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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에 해당되는 글 5건
2014. 9. 24. 11:19

프란시스 쉐퍼의 <위기에 처한 복음주의>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쉐퍼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복음주의에 대한 그의 관찰과 탄식을 담고 있습니다. 


왜 쉐퍼는 복음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할까요? 간단히 말하면 복음주의가 성경의 절대적 권위에 무릎꿇지 않고 세상에 적응되며 결국 자유주의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마치 산 정상에 있던 얼음이 녹아흐를때 산의 서쪽으로 흐르는 것과 동쪽으로 흐르는 것이 지면에 가서는 엄청난 거리의 차이를 가지듯,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처음에는 사소한 차이인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진리 안에서 남느냐 아니면 진리를 거부하고 배교의 길로 가느냐의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쉐퍼는 성경이 절대적으로 옳고 그 성경을 절대적으로 믿지 않으면 결국 세상과 타협하게 된다고 단정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자유주의 신학은 배교이고, 자유주의 신학과 같이 하는 모든 행위 또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낙태나 동성애에 대한 다른 태도는 처음의 아주 작은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세상에 대한 이런 유연한 태도가 복음주의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겁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쉐퍼는 대결을 말합니다. 사랑이 담긴 대결이요. 사랑을 담았지만, 쉐퍼에게 세상은 분명한 선을 그어야할 대결의 대상입니다. 결코 타협은 없습니다. 


청년의 때에 이 책을 읽었다면 쉐퍼의 말에 완전 동의했을 겁니다. 하지만, 쉐퍼가 말하는 "성경을 성경대로 믿는 사람들"도 사실은 "성경을 성경대로 믿는다 생각하는 해석"을 믿는다는 겁니다. 세상에 성경을 성경대로 믿는게 가능할 수는 없습니다. 성경의 모든 글자 하나 하나에 전혀 오류가 없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문자 그대로 볼 때 보이는 분명한 모순이 다 설명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근본주의든, 복음주의든, 자유주의든 모두 성경에 대한 해석입니다. 성경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그렇기에 나만이 진리를 가지고 있다 자신할 수 없는 겁니다.   


세상과의 타협을 경계합니다. 진리에서의 이탈을 합리적인 해석이라 포장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과 합당하지 않은 차이는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누가 그 경계를 그을 것인가는 의문입니다. 쉐퍼가 그 줄을 그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이 세상의 누구도 그 선을 그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쩌라는 거냐? 답이 뭔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쉐퍼 의견에 완전히 동감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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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7. 10:58

고혈압 때문에 작년 말에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음식도 같이 조절해서 몸무게도 줄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전에 자전거를 타고 힘들어하던 거리를 뛰어서 한번에 갈 수 있게 되더군요. 또 얼마전부터 간단히 할 수 있는 팔굽혀 펴기를 시작했습니다. 아이폰앱이 하라는데로 따라 하면 됩니다. 하루에 30회 정도로 시작해서 어제는 70회를 했습니다. 다섯번에 나누어서 하기에 대단한 건 아닙니다. 최종 목표는 한번에  200회를 하는 겁니다. 내년 여름 정도에 이룰듯 합니다. 


그런데 달리기도 팔굽혀펴기도 쉬워지지는 않더군요. 5분정도 뛰면 지금도 숨이 차오릅니다. 10회 정도 팔굽혀펴기를 하면 어깨와 팔에 힘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운동을 했을 때와 안했을 때의 차이는 그때부터입니다. 힘들지만 계속 할 수 있습니다. 아 힘들어 하면서도 목표까지 유지할 수 있는게 이전보다 나아진 점입니다.


세상 일이 다 그런 것 같습니다. 힘든 일은 항상 힘듭니다. 이전에 고생을 아무리 했어도 새로이 맞는 불행은 여전히 마음과 몸을 지치게 만듭니다. 조금 나아집니다만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이는 그때부터입니다. 힘들어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입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참 꼰대스럽지만, 이 말이 맞는 이유입니다. 


한계를 더 넓히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까짓거 해보지 하는 마음이요. 하지만 마음만으로는 안됩니다. 힘들다 싶은 그 순간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평소에 고생만 하고 살 수는 없지요. 마인드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운동도 도움이 될 테구요. 의지력은 근육과 마찬가지입니다.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고, 또 그렇게 키워야 합니다.



2014. 9. 10. 11:26


어제는 추석이었죠. 이번 달이 수퍼문이라고 하더군요. 한국에서 보는 달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저희 동네에서 보는 달도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더라구요.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위에 올린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그 경험을 대단하지는 않지만 여기서 나눠볼까 합니다. 


사용한 장비는 펜탁스 K-5 DSLR입니다. 렌즈는 100mm f2.8을 사용했고 조금더 끌어당기고자 2x 컨버터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200mm를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자동노출로 찍으니까 전혀 달의 이미지를 찍을 수 없었습니다. 주위가 어두운데 달만 너무 밝아서 그런거지요. 노출 조정으로 최대한 어둡게 (-5EV) 찍어도 아직 달 표면의 형상은 찍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하얀 동그라미로만 찍히죠. 


그래서 수동 모드로 바꾸어 셔터스피드를 늘려가며 빛의 양을 줄였습니다. 너무 멀어 셔터스피드를 최대한 올려야 달 표면이 흔들리지 않게 찍힐 것 같더군요. 그래서 ISO 160에 조리개는 5.6 정도로만 조였습니다. 어차피 초점이 무한대라 상관없을 것 같았습니다. 스피드를 계속 빠르게 하니 어느 순간부터 달 표면이 찍히기 시작하더군요. 기억은 안나는데 2000근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셔터 스피드를 바꾸어보고 조리개 수치도 바꾸어보면서 계속 찍었습니다. 그런데 손에 들고 찍으니 선명하게 찍는 것에 한계가 있더군요. 결국 자정 넘어 삼각대를 들고 나왔습니다만, 구름이 끼기 시작해 그때부터 찍은 건 결과가 안좋았습니다. 


가지고 있는 여러 렌즈를 바꾸어 가면서 찍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평소 알 수 없었던 렌즈간 성능 차이가 달 사진을 찍어보니 확연히 나타나더군요. 선명한 (즉 좋은) 렌즈가 필요합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크롭한 사진입니다. 커브를 조금 손봐서 더 선명하게 만들었구요. 흑백변환도 해봤는데, 안한게 더 났더군요. 제 눈에는요. 


이번에 배운 걸 정리하자면 1) 수동 노출로 표면이 찍힐 때까지 셔터 스피드를 올린다 2) 삼각대를 미리 준비해야한다. 3) 선명도가 좋은 렌즈가 필요하다 정도 되겠습니다. 또 기회가 오면 그땐 멋있게 찍어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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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7. 15:03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길면서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쓴 정우성 변리사는 윤락근 변리사와 함께 <특허전쟁>을 썼습니다. 특허전쟁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가기에 그 책의 후속이라 할 수도 있지만 다루는 주제는 사뭇 다릅니다. 전작이 제목과는 달리 특허에 대한 개론적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면, 이 책은 본격적으로 기업간에 특허전쟁을 다룹니다. 그 중심 내용은 삼성과 애플의 최근 3년간의 대규모 소송입니다. 


저자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을 단지 두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글 대 반구글 진영의 대결로 이해를 합니다. 나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그리고 모바일 산업을 발달로 인한 시대 흐름의 결과라는 시각을 제공합니다. 


이 시각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오라클이 구글 동맹에 대항하기 위해 특허를 통한 공격을 했고, 이중 애플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제조사를 대상으로 삼았고, 이에 따라 삼성과의 소송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구글대 반구글의 그림을 보지 않고 삼성과 애플의 시각으로 임해 여러 나라로 전선을 확장하고 표준특허라는 강력해보이는 무기로 애플을 압박해 조기에 협상을 끌어내려 했지요. 하지만 싸움은 삼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피할 수 없기에 날카로울 거라 생각했던 표준특허라는 무기가 오히려 무딘 칼이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반면 애플은 효과적으로 소송전을 이끌어 갔구요. 


한창 소송이 진행되는 2012년에 쓰여진 책이기에 애플대 삼성 대결의 결과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싸움이 저자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도 않았구요. 그럼에도 이 책이 제공하는 폭넓은 시각은 특허가 현대 비즈니스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해하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허에 몸담는 입장에서 저자가 자세히 쓰지 않았지만 행간에서 읽혀지는 법리적 다툼을 읽는 줄거움도 쏠쏠했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저자는 특허전쟁이라는 창을 통해 미래를 예측합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특허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라는 세밀한 시각도 같이 하기에 살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이 책이 쓰여진 후 2년 사이에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때만 해도 주목할 필요가 없었던 중국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중이고, 잊혀졌던 LG가 회복했습니다. 삼성과 애플은 싸움을 멈추었고, 새로운 분야에서의 격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흘러가든 특허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합니다. 


잘 쓰여진 책입니다. 특허를 개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특허전쟁>을 권하고, 비즈니스 안에서의 특허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한가지 불만이라면 아무리 책 판매를 위해서라지만 제목이나 부제를 너무 자극적으로 뽑는다는 겁니다. 이 책의 부제는 "글로벌 기업의 음모..."인데 전혀 그런 내용 없습니다 ^^



2014. 9. 4. 12:25

요즘 (다시 ^^) 사진이 좋아져서, 전에 번역했던 글을 찾아 읽어봤는데, 번역이라 부르기 민망하더군요 ㅡ.ㅡ 그래서 좀 다듬었습니다.

Lenswork라는 사진 잡지의 편집장인 Brooks Jenson이 쓴 글입니다. (이 잡지 강추입니다 ^^)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분을 위해 공유합니다. 아니 사진 뿐 아니라 삶의 다양한 부분에 도움이 될 말이 많습니다. 특히 마지막 원칙은 항상 마음에 닮아 두어야겠습니다.

원본은 여기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


사진 잘 찍는 21가지 방법 - 브룩스 젠슨
(Twenty one ways to improve your artwork - Brooks Jenson)

1. 많이 찍고, 많이 결과물을 남기세요. 단 작품을 고를 때는 매정하게 선택을 해야합니다. 많이 찍으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많이 찍는 것 자체가 좋은 게 아니라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쉬지 않고 연습하다보면 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사진은, 운동과 달리, 연습 삼아 찍은 행운의 작품이 신중하게 찍은 숙련된 사진과 동일하게 평가받을 수도 있거든요. 만약 그럴듯한 작품 하나를 위해 열장의 인화물을 버릴 생각이 없다면 사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게 아닙니다. 또 하나의 작품을 위해 셔터를 백번 누르지 않는다면 열심히 한다고 할 수 없지요. (연사는 빼고 말입니다.)

2. 내가 본 많은 사진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그건 뷰파인더 가운데를 검은색 테이프로 가리는 겁니다. 과녁의 정중앙을 맞추는듯한 구도는 피하는게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진을 보면 사진사가 사진을 찍는 목적을 제대로 모르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진의 목적은 피사체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보여주는게 아닙니다. 그건 눈(아니면 렌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사진은 의미, 감정, 힘 그리고 마술을 지녀야 합니다. 피사체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됩니다. 피사체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은 아닌지, 왜 그런지, 어떻게 그런지, 누구를 위해서 언제, 어디에서 그러한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소설이 줄거리나 동기, 혹은 위기상황이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사진도 그렇게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

3. 평면적으로 생각하는게 필요합니다. 사진은 복사하는게 아니라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평면으로 나타납니다. 만약 평면으로 보기가 힘들면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사용하거나 스케치를 하면 좋습니다. (이 글이 쓰여질 때만 해도 필름이 주였습니다. 디지탈에서는 바로 확인 가능하니 더 쉽지요.) 대상의 디테일이나 색을 보기 전에 모서리나 형상을 보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자세한 모습이 보이지 않게 눈을 가늘게 떠 샛눈으로 보거나, 아니면 반투명한 플라스틱을 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구도를 잡을 때는 큰 그림을 보고, 자세한 부분은 나중에 사진이 보여주게 합니다. 형상의 구도에서 질감(texture)는 디테일에서 나옵니다.

4. 가장 좋은 망원렌즈는 당신의 발입니다. 가까이 다가서세요. 그리고 거기서 한발 더 다가가기 바랍니다. 광각렌즈를 사용해 더 가까이 다가가십시요. 훌륭한 사진은 언제든지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자신이 사진 속 세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이는 피사체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이 있을 때 생기지요. 그러기 위해 더 넓은 렌즈를 쓰고 대상에 실제로 다가가야합니다. 물론 좋은 사진이 다 광각으로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사진의 30%를 광각으로 찍고 70%를 망원으로 찍는다면 이 비율을 바꿔보십시오. 사진이 금방 좋아졌다고 느낄 겁니다.

5. 사진이란 반은 예술이고 반은 과학입니다. 사람의 감성이 개입되기도 하지만, 광학, 화학, 전자/전기, 그리고 물리의 원칙도 적용됩니다. 과학 부분에는 많은 변수가 있기에, 적용되는 변수의 수를 줄이면 훨씬 사진을 배우기가 쉬워집니다. 처음 몇년은 하나의 좋은 필름과 인화지를 선택해서 그것만 사용하세요. 사용하는 카메라의 수를 줄여야 합니다. 특히 초기에 이게 중요합니다. 사용하는 장비를 완전히 이해하세요. 더 좋은 장비가 더 좋은 사진을 만들 거라는 유혹에 빠지지 말기 바랍니다. 사진 역사에 남는 위대한 사진들은 모두 당신이 가진 장비보다 더 구식의 장비로 찍었습니다.

6. 프로젝트를 진행하세요. 많이 찍어보고, 더 깊이 들여다 보십시요. 이미 찍었던 것들을 다시 찍어 보고, 어떻게 찍었으면 더 좋았을까 생각해 보세요. 처음 찍은 사진은 워밍업이나 스케치, 아니 그냥 대상과 친해지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진이 스스로 자신을 보여줄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주위의 움직이지 않는 사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그 사물이 당신 안에 잠재되어 있는 창의성을 대신해 당신에게 이야기할 겁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사진을 단지 작품이라 생각하지 말고, 스승으로 여겨보세요. 어떤 프로젝트든지 연구가 필요합니다. 도서관이나 현장에서 하는 연구 말입니다. 자료를 읽어보고, 공부하고,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누가 먼저 한 작업이 있다면 참조하기 바랍니다. 생각하고, 질문하고, 더 들어보고, 또 질문하십시요. 기록이 필요합니다. 만약 사진기를 들기 전 그 프로젝트에 대해 빽빽히 적어놓은 공책이 없다면, 충분히 생각한게 아닙니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끝까지 곰곰히 되씹어 봐야합니다. 무엇을 알아야 하나? 누가 그걸 알고 있지? 마지막 결과물은 어때야 할까? 어디로 가지? 누가 관심을 보일까? 무엇이 포함되어야 하나? 그것들은 어떻게 연결될까? 비용은? 성공의 기준은 뭔가? 그리고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루고자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7. 사용하는 장비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어떤 사진이든, 어떤 프로젝트는 들어맞는 도구가 있습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할 때, 혹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어떤 도구가 필요할지 생각하십시요. 만약 다른 도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계속 된다면, 아마 사용하는 도구에 맞지 않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것일 수 있습니다.

8. 사진강좌에 참석하세요. 책도 읽고 경험이 충분한 사진가의 조언도 구하세요. 만약 남이 해놓은 일을 다시 반복한다면 정신 수련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훌륭한 사진을 찍으려면 다른 훌륭한 사진을 보고, 뛰어난 사진가와 이야기를 나누어야합니다. 누군가의 견습생이 잠시 되어보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위대한 사진을 최대한 똑같이 찍어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성공하면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결과물을 버리세요. 거장에게서 배우되, 그들과 똑같이 되면 안됩니다. 거장과 닮기를 추구하기보다 그들이 추구했던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럴려면...

9. 필수 과목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멀리 보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야한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까지 남아있는 위대한 사진가나 예술가들은 창의력에 관해서는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말해도 될 겁니다. 그들의 다음 주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우선 그들이 간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그들이 벌써 알고 있었던 거를 배우는데 몇년 걸린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들도 그만한 (혹은 더 긴) 시간을 들여 그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역사를 공부하세요. 관행이나 규칙, 많이 쓰이는 말들, 그리고 기술을 배우고, 당신이 가진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았던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노력하십시요.

10. (시작한 것은) 완성해야 합니다. 필름이나 사진 파일을 가지고 예술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 안됩니다. 위대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판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을 빌리면, 끝을 내면 그들은 옵니다. '관객의 법칙'이 있는데 당신이 무언가 완성하면 세상은 그걸 숨겨진 채로 두지는 않습니다. 기회는 마술처럼 찾아 옵니다. 그리고 나중에 돌아보면 어떤 프로젝트가 최고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요. 하지만, 열번째 프로젝트가 최고였다고 할 때, 그전 아홉개를 끝내지 못했다면 그 경지에 다다르지 못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인생의 역작을 남기는 것에는 지름길도, 더 효과적인 길도 없습니다. 다만 그 역작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전 작업을 하는 것 뿐이죠. 끝을 내세요. 그리고 잊어버리고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세요.

11. 창의력이라는게 시간표대로 움직여주는게 아닙니다. 숨어있던 창의력이 나타나는 순간을 위해 항상 준비하십시요. 녹음기를 들고 다니거나, 종이와 펜을 휴대해야합니다. 뜻밖의 순간에 뜻밖의 생각을 잡는 것을 훈련하십시요. 매일 사진을 찍으세요. (아니 최소한 매일 사진을 생각하십시요.) 최고로 멋지고 창의적인 생각이 전혀 기대하지도 않을 때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요.

12. 사진을 찍는다 생각하지 말고 작품을 만든다 생각하세요. 예술로서 사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을 표현함으로 그들과 연결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사진을 찍는다는게 구매자나 전시회 진행자(curator)에게 기억될 작품을 차곡 차곡 쌓아두는게 아닙니다. 결국 제대로 된 작품은 당신을 세상에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렇게 함으로 사진을 보는 이에게 그들을 세상, 종국에는 당신과 연결하게 만드는 겁니다. 만약 당신의 작품이 누군가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겁니다.

13. 사진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개발하십시요. 책을 읽고, 전시회를 보고, (사진이 있지만 사진 관련은 아닌) 잡지를 구독하세요. 그래서 당신의 이미지 갤러리를 만들고, 누가 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지, 경향은 어떠한지,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아내십시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른 사진가에 대해 알면 알수록 당신을 더 잘 알게 됩니다.

14. 만약 누군가가 자기가 한대로 따라 하라고 말하면 그 조언은 무시해 버리세요. 내가 지금 말하는 조언도 포함해서요. 특히나 나는 사진 비평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만약 비평이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는 내용이라면 그것만큼 쓸 데 없는 비평도 없습니다. 그들의 사진도 아니고 그들이 어떻게 했을까는 전혀 관계없는 헛소리인거죠. 최고의 비평은 당신의 사진에서 무엇을 봤는가입니다. 그들이 당신이 의도한 것을 봤는지, 아님 그들만의 시각인지, 그래서 그 사진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의 판단은 당신의 몫입니다.

15. 쉽게 대중 앞에 나서려 하지 마세요. 집안이나 작업공간에 사진을 붙일 공간을 만드세요. 사진을 거기에 붙여놓고 계속 들여다 봐요. 아침이나 저녁의 다른 시간대에 보고, 다른 빛에서 보고, 다른 분위기에서 보세요. 당신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보세요. 그 사진을 찍을 때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던 프레임을 여러모로 살펴보세요. 그러면 인화를 다르게 해볼까, 크롭해볼까, 혹은 그 사진에 대한 전혀 다른 접근이 생각이 날 겁니다. 사진이 당신에게 말을 하고 - 당신은 듣습니다.

16. 도움을 바라지 말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질이 없어서 일을 못하지 않습니다. 부족하다고 예술을 못하지도 않습니다. 다른 이들의 도움에 의존하지 마십시요. 좋아보이지만, 결국 함정입니다. 다른 이를 의존하고 있다가, 그 사람의 마음이 바뀌면 멈추어야 합니다. 결국 당신의 작품에 대해 가장 신경을 쓰는 사람은 당신 자신입니다. 스테펜 벤더 (Stephen Bender)가 말했듯이, 예술 생활은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있는 가치입니다.

17. 목적에 대해서 확실히 하십시요. 돈을 벌기 위해선지, 아님 명성을 위해선지. 대중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인지, 아님 당신이 만들어야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함인지. 어느 것이 중요한지 생각해보십시요. 운이 좋다면 양쪽 다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어느 것이 소중한지 알면 사는게 편해집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양쪽 다 좇으면 헷갈리게 될 뿐입니다.

18. 혼자 일하기를 배워야합니다. 사진은 집단 작업이 아닙니다. 방해받지 않고 일하는 법을 배우세요. 음악도 끄고 정적 속에 머물러보기 바랍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창조적인 길로 이끄는 각자의 영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그런데 각자의 영감이 가리키는 공통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걸 들으려면 조용히 귀를 귀울여야 합니다.

19. "사진이 될만한" 장면을 찍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사진 찍을만한 게 아니어도 흥미가 가는 대상을 찍으세요. 관심도 없는데 괜찮은 사진을 얻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피사체에 대해, 피사체가 빛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대상에 대해 당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열정을 보이세요. 그게 사진의 주제입니다. 사진 안에 담겨져 있는 사물이 주제는 아닙니다. 세상에 지루한 주제는 없습니다. 다만 재미없는 사진가가 찍은 재미없는 사진만 널려있을 뿐이죠. 무언가에 열정을 가지면, 시간이 지나고 노력이 쌓이면, 그 대상이 당신의 사진 속에 생생하게 나타날 겁니다.

20. 생각하십시요. 피사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사진을 보는 이의 관점에서 생각하십시요. 당신이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그것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십시요. 사진의 안뿐 아니라, 경계에 그리고 밖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십시요. 당신이 (사진을 통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생각하십시요. 사람들이 당신이 무엇을 표현했는지 혹은 무엇을 표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하십시요. 가장 중요한 건 언제 생각할지 또 언제 생각을 멈추어야할지 아는 겁니다. 생각없는 예술은 불완전하고, 생각이 넘치는 예술도 불완전합니다. 단지 보기에 그럴듯한 사진을 넘어서려면 생각하고 생각을 멈추는 것 둘 다 필요합니다.

21. 예술은 작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것입니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라는게 아닙니다. 완성된 인생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위대한 예술가는 최고의 테크닉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인간적 마음으로 가득찬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요.

저자의 요청에 따라 다름 글을 추가합니다. Copyright 2005, LensWork Publishing. Used with permission.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in LensWork #58, Ma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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