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564)
책 그리고 글 (87)
미래 빚어가기 (79)
시간/행동 관리 (44)
조직을 말한다 (16)
마케팅 노트 (14)
짧은 생각들 (33)
사랑을 말한다 (27)
세상/사람 바라보기 (40)
그밖에... (83)
일기 혹은 독백 (85)
신앙 이야기 (24)
음악 이야기 (19)
법과 특허 이야기 (13)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에 해당되는 글 5건
2014. 10. 19. 05:34

페이스북 친구이자 은사님의 아들이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쓰실지 매우 궁금"하다며 릴레이를 넘겼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표현이더군요. 그래서 전에 같은 릴레이를 했었지만 또 적어봅니다. 그때는 영어로 쓰여졌거나 번역된 책만을 대상으로 했었지요. 이번엔 한글로 쓰여진 책도 포함하니 책 선택이 달라지네요. 


이런 릴레이 안 좋아하는 분도 있지만, 전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책 선택을 보면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여기 소개하는 10권의 책이 지금 제 모습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마도 10%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책별로 왜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 조금씩 적어봅니다. 순서는 (100% 정확하진 않겠지만) 읽었던 순서입니다. 


2007년에 썼던 나를 만든 다섯권의 책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1. 삼국지 - 나관중 


중학교 시절 삼국지를 처음 읽었습니다. 정비석판이었죠. 다음에 박종화판을 읽었습니다. 잠시 식었던 애정을 되살린건 코에이의 삼국지 게임입니다. 오~랜 시간을 삼국지 인물들과 보냈죠. 이후에 이문열판을 여러번 읽고 요코하마 미츠테루의 삼국지도 두번 읽었습니다. 다음번엔 황석영판을 보고 싶네요. 


삼국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사람 사는 원리들의 모든 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면 세상사의 모든 모습들이 다 보이는 듯 합니다. 의리가 있고, 정치가 있고, 무협이 있고, 권모술수와 지략이 넘쳐납니다. 중간 중간 사람 사이의 정과 사랑도 보이구요. 몇년에 한번씩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2. 끝없는 이야기 - 미카엘 엔데 


책을 좋아하지만 매력없는 왕따 바스티안은 서점에서 발견한 책을 몰래 가지고 와서 숨어 읽다가 환상계를 만납니다. 환상계 안의 아트레유의 모험을 따라가던 바스티안은 왕녀의 이름을 만들어 주면서 환상계의 위험을 구하고 스스로 환상계에 들어갑니다. 자신을 잃어버린 위험을 겪지만 결국 현실로 돌아오지요. 아트레유가 지어준 왕녀의 이름은 '어린 달님'입니다. 너무 예쁘지 않나요?  


제 상상력의 팔할은 미카엘 엔데에서 왔습니다. 모모부터 당시 한국에 소개된 미카엘 엔데 책을 열심히 찾아서 읽었죠. 고 2때 읽은 끝없는 이야기는 현실 부분과 환상 부분을 다른 색으로 인쇄했던 초판입니다. 무슨 이유엔지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초판처럼 다른 색으로 인쇄한게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상상력이 없어진 현실의 각박함도 인간을 위협하지만, 땅을 디디지 않고 꿈 속에만 살면 자아를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끝없는 이야기는 이 메시지를 따듯한 은유로 풀어냅니다. 


3.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 고든 맥도날드 


여러번 소개한 고든 맥도날드의 책입니다. 외면적인 면이나 행동적인 면이 아닌 내면세계라 지칭한 영적인 부분을 다스리는 것을 강조하지요. 내면의 영역을 동기부여, 시간사용, 지혜와 지식, 영적인 힘, 회복(휴식)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서 어떻게 질서를 유지하며 성장해나갈지 깊이 있는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대학시절 활동한 IVF에서 이책은 필독도서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를 깨달은 건 30살 즈음이었습니다. 여러 문제로 참 힘든 시절을 보낼 때 이 책을 통해 다시 마음을 정돈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전에 개정판을 읽었고, 최근 시작한 북클럽을 통해 새로이 읽고 있습니다. 


4. 영혼의 자서전 - 니코스 카찬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카찬차키스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자신의 이야기에 약간의 환상을 섞어넣었죠. 원제는 "크레테인에게 보고"입니다. 크레테 사람인 자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군데에 머물지 않고 평생 모험을 했던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책을 읽으며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게 하지요. 최고의 번역 하면 이 책이 거론될만큼 번역도 좋습니다. 


카찬차키스는 한 곳에 머무는 것은 퇴보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마음이 동한 저는 십년마다 직업을 바꾸며 살겠다 결심했고, 아내와의 첫 만남에서 그 생각을 말했습니다. 참 철없어 보이는 그 말이 신선했다고 하네요. 저와의 만남을 이어간 한 원인이 되었구요. 결국 제 결혼은 이 책의 덕을 좀 본 셈입니다 ^^ 그러니 아직 짝을 못찾으신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5. 소명 - 오스 기니스 


부름 받았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각자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기니스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도록 부름받기 전에 먼저 어떤 존재가 되도록 부름받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대학원 시절, 공부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방황할 때, 신학교를 가야하나 고민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도피성입니다. 그 마음을 돌리는데 스승님으로 모시는 목사님의 충고와 이 책의 통찰이 결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년에 다시 한번 읽었는데 역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6.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 스티븐 코비 


자기계발서의 고전이지요. 이 책을 처음 접한게 94년이였습니다. 앞에서 말한 30살 즈음 참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 맥도날드의 책과 함께 저를 붙잡아준 하나의 버팀목이 일곱가지 습관이었습니다. 


삶을 주도하라.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상호 이익을 추구하라. 이해시키기전에 이해하라. 시너지를 만들어라. 삶의 각 영역을 단련하라. 이렇게 일곱개의 습관은 처음에는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일곱가지 습관은 많은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실제적인 원리입니다. 이후에 나오는 자기계발서의 여러 주장들은 일곱가지 습관에 기반을 두고 있지요. 원칙 중심의 삶. 영향력의 원/관심의 원, 방향의 중요성, 감정은행 등등. 이책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궁무진합니다. 


개인적으로 "성공하는..."이라는 제목이 불만입니다. '성공'이라는 말이 편향된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원어 그대로 "효과적인..."이나 "성숙한..." 같은 제목이 더 맞는듯 합니다. 


7. Good to Great - 짐 콜린스 


번역판 제목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입니다. 원제의 의미를 상당히 축소시키는 제목이라 마음에 안듭니다. 일곱가지 습관이 개인에 대한 원칙이라면 Good to Great는 기업에 대한 원칙입니다. 하지만 꼭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라 같은 원칙은 누구나 기억해야할 원칙이지요. 


이 책을 쓴 짐 콜린스는 방법론 정립에 뛰어난 사람입니다. 이 책의 대상 회사를 선택할 때, 15년간 주식 수익률이 시장 평균 혹은 이하였다가, 변화를 거친 이후 15년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최소 세배이상 되는 회사들만 고른 후 성장하지 못한 다른 회사들과 비교를 합니다. 그리고 성장한 회사들의 원칙을 방향이나 아이디어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현실을 직면하라. 잘하는 일을 근본으로 삼아라. 원칙을 지키는 문화를 가져라. 기술에 끌려가지 말고, 목적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라. 처음에는 힘들지만,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 변화는 지속된다 등으로 표현합니다. 


미국에서 평범한 프로그래머로 살던 제게 이 책은 더 넓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머물던 조직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고, 문제를 개선해서 더 멋진 조직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구요. 관리자로, 이후 변호사로 진로를 바꾸는 시초가 된 책입니다. 마음의 씨앗은 영혼의 자서전이 뿌렸구요. 


8. 순전한 기독교 - C.S. 루이스 


라디오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기독교를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기독교 최고의 지성 루이스는 기독교 안의 여러 교파들을 가로지르는 (카톨릭을 포함해서) 가장 근본적인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이 책에서 정리하였습니다. 


2007년 초부터 2009년 중반까지 영적인 구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결론이든 달게 받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부정하고 출발한 그 시간. 무신론자들의 책을 찾아서 읽으며, 질문하고 답을 찾았습니다. 신앙을 떠날 수 있었던 그 시간을 정리해준 책이 순전한 기독교 입니다. 왜 기독교가 아름다운 종교인지, 왜 기독교가 확실한 답인지 이 책은 알려줍니다. 


9.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정민 


이 책은 다산을 '지식경영인'이라 규정하며, 그가 어떻게 이런 놀라운 업적을 남길 수 있는가를 지식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합니다. 하지만 지식경영을 넘어 다산의 일생과 그의 저작, 그리고 당시 학자들까지 아우르며 다산의 학문과 철학을 재창조해서 보여줍니다. 이 책을 지은 정민은 다산의 지식경영방법을 사용해서 이 책을 지었다고 하더군요. 


이 책을 읽고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롤 모델이 아쉬운 세상이다. 한때는 정직함과 명석함으로 존경받던 사람들이 세월이 흐르며 변질되고 퇴보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다. ,,, 하지만 여기 다산선생이 있다. 200년전 강진 땅의 유배 생활 속에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학문의 정열을 불태웠던 다산.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한, 그러면서도 가족과 제자들에 대한 정을 놓지 않았던 정말 멋진 사람. 그가 새로운 롤 모델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막 넘쳐납니다. 


10. 칼의 노래 - 김훈 


책을 적게 읽는 편이 아니었지만, 제 독서는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주로 종교, 경영, 인문이었고, 소설을 읽어도 장르소설만 읽었습니다. 추리소설과 판타지를 읽었죠. 이른바 세계명작을 싫어했습니다. 그랬던 제게 언어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소설이 칼의 노래입니다. 한국문학에 '벼락같이 쏟아진 축복'이라는 이 책은 제게도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벼락같이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 이후 해마다 다섯권 이상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고뇌하는, 하지만 어떤 때는 감정이 전혀 없는듯한 이순신의 모습을 통해, 김훈은 세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단어 하나를 고르려고 며칠 고민한다는 김훈의 문장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의 스타일을 따라 몇 편을 글을 쓰고 제 문장에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지요. 


마지막으로 이전에 한글 책을 제외하고 선택한 열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1. The Road Less Traveled - M. Scott Peck 

2. Mere Christianity - C.S. Lewis 

3. Ordering Your Private World - Gordon MacDonald 

4.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 Stephen R. Covey 

5. Getting Things Done - David Allen 

6.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 Luo Guanzhong 

7. Good to Great - Jim Collins 

8. Report to Greco - Nikos Kazantzakis 

9. The Never Ending Story - Michael Ende 

10. The Lord of the Rings - J.R.R. Tolkein




2009. 5. 27. 01:22
미국의 지방, 그것도 한국인들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번 나오는 신문이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인터뷰라는 것을 해봤습니다. <내가 읽은 책 세상>이라는 주제로 책과 그에 관련된 생각을 나누는 형식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소개가 된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이 대상이었습니다.

원문은 여기 있습니다. 기록 목적으로 원문을 이곳으로 옮겨왔고 중간 중간 관련글의 링크를 달았습니다. 작품활동도 하시고 번역도 하시는 윤현주라는 분이 제 어지러운 말들을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
이 책을 세 번이나 읽으셨다고요?

80년대 후반인 대학 다닐 때 한 번, 졸업하고 직장 다니면서 90년대 초반에 한 번, 작년에 다시 읽었습니다.
 
작년에 읽은 건 정말 한참만에 읽으신 건데 그럴만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제 스스로에 대해 갈수록 부족함을 느끼던 참이었어요. 회사일로도 많이 바쁘긴 했지만, 질서가 안 잡혀있는 것 같았어요. 몇 년 전에는 신앙을 잠시 버린 적도 있었고요.계속 신앙인으로 살아왔다고 믿었는데 너무 질문없이, 의문없이 믿어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점검의 시간을 한 일 년 가졌어요. 그 과정에서 이 책을 읽었어요. 그러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정리도 되고, 신앙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게 되었어요.

15년이나 지나 다시 읽으면서 감회도 크고, 새롭게 얻은 것도 많았겠네요.

저는 저자이신 이 목사님을 참 좋아해요. 렉싱턴에 있는 교회의 담임 목사를 하실 때 이 분이 좋아 그 교회를 다니기도 했고요. 이분의 책을 많이 읽었어요. 영적으로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셨던 분이고, 교회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뵙기도 했고요.

여러  책을 쓰셨지만 이 책이 가장 기본인 것 같아요. 대학시절에 이 책은 통과의례 같은 거였어요. 기독교 학생회에서는 필독서의 하나였으니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하면서 여러가지로 힘들 때 이 책을 한 번 더 읽었는데, 내 스스로를 잘 다스릴 수 있었던 대학시절을 허송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작년에 다시 읽으면서 부끄럽더군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 책은 내면세계에 관한 거잖아요. 정신없이 바쁜 이런 세상에 살면서 자기 성찰을 꾸준히 해나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내면세계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게 들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죠. 세상살이가 워낙 바쁘다보니 자칫하면 자기 안을 쳐다보지 않게 되죠. 값싼 진리들이 판을 치기도 하고요. 저는 내면세계를 성품이라고 봐요. 밑바탕이 되는 성품. 이 책은 그런 걸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죠. 저에게 큰 영향을 준 또 한 권의 책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이예요. 두 책에서 다 강조하는 게 겉모습보다 안의 성품이거든요. 외적인 것들, 즉 지식이라든가 기술적인 부분, 얄팍한 테크닉에 기초한 인간관계, 이런 것들보다 내 자신의 밑바탕에 신경을 써야겠구나, 그게 더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내면 세계를 잘 살피고 보살피기 위해 다섯 가지 영역을 들어 이야기하더군요.

내면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동기, 시간 사용, 지적 성장, 영적 성장, 그리고 쉼(휴식)이 중요하다고 말하죠. <동기>편에서는 ‘쫓기는 삶’과 ‘부름받은 삶’이라는 두 유형을 보여주면서 우리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죠. <시간 사용>은 시간 사용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미리 계획을 세움으로써 우리가 시간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하고요. 공격적인 공부를 통해 계속 <지적으로 성장>해야 하며, 침묵과 고독, 일기쓰기, 묵상 등을 통해 삶의 중심을 잡으면서 <영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말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잘 쉬는 것, 즉 <휴식>을 통해 혼란스러워진 내면세계에 다시 질서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하죠.

다섯 가지 영역 중에 특별히 더 자신의 마음에 와 닿는 게 있다면 뭔가요?

예전에는 시간 사용에 관한 글들을 중점적으로 보았는데 갈수록 지적 성장, 영적 성장에 관한 글들이 마음에 와 닿아요. 특히 이분이 계속 말하고 있는 무질서하게 사는 삶의 증상에 관한 걸 보면서 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내 말에 의하면 제가 스스로 좀 무질서하다고 느끼는 때가 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책상을 치우는 일이더래요. 그런데 어느날 보니 저의 집 아이도 똑같이 그러더래요. 그걸 보면서 어떻게 둘이 그렇게 같으냐고 말하더군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꼭 읽히고 싶어요. 큰아이가 지금 14살인데 내년 정도면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책을 읽는 건 마치 거울을 보면서 지금 내 모습이 이렇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큰 바윗덩어리를 제거하고 나면 작은 돌들이 나오고, 다 치웠다 싶었는데 또 더 작은 덩어리들이 나오더라. 내 생각에는 이 땅에서 생명이 붙어있는 한 이 정리 작업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내면세계의 질서를 잡는 일을 정원 관리에 비유해서 이렇게 이야기하잖아요. 얼마전에 제가 읽었던 한 스님의 책에서 본 구절인 ‘수행에는 시작은 있어도 그 끝은 없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라’ 라는 구절과 참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면 세계를 잘 돌보면서 성장해 나간다는 게 이런 걸 의미하는구나 싶었어요.

기독교인은 살아가면서 목표가 예수님을 닮아가는 거예요. 예수님처럼 사는 거고, 예수님과 같은 성품을 갖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정말 끝이 없는 일이죠. 사람은 예수님처럼 될 수가 없거든요. 목표는 있지만 이룰 수 없는 목표라는 걸 알고 있는 거죠. 그럼에도 그게 옳은 길이니까 그 길을 가는 거구요.

영적 성장을 위한 일기쓰기에 관한 글도 아주 설득력 있었어요. 특히 이런 구절 말이예요. “일기쓰기를 통해서 나 자신이 결코 적나라하게 대면하지 못하는 속사람을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 중요하고, 두려움과 갈등은 뚜렷한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내 속에 그냥 있을 수 없었고, 그것들은 표면에 노출되고 이름이 붙여졌다.”

일기쓰기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내가 성장하고 있는가 아닌가를 알 수 있게 하는 데 있는 것 같아요. 머물러 있나, 아니면 성장하고 있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생각이 더 깊어지게 하지요. 기억을 잘 간직할 수 있게 하기도 하고요.

기도에 관한 글도 좋더군요. 기도는 자기를 내어놓는 일이며, 일차적으로 날마다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말에 공감했어요.

기독교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해요. 기도는 사람이 하나님한테 내가 필요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기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말은 내가 해도 결국은 듣는 거라고요. 기도가 깊어질수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게 뭔지를 듣는 거죠. 기도를 대화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대화가 깊어질수록 더 많이 듣게 되는 거와 같아요.

맥도날드 목사님에 관련된 한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이 책을 출판한 이후 이 분은 굉장한 실패를 경험하시게 되었어요. 간음의 죄를 범한 거예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났어요. 빌 하이벨스, 찰스 스윈돌 등 이 분을 아끼던 사람들이 모임을 만들어 이 분과 그 가족들을 도왔어요. 1년의 기간이 지난 후 회복을 확인한 동료들이 회복식을 베풀어 주었어요. 죄의 자백에서 회개, 그리고 회복까지 3년의 시간이 지난 뒤에 그레이스 채플 교인들은 이 분을 찾아가 다시 교회로 불러 들였고요. 죄를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는 마음, 그리고 그 절망하는 마음을 붙잡아 회복시켜주는 은혜, 그것이 바로 기독교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이들이 은혜를 맛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드려요.


'책 그리고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릴레이] 나의 독서론  (20) 2009.06.08
[서평] 나만의 80/20 법칙 만들기  (14) 2009.06.03
[서평] Getting Organized  (11) 2009.05.26
흐트러진 독서 계획  (10) 2009.05.07
서평 - 순전한 기독교  (14) 2009.04.29


2008. 12. 24. 14:25
산나님Inuit님이 올해 읽은 책을 정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연말이 되어 올해를 돌아보는 의미로 게다가 포스팅 거리도 떨어지다 보니 저도 동참을 합니다. 생각해 보니 최근 몇년간 올해만큼 책을 적게 읽은 해가 없는 듯 합니다. 학습에 책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무엇하느라 책읽기를 게을리 했는지... 많이 반성이 됩니다. 내년에는 매주 한권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겠습니다 ^^;; 어쨋거나 얼마 안되는 책중에서 추려낸 ㅡ.ㅡ 2008년 베스트 5입니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 - 10점
정민 지음/태학사

2007년에 다산 선생을 만났다면, 2008년에는 연암을 엿보고자 시도했던 해입니다. 그래봐야 책 두권 (비슷한 것은 가짜다, 열하일기) 읽은 게 다였지만, 그래도 연암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민 선생의 정성스런 해석과 해박한 주석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조선시대 지식인의 삶과 사상은 아직도 큰 관심으로 남아있습니다. 2009년에는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나는 학생이다 - 10점
왕멍 지음, 임국웅 옮김/들녘(코기토)

아직도 읽고 있는 책이지만 올해가 가기전에 끝낼 것이므로, 그리고 당연히 올해 베스트 5에 들어갈만 하므로 여기에 선택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혁명에 가담, 정권의 부침을 경험한 노작가가 후배들에게 권하는 글은 문장마다 힘이 실려 있습니다. 그의 인생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다 하더라도, '나는 학생'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정체성에 대한 고백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 10점
고든 맥도날드 지음, 홍화옥 옮김/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십여년만에 다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세번째 읽은 것이고 개정판으로는 처음입니다. 기독교인으로서 단순히 종교적인 열심만이 아닌 가치있고 정돈된 삶을 살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입니다. 실패의 경험만큼 그리고 지속적인 성찰과 단련만큼 깊어진 고든 맥도날드의 교훈은 나도 그러한 질서 정연한 삶을 살고 싶다는 긍정적 욕심을 갖게 만듭니다.



2008년 제 블로그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GTD였습니다. 프랭클린 시스템의 Top Down과는 다른 Bottom Up 방식의 시간/행동 관리 방식으로 저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병호 번역의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번역판은 절판이고 또 번역상 문제가 있다는 평이 있어 원서를 추천합니다.


칼의 노래 - 10점
김훈 지음/생각의나무

평소 경영/자기계발/리더십 관련된 책만 보던 저에게 문학에 대한 재미를 일깨워준 책입니다. 더불어 좋은 문장을 쓴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김훈의 모든 책을 구해서 읽고 싶었지만 올해는 칼의 노래남한산성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내년에도 꾸준히 김훈의 책은 읽어야할 책 목록에서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2008. 5. 29. 14:57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 10점
고든 맥도날드 지음, 홍화옥 옮김/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대학 시절에 IVF(한국 기독 학생회) 활동을 했다. 지금은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당시 IVF내의 필독도서중 첫번째로 꼽히던 책이 (줄여서 '내면세계'라 부르던) 이 책이었다. 학생때 한번 읽기는 했지만 제대로 이 책을 읽었던 것은 졸업하고 몇년 지나서인듯 하다. 그때의 나는 생각의 중심이 굳게 서있지 않았다. 여러번 혼란을 겪었고, 나아지는 것은 없으면서도 생각의 겉멋만 든 그런 모습이였다. 그때 접한 이 책은 나를 얼마나 부끄럽게 만들었던지. 열매없이 지내버린 시간이 너무나 아쉬웠다. 미국으로 옮긴 후 고든 맥도날드 목사가 담임하고 있던 그레이스 채플에 출석할만큼 이 책의 영향은 컸다.

처음 접한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후 이 책을 다시 읽었다. 반갑게도 개정판이 있었고, 책 속의 고든은 지나간 시간만큼 더 성장한듯 하다. 그가 겪었던 실패와 회복이 그를 더 성숙하게 만든 것일까? 그 답은 모르지만,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내 내면세계에 비해, 그의 마음 속 정원은 너무나 깔끔해 때로는 질투가 나기도 한다.

번역판의 제목도 좋지만 나는 이 책의 영어 제목을 더 좋아한다. "Ordering Your Private World." 개인의 영역을 다스리라는 것이다. 겉모습을 잘 가꾸는 사람은 많으나, 남이 보지 않을 때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은 성숙함을 필요로 한다. 신앙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성품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분명히 목사가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기독교 서적이라는 틀로 제한하기에는 이 책이 너무 아깝다. 고든이 제시하는 보편적 교훈은 비기독교인에게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면세계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고든은 '함몰 웅덩이' 증상을 소개한다. 지하수가 고갈되어 지표를 지탱할 힘이 없을 때, 그 땅은 겉보기에는 단단해 보여도 속은 텅비어 있고, 언젠가는 무너져 내린다는 것이다. 내면에 질서가 없다면 사람은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 손대고 있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든다면 이미 내면세계의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살아가며 이렇게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여러번 받았다. 고든이 표현한 '벽에 부딛히는 순간'이었다. 그런 나에게 고든은 묻는다. "내면 생활을 정돈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지고 있습니까?"

내면세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고든은 다섯가지 영역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기, 시간사용, 지적 성장, 영적성장, 그리고 쉼이다.

우선 내 삶의 동기가 무엇인지, 내가 살아가는 목적이 무엇인지 이 책은 질문한다. 크게 두가지 유형이 있다. '쫓기는  삶 (driven life)'이 있고 '부름받은 삶 (called life)'이 있다. 쫓기는 삶은 외형적인 성공을 바라고 사는 삶이다. 무엇이든 더 크게, 더 잘 하기를 원한다. 그 욕심은 소중한 것이되, 그것 뿐이라면 곤란하다. 고든은 세례 요한의 삶을 통해 부름받은 삶의 특징을 설명한다. 자신의 위치와 목적을 알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삶. 그런 삶이 부름 받은 삶이다.

무질서함은 시간의 무분별함으로 나타난다. 흘러서 새버리는 시간을 잡기 위해, 고든은 시간예산 세우기를 제안한다. 중요한 항목에 사용할 금액을 미리 정해놓듯, 시간에도 미리 정해놓는 예산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방치된 시간은 중요한 일보다는 약점을 보충하기 위해 쓰이고, 외부의 지배를 쉽게 받으며, 급한 일에 소모되고, 겉으로 드러나는 일에 주로 사용되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 사용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미리 계획 세움을 통해 시간을 통제해야한다.

지성을 훈련시키는 것은 하나의 의무다. 카터 전 대통령의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라는 책을 쓴 계기를 소개하며, 우리도 지성을 훈련시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고든은 강조한다. 훈련되지 않은 지성은 읽혀지지 않은 책과 같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책을 읽으며 지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투자하는 '공격적인 공부'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영적인 질서는 고난의 시기를 극복하게 해준다. 마음 속 정원이 한없이 고요하고 평온할 때, 우리는 비로서 삶의 중심을 찾을 수 있다. 마음속이 혼란스러우면 정말 중요한 것을 못듣는다. 침묵과 고독, 일기쓰기, 묵상 등을 통해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소음을 없애고 마음 깊숙히 침잠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회복이 필요하다. 시간이 남아서 쉬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한순간에 마침표를 찍는 '회로 닫기'로서의 쉼을 가질 때 참다운 회복이 있다. 이전 한 일의 의미를 생각하고, 지금 삶의 원칙을 검토하며, 앞으로 해야할 일을 삶의 목표, 즉 사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고든처럼 "죄책감 없이 안식일의 쉼을 추구하는 법을 배워야"한다. 그런 쉼을 가질 때, 분주함에 혼란스러워진 내면세계에 다시 질서를 가져올 수 있다.

열네개의 장과 서문과 후기로 이루어진 책은 꽉 차서 군더더기가 없다. 이전판도 좋았지만, 개정판은 오랜 세월 보살핀 잘 정돈된 정원을 보는듯 하다. 각 장별로 제시되는 질문들에 답해보는 것도 스스로의 내면질서를 체크하는 좋은 수단이다.

2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책에서 말하는 질서있는 내면세계를 못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난감하긴 하나, 책을 통해 얻은 교훈으로 최소한 내 마음밭의 바위들은 발견하지 않았나 싶다. 그 바위들을 제거하고 나서 이 책을 다시 펼칠 생각이다. 그때는 바위에 가려져 있던 작은 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2008. 4. 9. 06:11
책꽂이 앞에 서서 무슨 책을 읽을까 잠깐 고민하고는 고든 맥도날드 목사님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을 꺼냈습니다. 처음 읽은 이후 벌써 15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네요. 가지고 있던 구판도 좋지만, 다시 읽어봐야지 하고 얼마전에 개정판을 구입해 놓았었습니다.

시간 관리에 있어서 가장 진보되었다는 GTD를 적용하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안되어, 이 책을 잡게 된 이유가 뭘까 생각 했습니다. 그 답을 맥도날드 목사님이 책에서 해주시네요.

"우리는 어떤 도구들(몇가지를 들자면, 컴퓨터용 일정관리 프로그램, PDA, 휴대폰, 전자수첩)을 사면 삶이 깨끗하게 정리될 것이라는 유혹에 너무나 많이 빠진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런 장비들은 잊어버리고 속마음, 곧 당신의 내면 세계로부터 시작하라."

효율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노력을 어디 위에 두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부를 정리하고 있으니, 이젠 내면을 돌아봐야겠습니다.

'일기 혹은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GTD 따라잡기 #0 - 함정  (4) 2008.04.12
언제부턴가 대중은...  (16) 2008.04.10
GTD 따라잡기 - 현재 상황  (4) 2008.03.31
인생에는 두가지 문제만 있다  (8) 2008.03.28
미친듯이 일하고 싶다 ?  (8) 2008.03.25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