은 미래만 바라보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우리들에게 최민식의 사진은 불편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나는 이런 삶이 싫다. 나는 더 나은, 더 풍족한 삶을 살고 싶다. 어느 누가 사진 속의 모습처럼 살고 싶어한단 말인가.

그래도 그의 사진을 보아야하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함이다. 이미 지나간 혹은 주위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지만, 그것은 누군가의 과거였고 누군가의 현재이며, 누군가의 미래일 것이다. 고개를 돌리면 수많은 소외된 이웃이 있다. "절망만을 길어올리는" 체념이 있다. "평생 일으켜 세워야할 삶이 안쓰러운" 아이들이 있다. 상대적 빈곤으로 인해 없는 자들의 겨울은 더 춥게만 느껴진다. 그들의 "내일은 오늘과 달라져야 한다."

최민식은 삶의 저 낮은 곳을 지내온 이들의 시선을 같은 높이에서 잡아냈다.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눈. 어떤 이에게 삶은 참으로 가혹한 것이다. 하지만 그 눈은 나의 눈일 수 있고, 내 친구의 눈일 수 있다. 오늘 아침 스쳐 지나간 그 남자의 눈일 수도 있다. 우리 삶에는 아직 아픔이 있음을, 우리는 서로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 함을, 때로는 고개를 돌려 낮은 곳을 바라봐야 함을 그의 사진은 가르쳐 주고 있다. 사람, 결국 사람이야말로 진정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가족이라는 이웃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만이 어둠을 역전시킨다."
 



  1. 좋은 사진을 찍는 스물한가지 방법 (http://futureshaper.tistory.com/92) [본문으로]


2008. 4. 1. 01:03
글을 쓰는 것은 창조의 행위요
사진을 찍는 것은 발견의 행위이다
글을 쓰며 사진을 찍는 삶...
그 삶을 바라며 살아간다 - 쉐아르

사진이라는 취미를 갖게된 이후, 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삼은 것이 글과 사진입니다. 제게 있어 글과 사진은 비슷한듯 다릅니다. 글은 존재하지 않는 문장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행위이고, 사진은 ‘존재’하는것을 새로운 시각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라 정의를 내렸습니다. 요즘은 후보정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애매한 작품들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사진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담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에 빠져 지낸지 두달쯤 되던, 가을과 겨울의 경계쯤 되는, 어느날이였습니다. 출퇴근 길에 항상 보아왔던 길거리의 나무들이 그날 따라 너무나 예뻐보였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노란색의 단풍, 거리에 흩날리는 낙엽들, 돌담길. 그때 실감했습니다. 사물을 보는 저의 눈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요. 제 주위에 있던,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분좋은 경험이였습니다. 그날 찍었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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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재미있는 것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맨눈으로 볼 때 무엇을 볼 것인가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보여지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진에서는 보고 싶은 부분만 볼 수 있습니다. 자를 수도 있고, 망원으로 클로즈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광각으로 넓게 잡아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진에는 해석이 들어가 있습니다. 찍는 이의 마음 한자락이 담겨져 있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사진은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메일 주소인 ‘anothereye@지메일’이이런 마음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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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둘 다 좋아하시는, 그리고 저보다 훨씬 잘 하시는 ^^;; ‘현카피’라는 분이 있습니다. ‘하늘위의 지하실’이라는 사진집을 내셨지요. (그 분과 한참 교류가 끊겼네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갑자기 궁금합니다.) 그 분의 글 중에 제 마음을 잘 나타낸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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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볼 수 있다는 것

(전략...)

사진을 하는 것은 빛을 보는 일이라고 한다
사진을 하는 이가 보는 빛은 드믈거나 귀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빛이 아니라
보려고 하지 않았기에 보이지 않았던 빛이다
찬란히 빛나는 것들 속에서가 아니라
짧은 그늘이나 성긴 가지들 틈에서 조용히 빛나는 빛이다

우리들 생의 빛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게서 시작한 빛으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소중히 찾아내고 기쁘게 받아들인 빛으로 빛나는 것이 나의 생이고,
나 그 자신일 것이다

(중략...)

빛나지 못해도
빛나는 것들을 볼 수 있어서
마침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가 되는 것이다

***

결국 사진이란 ‘보이는 것’ 속에 파묻혀져 ‘보지 못하던 것’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의 한가지일껍니다.

한없이 귀여운 아이의 모습, 사랑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 제게 주어진 고마운 순간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음 놓쳐버릴’ 제 마음 한구석. 지나치면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지 모르지요. 그것들을 보기 위해, 그리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저는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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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13. 14:36
사진을 좋아하다보니 찍어놓은 사진이 많습니다.
이 블로그의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사진이 제 관심분야의 하나이다보니
가끔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게다가 지금 쓰는 글이 시간이 걸려서
포스팅을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입니다 ㅡ.ㅡ

겨울이 깊었습니다. 사진 보면서 기분 전환하시라고
기념 삼아 작년 여름에 찍은 꽃 사진 하나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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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 아침고요수목원
F3 : 50mm f1.4 : RV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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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11. 14:11
오랜만에 잡아본 사진...

찍은지 몇달이 넘었지만
스캔 작업을 안하고 놔두었던 필름들을
하나 하나 스캔하기 시작했습니다.

뷰파인더를 통해 발견하는 또 다른 모습들
그 매력에 다시 빠지고 싶습니다. ^^

2007년 8월 @ Winchester, MA
F3 : 50mm f1.4 : 400T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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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9. 29. 01:54
2006년 7월 14일에 이런 글을 남겼더군요. 지금 돌아보면 그때 마음을 잊어버리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듯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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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을 하나 보고 싶어 서점에 갔다가 최민식님의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하여"를 구입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미 보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최민식 선생님의 사진에 조은 시인의 글이 어우러져... 우리네 지난날 (아니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하는) 어려운 삶을 아무 기교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더군요.

저는 이런 사진이 좋습니다. 살아있는 모습, 그 모습을 솔직히 보여줄 수 있는 사진. 결국 사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우리 삶의 모습들을 드러내는 (노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모습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더군요. 테크닉이 보족해서가 아닙니다. 장비가 없는 것도 아니지요. 그건 제가 그들의 삶을 최민식 선생님이 그러하듯 정면으로 쳐다 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입니다.

사진 찍기 시작할 때 봤던 사진에 대한 잠언중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아마추어작가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흑백필름에 담아놓고 그것을 예술이라 부른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이런 말이였던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 고속터미날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두팔이 없으신 한 남자분이 구걸을 하고 다니시더군요. 제 카메라 가방에는 135mm를 달고 "흑백"필름이 담긴 F3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남자분의 모습을 보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주머니 속에 담긴 동전을 드리고 떠나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사진집에 보면... 아마도 돌아오지 않는 부모를 기다리며 우는 듯한 남자아이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 사진을 보면서 이 사진을 찍고 최민식 선생님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도 그 장소를 그냥 떠나시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 아이의 어깨를 에워싸며 위로의 말한마디라도 남기고 가셨지 않았을까요? 그 행동을 "마음에서 우러나와"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그 삶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글을 쓰는 삶"... 그게 제가 여생을 보내고 싶은 방법입니다. 아직 사진에도 글에도 부족함이 많지만... 저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테크닉이 아닌듯 합니다. 그것은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 제 주위 사람들에 대한 자그마한 사랑... 그것을 먼저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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